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반려동물과 삶을 함께하는 인구가 1천만 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국민 다섯 명 가운데 한 명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것이지요.
반려동물과 함께하면 데면데면하던 가족 사이에도 자연스럽게 이야깃거리가 늘어난답니다.
반려동물과 같이 산책하면서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도 늘어나 속 깊은 대화도 나눌 수 있다니
그야말로 ‘애완’에서 삶의 단짝이 되는 동무인 ‘반려’가 되고 있습니다.
‘반려’는 동물에만 국한하지 않습니다.
요즘은 식물까지 그 영역을 넓혀 ‘반려식물’을 들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네요.
실내장식과 공기정화를 목적으로 식물을 키우다가 지금은 삶을 공유하고자 식물을 찾고 있는 것이겠지요.
한가위가 다가오고 있으니 바야흐로 반려나무 들이기에 딱 좋은 때이라 하겠습니다.
우리 조상들은 딸이 태어나면 오동나무를 심었답니다.
딸을 시집보낼 때 장롱 만들 소재로 쓴다고 하지만,
오동나무가 20년 지났다고 해서 장롱을 만들 재목이 되지는 못합니다.
전설에 봉황이 오동나무에 둥지를 틀기에 집에 봉황이 깃들라는 바람을 담았겠지요.^*^
곳곳에서 보이는 능소화는 임금님이 다시 찾아주기를 바라는 여인의 마음이 담긴 나무입니다.
딸이 중전으로 간택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능소화를 양반네 집안에 심었다 하고,
평민들이 능소화를 집안에 심으면 관아에 끌려가 곤장을 맞았다고도 하더라구요다.
언감생심 평민이 중전마마가 되기를 바랐다는 죄를 물었답니다.ㅠㅠ
자귀나무는 아카시나무처럼 좌우 잎이 서로 마주보고 있으며,
낮에는 잎을 열어 햇빛을 모으다가, 저녁에는 두 잎을 맞대 증산을 막습니다.
이를 보고 부부가 밤에 서로 합쳐 잠을 자는 것을 떠올려
합화수(合和樹), 합혼수(合婚樹), 야합수(夜合樹), 유정수(有情樹)라고 불렀습니다.
부부간의 금실이 좋아지길 기대하는 마음으로 마당 한 켠에 심었다는군요.
회화나무는 중국에서는 학자(學者)나무라 하고 미국에서는 스칼라 트리(scholar tree)라고 합니다.
주나라 때 조정에 회화나무 세 그루를 심고 삼정승이 마주보고 국정을 논한 데서 유래해
회화나무가 최고의 벼슬과 학자를 상징하게 됐습니다.
우리 조상들은 집안에 이 나무를 심어 자손이 출세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답니다.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 집안에 나무를 즐겨 심었던 우리 조상들이지만,
여러 가지 핑계를 만들어 집안에 심지 않았던 나무도 있습니다.
흔히 볼 수 있는 대추나무와 감나무이지만, 부잣집에서는 게으른 나무라해서 집안에 심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대추나무와 감나무는 늦게까지 겨울잠을 자다가
봄이 다 지나갈 무렵인 4월 말이 되어서야 싹을 삐쭉 내밀거든요.
복숭아나무를 심으면 죽은 조상의 혼이 집으로 들어올 수 없다고 하여 울타리 안에 심지 않았고,
은행나무의 행 자(杏)가 입에다 나무를 심는 꼴로 입안이 바짝 마르면 재물이 모이지 않는다고 해서
집안에 은행나무를 심지 않았습니다.
배롱나무는 매끄러운 나무줄기가 여자의 나신을 연상시킨다고 해서 양반집 담장안에서는 금기였고,
제주도에서는 줄기가 사람의 뼈를 연상키시고, 붉은 꽃은 피를 연상시킨다고 해서 집안에 심지 않았습니다.
겨울과 초봄 사이에 꽃피는 동백나무는
꽃송이가 한 번에 뚝 떨어지는 것이 역모죄로 목이 떨어지는 모습과 닮았다고 하여 선비들이 싫어했고요.
나무가 크게 자라는 느티나무와 팽나무도 집에 심지 않았습니다.
큰 뿌리가 집을 들어 올릴까 걱정했고, 넓게 퍼진 가지가 집안을 그늘지게 한다고 해서 피했습니다.
이처럼 우리 조상들은 집안에 나무 한 그루를 심거나 피하면서도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심을 때는 좋은 뜻을 담고, 심지 말라고 할 때는 나쁜 이유를 만들어서 갖다 댔습니다.
그런 이유에서일까,
수백 년의 세월을 이고 진 나무를 보면 시선이 따뜻해지며 겸허한 삶의 자세를 배우게 됩니다.
누워 자라는 나무에게선 지형의 불리함을 감내하는 인내를,
반으로 쪼개지고도 살아남은 나무에게선 강인한 생명력을 배우는 것이지요.
반려동물과 함께 살면 가족과 나눌 이야깃거리가 늘고 공유하는 시간도 많아진다고 했잖아요?
반려동물처럼 나와 삶을 함께하는 반려나무를 한 그루 심어보면 어떨까요?
나보다 오랜 삶을 유지할 나무로부터 삶의 자세를 배우고
자연과 상생하며 사는 것이 어떤 것인지 다양한 나무로부터 배울 수 있잖아요.
시간이 지날수록 뿌리가 깊어지는 반려나무는 평생 곁에 있는 친구이자 스승이 될 수 있으니...
고맙습니다.
-우리말123^*^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