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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후보자는 이날 자신의 '차명계좌 발언'과 관련해 최초에 내놓은 해명과 다른 뉘앙스의 답변을 했다. 한나라당 신지호 의원이 "차명계좌 발언이 보도되자 '주간지인지 인터넷 기사인지를 보고 한 말'이라고 (언론에) 해명했는데 지금도 같은 생각이냐"고 질의하자 조 후보자는 "(차명계좌 발언이) 보도되고 나서 기자들이 계속 묻기에 '내가 얘기한 내용이 인터넷에도 게재되지 않았느냐'고 한 것"이라고 '정정'했다. 신 의원의 질의는 "그 같은 중대 발언의 소스가 주간지, 인터넷 기사였다고 얘기한다면 경찰청장 후보자로서 중대한 결격사유에 해당된다"는 지적에 이어 나온 것이었다. 때문에 조 후보자의 답변은 '차명계좌 발언'이 다른 근거를 바탕으로 한 것임을 은근히 드러낸 것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차명계좌' 논란은 더 이상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못했다.
"중언부언 말라. 차명계좌가 있느냐 없느냐"(민주당 이윤석 의원), "차명계좌 유무를 떠나 그렇게 발언한 근거가 뭐냐"(자유선진당 이명수 의원), "답변하지 않겠다면 오늘 청문회를 밤 12시까지 하겠다"(민주당 문학진 의원) 등 야당 의원들의 압박이 이어졌지만 더 이상 나오는 것은 없었다. 단지 "노 전 대통령과 유족, 국민에게 누를 끼친 데 대해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답변이 '녹음기'처럼 반복됐다. 한나라당 의원들도 "서울경찰청장이 아무 근거 없이 그런 얘기를 했다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가세했지만 소용 없었다.
대신 조 후보자는 '노 전 대통령 유족에 대한 사과'를 여러 번 언급했다. 민주당 최규식 의원이 "진정으로 사과한다면 노 전 대통령 묘소에 가서 무릎 꿇고 사죄할 의사가 있느냐"고 질의하자 "그럴 생각이 있다"고 답변하기까지 했다.
그러면서도 조 후보자는 여권 일각에서 말이 나오고 있는 '노무현 전 대통령 차명계좌 특검'에 대해선 '보조'를 맞추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는 "특검 추진 여부는 국회에서 결정할 사항으로 제가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도 "증인으로 채택되면 정확히 해명할 것이냐"(한나라당 박대해 의원)는 질의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답했다. "특검 결과에 따라 경찰청장직을 사퇴할 수도 있다. 그럴 용의가 있느냐"는 질의에도 "그렇다"고 했다.
조 후보자의 '줄타기 답변'으로 인해 '차명계좌 논란'은 정리되기는커녕 여야 간 대결의 '불씨'로 남게 됐으나 조 후보자 개인으로 보면 '차명계좌'를 둘러싼 한나라당과 민주당 간의 엇갈린 이해관계를 최소한으로 충족시키는 전략을 구사했다는 평이 나온다. "차명계좌는 실체가 있다"는 말을 듣고 싶었던 한나라당과 "차명계좌 발언은 실수였다"는 답변을 원했던 민주당 사이에서 어느 한쪽을 편들지 않으면서 조 후보자 자신이 논란의 중심에 서는 것을 피해갔다는 것이다. 하지만 "진실을 말해야 하는 공직 후보자가 무책임한 답변으로 자신이 촉발시켰던 논란을 오히려 키워 놓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밖에 조 후보자가 모친상 때 받은 부의금 1억7400만원과 관련, 민주당 이석현 의원이 "당시 장례식장에서 실제 밥을 먹고 간 사람은 477명뿐으로 다른 곳에서 증식한 돈을 감추기 위해 재산 신고한 게 아니냐"고 따지자 조 후보자는 "동료들이 십시일반 부의금을 내줬고 떳떳해서 재산 신고도 했다"고 답했다. 또 조 후보자에 대한 '항명 파동'으로 파면된 채수창 전 서울 강북경찰서장이 증인으로 나와 조 후보자가 서울경찰청장 시절 추진했던 '성과주의'를 놓고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첫댓글 기냥 물러나면 조용할텐데...
감투가 탐이나서 물러 설 수가 없을 겁니다.
자기 앞가림도 못하는 자가 경찰 총수를 할까, 걱정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