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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에서 내려 섬으로 오르는 길. 장사도에 동백꽃이 피는 2월에는 찾는 사람들이 많다.
일주일 넘게 계속되던 강추위가 좀 누그러든 지난 12일, 오랜만에 길에 나섰다. 장사도에는 지금쯤 동백꽃이 예쁘게 피었을 것이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배경이 되었던 장사도는 통영시 한산면에 속해 있지만 거제 서쪽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거제와 훨씬 가깝다. 섬이 긴 뱀의 형상을 닮았다하여 장사도라 부른다.
섬 안에는 10만여 그루가 넘는 동백 나무와 후박 나무가 숲을 이루며 천연 기념물인 팔색조가 서식한다고 한다. 미로정원, 허브가든, 야외공연장 등 다양한 볼거리와 편의시설도 갖추고 있으며 열 곳이 넘는 전망대에 서면 한려수도의 아름다운 바다를 원 없이 볼 수 있다.
▲ 온실 밖에서 동백꽃과 바다를 보다.
통영과 거제에서 배가 뜨는데 통영에서 40분, 거제 근포항에서는 15분이 걸린다. 두 시간의 관람 시간이 주어지고 타고 간 배를 다시 타고 나온다. 땅바닥에 화살표로 관람 순서가 표시되어 있고 군데군데 이정표가 서 있어 그대로 따르다 보면 배 타는 곳에 다다른다.
거제 근포항에서 배를 타고 장사도에 도착하여 섬에 들어서니 빨갛게 핀 애기동백이 나를 맞는다. 애기동백은 만개한 모습이다. 출항시간을 가늠해가며 되도록 천천히 섬을 돌아본다. 곳곳에 독특한 조형물이 있었고 다양한 선인장들이 가득한 온실과 12개의 머리조각상이 있는 큰 야외공연장을 구경했다.
▲ '바다, 섬, 여인'이라는 이름의 조형물.
▲ 예전에는 분교도 있었다는데 아이들의 정겨운 모습도 만들어 놓았다.
▲ 섬아기집. 예전에 주민이 살던 집이다.
예전에는 주민 80여 명이 살았다고 하는데 장사도 분교에는 이제 아이들 웃음소리 대신 분재가 전시되어 있고 작은 교회도 보였다. 여러 군데 전망대에서는 겨울의 투명하고 아름다운 바다를 원없이 볼 수 있었다.
드라마 '별그대'의 배경이 되었던 동백터널에 이르니 벌써 땅에 떨어진 동백꽃이 보인다. 시들기도 전에 봉오리가 탱탱한 채로 자결하듯 땅에 떨어져 버린 동백꽃을 보니 처연한 마음이 든다. 그토록 모진 결심 덕에 동백은 세 번 핀다. 가지에서 한 번, 땅에서 한 번 , 그리고 내 마음 속에서 다시 붉게 피어난다. 장사도에서 만난 동백꽃은 봄 기운을 머금은 듯 단아하고 아름다웠다.
▲ 홑동백도 많이 피었다. 산다화(애기동백)와는 달리 간결하고 단아한 아름다움을 지녔다.
▲ 아름다운 바다를 보며 걷는 무지개다리.
▲ 부엉이 전망대에 서서 아름다운 바다를 원없이 바라보았다. 장사도에는 열 군데가 넘는 전망대가 있다.
▲ 12개의 머리조각상이 있는 1000석 규모의 야외공연장
▲ 섬을 한 바퀴 돌고난 뒤 식당과 매점이 있는 누비하우스에서 바라본 바다. 멀리 무지개다리가 보인다.
근포항에서 200m 거리에 사진 촬영 명소로 알려진 근포땅굴이 있으므로 같이 둘러보면 좋을 것 같다.
오마이뉴스/김숙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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