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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찰싹 들러붙어 술술 읽히는 문체와, 글 중간중간에 터지는 해학적인 요소. 그리고 완벽한 시나리오와,
그누구도 예상할수 없었던 제대로 뒤통수치는 반전. 모든것이 독자들의 입을 쩍 벌리게하는 요소였다.
현식의 소설은 발표하는 족족 영화화 되었다. 매년 무더운 여름이되면 영화관엔 그의 소설로 만든 영화가
한 편씩은 꼭 있었다. 많은 프로듀서들이 그를 찾곤했다. 그중엔 공포영화로는 최고의 찬사를 받던 감독도
있었다.
그만큼 현식의 소설은 구미가 당긴다. 모든 영화가 큰 흥행을 이룬것은 아니였지만 많은 영화가 제 몪을 하거나,
큰 성과를 이루었다. 그중엔 육 백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도 있었다. 실패를 맛 본 영화들은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제작자를 탓했다. 그의 소재는 나무랄게 없었다.
현식이 외출을 할때에면 수첩과 볼펜은 필수였다. 무수히 많은 소재들이 그의 수첩에 빼곡했다. 길을 걷거나,
지인들을 만나거나. 아니면 그냥 집에 앉아만 있어도 그의 머리속엔 폭죽이 터졌다. 작은 움직임 하나 놓치지
않고 유심히 지켜만 보고 있으면 소재가 떠오르곤 했다. 그럴때마다 수첩에 메모를 했다. 물론 자신만 알아볼수
있도록 간략하게 적었다. 현식은 수첩을 보며 가장 마음에 드는 소재를 골라 글을 썼다. 물론 나머지 소재들도
쓸모가 없는것은 아니다. 소설가라면 욕심을 가질만한 좋은 소재들이였다. 언젠가는 수첩에 적힌 모든 소재들을
글로 소화해 내는것이 그의 꿈이였다.
오늘 현식은 평상시와 같이 컴퓨터 앞에 앉았다. 얼마전부터 쓰고있던 소설이 있다. 파일을 불러오기하여
키보드에 손을 올렸다.
그가 컴퓨터를 사용하여 소설을 쓴지는 얼마되지 않았다. 매번 연필로 죽죽 써 내려 갔었다. 올해 나이가
오 십 줄에 오른 그는 컴퓨터가 적성에 맞진 않았다. 하지만 주변에 무수히 많은 권유로 사용해보게 되었
다. 처음엔 키보드를 사용하기가 만만치 않았다. 눈을 빙빙 돌리며 원하는 문자를 찾아내려치면 글이 제대
로 써지지가 않았다. 그냥 포기하고 싶었지만 후배들의 격려와 도움으로 그러지 않았다. 그러다가 독수리
타법을 하게되고, 또 시간이흘러 이젠 제법 손가락을 많이 사용한다. 그러다보니 어느덧 삼 백 타는 거뜬
히 해내었다. 현식의 창작엔 불이 붙었다.
현식은 글을 쓰다 머리에 지끈함이 들었다. 손가락의 움직임을 멈추고 두 눈을 감으며 찡그렸다. 요즘들어
자주 오는 두통이다. 전동드라이버처럼 두통이 머리통 깊숙히 뚫고 들어왔다. 정신이 혼미했다. 감았던 눈
을 뜨자 시야가 흐렸다. 차차 안개가 걷히며 맑아지더니 눈앞에 모니터가 보였다. 그속엔 가면을 착용한 남
자가 있었다.
'이번엔 뭐지?'
현식은 모니터 속 가면 쓴
"이것은 게임입니다. 당신 양 옆에 있는 두 개의 송곳이 보이나요?"
현식은 고개를 돌려 양 옆을 보았다. 날카로운 송곳이 그를 보며 번쩍였다. 현식은 흠칫 놀라 몸을 들썩였
지만, 어느새 그의 두손 두발, 그리고 목이 의자에 고정되어 있었다. 다시한번 가면 쓴 남자가 말했다.
"워, 워. 진정하세요. 진정. 당신은 충분히 살 수 있습니다. 제가 시키는대로만 하면 말이죠."
현식은 모니터 속 그남자를 노려봤다.
'이번엔 쏘우인가?'
현식은 한 숨을 후 내쉬었다. 가면 쓴 남자가 계속 말했다.
"지금부터 오 분 후, 송곳이 당신의 목을 파고 들 것입니다. 하지만 너무 걱정은 하지 마세요. 살 수 있는
방법이 있으니까요. 제가 미리 당신의 뱃속에 열쇠를 넣어 놓았습니다. 배에 꼬맨 자국이 보이시나요?"
현식은 고개를 숙여 배를 보았다. 오 센티 가량에 자국이 보였다.
"열쇠는 물론 그안에 있구요. 이번엔 모니터 바로 옆을 보세요."
모니터 옆에는 과도가 하나 있었다.
"자, 무슨 말인지 데충 짐작이 가시죠? 다시한번 말하지만 오 분.. 아, 아까전부터 오 분이였으니
모니터가 꺼졌다. 그리곤 양 손을 봉하고 있던 쇠고랑이 풀렸다. 현식은 곧바로 손을 뻗어 과도를 집어들었다.
과도를 든 손이 떨렸다. 어떻게 자신의 배를 가르나? 현식은 망설일 수 밖에 없었다. 손으로 목을 고정하고 있는
쇠고랑을 잡아당겨 보았지만 단단히 고정되어 있다.
방법은 하나 뿐이였다.
살이 뒤틀리며 관통 될 것이 뻔했다.
모니터 전원이 다시 켜지며 숫자가 나타났다. 남은 시간을 가르쳐 주는 것이였다. 삼 분밖에 안남았다. 현식은 점점
더 초조해졌다.
현식은 과도를 배에 대었다. 두려움에 동공이 흔들렸다. 식은땀이 등을타고 흘러내렸다. 힘을 주어 쿡 찌르자 붉은 피가
찔끔 흘러나왔다. 너무도 쓰라렸다. 이루 말할수 없는 고통이 전신을 조여왔다. 그상태로 멈춰 숨을 골랐다. 시간은 점점
줄어들었다. 이 분 가량이 남았다. 현식은 어찌 할 바를 몰랐다. 눈물이 난다.
더이상 혼란스러워 할 시간도 없다. 송곳은 어느덧 목 근처에 다다랐다. 기계음이 귓속을 파고 들었다. 현식은 칼을 쥔
손에 힘을 주었다.
푸욱. 칼이 깊게 들어갔다. 현식은 고함을 쳤다. 미쳐버릴 정도로 아팠다. 현식은 꾸욱 참으며 자신의 배를 그었다.
현식의 배엔 길다란 칼자국이 났다. 피가 꿀럭꿀럭 나오고 있었다. 현식은 한 손으로 피가 나오는 배를 틀어 막았지만
손가락 사이사이를 통해 계속해서 피가 흘렀다. 더이상 지체 할 시간이 없다. 어느덧 일 분 가량 남았다. 송곳에 진동이
목을 간지렀다. 현식은 오른손을 배에 난 틈으로 넣었다. 감전된듯 몸이 요동쳤다. 손가락을 휘저으며 열쇠를 찾기 시작
했다. 배속 창자를 긁는듯한 느낌이다.
삼 십 초 가량이 남았을때 금속 물체가 손가락에 닿았다. 손을 좀더 깊숙히 넣어 그것을 집었다. 그리곤 쭈욱 잡아 당겼다.
내장이 끌려나오는 느낌이다. 이윽고 열쇠를 꺼내었다. 피가 덕지 묵은 열쇠는 색을 구별 할 수 없었다. 뭐, 그런건 지금
아무 상관없다. 곧바로 목을 감고있는 쇠고랑에 열쇠를 대었다. 구멍을 찾아보았지만 쉽지가 않다. 시간은 이제 겨우
십 초 남았다. 현식은 마음이 급했다.
피가 묻은 열쇠가 미끌렸다. 그만 손에서 놓치고 말았다. 열쇠는 빙그르르 돌며 바닥에 떨어졌다. 현식은 울분을 토해냈다.
미친듯이 몸을 흔들었지만 고정된 몸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일 초가 남았을땐 송곳이 목에 닿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곧 뾰족한
그것이 목을 파고 들것이다. 그생각에 소름이 돋았다. 현식은 두 눈을 감았다.
현란했다. 배를 보자 멀쩡했다. 자신의 몸을 고정한 쇠고랑도 전혀 없다. 날카로운 송곳도 물론이다. 현식은 그제서야
정신을 차렸다. 또다시 이러한 현상에 한 숨을 내쉬었다. 손을 뻗어 마우스를 흔들자 쓰고있던 소설이 나타났다.
2.
현식은 거실 소파에 앉아 고민에 빠졌다. 정신적 질환인지는 몰라도 요즘들어 이러한 현상이 심해지고있다.
'휴식이 필요한가?'라고 생각했지만 그것도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소설가란게 그렇다. 한 번 입지를 잡아 놓았을때 확실히 해야한다. 작품을 쓰는데 딜레이가 생긴다면 편집
자와의 신용문제에 큰 차질이 생긴다. 팬들도 그렇다. 항상 자신은 모자라다고 생각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의 글을 사랑하고 존경했다. 그런 팬들에게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글은 꾸준히 써야만 한다. 물론 휴식을
취하더라도 자신을 기다려줄 팬들이 있겠노라만, 많은 사람들의 기억속에서 잊혀질 가능성이 컸다.
무엇보다 이러한 현상이 왜 일어나는걸까? 현식은 계속해서 떠오르는 소재에 항상 감사하고 있었다. 그가
글을 쉬지않고 계속 쓸수있게 된 원인도 떠오르는 소재 덕분이다. 항상 기막힌 소재가 떠오르면 쓰고싶어
안달이 난다. 그래서 피곤한것도 모르고 글을 써왔다. 빨리 머리속에 꽉 찬 아이디어를 소화하고 싶어서이
다. 그런데 얼마 전 부터 이상한 일이 찾아왔다. 소재가 떠오를때면 너무 깊이 빠져든다. 현식은 항상 소설
의 주인공을 자신으로 맞춘다. 그래야 그상황에 공포감을 최대로 끌어낼수 있다. 그래서 소재가 떠오를때
면 주인공이 자신이 되었다. 그리곤 실감나게 이야기가 펼쳐졌다. 요즘엔 날카로운게 살을 파고들면 진짜
고통을 느끼고도 한다.
현식은 조금전에 있었던 일을 떠올려 보았다. 그리고 천천히 되씹어 본다. 요즘엔 떠오르는 소재들에게도
문제가 있다. 예전엔 이러지 않았다. 분명 남들과는 다른, 좀더 특별하고 자신만의 색깔이 있는 소재들을
떠올리곤 했다. 하지만 이젠 그렇지 않다. 오늘만해도 그렇다. 영화 '쏘우'와 별반 다를게 없다. 이전번에
는 칼 든 인형 '처키'가 나오고도 했다. 표절이라도 해란건가? 현식은 자신을 한탄했다.
딩동. 벨이 울렸다. 현식은 힘든 몸을 이르켜 현관문을 향했다. 문을 열자 석진과 수영이가 반갑게 들어왔다.
그들은 소설가가 꿈인 대학생이였다. 그들의 교수중엔 현식과 친분이 있는 사람이 있었다. 그 교수는 소설
에 매진하는 그들이 갸륵해 현식을 소개시켜 주었다. 사람 사귀는걸 좋아했던 현식은 그들을 반갑게 맞이
해주었고, 어느덧 함께 꿈을 키워가는 스승과 제자 사이가 되었다.
그중에 석진은 근래에 장편집을 냈다. 신인이란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완성도 높은 작품이였다. 물론 그의
작품은 극찬을 받으며 판매에서도 승승장구를 치고있다.
수영은 단편을 꾸준히 써오며 네티즌에게는 벌써 이름이 많이 알려진 상태였다. 준비해오는 단편집이 있으
며 올해 발표 할 예정이다. 꾸준히 장편집도 준비중이다. 현식은 그러한 제자들이 기특했다.
그들은 적어도 일주일에 두 번씩은 현식을 찾아오곤 했다. 예전엔 여러가지를 가르치며 시간을 보내왔지만
요즘엔 그렇지 않다. 석진과 수영이도 소설가로썬 손색이 없을 정도이니, 현식은 가벼운 조언정도만 했다.
각자 떠올린 소재로 의견을 나누고 웃으며 담화를 나누기도 한다. 그러한 시간은 현식에게 소중했다. 자신
에게도 큰 도움이 되기도 한다.
오늘도 즐겁게 담화를 나누던중 수영이가 심각한 표정에 현식을 발견했다. 현식은 아직 아까전 일때문에 쇼
크가 싹 가시지 않은 상태였다. 수영이 왜 그러시냐고 묻자 고민하던 현식이 근래에 겪고 있는 일에대해서
말해주었다. 그러자 석진과 수영은 놀란 눈을 떴다.
둘은 정말 걱정스런 말투로 정신과에 가보길 권했다. 현식은 처음엔 버럭 화를 내며 거부했지만 자신도 심
각성을 느끼곤 있었다. 계속되는 권유에 현식의 마음이 누그러졌다. 한 번 가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다.
3.
다음날, 현식이 집을 나섰다. 정신과에 가보기 위해서이다. 지금 자신의 상태로는 더이상 글쓰기는 무리가
있어보였다. 하지만 현식은 이일을 아직 더 해먹고 싶다. 적어도 오 년 정도는 말이다. 그렇기에 정신과에
힘을 빌리는것도 괜찮을 것 같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근처 유명한 병원으로 향했다. 접수를 하고 대기를 했다. '나의 증상이 심각한 것일까?'라며
현식은 걱정했다. 잠시후 간호사가 그를 불렀다.
진찰실에 들어서자 날카롭게 생긴 의사가 반겼다. 의자에 앉아 모든것을 털어놓았다. 치료를 위한것이지만
모든것을 말하고나니 속이 쉬원하기도 했다. 사실 이 일은 자신만의 비밀로 하고있었다. 자칫 실수로 기사
라도 나는 날엔 온갖 구설수에 오를것이다. '최고의 공포문학 소설가. 정신질환으로 무너지는가?' 뭐, 이런
것들로 말이다.
이야기를 듣던 의사가 머리를 긁적였다. 앞에 놓인 종이 쪼가리들을 만지작 거리더니
"휴식을 취하는게 바람직하실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현식은 버럭 화가났다. 이런말을 듣고 싶어서 온게 아니다.
자신도 휴식이 필요한거야 새삼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그럴수가 없는걸 어쩌겠나? 다른 방안을 찾기위해서 이곳에
온 것이 아닌가? 그런데 휴식이나 취해라는 의사의 말에 화가났다.
"휴식말고 다른 방법은 없는 것입니까?"
현식이 질문했다. 그러자 의사가 다시 머리를 긁적였다. 잠시후 의사가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런데 현식에겐 그의 말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현식은 미간을 찌푸리며 '이 양반이 뭐라고 씨부리는거야?'라고 생각했다. 좀더 귀를 기우려 보았지만
도통 들리지가 않았다. 점점 스트레스가 쌓인다.
그순간 의사의 입이 비틀어졌다.
왼쪽 눈알은 빠져나올 기세로 점점 커졌다. 의사의 얼굴이 지점토처럼 일그러졌다. 현식은 흠칫 놀랐다.
그만 뒤로 넘어져 의자에서 떨어졌다. 동공이 확대되며 슬금슬금 뒤로 물러났다. 의사는 일어서 현식에게 다가왔다.
점점 얼굴은 괴상망측하게 변했다. 결국 눈알이 튀어나오고 입술은 개미핥기처럼 길어졌다.
의사는 왼 손에 큼직한 주사기를 들고있었다. 섬뜩한 미소를 지으며 다가갔다.
"그런 정신질환엔 주사가 직빵이에요."
현식은 몸을 오들오들 떨었다. 의사가 혀를 내밀자 길게 늘어졌다. 쭉 뻗어나가더니 현식의 목을 휘감았다.
꽈악 조이자 숨이 턱 막혔다.
혀가 현식을 잡아당기자 질질 끌려갔다. 현광빛이 스며든 주사기가 번쩍였다. 현식은 숨막힘에 몸을 크게
요동쳤다. 그럴수록 더욱 꽉 조여졌다. 어느덧 의사가 자신 앞까지 현식을 당겼다. 그리곤 주사기를 들어올
렸다. 힘차게 내려찍은 주사기가 현식의 눈에 박혔다.
"끄아아악!"
현식이 눈을 부여잡고 뒹굴었다. 주사기에 바늘은 정확히 동공에 박혔다. 시야가 피로 물들어 붉어졌다.
"최현식씨. 괜찮으세요? 최현식씨!"
잠시후 눈에 쓰라림이 사라졌다. 현식은 눈을 뜨자 멀쩡한 의사가 보였다. 그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휴우. 갑자기 발작을 하셔서 얼마나 놀란지 몰라요. 괜찮으신가요?"
"아, 네, 네. 괜찮습니다..."
또다시 끔찍한 현상이 일어났다. 현식은 흥분된 마음을 애써 진정시키며 일어섰다.
4.
의사는 현식이 병원문을 나설때 까지도 휴식을 취해라를 연발했다. '그게 말처럼 쉬운 일이면 난들 안했겠습니까?'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현식은 억지로 삼키며 병원을 나섰다. 정신과도 별 도움이 되지않았다. 현식의 얼굴엔 근심이 한가득
묻어났다. 집에 도착한 현식은 소파에 털썩 앉았다.
머리가 어지럽다. 모든것에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슬럼프라곤 없었던
자신에게 이러한 일은 큰 고통을 안겨주었다.
현식은 바구니에 담긴채로 테이블위에 올려진 강냉이로 손을 뻗었다. 멍하게 한 움큼 집어 입속으로 털어넣었다.
우적 씹어버리자 평소와는 다른 이질감이 들었다.
현식은 씹었던 강냉이를 자신의 손에 뱉어보았다. 손에 올려진 그것을 보고 흠칫 놀랐다. 다름아닌 하얀 이빨이였다.
잘게 부숴진 이빨이 손바닥 위에 있었다. 현식은 기겁하여 이빨을 집어 던졌다. 테이블 위를 보자 하얀 이빨이 한가득
바구니에 담겨있었다. 현식은 그바구니를 뒤집어 엎었다. 테이블 위엔 이빨이 부채꼴 모양으로 펼쳐졌다.
눈을 비비자 이빨이 강냉이로 돌아왔다. 현식은 머리를 움켜쥐었다. 이젠 별게 다 지랄이다. 이대론 일상생활조차도
힘들수가 있었다. 휴식이 절실하게 필요했다.
5.
현식은 수화기를 탁 소리가나게 내려놓고 소파에 파묻히듯 앉았다. 편집자에게 당분간은 휴식을 취하겠노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당황한듯한 편집자의 어투가 들려왔지만 신경쓰지않고 수화기를 내려놓았다.
희귀현상따윈 이제 없을것만 같다. 옆에서 전화벨 소리가 요란하게 울려댔다. 현식은 무시하며 소파에 더욱 깊숙히 묻혔다.
현식은 외출준비를 했다. 샤워를 끝마친 후 몸을 닦고 머리를 말렸다. 전기면도기로 몇일간 자란 수염을 정리하고
스킨과 로션을 차례로 발랐다. 예전에 사놓은 최고급 슈트를 입고 옷 매무새를 정리했다. 완벽하다. 전신거울을 보자
히죽 웃음이 나온다. 현식은 마지막으로 손을 이용해 머리를 정리했다. 악어가죽으로 만든 구두를 신고 집을 나섰다.
현식이 향한 곳은 백화점이였다. 쇼핑을 하기위해 이곳에 왔다. 뭐니뭐니해도 스트레스 해소엔 쇼핑이 제격이다.
현식은 머리를 비웠다. 매번 소재를 떠올릴 궁리에 주변을 샅샅이 살펴보곤 했다. 하지만 오늘은 그러지 않았다.
오로지 맘에드는 옷만 고르자라고 생각했다. 사 층에있는 남성정장류에 도착하자, 이곳저곳 누볐다.
핏이 맘에드는 옷이 여럿 보인다. 눈으로 찜 해 놓은뒤 좀더 살폈다. 모든곳을 다 살펴보자 그중에 가장 맘에 드는
옷은 골랐다. 입어보자 더욱 맘에든다. 곧바로 계산을 했다.
그 이후에도 여러가지를 구매했다. 어울릴만한 셔츠와 넥타이. 그리고 구두를 샀다. 한 세트를 구매하자 현식은 기뻤다.
역시 평소 옷을 좋아하던 자신에겐 쇼핑이 최고이다.
현식은 많은양에 쇼핑백을 들고 일 층으로 내려왔다. 출구로 향하는 길에 아이스크림 전문점이 보인다. 현식은
어린아이로 돌아가 아이스크림이 먹고싶어졌다. 곧바로 매장 안으로 들어갔다. 여럿 아이들이 과자위에 올려진
동그란 아이스크림을 혀로 핥고있었다. 현식은 아이스크림 종류를 고르기 시작했다. 전부 맛있어보여 고르기가
만만치않다. 고민을 하다 체리맛에 아이스크림을 골랐다. 점원이 그것을 동그랗게 퍼 과자위에 올렸다. 현식은
받아들어 싱긋 웃었다. 점원도 웃으며 현식을 바라봤다.
그순간 점원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괴기하게 뒤틀리며 눈과 귀에서 피가 흘러나왔다. 현식은 그모습에 놀라 들고
있던 아이스크림을 떨어뜨렸다. 그러자 괴상망측한 점원이 현식에게로 다가갔다. 현식은 뒷걸음을 쳤다.
현식의 눈엔 아이스크림을 핥아먹던 아이들이 보였다. 그런데 자세히 보자 먹고있던게 아이스크림이 아니다.
동그란 눈알을 핥고있었다. 붉은 피가 아이들 혀에 발라졌다. 그런 아이들의 얼굴또한 괴기하게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현식은 고함을 치며 매장을 나왔다. 두려움에 숨이 차올라 힘겹게 몰아쉬었다. 매장 안에있던 사람들의 모습은 가히
충격적이였다. 너무도 섬뜩했다. 현식은 터벅터벅 출구로 향했다. 그순간 현식에겐 그림자가 드리웠다.
그가 위를 올려다보자 큼직한 쇳덩이가 떨어지고 있었다. 현식은 곧바로 몸을 피했다. 쇳덩이는 쾅 소리를 내며 바닥에
떨어졌다. 현식은 소름이 돋는다. 저것에 깔렸으면 납작한 쥐포가 되었을거다. 한 숨을 후 내쉬었다.
하지만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큼직한 쇳덩이가 계속해서 떨어졌다. 쿵 쿵 현식은 정신없이 떨어지는 쇳덩이를 피했다.
갑자기 건물 벽이 투두둑하며 갈라지기 시작했다. 시멘트 가루가 현식의 코를 간지렀다. 현식은 기침을 하며 출구로
달렸다. 건물의 갈라짐은 더욱 심해졌다. 금방이라도 무너질 기세다. 현식은 다급했다. 정신없이 내달렸다. 하지만
출구앞에 다다른 현식은 좌절했다. 입구가 무너진 돌덩이로 막혀있다. 다른 출구를 찾아야만했다. 현식은 몸을 돌려
다른 출구로 향했다. 투두두둑. 건물이 심하게 갈라졌다. 천장에선 쇳덩이와 돌덩이들이 무수히 떨어졌다. 이윽고
건물 외부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아직 건물 중심에있던 현식은 답이 없었다.
건물이 무너졌다. 피할수 없는 돌덩이들이 현식을 덮쳤다. 그는 몸을 움츠리며 눈을 감았다.
잠시후 현식은 아무 감촉이없자 눈을 떴다. 건물은 멀쩡했다. 주위에 사람들은 그를 이상하게 바라봤다. 현식은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안전요원들이 달려와 현식의 상태를 살폈다. 그는 괜찮다며 안전요원들을 보내었다.
현식은 건물 벤치에 앉았다. 괴로움에 머리칼을 강하게 쥐었다. 하늘이 원망스러웠다. 자신에게 왜이런 시련을
주는것인가? 현식은 이러한 현상이 일어날때면 눈치를 채곤한다. '아, 또 시작이구나.' 이렇게 말이다. 하지만
소설가의 어쩔수없는 욕심때문일까? 현식은 결말이 보고싶었다. 그래서 자신도 모르게 주인공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하지만 현상이 끝나고 난 뒤엔 언제나 후회했다. 현식은 정신을 차리고 백화점을 빠져나왔다.
6.
현식은 힘없이 어깨를 내리고 걸었다. 집으로 향하는길이 멀기만하다. 이럴줄 알았으면 가깝더라도 차를 타고 가는게
현명했을거다. 현식은 외출은
절대 하지않기를 마음먹었다. 집 안에만 틀어박혀 있는게 나을성싶다. 아무리 마음을 편하
누군가가 달려오고 있었다. 달려오던 그의 손엔 칼이 쥐어있었다. 또다시 얼굴이 괴기하게 뒤틀린다. 혀를 내밀어
미치광이처럼 달려왔다.
현식은 다급하게 도망가기 시작했다. 골목길을 돌아 슈퍼를 지나 정신없이 달린다. 뒤에선 미치광이같은 그가 현식을
쫓아왔다. 갑자기 무언가가 현식을 건드렸다. 까마귀들이였다. 그것들은 부리로 현식의 머리를 쪼기 시작했다.
현식이 쇼핑백을 까마귀들에게 휘둘렀다. 하지만 물러남이 없이 계속 쪼았다. 머리가 따끔하였다. 어느덧 하늘은 잿빛이였다.
정신없이 까마귀와 사투를 벌이던중 미치광이 녀석이 눈앞까지 다가왔다. 섬뜩한 칼날이 번쩍였다. 녀석의 눈알은 하늘로
치솟았다. 현식은 재빠르게 발을 굴려 도망가려 했지만 미끄러져 넘어졌다. 다가온 미치광이 녀석이 칼을 쥔 손을 뻗었다.
"으아아악!"
현식이 고함을 치자 누군가 어깨를 잡았다.
"아저씨, 괜찮으세요?"
현식의 앞엔 젊은 남자가 있었다. 그는 걱정스런 표정으로 현식의 상태를 살폈다. 현식은 이불에 오줌을 지려 두려운
아이처럼 몸을 떨었다. 잠시후 현식이 실실 웃기 시작했다.
7.
현식이 정신없이 현관문을 열고 집에 들어섰다. 광기어린 웃음을 머금고있던 그는 집 안에 있는 거울과 맞닥뜨렸다.
그의 얼굴도 심하게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현식은 자신의 얼굴을 매만지더니 또다시 웃기 시작했다.
"으하하하!"
와장창. 현식이
"잊어버리면 안돼... 잊어버리면!"
현식은 그간 겪어온 일들을 떠올렸다. 하나하나 되씹어보며 글로 소화해낼수 있게 정리했다. 이윽고 컴퓨터의 부팅이
완료되고 현식은 마우스를 잡았다. 파일을 찾아 요즘 쓰고있던 소설을 실행했다.
그 소설은 자신이 겪은 모든일을 적은것이다. 사실 소설이라기보단 실화에 가깝다.
난다. 글의 생동감이 흘러 넘쳤다. 현식은 만족스런 미소를 지었다. 이 소설이 완성되면 출판을 할것이다. 그리고 인터
뷰를 할때에 모든것을 털어 놓을것이다. 내가 직접 겪었던 일이라고. 그럼 이 소설은 화제가 될것이 분명했다. 인기작가인
내가 직접 겪은 일이니 궁금증이 안생길수가 없다. 현식은 이러한 생각을 가지며 이후에 겪은 일들을 재빠르게 써나아갔다.
도중 오타가 많이 생겼지만 신경쓰지 않고 넘어갔다. 저런것은 나중에 수정하면 된다. 지금은 떠오른 모든 소재들을 토해
내는것이 급선무였다.
무언가 현식의 목덜미를 스치고 지나갔다. 현식은 눈을 돌려 그것을 보았다. 삼 십 센티가량에 날개가 달린 검정색 물체가
있었다. 쉽게 말해 '아기 악마'같은 이미지였다. 그것은 바구니에 담긴 하얀 이빨을 우적 씹으며 히죽 웃었다. 현식은 그것을
바라보며 덩달아 웃었다. 기쁘다. 이러한 현상이 더 일어났으면 좋겠다. 왜 고민을 했을까? 현식은 그간 자신의 행동이
바보같았다. 이러한 현상은 특혜였다.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자신이 받아 들일수 있다면 하늘이 주신 능력이다.
현식은 그것의 형태를 기억하며 계속해서 글을 썼다. 정신을 집중하는데, 그것이 날아와 현식의 머리를 툭 쳤다. 현식은
화가났다. 자신의 앞에 나타나준 것은 감사하지만 글 쓰는걸 방해하는건 용서할수 없다. 현식은 옆에있던 두꺼운 책을 들어
그것에게 던졌다.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간 책은 녀석에게 명중했다. 그것은 "키약!" 하는 이상한 소리를 내며 바닥에 떨어졌다.
현식이 곧바로 달려가 녀석의 머리를 밟았다. 빠직 하며 머리통이 박살났다.
현식은 다시 의자에 앉아 키보드를 두드렸다. 거울을 깼던 탓에 손에서 흐른 피가 키보드에 덕지 묻었다.
현식은 실실 나오는 웃음을 주체못하며 글을 써내려갔다.
그 상태로 시간이 꽤 흘렀다. 현식은 소설을 마무리 짓고 있었다. 그순간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현식은
손을 멈추고 현관문 쪽으로 다가갔다. 그곳에선 괴상망측하게 일그러진 생물체가 혀를 쭉 내밀고 들어왔다. 현식은
또다시 화가났다. 소설은 거의 완성 상태이다. 방해받는 것은 싫다. 현식은 구석에 있던 야구배트를 들었다. 곧바로
괴생물체에게 달려들어 머리통을 후려쳤다. 녀석의 머리과 획 뒤틀리며 목이 꺽였다. 머리통에선 피와 뇌수가 섞여
흘렀다. 녀석은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푸하하하!"
현식은 호탕하게 웃으며 컴퓨터 앞에 앉았다. 마무리다. 이제 거의 다썼다. 현식은 만족스러웠다. 자신이 이제껏 써온
소설중엔 가장 좋은것 같다. 베스트셀러는 물론이고 영화화가 된다면 천 만 관객쯤은 동원할것 같다. 내가 겪은 일인데.
이 유명한 내가 직접 겪은 일인데! 현식은 망상에 빠진채 글을 계속 썼다.
현식은 엔터키를 탁 쳤다. 완성이다. 드디어 완성이 되었다. 오타 수정은 나중에 해야겠다. 머리속에 쌓였던 소재들을
몽땅 쏟아내니 속이 시원하다.
갑자기 스산한 바람이 불었다. 현식은 묘한 감정에 눈을 부릅 떴다. 갑자기 팔꿈치쪽이 쓰라렸다. 그곳을 보자 왠 칼자국이
나있다. 이어서 왼쪽 귀가 시큼했다. 손을 대자 피가 묻어났다. 뭐지? 현식은 혼란스러웠다. 그러는 와중에 계속해서 무언가
현식의 몸을 그었다. 범인은 바람이였다. 어디서 불어온 바람인지는 몰라도 몸에 스칠때마다 칼자국이 난다. 현식은 또다시
웃음이 나왔다. 글을 수정해야겠다. 아직 쓸거리가 너무 많다.
아까전에 보았던 '아기 악마'들이 수 십마리 날아왔다. 때를 지어 천장을 빙글빙글 돌았다. 현식은 기분이 좋았다.
"좀더 나와라. 좀더!"
방문을 통해 칼 든 처키인형이 들어왔다.
써늘하다. 하지만 웃음은 멈추지 않았다. 눈깔 아이스크림을 든 아이들이 차례로 들어왔다. 열 댓명은 되어 보인다.
그들은 동시에 눈깔을 베어물었다. 톡 하곤 터진다. 그 이후에도 이제껏 보았던 현상들이 몽땅 보였다. 다들 한 방에 모여
파티를 여는것 같다. 현식은 기쁘다. 아까전 소설에 만족했던 자신이 바보같다. 이게 하이라이트인데. 이것을 놓치면 쓰나?
현식이 히죽 웃었다.
여러 귀 현상들에 형물들이 한데 뒤엉키기 시작했다. 지점토를 합친것처럼 거무죽죽한 물체가 되어 흐느적거렸다. 현식의
입에선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그것들이 서서히 현식에게로 다가갔다. 아직 보여줄것이 더 남았나? 기대감이 벅차오르는
현식이였다. 지점토같은 그것을 뚫고 속에서 무언가 나오고 있었다. 번쩍이는 물체는 상당히 뾰족하다. 다름아닌 송곳이
였다. 현식은 즐겁지만 소름이 돋았다. 송곳이 점점 다가왔다. 아니, 괴상한 생물체가 다가왔다. 송곳을 쥐고있는 손이 불쑥
나왔다. 서서히 얼굴도 나오고있었다. 이윽고 모습을 다 드러낸 그것은 가면 쓴 남자였다. 힘껏 들고있던 송곳을 뻗었다.
그리곤 현식의 목을 관통했다.
"끄어어억..."
현식에게선 신음이 흘러나왔다. 끔찍한 고통이 살을 애웠다. 아프다. 너무도 아프다. 이제 곧 이 현상은 끝이 나겠지만
현재에 이 고통은 진실이였다. 시야가 흐려지며 숨통이 끊길것만같다. 기괴한 신음소리를 내던 현식이 바닥에 털썩 쓰러졌다.
비닐을 바닥에 놓았다. 그는 석진이였다. 석진은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입이 쩍 벌어졌다. 바닥이 더러웠지만 신발을 벗고
집에 들어섰다. 그의 눈에 먼저 들어온것은 수영이였다. 머리통이 깨진채로 바닥에 쓰러져있다. 석진이 목덜미에 손을
대보았다. 역시나 숨통이 끊겨있다. 석진은 깨진 거울조각을 유유히 피하며 현식의 방으로 향했다. 방에 들어서자 현식이
쓰러져있다. 석진은 현식의 목덜미에도 손을 대보았다. 맥박이 안뛴다. 사망했다.
석진은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무언가 부스럭 거린다. 그것을 꺼내자 비닐에 담긴 약이 들어있다.
"당신을 위해 또 준비해왔는데, 쓸모가 없어졌군요."
석진이 히죽 웃었다.
석진은 이 약을 구하느라 새가빠졌다. 암거래를 통해 유통되는 이약을 수소문 끝에 겨우 찾아냈다. 그것은 한 번의 복용
만으로도 어마어마한 효과를 낼수있는 환각제였다. 의학기술 발달에 업적이였다. 상당한 부작용을 초래하여 더이상 매입이
불가능해졌지만 충분히 구할 방법은 있었다. 석진은 이것을 구하느라 꽤나 큰 돈을 들여야만 했다. 하지만 아깝다란 생각은
들지 않는다. 자신의 목표를 위해서 였으니.
석진이 이 약을 현식에게 먹인것은 이 주 전 일이다. 현식은 꽤나 오랫동안 버텼다. 죽었어도 예전에 죽었어야 했다. 석진은
약의 효과가 부족한건 아닌지 걱정이 되었다. 그래서 하나 더 구했다. 오늘은 이것을 먹일 생각으로 현식의 집에 왔다. 자신은
음료수를 산다고 수영이를 먼저 보낸것이 잘 된 일이였다. 석진은 쓰러진 현식의 머리칼을 쓰다듬으며 생각했다.
'당신. 생각보다 훨씬 더 약아빠졌더라구요. 나란 존재가 당신에게 불만이였나요? 언제는 성심껏 도와준다더니,
키워놓고 보니
호랑이쎄끼 였나요? 내가 뭘 잘못한거죠? 그냥 소설을 썼을 뿐인데. 단지 그 소설이 독자들을 즐겁게
해준다는것이 잘못 된 일이 였나요? 그렇게 치면 당신은 얼마나 많은 죄를 지은건가요? 아니면 자신은 남을 즐겁게
해줄수있고 나란 놈은 그런게 불허용 한건가요? 그게 무슨 이기적인 생각이죠?
저도 처음엔 당신을 믿어 왔어요. 당신같은 유명작가가 나란 놈을 상대해주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요.
사실 나의 글엔 당신의 방식이 묻어있는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그렇다쳐도 이건 엄연한 저의 글 아닌가요? 왜 말도
안되는 헛소문을 퍼뜨린거죠? 왜 저의 소설이 당신이 쓴 것이 된거냐구요?
편집자한테서 연락이 왔었어요. 다들었다길래 무엇을 들었다는건지 궁금했었죠. 그리곤 다짜고짜 나를 출판사에서
뺀다는 거에요. 그당시엔 어이가 없었어요. 내가 무엇을 했기에 이사람이 이러는가? 했죠. 그리고는 그 사실을 천천히
알게 되었어요. 소문이란게 참으로 무서운 거더라구요. 어느새 그 소문은 저의 귀 속으로 들어오게 되었죠. 처음엔
어이없어 웃었어요. 당신께서 그럴리가 없다며 믿지도 않으려했죠. 하지만 사실이였어요. 다른 출판사를 가도 마찬
가지였죠. 그들은 저를 신용할수 없데요. 왜 그럴까요? 나란 놈이 정말 신용할수 없는 놈이라서 그럴까요? 아님 당신의
이기적인 행동때문에 그랬을까요? 저는 최고의 신인에서 다시 밑바닥으로 내려왔어요. 하지만 슬프지 않아요. 전 저를
믿고 있으니. 사람들도 언젠간 저를 믿어줄 날이 오겠죠. 하지만 당신은 용서할수가 없네요. 제가 올라서기 위해서도
당신이란 사람은 좀 성가시기도 하구요.
저는 당신에게 출판사에서 짤렸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당신도 물론 알고 있었겠죠. 그럼에도 계속 찾아
오는 제가 많이 성가셨을 꺼에요. 꺼림칙 하기도 하고말이죠. 하하. 하지만 전 복수를 위해 포커페이스를 유지했어요.
당신도 많이 놀랐을 꺼에요. 환하게 웃는 저를 보며.'
석진은 현식의 머리를 쓰다듬다가 덥썩 손으로 잡았다. 들어올려 바닥에 힘껏 내려쳤다. 쾅 하며 바닥에 부딪쳤다.
피가 흘러나왔다. 석진의
시선이 컴퓨터로 향했다. 전원이 켜져있어서 한 번 살펴봤다. 파일속엔 왠 문서가 하나 있었고
석진은 그것을 실행시켜 보았다. 그러자 소설이 펼쳐졌다.
석진은 재빠르게 그것을 읽어보았다. 얼추 보아 지금껏 자신이 겪은 일들을 소설로 적었나보다. 대박이다.
좋은 것을 건져냈다.
스크롤을 쭈욱 내려 끝부분을 보았다. 빠르게 읽던 석진의 표정이 변하였다. 무언가 놀라운것을 본듯 멍해졌다.
"햐! 역시 당신은 최고의 소설가로군요!"
석진은 감탄했다.
소설의 결말엔 환각제와 석진이 범인임이 몽땅 드러나 있었다.
출처 - 웃대 공포게시판 와이구야 http://web.humoruniv.korea.com/board/humor/read.html?table=fear&pg=1&number=51859
우선 언니들한테 사과하께;;; 한꺼번에 막 퍼온거;;;
사정이 생겨서 한달??정도 못들어 올것 같아서 웃대시리즈는 다 퍼놓고 가야겠다는 생각에....ㅜㅜㅋㅋ
이번 편으로 웃대 시리즈는 끝!!
읽어준 언니들 고마어!!!^^
PS. 마흔세번째 이야기는 아무리 찾아봐도 찾지를 못했어..미안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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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마지막 결말에 어떻게 알아내서 써놓은 걸까,,,,궁금하다 ㅋㅋㅋ소설이지만ㅋㅋ
언니 잘읽었다!! 고마워 언니가 가져온건 다 재밌었어ㅋㅋ
우왕, 언니 고생했쒀!!
오이거 예전에봤던거지만 역시 또봐도재미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언니덕에 재밌게잘봤옹ㅋㅋㅋ
ㅎㄷㄷ
언니 잘 보고 있었엉ㅋㅋㅋㅋㅋㅋㅋㅋㅋ
홍콩방에서계속 다음글 눌러도 끝이없어서 좋았는뎅ㅠㅜ언니 고생했앙 고마웡ㅋㅋㅋㅋ!!
재미지다재미지다 역주행시작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