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NS 기사보내기바로가기 메일보내기 복사하기 본문 글씨 줄이기 본문 글씨 키우기
뒤로멈춤앞으로
조정민 목사가 2월 14일 설교에서 "나라가 중국에 넘어갈 판"이라고 말했다.
[뉴스앤조이-나수진 기자] MBC 기자·앵커 출신 조정민 목사(베이직교회)가 윤석열의 계엄령 선포를 두고 "계엄이 아니라 계몽"이라고 주장했다. 조 목사는 2월 14일 아침 예배에서 "지금 젊은 사람들, 2030이 (탄핵 반대 시위에) 저렇게 나가서. 옛날에는 틀딱들만 나간다 그러더니 요새는 젊은 애들이 다 깨어나지 않았나. 계엄이 아니라 계몽이라고 그러는데 일리가 있더라"고 말했다.
조정민 목사는 '빛 가운데로 나오라'는 제목의 설교에서, 갑자기 '중국'을 언급하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알리·테무 말이야. 좀 싸다고 왜 자꾸 쓰나. 보니까 다 나쁜 놈들이더라. 좀 비싸도 한국 거 쓰시라. 애국이 딴 거 있느냐"면서 "기분 나쁘면 중국 쳐다보지도 마. 요새 이 사태 때문에 얼마나 이 나라가 중국에 넘어갔는지 (알게 됐다). 안 보려고 해도 자꾸 알고리즘인가 그게 뜨더라. 근데 중국의 혜택이 이루 말할 수 없더라. 모르고 세금이 나간 게, 줄줄줄줄 다 새 버렸다.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고 말했다.
조 목사는 "처음에는 나도 (비상계엄에 대해) 모르고 뭐라 그랬다. '지금이 어느 때인데 계엄이냐' 이랬는데, 볼수록 기가 차고 한심하고 우리가 아무것도 모르고 살았더라. 맨날 예배나 드리고 살았지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알수록 화가 난다. 모를 때는 괜찮았지만 큰일이다. 큰일"이라고 말했다.
조정민 목사는 "어둠의 자식들이 맨날 하는 일은 사람 죽일 생각 사람, 허물어뜨릴 생각, 이 나라 민족을 깨뜨릴 생각, 중국에 팔아먹을지 어디다 팔아먹을지 하는 생각이다. 내가 단에서 더 이상 쌍소리를 못 해서 그렇지 어떤 때는 막 다 걷어치우고 그냥 해 대고 싶지만 이걸(이 메시지를) 전하라 그래서 전하는 것"이라고도 말했다.
'계엄이 아니라 계몽'이라는 주장은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하는 극우 유튜버 사이에서 퍼지고 있는 말이다. 이들은 계엄을 통해 국민이 '부정선거' 실태를 깨닫게 됐다고 주장한다. 내란 가담 혐의를 받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탄핵 심판 변론에서 "비상계엄은 처음부터 반나절이었고, 국민들에게 경각심을 호소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고, 극우 개신교 단체 '세이브코리아' 집회 연사로 활동하고 있는 전한길 강사 역시 "비상계엄은 100% 계몽령이다. 국민에게 선거관리위원회와 서부지법, 편파적인 재판들로 구성된 헌법재판소의 실체를 알려 줬다"라고 말한 바 있다.
나라가 중국에 넘어간다는 주장 역시 극우 유튜버들의 혐중 정서에서 비롯한 것으로, 이들은 부정선거 배후에 중국 공산당이 있다거나, 탄핵 찬성 집회에 중국인들이 대거 참여했다고 주장해 왔다. 또한 민주당이 중국의 재력을 앞세워 한반도를 중국과 북한의 식민지로 만들려 한다는 식의 음모론을 퍼뜨리고 있다.
조정민 목사는 MBC 기자, 뉴스데스크 앵커를 거쳐 iMBC 사장을 역임한 언론인 출신으로, 50대에 목사 안수를 받고 목회 활동을 시작했다. 코로나19 시기에는 대면 예배를 고집한 주류 교회들과는 달리 온라인 예배를 시도하고, 특정 교단이나 교권에 치우치지 않는 합리적인 발언으로 많은 교인의 존경을 받아 온 인물이기도 하다. 그 때문에 이날 조 목사의 발언은 평소 성향이나 태도와 상반되는 것으로 많은 사람이 놀랍게 받아들였다.
조 목사는 <뉴스앤조이>와의 인터뷰에서 탄핵을 비판하는 세력을 '내란 선동' 또는 '내란 방조'라고 비난하는 부분이나, 사법부의 편파성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사진 제공 베이직교회
<뉴스앤조이>는 14일 조정민 목사에게 어떠한 의도로 그런 말을 한 것인지 인터뷰를 요청했다. 조 목사는 14일 이메일 인터뷰에서, 당초 계엄을 비판적으로 바라봤지만, 다양한 목소리를 접한 후 심각성을 알게 됐다고 했다. 그는 "계엄을 누가 옹호하겠나. 그러나 계엄이 곧 내란이라는 주장은 공정한 사법 절차를 통해 결론을 지켜봐야 한다"면서 "(탄핵 반대 진영에 대해) 내란 선동, 내란 방조라는 비난이나, (헌법재판소 등) 사법부의 편파성 시비는 크게 염려가 되는 부분"이라고 했다.
중국을 언급한 데 대해서는 "중국 공산주의에 대해서는 늘 의구심을 가져왔기 때문에 우려되는 점이 많다"라고도 했다. 언론인 출신으로서 일부 극우 유튜버들이 제기하는 주장을 강단에서 선포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질문에는 "유튜브의 장단점도 알고 있고 주장하는 내용도 반신반의할 때가 많다. 그러나 누가 그 주장을 하는가를 분별해서 판단하려 한다"고 말했다.
조정민 목사는 "그동안 성경에 있는 것만 얘기하자는 입장을 지키려 해 왔다. 가끔 현안에 대해 너무 언급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외면해 왔다. 그리스도의 복음은 초월적 가치여서 좌우나 보수 프레임에 갇히거나 왜곡돼서는 안 된다는 생각 때문"이라면서도 "이날 발언은 그동안 제 소신과 기준을 다소 벗어났지만, 나라가 위기라는 점과 내란 프레임의 상반된 주장을 지켜본 결과 언급한 것"이라고 말했다.
조 목사는 "이 사태 (수습) 과정도 중요하지만, 그 이후 교회의 역할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 '교회, 너희는 잘하고 있는가?'라는 질책을 아프게 받아들였다. 저는 사회 문제의 큰 책임이 교회에 있다고 믿는다. 특히 말씀을 듣지 못한 기갈을 초래한 목사들에게 있다고 믿는다. 그 본분에 충실할 수 있도록 깨우쳐 달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