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江西 소요산逍遙山 회충懷忠 선사
어떤 스님이 물었다. “비슷하지 않은 구절을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있습니까?” “혹은 닷새의 공양 이전이거나 혹은 닷새의 공양 이후이다.”
“칼과 거울이 밝고 날카로운데 털끝만치라도 어떻게 미혹되겠습니까?” “불공견삭不空羂索이니라.”
“큰 화로의 맹렬한 불길이 어떤 물건을 삶아서 단련하겠습니까?” “부처와 조사를 삶는다.”
“부처와 조사를 어떻게 삶습니까?” “업業이 그 속에 있다.”
“무엇을 업이라 합니까?” “부처님의 힘도 그만은 못하니라.”
“49년 동안 한마디도 말씀하시지 않았다고 하는데, 어떤 것이 한마디 말씀도 하지 않은 것입니까?” “신발 한 짝을 들고 서쪽으로 간 도인은 돌아보지도 않았느니라.”
“그것이 화상께서 멈추실 자리가 아니겠습니까?” “말[馬]이 관가의 말이니 마패[印]를 쓸 필요가 없다.”
“어떤 것이 한편으로는 늙는데, 한편으로는 늙지 않는 것입니까?” “3종從과 6의義이니라.” “어떤 것이 기특한 한 구절입니까?” “부처님의 평상에 앉아서 부처님의 밑동을 찍는다.”
“조사와 부처 어느 쪽과 더 친합니까?” “순금과도 바꾸려 하지 않거늘 뉘라서 진흙덩이와 바꾸려 하겠는가?” “그렇다면 긍정하지 않음이 있습니다.” “그대는 귀한데, 나는 비천하구나.”
“어떤 것이 만년 묵은 소나무에 검을 달아 둔 것입니까?” “틀린 말로는 미칠 수 없다.” “마땅히 무엇을 해야 합니까?” “그저 그대가 이야기하라.”
“언어 밖의 일을 어떻게 밝힐 수 있습니까?” “날이 오래고 해가 쌓이다 보니 힘줄과 뼈만 앙상하다.” “마군魔軍을 대적하지 않고서 어떻게 도를 증득하겠습니까?” “바닷물은 표주박으로는 푸지 못한다.”
“구름 있는 산에는 머물지 않고, 항상 밑바닥 없는 배에만 거처할 때에는 어떠합니까?” “과일이 익는 것은 저절로 그러하다.” “다시 한 번 말씀해 주십시오.” “문 앞의 것이 참다운 불제자이다.”
“학인은 어째서 보지 못합니까?” “곳곳마다 왕王 노사老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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