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보고 싶습니다.
아무리 귀를 기울려도 당신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습니다. 매서운 겨울 바람이 아스라하게 느껴지던 당신의 체온마저 앗아갑니다.
꿈속의 어머니는 이내 신기루처럼 손아귀를 빠져나가지요. 더욱 애가 탑니다.
아침 산악훈련은 그리움의 진통제입니다. 입에서 단내가 나도록 산길을 뛰어오릅니다.
머릿속이 공허해졌습니다.
그러나 정상에서 깊은 숨을 들이마시는 순간 당신은 그곳에 서 계십니다.
붉은 태양이 곳구쳐 오르며 손짓합니다.
어머니도 보고 있을 그 찬란한 아침 햇살이. 사랑합니다.
#애타는 사모곡
훌리안 파우스토 페르난데스(22)는 한국에서 김민수라는 이름으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다음달 한국 국적을 취득할 예정이다. 그의 목적과 명분은 지구 반대편에 홀로 계신 '어머니'다. 조국 아르헨티나에서 가방 하나 달랑 메고 이역만리 '반쪽 고향'을 찾아온 것도 어머니 때문이다.
가난은 민수를 서울로 떠밀었다. 민수는 82년 1월16일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시타 라누스라는 곳에서 아르헨티나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3형제 중 막내였다. 레슬링 선수였던 아버지는 선수 생활을 그만둔 뒤 영화배우가 됐다. 유명하지 않았기 때문에 가정 형편은 넉넉하지 못했다. 어머니는 일을 나가야 했다.
16세 때 아버지가 심장마비로 돌아가셨다. 가세는 더욱 기울었고, 아르헨티나의 경제는 더욱 나빠졌다.
어머니가 옷가게 점원으로 일하면서 받는 300달러(약 36만원)의 월급은 두 모자가 살기에 턱없이 부족했다. 형들이 있었지만 자신들의 앞가림을 하기에도 벅찼다. 어머니의 손은 항상 거칠었다. 철부지였지만 민수도 그 손을 보면 가슴이 아팠다.
에스쿠엘라 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한 20세 때 민수는 결심했다. 한국에 가자. 주변 분들의 도움을 얻어 민수는 2002년 7월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어머니는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엄마, 울지마. 꼭 돈 많이 벌어서 한국으로 모셔올게요. 조금만 기다리세요." 장밋빛 미래를 위한 슬픈 이별이었다.
#호쾌한 슬램덩크
대학농구에서 훈련 힘들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경희대학교 농구부. 민수가 한국에서 터를 잡은 곳이다.
아르헨티나에서 민수는 여섯살 때부터 농구를 시작했다. 아르헨티나는 축구와 마찬가지로 농구도 학교 체육이 아닌 클럽시스템에 의해 운영된다. 보카 주니어스에서 농구를 배우고 열세살 때부터 한국에 오기 전까지 소샬 라누스 클럽에서 지도를 받았다.
키 201㎝의 민수는 팔이 길고 탄력이 뛰어났다. 농구 선수로서는 타고난 신체조건이다.
아르헨티나로부터 고등학교 성적증명서를 받는 데 6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당연히 학교 입학도 늦어졌다. 1년 넘게 경희대 수원캠퍼스 농구체육관에서 개인 연습을 하며 체력을 키웠다. 하루빨리 한국 프로농구에 뛰어들어 돈을 벌고 싶은 민수로서는 발을 동동 구르며 보낼 수밖에 없는 시간이었다.
지난해 12월4일 제2외국인 특례입학 자격으로 드디어 경희대 체육학부 스포츠지도학과 합격통지서를 받았다. 드리블과 골밑슛, 덩크슛밖에 못하던 민수는 1년여 만에 완전히 새로운 선수가 됐다. 선수 시절 '스텝만 맞으면 한골'이라는 명성을 얻었던 최부영 감독의 지도로 3점슛까지 구사하게 됐다. 또 현역 시절 '수비의 달인'이었던 김현국 코치로부터 수비의 노하우를 깨우쳤다.
꾸준한 연습으로 장기인 덩크슛 기술도 발전했다. 한손 슬램덩크는 물론 백덩크에, 360도 회전한 뒤 내리꽂는 덩크슛 등을 자유자재로 해낸다. 훈련은 고되고 힘들었지만 스스로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기쁨이었다.
민수의 국내 농구 데뷔 무대는 오는 4월 열리는 MBC배대학농구. 앞으로 3개월 남았다. 근육이 팽팽해진다. 민수의 1차 목표는 원주 TG삼보의 김주성 같은 선수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미국프로농구의 최고 스타 코비 브라이언트 같은 플레이를 하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다.
첫댓글 이 선수 기대합니다.....3점슛까지 연마했다면 아마 송영진,김동우,정훈 같은 선수가 될꺼같네요...대학에서 활약펼친다면 1순위감이 될듯!!
이동훈 기자는 그래도 굿데이기자이지만.. 나름대로 농구 지식이 있으니까 믿어볼만도 한건가요;; 그건 잘 모르겟고 저도 기대가 되네요
포지션은 3번은 국내농구상 안될거같고 4번내지 5번
이 선수 언제 프로에 올려나 3년은 기다려야 하나... 국내에서는 4번이 그리고 국제대회나가면 트위너가 좋을듯..
김현국 코치라.. 예전 나산에서 로드맨을 표방한 플레이를 하던 그 파이팅 넘치던 선수 아닌가요,, 어떤 용병 팔꿈치에 맞아서 얼굴에서 피도 나고 그랬는데 ., 지금 경희대 코치군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