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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황당한 너무나 황당한 일을 겪고 유학생들이 참고하길 바라며 이 글을 씁니다.]
얼마전부터 약간의 도움을 주고 있는 여학생 자매가 있었습니다.
ubc 재학중인 언니와 한국에서 대학 2학년을 휴학하고 어학연수 중인 동생은
우리 유학생들 대부분이 그러하듯 착하고 열심히 공부하며 알뜰하게 생활하는 모범학생입니다.
택시비를 절약하려고 스카이트레인을 타고 세 번 오가며 이사를 했을 만큼 성실하죠
그 모습이 예뻐서 이것 저것 챙기는데, 지난 14일 오전, 얼굴에서부터 발끝까지
온 몸이 벌겋게 발진이 일어나 심각하게 된 자매가 찾아왔습니다.
베드버그로 온몸이 물려서 병원을 다녀오던 길이었고
진료와 약값만 330불이 들었다며 정말 심각해 보였습니다.
자매 중 언니인 수아의 몸상태를 본 '오너'인 여자가 "미안하다. 이사를 하면 디파짓과 렌트비를 돌려주겠다"며
먼저 이사하기를 권유하고, 카톡으로 보낸 메시지도 보여주기에
나이는 어려도 인성이 참 반듯한 아가씨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급하게 집을 구한 자매에게 이사 하기전에 약을 사서 모든 물건에 뿌리고,
웬만한 옷은 버리라고 했더니 이미 소독약으로 했다는 겁니다.
일요일인데 병원다녀오고 언제 약을 사서 소독했는지 의아해 하자, 그 집에 베드버그 소독약이 있었답니다.
그러니까 이미 수아 이전 룸쉐어를 했던 학생도 베드버그에 당하고 나갔다는 말이죠,
이야기를 듣고 우밴유 게시판 검색을 해보았더니 수아가 병원을 다녀온 다음날
모든 가구를 버릴 방법에 대해 질문한 내용이 있더군요. 이전에 룸메가 나간 다음 대충 소독하고
다시 사람을 들였던거죠, 수아는 이사한 직후부터 조금씩 물렸지만 베드버그가 뭔 지도 몰랐고
모기나 벌레에게 물렸다고 생각하며 오너를 귀찮게 하지 않으려고 물파스 바르고 참았던 겁니다.
이사를 한 다음, 오너가 약속한 디파짓과 일주일 남짓 살고 남은 렌트비를 받기 위해
전화를 걸면, 여자는 직장을 핑게로 하루 이틀 미루더니 아예 전화기 전원을 끄고 연락이 두절되었다고 합니다.
설마 했습니다. 근무중에는 전화를 받을 수 없기 때문일거라 좋게 생각했죠,
그러나 정말 전화, 문자, 음성, 일체 연결이 끊겼고, 집도 직장도 모르던 자매는 발만 구르다가
어렵게 카카오톡이 연결되어 "영사관에 도움을 요청하고 부모님이 오시기로 했다"고 하자,
"워킹홀리데이가 끝나기 전 한국으로 조기 출국할 것"이라며 협박 아닌 협박을 했습니다.
겨우 연결한 카톡마저 이후부터 씹어버렸고 오너를 만날 방법이 없던 자매는 공부도 못할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던 중, 오늘 아침, 거실에서 함께 살던 룸메와 오너가 한아름마트에서 만나기로 한 걸 우연히 알았답니다. 거실 룸메는 돌려주면서 왜 수아는 피했을까요.
거실 룸메에게 돌려 줄 돈은 불과 80불, 자매에게는 디파짓 200불에 렌트비 730불, 병원비 330불은 차제하고도 족히 9백불은 환불을 해야 했기때문입니다. 수아 카톡에 그간 진행된 대화가 모두 저장되어 있었습니다.
오늘 아침 수아가 '도와 달라'고 울면서 전화를 한 시간은 10시 50분. 오너인 여자와 거실 룸메가 만나기로 한 시간은 11시10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우는 아이를 진정시켜서, 빵 진열대 뒤에 숨어 있으라고 말한 다음 세수도 못한채 썬그라스를 끼고 5분만에 달려 나간 한아름 1층 입구에서 그 여자와 마주쳤습니다.
거두절미하고 '수아의 디파짓과 레트비를 돌려 줘라' 고 하자 첫마디.,,,
"나도 피해자예요. 돈 없어요!!. 돈이 없다니까요?"
'나도 피해자에요' 어디서 많이 들어보던 말같지 않습니까? 범법자들이 여죄를 추궁받으면 흔히 하는 대사입니다.
무슨 피해를 보았냐고 했더니 베드버그를 자기가 키운 것도 아니고, 자매가 데리고 왔을 수도 있다는 억지 주장을 펼치더군요,
잔머리는 좋은데 기억력이 별로 좋지 않은가 봅니다. 이전 룸메가 베드버그에 물려서 이사를 나갔다고 아무생각없이 수아에게 말했던 사실을까맣게 잊어버렸던 거죠, 그래서 베드버그 소독약이 집에 있었던 것도 말입니다.
이게 글이라서 안타깝습니다. 태도로치면 내가 큰 잘못을 해서 돈을 물어 줘야 할 사람 같았습니다.
불과 일주일 전에 현금으로 준 디파짓과 렌트비를 '못 돌려 주겠다'는 이유가 '돈 없으니까 못준다' 는 것이었습니다.
"죄송합니다만 제가 지금 돈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벌어서 줄께요, 수아야 언니 믿고 조금 기다려 주면 안되겠니? 부탁 할게"
이 상황에서 대개는 이렇게 나와야 하는 게 상식적인 답변이 아닐까요,
"돈 없어요, 없는데 어떻게 줘요? 안그래요?"
"그게 말이 되냐, 너가 카톡으로 약속했던 것 처럼 디파짓은 당연히 줘야 하고 남은 렌트비도 줘야 한다"고 말했더니
"없는데.... 없는데 어떻게 줘요? 한 푼도 없다니까요?."
적바하장인 여자를 끝까지 이성을 유지하며 인격적으로 대하기란 힘들더군요.
"너도 피해자라면 피해자 맞다. 그러나 너가 네 피해에 대한 보상을 요구해야 할 상대가 있고, 수아는 그 대상이 너다.
관리할 책임이 오너에게 있고 너에게 디파짓과 렌트비를 준건 너와 계약을 했다는 의미다"
이 당연한 이야기를 설명하고 달래다가 고성이 튀어나갔지만 끝끝내 기세가 등등했습니다.
적반하장으로 나오던 여자는 수아 자매가 자기보다 어린데다, 워낙 착하고 누가 도와줄 어른이 없다는 걸 알고
떼어먹을 작정을 한 상태에서 갑자기 나타난 어른으로 상황이 어려워지자
배째라~ 는 식으로 버티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수아가 요청해서 영사관에서 전화가 걸려왔고, 영사관의 질문에도 '못 준다' '나도 피해자다'라며 대드는 걸 보면서
내 돈이었다면 차라리 포기하고 싶을만큼 마주 앉아 있기조차 역겨웠습니다.
그리고 눈 치켜뜨고 자매와 저에게 하는 말, "돈 없으니까 법대로 하세요."
만 스물 다섯살짜리 여자애라 믿기 어려웠습니다.
이곳 벼룩시장을 검색해보니 흔히 알고 있는 20대 워킹홀리데이 아가씨가 아니라
지난해 4월21일 한국에서 출국하기 전부터 물건 구매를 청탁받아 돈을 챙기고
보통 유학생들이 돌아갈 때 남아서 싸게 파는 것과 반대로, 아예 한국서 스타킹이며 양말을 사와서 이곳 벼룩시장에서
팔기도 하고, 수아가 살던 베드버그 콘도와 웨스트 조지아 1450 (일명 현대아파트) 콘도를 렌트해서
이익을 보는 등 그 나이에 참으로 수완 좋더군요. 아, 생활력 강한 것은 흠이 아닌 장점입니다.
제 말의 본질은 공부만 하는 순진한 유학생 둘 쯤이야 감히 적수가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닳고 닳은 중년 아줌마 흉내를 내며 행패를 부리는 여자는 도저히 말로 대화를 할 수가 없었고
이런 여자에겐 모든 대화의 증거가 필요할 것 같아 핸드폰 녹음 기능을 켜두고 카메라로 사진을 찍었습니다.
당연히 받아야 할 디파짓과 렌트비를 되돌려 받으려고 1시간이상 난리 끝에
어렵게 '주겠다'는 대답을 받아냈죠. 그러나 변제 약속일은 앞으로 두 달 후인 4월1일....
더 이상 실랑이 하기 싫어서 확인서를 써달라고 했더니, 무언가 긁적여 놓고
당당하게 '됐죠?'하며 일어서기에 지불각서격인 종이를 보니
'지불날짜/ 4월1일, 장소/밴쿠버도서관' 달랑 두 줄 갈겨 써 놓았습니다.
자신의 이름도 주소도 사인도 없이 달랑 두 줄 써서 던지고 빠져 나갈 궁리에 혈안이 된 여자에게
내 명함을 주면서 신분증 확인차 여권을 보여달라고 하자 또 펄펄 뛰고 난리도 아니었죠
자신의 행동이 얼마나 어떻게 잘못인지 전혀 인식하지 못하는 여자, 상식도 양심도 없었습니다. 정말 대단했습니다.
이제 만 스물 다섯, 저 나이에 어쩌다 저렇게 망가졌을까,,,,안스러운 마음이 들 정도였습니다.
길에서 돈을 빌려달라는 생판 처음 본 사람의 보다 나을 게 없는 두 줄 써주고
신분증 확인을 요구하자 마치 선량한 사람을 잡는 것마냥 기세등등하게 날뛰는 모습은
한마디로 유학생의 탈을 쓴 추악한 모습 ,,,, 가관도 아니었죠,
'여권은 집에 있다.'며 빠져 나가려던 여자는, 내가 묵묵히 기다리기로 작정하는 태도를 보이자
20여 분만에 핸드백에서 민망한 기색 하나 없이 꺼냈습니다.
자기 엄마뻘인 나도 상대하기가 벅찰 지경인데 학생인 수아는 더 말해서 뭐할까 싶었죠,
복사할 곳이 마땅치 않아 카메라로 여권을 찍고, 여자가 내 이름을 기억하는 것조차 소름돋혀
줬던 명함을 다시 빼앗았더니 갑자기 카메라를 움켜쥐고 펄펄 뛰는 통에 렌즈와 본체가 분리되는 사고가 생겼고
그 틈에 핸드백을 챙겨 후다닥 도망쳐 버리더군요,
만약 이 글을 본다면 아마 출근하려고 바쁘게 나갔다고 말할 것입니다. ㅎㅎㅎㅎ
그리고 기가 막힌 2탄은 오늘 밤의 일 입니다. 밤 10시 30분경, 전화가 왔습니다.
"아주머니, 아까 낮에 그 어른 맞으시죠? 저 낮에 아주머니께 머리채 잡혔던 사람인데요..."
저 까무러칠뻔 했습니다. 머리채를 잡았다니..물론 거짓말이죠. 한아름 마트 1층 그 좁은 빵집 공간...
주인 아주머니도 상황을 지켜보고 계셨습니다. 수아가 빵진열대 뒤에 숨기 위해서 사전양해를 구했거든요,
머리채는 커녕 내 카메라를 움켜 쥔 여자의 품에서 달라고 당기자 껴안고 난리치는 바람에 렌즈와 본체가 분리되면서
나사가 빠지니까 파손된 줄 알고 도망친 여자가..... 내가 머리채를 뜯었다는데 소름끼쳤습니다.
그리고 계속 '머리채 잡았잖아요, 그죠?' 하면서 유도하는 데 " 딱 감이 오더군요.
아, 이 여자가 폭행으로 올가미를 씌워서 무마하려는구나..." 하는 느낌.....
"내가 언제 머리채를 잡았냐, 너가 카메라 부셔놓고 도망갔지 않았냐, 니가 머리채 잡혔다면 CC TV 확인하면 되겠지? 당장 만나서 확인하고 서로의 책임소재를 가려보자"했더니, 자기가 머리채 뜯기는 걸 보고 한아름 안전요원이 오지 않얐냐고,,,,, 합니다.ㅎㅎ
실상은, 여자가 도망간 다음, 안전요원이 한 말은 "저 여자 너의 친구냐, 왜 카메라를 빼았아 가려고 하느냐'고 오히려 나를 걱정해서 온 것이었죠.
" 너 양심만 없는 게 아니라 완전히 양아치구나...."
나도 심한 말 나가는 건 당연했고, 전화를 끊으면 다시 걸고, 껐다가 켜 두면 또 하고....
밤 12시직전까지 열 다섯번 전화를 걸어 괴롭히더니 이제 겨우 잠잠해 졌네요. 우리 온 식구들이 잠을 못 자고 있던 그 시간
자매도 시달리고 있었다고 합니다. 내가 줬다가 뺏아버린 명함에 적혀 있던 나의 이름과 직업을 말해달라는 빌미였습니다.
결국 최종 정리를 해서 카톡으로 보내 주었습니다.
"내 이름 알고 싶다면 얼마든지 알려 줄 수있다. 다만 돈을 가지고 와서 그 어린 학생들 줄 건 주고나서, 너도 억울하면 영사관에 정식으로 나를 신고해라, 그러면 저절로 너와 나의 이름, 신분, 나이 다 밝혀지게 될 것이다. 그래서 만약 내가 처벌받을 일 있다면 내가 받고,너가 받을 일이면 너가 받고 ,,,, . 조건은 너가 돈을 준 다음이다. 더 이상 전화하면 참지 않는다,"
그리고 비로소 조용해 졌네요,
긴 이야기 읽느라 힘드셨죠? 혹여 룸쉐어로 렌트를 들어가실 때는 오너든 세입자든 서로가 서로의 신분정도는 알아야 합니다. 여권 복사본이나 최소한 주소, 여권 혹은 주민번호쯤은 확인하세요. 그리고 아무리 룸쉐어라도 간단한 계약서를 작성하세요, 이건 서로 믿고 못 믿고의 문제가 아니라 당연한 절차입니다. 주소, 이름, 주민번호 혹은 여권번호, 계약일, 입주일, 거주예정기간, 기간전 나갈 때 조건, 반대로 오너가 나가라고 할 경우 사는 동안 지켜야 할 룰, 디파짓 환불 거절의 조건. 등을 간단히 메모라도 해서 주고 받으세요, 아니면 수첩에 적고 서로 사인을 한다음 디카나 폰카로 찍어서 남기세요, 자기보다 어리고 착한 애들 디파짓과 렌트비 떼어먹고 '먹튀'하는 유학생을 빙자한 사람, 정말 있네요. 저도 오늘 처음 목격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1월20일인 오늘 4월1일에 받기로 확인서를 받았지만, 내 돈이 귀하면 남의 돈도 같은 가치입니다. 왜 현금으로 받은 남의 돈을 먹고 튀려고 작정한 건지, 정말 베드버그보다 독한 '유학생 먹튀'였습니다.
아무리 유학생활이 힘들고 어려워도 나이에 맞는 순수성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살아가는 건강한 우리 유학생들에게 감동 받는 일도 많습니다. 그 작은 돈 때문에 양심을 버리는 여자가 안타까웠습니다. 정말 돈이 없어서 그렇다고 ,,,, 미안다하다고,,,, 기다리면 언젠가 벌어서 갚겠다고,,,,, 한번만 사람다운 말을 했더라면, 수아를 설득해서 기다려 줄 수도 있었고 어쩌면 '됐다'고 할 수 도 있었을 것입니다. 스스로 약속한 4월의 첫날, 빨리 그날이 되어 선의의 피해자인 자매에게 돈을 갚고, 제3자일 수도 있는 나는 '내가 너무 심했지,,,, 미안하다' 꼭 사과할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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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씁쓸하네요..
잘 해결 되길 바랍니다..
읽다가 이 글 까지 왔네요. 잘 해결되시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는 조심하시길.. 타지에선 한국사람이 더 무섭습니다. 이런말 좀 뭐하지만.. 전 한국사람 만나지도 않습니다. 한국인으로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한사람으로써 벤쿠버 한국 사람들 너무 질이 좋지 않습니다(다 그렇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왜 왔을까요 외국에. 공부하러 와서 저따위 짓이나 하고 다니고, 본질을 잊어 버린 한국인들이 너무 많네요. 공부하러 왔음 공부나 하세요 뻘짓하지 말고. 저런 짓 하는분들, 나쁘다는 생각보다 불쌍하네요. 저런사람들이야 말로 루져라는 단어가 적당하지 않나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