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한 자를 강하게 하소서!
한 달 전부터 아내가 말을 꺼냈다.
‘전도 대상자 김사남 씨 위해 기도해 주세요.
코로나로 입원 치료 후 요양병원 계세요.
조만간 퇴원하면 1층 상하 방을 구해 이사할 거예요.
3층에 더 이상 살기 불편한 모양이어요.
교회 가까운 집을 얻으려고요.’
발품 팔아 부근에 괜찮은 보금자리를 찾았다.
주일 예배에 나오기로 약속하여 나섰다.
눈가에 내려앉은 세월로 지팡이 잡고 공원 모퉁이에 계셨다.
차에 모시며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아침 식사는 하셨어요?’
천하보다 귀한 영혼으로 반겼다.
몸과 마음의 온기가 필요한 분 같았다.
온전해지면 그의 옷소매 움켜잡고 ‘함께 가자’할 이웃이 보였다.
한 사람의 회복은 개인의 치유에 멈추지 않으리라!
약한 자를 들어 열방으로 확장해 가는 주님의 일하심을 믿고 싶었다.
하나님께 인도하는 통로로 쓰임 받는 일꾼 되길 바랐다.
초면이지만 세상의 빛이 될 분이라 따뜻하게 대하며 물었다.
‘믿음 생활하셨어요? 처음이신가요?’
‘어릴 때 멋모르고 다닌 게 전부였어요.
셋째 형수가 제사 때 절 대신 서서 기도하는 자세가 어색했어요.’
예배당에 앉아 조금 생경한 분위기를 느꼈지만 눈길이 머물렀다.
주님의 이름으로 환영하고 앞세워 2층으로 올라갔다.
신 권사님께서 배식해 드리며 ‘맛있게 드세요’ 인사말을 건넸다.
난 곁에 앉아 마음의 상자를 열었다.
전화번호 저장하고 귀 기울이며 형편을 살폈다.
차분한 성품에 낮은 목소리로 이어 갔다.
‘밥을 많이 먹지 못하네요.
코로나 완치 판정받고 한마음 요양병원에서 한 달을 보냈어요.
거동이 불편 분들 입원실이라 밤중의 앓은 소리에 힘들었어요.
허리와 관절이 약해 요즘도 치료 다니는데 요양보호사가 섬겨 주세요.
광주에서 7남매 막내로 태어났어요.
산수동에서 지름길로 중앙 초교를 다녔어요.
황달 걸려 어머니 등에 업힌 날이 많았어요.
오리 피 좋다는 소문에 많이 먹고 우여곡절 끝에 나았어요.
중학교 때 팔 골절로 누님이 가방을 들어다 줬어요.
고등학생 때 키 178까지 크다 멈췄어요.
태권도 2단 실력으로 대학 진학을 꿈꾸었으나 형편이 어려웠어요.
어머니가 집 팔아 등록금 주시려 할 때 거절하고 하사관 지원했어요.
자신감으로 7년 복무하다 위기 순간을 넘지 못하고 나왔어요.
신축 아파트 건설 현장 다니다 어려운 일을 만났지요.
결국 허리가 안 좋아 학습지 일과 출판사 근무하다 세월 보냈어요.
오래는 못 살 것 같아요.’
‘아니어요. 예수 믿고 받을 복과 사명이 있어요.
경험한 바를 더 약한 자에게 나눌 위로자가 될 거예요.
힘을 내서 동행하게요. 살아 낼 소망을 가지세요.’
내일을 구기지 않으면 솜사탕과 뜬구름은 종이 한 장 차이 아닐까요?
목요일, 기도 중에 심방하려고 요플레 꾸러미 들고 페달을 밟았다.
찬양이 앞섰다.
‘약한 나로 강하게 가난한 날 부하게/
눈먼 날 볼 수 있게 주 내게 행하셨네/
호산나 호산나 죽임 당한 어린양/
호산나 호산나 예수 다시 사셨네~’
전화드리자 대문을 열고 반겼다.
막다른 골목으로 환한 방과 부엌이 맘에 들었다.
천장 높고 큰 창문에 겨울 위풍이 걱정되었다.
‘보일러 켜면 괜찮다’는 반응으로 한시름 놓았다.
주공 아파트 신청은 차츰 준비할 일이었다.
커피 보트 물을 끓여 믹스 커피를 타셨다.
주인아줌마가 준 사이머스캣 포도를 내밀었다.
‘혼자 살기 편한 집이네요. 점심 식사 드셨어요.’
‘예, 1층 단독 가구라 편리해요. 화장실은 지팡이 없이 다녀요.
광천동 친구가 소머리 국밥 한 그릇 가져와 먹고 남았어요.
여유 시간에 동네 한 바퀴 천천히 돌아왔어요.
다리 근력 키우려고 교회 앞을 지나갔어요.
TV 유선 신청했더니 열흘 만에 방문한다는 전화를 받고 기다리네요.
TV를 볼 수 없어 언어가 흐릿해 갈 정도였어요.
그래 교회 주보 내용 다 읽었네요.’
지난날 어려웠던 삶의 여정을 꺼내 공감하였다.
‘이제 형님들 만나도 몇 마디 하면 할 말이 없어요.
요즘은 전화나 왕래도 안 하지요.’
티끌 같은 삶을 달래며 궁금한 사안도 주고받았다.
익은 햇살 물러날 때 추어탕 집으로 갔다.
‘목사님, 먹는 양이 적어 두 그릇만 시키지요.’
주인에게 미안하지만 그 뜻을 존중해 드렸다.
아내와 셋 나눠 먹어도 배불렀다.
다음에 식욕 왕성한 분들 모셔 한 그릇 더 시켜 먹을 요량이었다.
이웃사촌이란 생각이 앞서 어떤 모양으로든지 도움을 주고 싶었다.
이튿날 병원 진료 다녀온 때 다시 갔다.
세탁기에서 빨래를 꺼내 널었다.
‘요양보호사 안내로 다이소의 값싸고 예쁜 그릇과 옛날 과자를 샀어요.
오는 길에 행정복지센터 가서 월동 선물도 받아 왔어요.’
4영리 소책자 내용으로 복음을 제시하였다.
당신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과 당신을 위한 놀라운 계획을 드러냈다.
‘영접하는 자 곧 그 이름을 믿는 자들에게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셨으니’
말씀 의지하여 입술로 시인하게 이끌었다.
‘주 예수님, 나는 주님을 믿고 싶습니다.
십자가에서 죽으심으로 내 죗값을 담당하시니 감사합니다.
지금 나는 내 마음의 문을 열고 예수님을 나의 구주,
나의 하나님으로 영접합니다.
나의 죄를 용서하시고 영생 주심을 감사합니다.
나를 다스려 주시고, 나를 주님이 원하는 사람으로 만들어 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그의 신실한 고백에 주님께 감사드렸다.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 펼쳐질 삶에 진정한 자유가 임하길 구하였다.
예배하는 삶이 얼마나 영광스럽고 큰 특권인지?
감격하며 새벽을 깨울 날 기대하며 나왔다.
2025. 10. 25 서당골 생명샘 발행인 광주신광교회 이상래 목사
첫댓글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ㅎㅎ
김 목사님
감사합니다
하나님을 무지무지 사모하고
노회를 겁나게 사랑하는
목사님의 존경에
몸 둘 바를 모르겠네요
만나면 맛있는
밥을 사야겠네요
건강 챙기시고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한 영혼을 사랑하는 애틋함이
주님께서 양을 사랑하시는 그 사랑으로 다가오네요.
이번에 등록하신 김사남씨가 그리스도 예수의 사람으로 잘 세워져서
주님께 영광은 물론이거니와
목사님의 사역에도 큰 보람으로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가을 하늘이 청명하기 그지없네요.
노회 교역자회에서 이 때를 놓치지 말고
함께 모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면 좋으련만 ...
오늘도 참 목자상을 생각나게 하는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
강 목사님
감사합니다
한 영혼이 예수 영접하고
교회 공동체의 건강한 일꾼으로
세워짐이 지난한 일이네요
시대의 약자를 세워
일하실 하나님을 신뢰하기에
목자의 심정으로 돌보려 하네요
가을가을 한 날
다 가기 전에 만남은
힘이고 나눔은 건강한
삶의 지름길을 여는 것 아닌가요
거금도
가을걷이 하고 남은
빈 밭 이야기 좀 들려주세요
아무쪼록
건강 관리 잘하시고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한 영혼이 천하보다 귀하다는 말씀을
실천하시는 목사님을 존경합니다
인생의 끝자락에서 하나님께 다시 돌아오더라도
그가 살아왔던 모든 인생의 삶이
하나님을 만나기 위한 과정이었음을 생각할 때,
그분의 하나님의 만남은 정말 귀하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하나님께서 한 영혼을 구원하시는
귀한사역을 듣게되어 감사합니다
우형이
카페에서
만나 새롭네
늘 같은 마음 담은
격려의 글 감동이네
올해 들어
몇 분 새로 나왔는데
중도에 포기하는 바람에 아쉽네
내 힘으로 감당할 수 없어
여전히 하나님의 도움을 구하네
생명
있을 동안에
하나님의 창조와
다스림의 섭리 속에 진행된
구원 사역에 최선을 다할 뿐이네
오늘도
핸드폰 교환 위해
전화했는데 도우미와 병원 진료
중이라 내일로 약속을 미루었어
그리스도 안에서
성장과 성숙을 바라며
한 걸음씩 내딛게 보살피려고..
우형이
늘 건강 지키고
행복한 시간 보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