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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스크랩 25. 범수范?편 ? 끝까지 올라간 용에게는 뉘우칠 날이 찾아온다?
잠실/맥(조문희) 추천 0 조회 8 15.02.11 10:30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이진우 풀이 사마천 사기열전 25. 범수范?편 ? 끝까지 올라간 용에게는 뉘우칠 날이 찾아온다

범수 范?

범수(范?)는 위(魏)나라 사람으로 대부 수고(須賈)를 섬겼다. 수고가 위나라 소왕의 명을 받아 제나라에 사신으로 가는데 범수도 따라갔다. 몇 개월이 지나도록 제나라에서는 수고에게 변변한 회답조차 주지 않았다. 그런데 제나라 양왕이 범수가 언변이 뛰어나다는 얘기를 듣고 황금 10근과 술과 고기를 보냈다. 범수는 거절하고 받지 않았다.

수고는 범수가 위나라의 기밀을 제나라에 알려준 대가로 선물을 받게 되었다고 여겼다. 위나라로 돌아온 후 수고는 이 일을 재상 위제(魏齊)에게 보고하였다. 위제는 몹시 화가 나서 자신의 집에서 갈비뼈와 이빨이 부러질 정도로 심하게 범수를 고문하였다.

범수가 죽은 척하자 대나무로 만든 자리에 둘둘 말아서 뒷간에 버려 두었다. 그리고 술 취한 빈객들에게 소변을 보게 하였다. 일부러 범수를 모욕하여 기밀을 누설하는 자는 어떻게 된다는 본보기로 삼았던 것이다.

범수는 대나무 자리에 싸인 채 자기를 지키고 있던 자에게 말했다.

“제발 살려주시오. 나를 살려만 준다면 훗날 반드시 후하게 사례를 하겠소.”

범수를 지키던 자가 위제에게 범수의 시체를 내다 버릴까요라고 묻자 술에 취해 있는 위제는 별 생각 없이 그렇게 하라고 하였다. 덕분에 범수는 가까스로 목숨을 구하게 되었다. 범수는 정안평(鄭安平)에게 도움을 받아 이름을 장록(張祿)으로 바꾼 채 숨어 살았다.

진나라 소왕이 왕계(王稽)를 위나라에 사신을 보냈다. 정안평은 신분을 속이고 하인이 되어 왕계의 시중을 들었다. 어느날 왕계가 지나가는 말로 물었다.

“위나라에 나와 함께 진나라로 가서 유세를 할 수 있는 인재가 있는지 모르겠군.”

정안평은 기다렸다는 듯이 대답했다.

“저의 마을에 장록선생이란 분이 계신데 대감을 뵙고 천하의 일을 의논하고 싶어하십니다. 하지만 낮에는 얼굴을 드러내고 다닐 수 없는 입장입니다.”

왕계는 밤에 은밀하게 범수를 만났다. 왕계는 이야기가 다 끝나기도 전에 범수의 재능이 뛰어남을 알게 되었다.

왕계는 서둘러 범수를 태우고 진나라로 들어갔다. 그들이 함곡관을 지나치고 얼마를 더 갔을 때 큰 수레와 기마대가 서쪽에서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저기 오는 사람이 누구입니까?”

범수가 묻자 왕계는 태연하게 말했다.

“진나라 재상 양후가 동쪽 지방을 순시하러 가는 것이 분명합니다.”

범수는 멈칫했다.

“양후는 진나라 정권을 독점하고 있다지요? 그래서 유세객이 진나라로 들어오는 것을 싫어한다 들었습니다. 혹시 저를 욕보일까 두려우니 잠시 수레 안에 숨어 있겠습니다.”

과연 양후가 다가와서는 수레를 멈추고 왕계의 수고를 위로한 후 물었다.

“혹시 아무 짝에도 쓸모 없고 백성과 나라에 혼란만 불러일으키는 버러지 같은 유세객 나부랑이를 데리고 오지는 않으셨겠지?”

왕계는 뜨끔하여 손을 내저으며 대답했다.

“감히 그럴 리 있겠습니까?”

왕계와 양후가 서로 헤어진 후 범수가 수레 안에서 나왔다.

“양후의 지모가 대단하다 들었는데, 일 처리는 느리군요. 유세객이 있는지 의심은 하였지만 조사하는 건 잊었으니까요. 훗날 양후는 이 일을 후회하게 될 겁니다.”

범수는 수레에서 내려 도망치기 시작했다. 왕계가 10여 리쯤 더 가자 양후의 기마병들이 달려와 수레 안을 수색하였다.

왕계는 소왕에게 위나라에 다녀온 일을 보고하는 자리에서 범수를 추천하였다.

“신이 만난 장록이란 인물은 천하의 유세객이옵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진나라는 계란을 쌓아 놓은 것보다 더 위태롭다고 하였사옵니다. 진나라를 위기에서 구할 계책이 있으나 글로 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하여 직접 데리고 왔사옵니다.”

그러나 소왕은 귀담아 듣지 않고 범수에게 거처와 변변찮은 식사만 제공하였다. 범수는 이렇게 1년을 지냈다.

양후와 화양군은 소왕의 어머니인 선태후의 동생들이었고 경양군과 고릉군은 소왕의 친동생이었다. 양후는 재상이 되었고 나머지 세 명은 모두 장군이 되어 봉토를 얻었는데 양후의 개인 재산이 왕실을 능가할 정도였다. 그런데 양후가 한나라와 위나라 너머에 있는 제나라를 공격하여 자신의 봉토를 확장하려고 하였다.

범수는 소왕에게 이 일에 대해 간언하고자 일단 만나기를 원하는 상소를 올렸다. 상소를 본 소왕은 크게 기뻐하여 왕계에게 사과하고 범수를 불러오게 하였다.

범수는 소왕을 직접 만나게 되었다.

“그래. 진나라를 위한 선생의 고견을 듣고 말씀해 보시오.”

“지금 양후가 한나라와 위나라를 넘어가서 제나라를 공격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옵니다. 옛날에 제나라 민왕이 초나라를 공격하여 사방 1,000리의 땅을 점령하였으나 곧 제후 연합군의 공격을 받아 대패하고 물러나게 된 일이 있었사옵니다. 이때 제나라가 참패한 이유는 제나라가 멀리 있는 초나라를 공격하는 동안 가까이 있는 한나라와 위나라가 강해졌기 때문이옵니다. 그러므로 대왕께서는 멀리 떨어진 나라와 우호 관계를 맺고 가까운 나라를 공격하시는 것이 옳사옵니다. 이렇게 해야 1촌의 땅을 얻으면 그것이 바로 왕의 땅이 되는 것이옵니다. 그런데 지금 가까운 나라는 내버려두고 멀리 원정을 가려고 하시니 크게 잘못된 일이옵니다.”

소왕은 곧 범수를 객경에 임명하고 군사에 관한 일을 상의하게 되었다.

소왕은 범수의 계책으로 위나라를 공격하고 한나라를 끌어들이면서 나라를 안정시켰다. 범수는 갈수록 소왕과 가까워졌다. 소왕의 곁에서 지낸 지 몇 년이 흐른 후 범수는 기회를 보아 소왕에게 간언하였다.

“옛 시에 ‘나무 열매가 너무 많으면 가지가 상할 수 있고 가지가 상하면 나무가 다친다. 도읍이 너무 크면 나라가 위태롭고 신하가 높으면 왕이 낮아진다.’고 하였사옵니다. 지금 진나라에는 태후와 양후가 정권을 잡고 있으며 고릉군, 화양군, 경양군이 그들을 돕고 있어서 언제 왕을 내몰지 모를 지경이옵니다. 뿐만 아니라 지방 관리로부터 조정 대신, 좌우의 시종에 이르기까지 양후의 측근이 아닌 자가 없사옵니다. 신이 보기에 왕께서는 조정에서 완전히 고립되어 있사옵니다. 신은 왕의 자손이 아닌 자가 앞으로 진나라를 다스리게 되지 않을까 두렵사옵니다.”

소왕은 상황을 인정하면서도 매우 두려워하였다. 결국 소왕은 태후를 패출시키고 양후, 고릉군, 화양군, 경양군을 함곡관 밖으로 내쫓았다. 그리고 범수를 재상에 임명하면서 응읍(應邑) 땅에 봉하고 응후(應侯)라고 불렀다.

범수가 진나라의 재상이 되었지만 진나라에서는 그를 장록이라 부르고 있었기 때문에 위나라에서는 범수가 살아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 위나라는 진나라가 한나라와 위나라를 공격하려 한다는 소식을 듣고 수고를 진나라에 사신으로 보냈다.

범수는 이 말을 듣고 일부러 남루한 옷차림으로 빈관에 머무는 수고를 찾아갔다. 수고는 범수를 보고 깜짝 놀랐다.

“그간 무사하였던가?”

“그렇습니다.”

“그래. 진나라에서 유세를 하고 있는가?”

“아닙니다. 위나라 재상의 미움을 받아 도망쳐 온 처지에 유세는 무슨 유세겠습니까?”

“그럼 무슨 일을 하고 지내는가?”

“다른 사람 밑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수고는 범수를 불쌍히 여겨 술과 밥을 대접하였다.

“범수, 자네가 이렇게 고생을 할 줄 몰랐다네.”

그리고 두터운 명주 솜옷을 한벌을 내주면서 말했다.

“자네 재상 장록선생을 아는가? 천하의 모든 일들이 장록선생의 뜻에 따라서 결정된다 들었네. 내가 성공하느냐 못하느냐도 장록선생에게 달려 있지. 혹시 장록선생과 친한 사람을 알고 있지는 않은가?”
“저의 주인이 장록선생을 잘 알고 있습니다. 덕분에 저도 한번 뵌 적이 있습니다. 주인에게 부탁해서 재상을 만나도록 해 드리겠습니다.”

범수는 되돌아갔다가 네 필의 말이 끄는 수레를 몰고 왔다. 수고를 태워 재상의 저택으로 들어갔다. 재상 집무실 입구에 도착해서 범수는 수고에게 말했다.

“잠시 기다리시지요. 제가 먼저 들어가서 재상께 아뢰겠습니다.”

한참 동안 범수가 나오지 않자 수고가 문지기에게 물었다.

“범수가 나오지 않는데 무슨 일인가?”

“범수가 누구입니까? 이 집엔 범수란 이름을 가진 자는 없습니다.”

“방금 나와 함께 수레를 타고 온 자 말이다. 집무실로 들어가는 것을 너도 보지 않았느냐?”

문지기는 수고를 아래위로 훑어보며 말했다.

“무슨 말씀이오? 그 분은 진나라 재상 장록선생이시오.”

수고는 깜짝 놀라 수레에서 떨어질 뻔 했다. 수고는 수레에서 내려 무릎을 꿇고 앞으로 나아가 죄를 빌었다.

범수는 좌우 시종을 거느리고 화려한 장막 속에 앉아 수고를 맞이하였다. 수고는 머리를 조아리면서 사죄하였다.

“저는 삶겨 죽어 마땅하오나 그저 목숨만 살려주시면 그 은혜를 잊지 않겠사옵니다.”

“네 놈의 죄가 얼마나 되는지 알기나 하고 하는 소리냐?”

“제 머리카락을 뽑아 세어도 모자랄 만큼 많사옵니다.”

“무슨 죄를 지었는지도 모르는 놈이로고. 너의 죄는 세 가지이다. 내 조상의 묘가 위나라에 있기에 위나라를 배반할 생각은 없었다. 그런데 네 놈이 위제에게 나를 모함한 것이 첫 번째 죄이다. 위제가 나를 능욕하고 뒷간에 버렸는데도 나서서 말리지 않은 게 두 번째 죄이며 빈객들이 내 몸에 번갈아 오줌을 누는데도 모른 척한 것이 세 번째 죄이다. 그러나 오늘 너를 죽이지 않겠다. 그래도 옛 정이 남아 있는지 나를 위로하며 명주 솜옷을 주어서다.”

범수는 이 일을 소왕에게 보고하고 수고를 돌려보냈다. 수고가 하직 인사를 하러 오자 범수는 각국의 사신들을 모두 초대하여 성대하게 잔치를 베풀었다. 모두가 웅장한 대청에서 풍성한 술과 안주를 들었지만 수고만은 대청 아래에 앉아 구유에 든 여물을 먹어야 했다. 먹지 않으면 억지로 여물을 입에 쑤셔 넣게 하였다.

“가서 위나라 왕에게 전하라. 즉시 위제의 머리를 가져오라고. 거부하면 즉시 대량을 공격하여 대량 사람들을 씨를 말려버리겠다.”

수고는 위나라로 돌아가 위제에게 범수의 말을 전했다. 위제는 두려워 조나라로 도망가서 평원군 집에 숨었다.

범수가 진나라의 재상이 된 지 2년, 소왕은 위제가 평원군의 집에 있다는 말을 듣고 범수의 원한을 갚아 주기로 하였다. 먼저 평원군에게 사람을 보냈다.

“과인은 오래 전부터 그대가 대단히 의리를 중시한다고 들었소. 해서 그대와 허물없는 친구가 되고자 하오. 부디 내게로 와서 열흘을 두고 술을 마시며 친해지기를 청하오.”

평원군은 그 말을 믿지 않았지만 진나라가 무슨 트집을 잡을까 두려워 진나라로 가서 소왕을 만났다. 소왕은 평원군과 며칠 간 술자리를 같이 한 다음에 넌지시 말했다.

“그대도 알다시피 과인은 범수 선생을 숙부로 여기고 있소이다. 그런데 범선생의 원수가 그대의 집에 숨어 있다고 합디다. 사람을 보내 위제의 목을 베어 오게 해 주었으면 하오. 만약 못하겠다면 그대도 함곡관 밖으로 나갈 생각은 하지 마시오.”

“높은 자리에 있을 때 친구를 사귀는 것은 천한 몸이 되었을 때 도움을 받고자 해서입니다. 부유할 때 친구를 사귀는 것은 가난하게 되었을 때를 위해서입니다. 위제는 제 친구입니다. 설령 위제가 제 집에 있다고 해도 내 드릴 수 없습니다만, 지금 제 집에 있지도 않습니다.”

“아, 그렇소? 정말 그런지는 두고 보면 알 일이지.”

소왕은 조나라 효성왕에게 사신을 보냈다.

“지금 왕의 아우, 평원군이 진나라에 있소. 위제가 평원군 집에 숨어 있소이다. 왕께서는 서둘러 위제의 목을 베어 보내시오. 그러지 않으면 직접 군대를 이끌고 가서 조나라를 칠 것이오. 물론 평원군도 함곡관 밖으로 내보내지 않을 것이오.”

효성왕은 곧 병사를 보내 평원군의 집을 포위하였다. 사태가 여기에 이르자 위제는 야음을 틈타 달아나 조나라 재상 우경에게 도움을 청하였다. 우경은 효성왕을 설득하지 못할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우경은 재상의 자리도 버리고 위제와 함께 위나라 도읍 대량으로 도망갔다. 그들은 신릉군에게 도움을 받아 초나라로 숨어들 작정이었다. 그러나 신릉군이 주저한다는 얘기를 전해 듣고 위제는 화가 나서 자결하였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효성왕은 위제의 목을 잘라 진나라에 보냈다. 그러자 소왕도 평원군을 조나라로 돌려보냈다.

진나라 군대가 장평에서 조나라와 대결하게 되었을 때의 일이다. 소왕은 범수의 계책을 받아들여 첩자를 이용해서 조나라를 속였다. 조나라는 속임수에 빠져 조괄을 염파 대신 장군으로 삼았다. 덕분에 진나라는 장평에서 조나라 군사 40만을 죽이고 도읍 한단을 포위할 수 있었다. 그러나 얼마 후 범수는 백기와 사이가 틀어지자 백기를 모함하여 죽였다. 그리고 백기 대신 정안평을 추천하여 조나라를 공격하게 하였다. 그런데 정안평은 조나라 군대에 포위 당하게 되자 군사 2만 명을 이끌고 투항해 버렸다.

이 일로 범수는 멍석을 깔고 앉아 처벌을 기다렸다. 진나라 법에 따르면 추천받은 자가 죄를 지으면 추천한 자도 똑같은 벌을 받게 되어 있었다. 범수의 죄는 삼족(三族)에까지 미치는 중죄에 해당되었다.

소왕은 범수를 보호하기 위하여 정안평 사건에 대해 말하는 자가 있으면 정안평과 같은 죄로 다스리겠다는 포고령을 전국에 내렸다. 한편으로 범수에게 음식을 하사하여 불안을 씻도록 하였다. 그러나 2년 후 왕계가 하동 군수로 있으면서 제후와 내통하다 사형당했다. 왕계는 범수를 진나라로 데려온 사람으로 범수가 추천하여 하동 군수가 되었다. 범수는 가시방석에 앉은 듯 늘 불안하였다.

어느날 소왕이 조정에서 한숨을 내쉬자, 범수는 고개를 조아리고 말하였다.

“신이 듣기로 왕이 근심하면 신하는 욕을 보게 되고, 왕이 욕을 보게 되면 신하는 죽어 마땅하다고 들었사옵니다. 왕께서 근심에 차 계신 것은 모두 신이 부족한 탓이오니 신을 벌하여 주시옵소서.”

“과인이 근심하는 까닭은 초나라가 공격해 올까 두렵기 때문이오. 백기는 죽고 정안평은 조나라에 항복해 버린 데다 진나라에 뛰어난 장군이 없기 때문이라오.”

범수는 이 말을 듣고 몸둘 바를 몰랐다.

채택(蔡澤)이라는 연나라 출신 유세객이 있었다. 채택은 범수가 추천한 정안평, 왕계가 모두 진나라에 큰 죄를 짓는 바람에 범수가 속을 끓이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진나라를 찾아왔다.

채택은 당대의 유명한 관상가 당거(唐擧)를 찾아가 자기 관상을 보아 달라고 한 적이 있었다. 당거는 채택을 자세히 뜯어본 후에 웃으면서 말했다.

“선생의 코는 매부리코이고 어깨는 목보다 위로 솟아 있고 툭 불거진 이마에 다리마저 활처럼 휘어 있소. 성인의 상은 보아도 알 수 없다고 하였는데 아마도 선생을 두고 하는 말 같소이다.”

채택은 당거가 자기를 비웃는 것으로 생각했다.

“쓸데없는 소리는 그만 둡시다. 내가 알고 싶은 것은 수명이요. 얼마나 더 살겠소?”

“43년은 더 살 수 있소.”

채택은 기뻐하며 당거의 집을 나섰다. 채택은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마부에게 신이 나서 말했다.

“내가 허리에 자색 비단 띠를 매고 왕을 모시고 봉록을 받아 부귀영화를 누리며 살 수 있다면 43년만 살아도 충분하다.”

진나라에 도착한 채택은 범수의 관심을 끌기 위해 소문을 퍼뜨렸다.

“연나라 유세객 채택은 천하가 알아주는 변론가로 소왕이 채택을 만나기만 하면 소왕은 범수를 내치고 채택을 범수의 자리에 앉힐 것이다.”

범수는 화가 나서 사람을 시켜 채택을 불러오게 하였다. 채택은 범수를 만나고도 성의 없이 인사를 했다. 범수는 오만한 채택의 태도를 꾸짖었다.

“네가 나 대신 재상이 된다고 큰 소리를 치고 다녔는데, 사실이냐?”

“그렇소이다.”

“그래? 네가 얼마나 잘났는지 떠들어 보거라.”

“나는 당신에게 살 길을 일러주러 멀리 연나라에서 찾아왔소이다.”

“뭐라? 참으로 무례하구나.”

“내 얘기를 다 듣고도 그런 소리를 하는지 두고 봅시다. 속담에 태양은 끝없이 솟아오르지만 서쪽으로 기울고 달도 차면 기운다고 하였소이다. 이처럼 모든 것은 정점에 이르렀다가 점점 퇴락의 길을 걷게 되는 게 세상의 이치요. 당신은 이미 원수도 다 갚았고 은혜도 다 갚았소. 그리고 마음먹은 바도 다 이루었소. 그런데 앞으로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여전히 욕심을 부리고 계시는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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