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안정에도 엔달러 환율은 90엔대 초반까지 하락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이 안정을 되찾고 있는 가운데 안전자산 통화로 간주되는 엔달러 환율은 오히려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엔달러 환율은 VIX지수 등과 함께 금융시장 리스크 신호로 간주되는데 이는 엔 캐리 트레이드 때문이다. 즉 지난 2007년 미 서브 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가 발발하기 이전에 엔달러 환율은 125엔대였으나 금융시장이 위축되면서 2008년 9월 리먼 브라더스 파산보호 신청 당시에는 100엔대까지 하락하였고, 2009년 1월과 2월 금융시장이 극도로 위축된 시점에서는 90엔대를 하회하기도 하였다.
2009년 3월부터 글로벌 금융시장이 안정을 되찾고 세계 각국 정부의 대규모 경기부양 조치가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이어지면서 엔달러 환율은 100엔대까지 상승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금융시장의 안정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엔달러 환율은 90엔대 중반에서 완만하게 하락하고 있으며, 지난 8월말 일본 중의원 총선에서 야당인 민주당이 승리한 이후에는 90엔대 초반까지 하락하는 등 과거와는 다른 환율 패턴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엔달러 환율 하락의 배경은 글로벌 달러화 약세와 일본 민주당 정권의 엔화 강세 지지 발언 때문인 것으로 사료된다. 특히 달러화 조달 금리가 엔화 조달 금리보다 낮아졌기 때문에 과거 엔 캐리 트레이드가 이제는 달러 캐리 트레이드로 바뀌고 있다는 점이 엔달러 환율 하락의 근본 원인이 되고 있다.
달러 캐리 트레이드로 달러화 약세 심화
엔달러 환율 하락의 근본적인 원인이 달러화 약세 때문인데 이는 대표적으로 달러유로 환율 추이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달러유로 환율 역시 지난 1월과 2월에는 1.25달러까지 하락하여 안전자산 달러화 선호 심리가 매우 강했으나 3월 이후부터 금융시장 안정으로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최근에는 1.46달러까지 상승하였다. 블룸버그에서 제공하는 달러화 지수 역시 금융위기 기간에 90까지 상승했으나 최근에는 70 중반까지 하락하면서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내려갔다.
달러화 약세는 금융시장 안정으로 인한 안전자산 선호 심리의 약화와 함께 달러 캐리 트레이드의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달러화 3개월 리보 금리는 금융위기 당시 4%대를 상회하였으나 금융시장이 안정되면서 최근에는 0.30%대까지 하락하였다. 이는 유로화 리보 금리는 물론이고 엔화 리보금리보다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엔 캐리 트레이드보다 달러 캐리 트레이드의 매력이 높아졌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저금리가 지속될수록 달러 캐리 트레이드가 증가할 수 있으며, 이는 다시 달러화 약세를 심화시키는 원인이 될 것이다. 과거 일본의 초저금리로 인해 엔 캐리 트레이드가 만연했을 당시 엔달러 환율도 120엔대를 상회하는 등 엔화 가치는 꾸준히 하락하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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