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박스 측 서울경찰청에 의뢰
“사적 이익 목적으로 한 세력이 일부 게시글을 특정한 방식으로 재생산” 주장
‘비상선언’(포스터)의 배급사 쇼박스는 21일 영화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 형성을 목적으로 한 역바이럴 논란에 수사를 서울경찰청에 의뢰했다고 밝혔다. 역바이럴은 특정 작품이나 콘텐츠에 대해 의도적으로 부정적인 입소문을 내는 마케팅을 이르는데, 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온라인 공간에서 이뤄진다.
쇼박스는 이날 비상선언 개봉 전후로 온라인에 게시된 다양한 글과 평점 등을 약 한달간 확인한 결과 “사적인 이익을 목적으로 한 세력이 영화에 대한 악의적 평가를 주류 여론으로 조성하고자 일부 게시글을 특정한 방식으로 확산 및 재생산해 온 정황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특정 세력의 사적 이득을 위해 관객의 목소리가 이용되거나 왜곡돼서는 안 된다”며 “부당한 의도를 가진 세력이 존재한다면 이는 분명히 밝혀내야 할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영화에 대한 관객의 비판은 겸허히 받아들이겠지만, 그 흐름에 사적 이익을 목적으로 한 세력이 개입돼있다면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며 “수사 기관에서 진실을 규명해 특정 세력의 범죄 사실이 드러나면 엄벌을 내려 주시기를 희망한다”고 기대했다.
나아가 “관객의 수준 높은 비평은 세계 속 한국 영화의 눈부신 발전에 큰 역할을 해 왔다”며 “그리고 그 모든 것에 앞서 표현의 자유 안에서 관객의 의견은 어떠한 것이든 존중받아 마땅하다”고도 밝혔다.
그러면서 “향후 이어질 법적 조치에 성실하게 준비하겠다”라며 “더불어 이 과정에서 새 내용이 발견된다면 추가 입장 발표를 통해 알려드리겠다”고 덧붙였다.
비상선언은 지난달 3일 개봉 직후 마케팅 업체가 일방적인 악평을 퍼뜨렸다는 의혹이 제기돼 역바이럴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당시 한 업체가 고의로 좋지 않은 평을 온라인상에 게재했다는 의혹이 일었고, 쇼박스 측은 “해당 의혹이 온라인에 올라오기 전에 이미 여러 건의 제보를 받고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쇼박스는 이날 “비상선언이 개봉한 이튿날부터 영화계 안팎의 여러 제보자로부터 온라인에서 악의적인 게시글이 특정한 방식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제보를 받은 바 있다”며 “제보받은 내용이 일관되고, 신뢰할 만하다는 판단 속에 지난 약 한달간 개봉을 전후로 온라인에 게시된 다양한 글과 평점 등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한재림 감독이 연출한 이 영화는 미국 하와이행 항공기에서 생화학 테러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배우 송강호와 이병헌, 전도연, 김남길, 임시완 등이 출연했다. 순제작비 260억원의 항공 재난영화지만 손익 분기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관객 200만명 남짓에 그쳤다.
쇼박스는 그간 비상선언이 역바이럴 공격에 당한 정황이 있다고 주장해왔다. 이 행위를 한 것으로 의심받는 업체는 올해 여름 성수기에 개봉한 대작 한국 영화 중 비상선언에만 투자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근거로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