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경매시장에서 공장 물건이 재테크 틈새상품으로 떠올랐다. 실물경제 침체로 경매에 부쳐지는 공장들이 늘고 있으나 응찰자가 적어 헐값에 낙찰할 기회가 많아진 것이다.
공장 경매는 부동산 투자 초보자가 투자하기엔 만만치 않은 상품이다. 아파트와 달리 가격이 명확하지 않고 규모 자체가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장을 낙찰해 재미를 본 투자자라면 반드시 공장 물건을 다시 찾을 정도로 투자 수익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GMRC 우형달 대표는 “경기가 회복되면 공장 건물 가치가 올라 시세 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며 “불황기에 공장 경매 물건은 ‘진흙 속 진주’로 통한다”고 말했다.
공장 물건은 늘고, 낙찰가는 낮아지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불어닥친 실물경제 침체로 도산하는 중소 제조업체가 늘면서 법원 경매로 넘어가는 공장이 증가하고 있다.
경매정보제공업체인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 3월 경매에 부쳐진 전국의 공장 건물은 441곳으로 전달(373개)보다 10% 늘었다. 지난해 3월(295개)과 비교하면 39% 증가했다. 지지옥션 강은 팀장은 “경기 침체로 내수 부진이 이어지면서 빚더미에 앉는 업체들이 계속 늘고 있다”며 “공장 폐업과 함께 경매 물건도 더 늘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공장 경매 물건은 늘어났지만 사려는 사람은 드물어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도 하락세다. 올 1~3월 평균 낙찰가율(59.6%)로 지난해 같은 기간(70.3%)보다 10.7%포인트 내렸다.
저가 낙찰 사례도 많다. 3월 5일 경매로 나온 인천 남동구 고잔동 L공장(토지 포함 8245㎡)은 감정가(98억2613만여만원)의 절반 수준인 51억870만원(낙찰가율 52.8%)에 낙찰됐다. 응찰자는 단 한명이었다. 50억원의 감정평가를 받은 성남시 한 공장도 최근 감정가의 34.7%인 17억3700만원을 써낸 주인에게 돌아갔다.
투자 매력 풍부…유의할 점도 많아
공장 경매는 공장 신설에 따른 까다로운 인ㆍ허가 과정을 생략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또 입찰 참가자들이 많지 않아 다른 경매 종목보다 높은 투자 수익을 올릴 수 있다.
굿옥션 고정융 팀장은 “경기가 풀리면 규제 완화와 맞물려 기업 수요가 몰리면서 공장 몸값도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공장의 경우 낙찰해 실제로 공장을 운영하거나 리모델링 후 임대를 놓을 수도 있다. 특히 공단내 공장은 기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임차인을 찾기도 쉽고 되팔 때 매수자를 찾기도 쉽다.
유망 지역으로는 국가 및 지방산업단지 내 공장이 꼽힌다. 수도권에선 기업 수요가 많은 김포ㆍ파주ㆍ화성ㆍ평택 등 공장 밀집지역이 유망 투자처다. 서울에선 구로ㆍ성수ㆍ문래동 등지 공장을 노려볼 만하다.
지방에서는 현대제철 당진 공장 개발 수혜를 입는 당진과 아산 등 행정복합도시 인근 지역이 관심을 끈다.
따져봐야 할 것도 많다. 일반 경매물건에 비해 공장 경매는 매우 복잡해 자칫하면 낭패를 볼 수도 있어서다.
공장 경매에선 기계설비에 대해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기계설비도 토지ㆍ건물과 함께 경매 대상물이 포함돼 감정가에 반영된다. 때문에 고가의 기계설비로 인해 실제보다 최초 감정가가 높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낙찰 후 사용할 기계가 아닌 이상 오히려 고철 처리비용을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입찰 참가 전에 기계에 대한 감정평가액이 적정한 지를 고려해야 한다. 또 꼭 필요한 기계더라도 경매 도중 방치돼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도 명심해야 한다.
또 공장 내에 산업폐기물이 방치돼 있는 것을 모르고 낙찰해 엄청난 처리 비용을 부담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만약 기존 공장의 용도를 변경하고자 할 경우에는 입찰 전에 해당 지자체를 방문해 용도변경 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경우에 따라서는 기존 공장을 헐고 신축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따라서 미리 기존 공장의 업종 및 건축법상 공장 형태를 반드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밖에 진입도로 등 도로 접근의 용이성, 공업용수 확보 방안, 폐기물 처리문제 등도 입찰 전 사전 답사를 통해 꼼꼼히 체크해야 한다.
자료원:중앙일보 2009. 4.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