함샘.리바트, 대형매장 잇따라 열고 맞대응
백화점서 쇼핑하듯 가구 구매... 소비패턴 변화
지난 9일 서울 목동에 있는 한샘 목동 직매장. 올 연말 이케아 1호 진출지인 광명에서 불과 13km 떨어진 4200㎡ 규모로 조성된 대형 매장에는 손님들로 가득했다. 두 아이와 함께 매장을 찾은 이유리씨는 "다양한 스타일로 전시된 부엌, 거실 콘셉트룸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개점 이후 불과 나흘 동안 다녀간 고객은 1만5000명. 계약 물량만도 약10억원을 넘었다. '글로벌 가구 공룡'이케아의 한국 입성이 8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플랫팩(이동이 쉽도록 판형으로 분리된 세트) 방식의 조립식(DIY) 가구와 독자적인 생산.유통망을 통해 기존 가구업체보다 최대 50% 낮은 가격으로 한국 시장 공략을 준비하고 있다.
가구 시장에서는 이미 '빅뱅'이 시작됐다. 이케아 효과는 가구 소비 트렌드 변화에서부터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가구 소비 행태가 아파트 빌트(B2B) 가구의 모자라는 부분을 채우는 것이었다. 최근에는 거실. 침실, 주방가구 등을 취향에 맞게 고르는 리테일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국내 최대 가구업체인 한샘 최양하 회장은 "기성복 중심으로 바뀐 양복 시장처럼 품질.디자인.가격 경쟁력을 갖춘 브랜드 업체들만 살아남는 시대가 온다"고 내다봤다. 소비층 자체도 양극화 경향을 띠고있다. 윤종호 씰리코리아 대표는 "이케아와 같은 저가 모델과 기존 고급 모델을 찾는 고객층이 나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업체들은 변화에 발맞추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한샘. 리바트 등 대형 업체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서울 . 부산 등의 도심 핵심 상권에 직매장과 대형 대리점 등을 잇달아 개설하며 이케아 진출에 대비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국내 가구 시장의 70%를 차지하는 영세 가구업계는 이케아의 저가 공세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어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강점희 고양시 가구협동조합 이사장은 "부동산 경기 침체 이후 영세 가구업계 상황은 심각한 수준"이라며 "이케아 입점에 기존 가구업체들의 대형 매장 진출까지 더해지며 일산.고양 가구단지만 300여 개 업체가 고사할 위기에 처해 있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