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빛이다
횟빛이다가
흰빛으로 밝아오는 겨울 호수의 새벽.
드디어 동산 위에서 햇살의 투망이 펴지면
고물고물 살아오르는 은실, 금실이 피어 오른다.
호수는 바람 하나 없는데도 일렁이며 털실을 잣는다.
호숫가에 서면 모두가 햇빛 세례를 받는 축복의 실루엣이 된다.
아, 생각난다.
행복을 그리는 스페인의 화가 에바 알머슨.
동글동글하고 복스런 얼굴에 붉은 연지를 찍는 작가.
그녀는 삶이 붉은실 같다고 했지만
호수는 금실로 아침을 수놓고 있지 않는가!
모두의 얼굴이 행복한 아침,
호수의 수면에 길게 산그림자가 길을 내면
dry ice가 아니라 wet ice가 신비의 안개길을 내준다.
결혼식장 신부가 사뿐히 딛고 가는 주단길(버진 로드) 같다.
백조의 축하비행과 수면에서 이는 금빛 실크의 갈채와
사진사까지 준비되어 있다.
"추운 겨울이 있어 따뜻한 포옹이 있다."는 겨울,
입춘이 이번 주 토요일이다.
*스페인 화가 에바 알머슨 개인전.
2023년 3월 12일까지/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 可 人 송 세 헌 >
첫댓글 그러고 보니 입춘이 눈앞입니다
한 겨울철 진사님들의 열정이 아름답습니다
황금빛을 배경으로 실루엣이 아름답습니다
정말 그림같은 느낌이 드는 사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