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랬습니다.
오늘 염경엽의 야구..오버좀 보태면 몇해전 김성근의 가을SK가 느껴지는 경기였습니다.
상황을 읽고 한박자 빠른 교체를 보여줬습니다.
그것도 놀랍도록 냉정하게요.
1.소사 조기 강판
-소사는 1차전 선발이었습니다. 투구수 80개를 갓 넘긴 5회1사에 아주 빠르게 조기강판 됐습니다.
이날 컨디션이 썩 좋아보이진 않았지만 넘치는 스테미너로 많은 공을 던질수 있는게 소사의 가장 큰 장점이었습니다.
1사 1,3루. 넥센의 화력을 감안했을때 2점차는 큰 점수차가 아닙니다.
하지만 아주 과감하고 빠르게 1차전 선발, 길게가면 갈수록 좋은 소사를 조기강판 시킵니다.
[PO 1차전] 넥센 염경엽 감독, "6회까지 3점으로 막으면 승산"
"정규시즌 16번 맞대결에서 경기당 5.5점 득점을 하고 4.6실점 정도를 했다. 우리가 6회까지 3점 정도로만 막으면 승산이 있을 것 같다"며 "3점 이상 못 얻으면 승리가 힘들다"
염감독이 예상한것처럼 6회까지 3점이하로 틀어막기 위해서
신인 조상우를 5회1사에 투입시킵니다.
조상우는 기대대로 깔끔하게 병살로 이닝을 마무리 합니다.
2. 6회말, 역전의 대타작전
강정호의 빠른발(?)을 이용한 내야안타에 이어 김민성의 사구, 무사12루에서 이성열의 적시타와 강정호의 슬라이딩.
1점차로 좁힙니다.
이어진 무사1,2루에서 이날 타격컨디션이 나쁘지 않았던 박헌도를 빼고 서동욱을 투입합니다.
서동욱은 이전에 염감독이 번트 등의 작전플레이를 위해 대타로 기용할 생각이 있다고 밝힌바 있는 선수입니다.
서동욱은 기대대로 희생번트를 성공했고 다음 박동원타석에서 윤석민을 대타 투입합니다.
다소 이른 시점에서 주전포수를 빼고 대타를 기용했고
결과는 역전 쓰리런
끌려가던 경기를 5-3으로 역전시는데 성공합니다.
서동욱의 완벽한 번트플레이, 그리고 윤석민의 역전 쓰리런.
두명의 대타가 역전을 이끌어냈습니다.
3. 손승락 홀드.
-8회 손승락이 등판합니다. 좌타자가 많은 엘지타선 특성상 사이드암인 한현희는 상당히 힘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제로도 한현희는 좌타자에게 약하구요. 좌타자에게 갖는 약점을 우타자 압살해서 지키는 스타일이죠.
손승락은 예상을 깨고 아주 빠른 8회 선두타자를 상대하기 위해 올라옵니다.
올시즌 내내 속구의 위력이 떨어져 고생하던 손승락은 올시즌중 가장 빠른 속구와 변화구를 보여주며
엘지타자들을 잘 상대했습니다.
그리고 9회2사, 손승락이 안타를 맞자
지금까지 누구도 보지못한 광경이 펼쳐집니다.
손승락교체->한현희마무리.
손승락은 어떤 선수보다도 자기애가 강하고 자존심이 강한 선수입니다.
마무리투수라는 보직에 애착이 강하고 마무리투수로서 경기를 마무리짓는것에 강한 애착을 갖고 있는 선수죠.
지난 5시즌동안 단 한차례 2군내려간걸 제외하고 줄 곧 넥센의 마무리투수였던 손승락이 블론세이브를 한것도 아닌데 다음투수에게 공을 건내주고 내려옵니다.
염감독 역시도 선수들의 기를 대단히 살려주는 감독입니다.
기록 하나하나 꼬박꼬박 다 챙겨지고 한번 믿으면 끝까지 믿는 감독이구요.
손승락은 9회 2사이후에 구속이 떨어지기 시작했고 제구가 흐트러지기 시작했습니다.
평소같았으면 여유있는 점수차기 때문에 마무리 시켰을겁니다.
하지만 바로 한현희를 투입합니다.
손승락은 아쉬우면서도 담담하게 마운드를 내려왔고 덕아웃에서 누구보다도 화이팅을 외쳤습니다.
경기종료.
3년만에 첫 홀드를 기록했습니다.
..
엘지의 타선은 한번 폭발하면 겉잡을수없는 기관단총입니다.
아에 다음경기까지 생각해 분위기를 압살할 생각으로 한현희를 투입해 마무리했습니다.
이 세 장면은..
넥센팬으로써 너무 기쁩니다.
장기적인 운용, 정규리그의 승리는 확실한 감독이었지만
단기전은 실패했었죠.
오늘 염감독이 보여준 승리를 향한 뜨거운 열정,
그리고 그 승리를 위한 냉정한 결정..
정말 고맙습니다.
+이택근
저는 이택근이 이런 선수가 될줄 몰랐습니다.
엘지가기 전까지 앞으로 주장이 될 선수라고 전혀 상상도 하지 않았구요.
잘생겼고 인기도 많고 야구도 잘했지만 리더감은 아니라고 봤습니다.
오늘 큰 활약은 없었지만 1루에서 슬라이딩한 장면은 뭉쿨했습니다.
이택근은 유리몸이라 무리한 플레이는 하지않죠.
1루 슬라이딩이 비효율적이라는건 당연히 알고 있을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슬라이딩해서 선수들 각성시켜줬다고 생각합니다.
진짜 주장입니다.
첫댓글 초반엔 라인드라이브도 몇번 나오고 안풀리나 싶었는데 깔끔하게 이겨줬네요. 오늘 MVP는 윤석민이 받았지만 조상우가 큰 역할 해준거 같습니다.
마지막교체때
사람이 달라보이더라구요
넥센은 감동입니다ㅜㅜ 염감독님 때문에 걱정보단 기대가 앞서는 이번 가을야구네요.. 염감독님 사랑합니다
대주자도 넣어주세요. 상대 기를 꺾어버리더군요. 정말 대단한 용병술이였습니다.
윤석민 대타 홈런을 화장실에서 들었;; ㅠㅠ 강정호의 몸 사리지 않는 슬라이딩, 손승락이 마운드에 내려와서 약간 아쉬운 표정으로 있다가 바로 박수를 치면서 화이팅을 불어주는 장면.....
올 가을에도 넥센 응원해야겠군요..
근데 넥센이 잘하긴 했는데... 멍창한 주루보면 엘지가 먼저 밥상 날린 게 큰 것 같네요...
이 장면이 젤 컸져 스나이더가 다시가져오나 했는데 홈런은 홈런으로...우규가 한이닝만 더막았다면하는 생각이드네여
그 때 최소 두 점은 더 냈어야합니다. 엘지가 엔씨를 이기긴했다만 준플때도 은근 잔루 많고 비효율적인 야구를 하긴 했습니다. 조금 더 탄탄한 전력의 넥센을 상대로는 주자 버리고 잔루만 많이 남기는건 패배로 직행하는 길이니 주루 좀 잘했음 좋겠네요ㅎ
역시 단기전에서는 감독의 역량이 얼마나 큰지 세삼 느낀 경기 였습니다. 반면에 엔씨는...ㅠ.ㅠ ... 선발에 초반에 무너지는 바람에 김경문이 감독이 제대로 된 작전도 못하고, 실책 남발때문에...
팀 첫 플옵이고, 주축인 어린 선수들이 그런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니까요 내년 이후를 기대해야겠죠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