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호초, 가우디는 이런 것들에서 건축을 착상했다
▶ 2012년 7월 8일(일), 맑음, 불볕
- 바르셀로나 시내, 까사 밀라(Casa Mila, 라 페드레라), 까사 바트요(Casa Batllo)
오늘은 느긋하다. 아내와 아들은 민박집 여자주인 따라 한인교회에 갔다. 그 사이에 나는 밀
린 잠이나 잔다. 민박집 여자주인은 한인교회 전도사인데 집에 있을 때에는 서울 명성교회 당
회장인 김삼환 목사님의 설교 테이프나 동영상을 노상 켜두고 있다. 오늘 예배에 참석한 인원
은 20명쯤 되더라고 한다.
그 덕분일 게다. 생각지도 않았던 민박집 주인은 예정에 없는 점심으로 컵라면과 밥을 내주신
다. 내 평소에 컵라면을 극구 싫어했지만 작금의 상황이 쓴 것 단 것 고를 처지랴, 훌륭한 한
끼 성찬으로 먹는다.
시내구경 나서는 것이 전쟁터에 싸우러 나가는 기분이다. 총은 카메라다. 전쟁은 병참으로 하
는 면에서도 똑 닮았다. 가우디의 작품세계를 보러간다. 먼저 ‘까사 밀라’다. 입장하려는 사람
들이 길게 줄 서 있다. 입장료 1인당 16.50유로. 제발 원화로 환산하지 말자. 환산해 보면 겁
이 나서 자꾸 움츠러든다.
가우디가 누구인가?
가우디(Antonio Gaudíy Cornet)는 1852.6.25. 레우스에서 태어나 1926.6.10. 바르셀로나에서
사거한 카탈루냐 출신의 천재 건축가이다.
G. R. Collins의 설명이다.
“가우디의 작품들은 형태, 질감, 다색장식을 매우 다양하게 사용하며 이 요소들을 자유롭고
표현적으로 구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뛰어나다. 가우디 건축의 복잡한 기하학은 그 건축 구조
와 훌륭하게 일치되어, 외벽 면을 포함한 전체가 마치 자연의 법칙과 완전히 일치한 자연물의
형상을 하고 있다. 이 전체적인 통일성에 대한 감각은 가우디의 생애를 잘 말해준다.
그의 생활이 바로 직업이었으며 건축예술에 관한 그의 비평은 예술에 관한 격언 그 자체였다.
그는 자신을 송두리째 건축에 바쳤으며 그에게 건축은 모든 예술의 총체였다.”
1. 복합 주택인 까사 밀라(‘라 페드레라’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채석장이라는 뜻이다)
2. 까나 밀라 내부
3. 까사 밀라 옥상
4. 까사 밀라 옥상
5. 까사 밀라 옥상
6. 까사 밀라 축소 모형
7. 가우디가 활약했던 시절의 바르셀로나
가우디가 바르셀로나 아니 스페인을 먹여 살린다고 하면 지나칠까? 근대 건축사에 가우디만
한 영향을 끼친 사람이 있었던가? 성가족 대성당에서 길거리 보도블록에 이르기까지 도처에
서 그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산호초, 동물 뼈, 나무뿌리, 솔방울, 옥수수, 조롱박, 벌집, 거북
등, 조개껍질, 해초 등등에서 착상한 그의 건축설계는 누구도 넘보지 못할 천재성을 드러내
보인다.
‘까사 밀라’는 입장권 매표하는 아가씨의 얼굴도 예쁘다. 예쁜 아가씨가 입장객을 엘리베이터
앞에서 양출제입(量出制入) 한다. 이곳저곳 둘러보는 두 시간이 금방 간다. 다음도 역시 가우
디의 작품인 ‘까사 바트요’다. 입장료는 ‘까사 밀라’보다 더 비싼 18.50유로다. 여자들의 눈은
다른가 보다. 아내는 ‘확실히 감흥은 금액과 비례하기 마련’이라고 주장한다.
아들은 식사 때마다 무엇을 먹을까? 부모에게 무엇을 잡수시게 할까? 메뉴 선정하느라 골머
리를 썩인다. ‘까사 바트요’에서 동쪽으로 대로 따라 두 블록 내려온 그라시아 역(Passeig de
Gracia) 근처다. 이번에는 내 눈이 밝았다. 번듯한 빌딩 외벽 ‘La Vaca Paca’ 상호 아래 메뉴판
을 붙여놓았다. 창 너머로 장만한 음식도 엿볼 수 있다. 뷔페다. 가격은 10.95유로. 낙점한다.
접시도 크다. 샐러드로 시작한 야채 코스를 거쳐서 1인당 1컵의 음료수를 포함하여 일단 계
산한 다음 육류 코스로 간다. 음료수는 아내더러도 맥주를 택하라고 하여 내가 다 마신다. 야
채 코스에 김밥이 보인다. 반갑다. 너 본 지 오래다 하고 막 집어넣는다. 수 종인 육류 코스는
세 번이나 들린다. 피자, 스파게티가 푸짐하고, 후식으로 커피, 아이스크림, 수박을 먹을 수
있다. 스페인에 와서 가장 탁월한 선택이다.
여기 음식점 명함을 올린다. 바르셀로나에 오시는 분들은 참고하시기 바란다.
오늘밤은 배불러 잠이 잘 올 것 같다.
8. 까사 밀라 방 벽걸이
9. 까사 밀라 방 벽걸이
10. 까사 밀라 방 벽걸이
11. 까사 바트요, 지중해를 주제로 삼은 저택이다. 집 안으로 들어가면 바다 속 같기도 하다
12. 까사 바트요 내부 복도
13. 까사 바트요 옥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