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응영강하!"
이천운은 공중에서 몸을 아래로 날리며 청노를 향해 목검을 찍었다. 이천운의 검을 본 청노는 약간 놀라며 신법을 써서 몸을 옆으로 옮겼다. 그러자 청노의 몸은 순식간에 여러 개로 불어나며 이천운의 검을 가볍게 피했다.
"제법 응영강하를 흉내내는 구나."
청노는 이천운의 공격을 비웃으며 이천운의 등뒤로 돌아가 허리를 찔러갔다.
"광천풍영!"
청노의 검이 등뒤에서 찔러오자 이천운은 허리를 뒤로 꺾으며 검을 휘둘렀다. 찌르기도 아니고, 베는 것도 아닌 어중간하게 검을 휘둘렀다. 청노의 목검은 이천운의 머리위를 아슬아슬하게 지나갔다. 그리고 이상하게 휘두르던 이천운의 검은 어느새 청노의 목젖에 닿아있었다.
"하하하하. 이번엔 제가 이겼군요."
이천운이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웃으며 말했다.
"글쎄다...... 네 허리를 봐라."
청노가 씨익 웃으며 반박했다. 이천운의 허리띠는 어느새 잘려 바닥에 떨어져있었다.
"어라? 언제 잘린거죠? 광천풍영은 완벽한 것 같았는데......"
이천운이 얼굴이 하얗게 질리며 자세를 바로 하고 물었다.
퍼~억~!
"돌대가리 같은 놈! 석 달을 배우고도 아직도 그 모양이냐? 만약 네가 너보다 키가 큰 상대에게 광천풍영을 썼다면 허리띠는 잘리지 않고 완벽하게 제압할 수 있었을 것이다. 넌 나보다 장신이지. 그러니 나에게 배운 광천풍영은 완벽하지 않은 것이다."
청노가 이천운의 뒤통수를 때리며 말했다.
"이씨~! 그럼 어떻게 해야되죠?"
뒤통수가 상당히 아픈 듯 이천운은 두손으로 뒤통수를 감싸며 물었다. 이천운의 눈가에는 약간의 눈물이 고였다.
"감히 사부님께 이씨라니? 난 은씨다. 반항하냐? 우리 한번 진검으로 붙어볼까? 그리고 어떻게 해야되는 지는 네가 더 잘 알고있을 게다. 잠깐 생각을 해봐라."
청노는 투덜거리는 이천운을 바라보며, 바닥에 누웠다.
'나도 월영만천까지 익히는 데 3년이 걸렸건만....... 대단한 자질이구나. 사부한테 구박받던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제자까지 키우다니......'
청노는 속으로는 늘 감탄했지만, 겉으로는 언제나 이천운을 구박했다. 이곳에서 태행산까지는 걸어도 이틀이 채 걸리지 않았으므로 청노는 긴장이 풀어졌다. 둘은 지난 석 달 동안 낮엔 무공을 익히고 밤(?)엔 -이천운의 기준에서 밤은 일반인과는 다르다. 일반인들은 이천운의 밤을 가리켜 초저녁이라 부른다.- 마차를 빌려 이동했다. 번화가는 무공을 익히기에 힘들었으므로 둘은 번화가를 피해 이동했다. 방금 둘이 비무를 한 곳도 태행산 근처의 낡은 관제묘였다. 곳곳에 거미줄이 쳐있어 지저분한 인상이였으나, 무공을 익히기에는 더없이 훌륭한 장소였다.
이천운은 기본기가 뛰어났기 때문에 석달만에 화영만천, 검영승천, 광천풍영, 응영강하, 검영난무의 다섯초식을 익힐 수 있었다. 청노는 다섯 초식을 익히는데 3년이나 걸렸으므로, 다시 한번 기본기의 중요성을 깨달을 수 있었다.
"이러면 어떻까요?"
일각 동안 생각에 잠기던 이천운이 자기를 바라보고 미소짓고 있는 청노를 향해 말했다.
"어떻게? 헛소리면 이따가 밥 없다."
청노는 호기심이 일어 몸을 일으키며 물었다.
"매일 구박하지 마세요! 내가 얼마나 곱게 자랐는데......"
"곱게 자라서 그 모양이냐? 나도 소시적엔 곱게 자랐어!"
"어쨌튼 제가 광천풍영을 펼칠 때 무릎을 구부리는 겁니다. 그리고 동시에 몸을 완전히 뒤로 젖혀서 피합니다. 그러다가 뒤로 넘어지는 순간에 검끝으로 바닥을 쳐 그 반동을 이용해 몸을 다시 뒤에서 일으키며 검을 휘두르는 거죠. 그러면 상대의 검을 완전히 피할 수 있고, 덤으로 상대가 막기 힘든 각도에서 공격을 하기 때문에 상대를 간단히 제압할 수 있죠."
이천운이 자랑스러운 듯 설명했다. 그리고는 목검을 들어 새로운 광천풍영을 펼쳤다. 어설픈 면이 없지 않았으나, 아까보다 상당히 낮은 위치에서 공격해 들어갈 수 있었다.
"오랫만에 제대로 생각했구나."
청노는 웃으며 이천운을 칭찬했다. 혼날까봐 걱정하던 이천운은 청노의 말을 듣고 안심하며 물었다.
"그런데 아까 몸이 여러 개로 불어나는 듯한 움직임은 뭐죠?"
"뭐 말이냐?"
"제가 응영강하를 펼칠 때 피한 동작이요."
"아~~! 그건 우리 문파의 독창적인 보법이다. 환영신법(幻影身法)이라고...... 석 달이 지나서야 겨우 내가 환영신법을 펼칠 정도까지 공격을 하다니. 아직 멀었구나."
"그래도 하루에 세시진밖에 연습하지 않았잖아요. 난 혹시 천재(天才)가 아닐까요?"
퍼~억~!
"네가 무슨 천재(天才)냐? 넌 천재(天才)가 아니라 천재(天災)야!"
"이쒸~! 잘생긴 뒤통수 때리지 마요! 그러다가 머리 모양 망가져요."
이천운은 두손으로 머리를 감싸안고 대들었다.
"요즘 들어 반항이 심하구나....... 그러다가 칼침 맞으면 아프지 않냐?"
청노는 품속에서 검을 꺼내 이천운의 앞에 갖다대며 위협했다.
"그게 아니라...... 너무해~! 그러다가 작가처럼 짝대가리 되면 어떻해요? 천운이는 토라질테야~!"
"야! 느끼하다! 그런데 작가가 진짜 짝대가리냐?"
"네~! 사실 작가가 얼마나 뒤통수가 이상한데요. 제대로 된 게 하나도 없다니까요. 그러니까 뒤통수는 때리지마요."
"그래도 재밌는 걸 어떻게 하냐? 뒤통수를 때릴 때의 그 경쾌한 음성~! 캬~~아~~! 애들은 모른다."
"그래두 제가 여기 주인공이에요. 그러다가 나중에 주인공한테 구박받아요."
"장난하냐? 이게 무슨 소설이라구...... 너도 상상력이 풍부하구나."
"하하하. 제가 쪼금 상상력이 풍부해요. 한때 내 꿈이 무협지 작가였다니까요......."
청노의 말에 이천운은 멋적에 뒤통수를 긁으며 말했다.
"그래 너 잘났다. 네가 낙영검법을 완벽하게 익히면 보법도 전수해주마."
"네~~! 그런데 한가지 궁금한 게 있는데요. 물어봐도 될까요?"
이천운이 조심스럽게 청노의 눈치를 살피며 물었다.
"뭐?"
"무협지같은 거 보면 장풍한방에 사람 수십명씩 떼거지로 죽던데...... 우리 문파에 그런 무공은 없나요? 아니면 하늘을 날아다기는 무공이나......."
퍼~억~!
"이~쒸~! 왜 때려요! 이놈의 노인네가~!"
퍼~억~!
"좋은 말 할 때 다음부턴 그러지마요. 다음~~ 사람에게는 아프게 하지말아요~~! 난 비록 이렇게 맞고 있지만...... 다음~~ 사람은 행복하기를 빌어요~~ .......중략.......(조성무(朝成武)-담 사람에게는......)"
퍼~억~!
"그럴 수도 있죠뭐......."
퍼~억~!
"죄송해요. 앞으로 안그럴께요."
퍼~억~!
"사부님 살려주세요~! 잘못했어요. 흑흑흑"
큰맘먹고 무서운 얼굴로 반항을 해봤으나, 말없이 때리는 뒤통수 다섯방에 다시 비굴한 표정으로 바뀌는 이천운이었다.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장풍 한방에 사람이 다 죽고, 하늘을 날아다니면 그게 인간의 무공이냐? 어린놈이 쓸데없는 소설만 많이 읽어가지구....... 나이가 몇인데 아직도 그런 소설을 믿는거냐?"
"그런가요? 그럼 그런 건 없나요?"
"전혀~! 그런데 너 잘 때 않됐냐?"
어느덧 시간은 세시진이 지나 이천운의 취침시간이 됐다.
"이제 자야죠. 오늘은 꼭 이쁜씨 꿈꿔야지~!"
"그랴...... 오늘부터는 마차가 없어서 길이 쪼금 험난할 꺼다. 각오해라."
"걱정마세요. 난 한번 잠들면 절대 안깨니까요. 수고하세요~!"
퍽~!
이천운은 인사를 한 후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ㅈㄷ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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