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누라 생일이라고 한바탕 애들 형제들 벅썩거리다가
모두 떠난 빈방이 오히려 적막강산입니다
올해는 두며느리 새사위까지 그리고 두꺼비같은 손자까지
거기다가 육순생일이라고 처가형제들이 모두모여 요란 법썩대는바람에
정신이 없었습니다
슬금슬금 마누라한테는 뭐 적당한 봉투들이 건네지는게 보입니다.
그러면서 한마디씩 합니다
"뭐라도 형부하고 사먹어'
"얘 싼옷이라도 하나 사입어라"
"언니 얼마안돼"
"매형님하고 여행이라도 다니셔"
"어머님 아버님하고 맛있는거 사 드세요"
"엄마 뭐사줄까?"
형제들 딸아들덜 즈엄마한테 봉투건네면서 덕담들을 한마디씩 합니다
"아푸지 말고 건강하세요"
아예 서울가는 사위와 딸이 즈엄마 태워갑니다
서울가서 세일기간에 옷을 좀 낳은것 좀 사서 엄마준다고
뭐 봉투건네 줄때 나하고 분명히 같이 사먹으라고 그랬는데
자기혼자 다깆고 가기야? ㅆㅣ!
휑하니 빈방에 건너방 아버님
호통소리자장가삼아 누어있자니 공연히 마음이 짠합니다
그러고 보니 내가 한것이 하나도 없는것 같지 뭐유?
몇년전엔 직장다닐때니까
금반지를 사준다
금목걸이를 사준다
18케이사줬다가 사주고도 핀잔듣기도 했고
아! 그러고 보니 선물중에 이런 선물도 있었습니다
언젠가 그해 봄 내생일날 마누라가 글쎄 그 귀한 쌀통을 사줬더라고요
아주 예쁜걸로..
내가 얼마나 감격했는지 쌀통을 껴안고 감격의 눈물을 흘리면서
"아! 쌀통! 쌀통!"
그해 겨울 안방마나님 생일에 내가 답례로 "스노우타이어"를 사줬잖아요
그랬더니 마나님이 얼마나 감격해서 우는지.....
"스노우 타이어야 어디갔다 인제왔니 흑 흑 흑!..
생일날 주머니 비지않게 봉투라도 마련해줘야 되는데
인제 수입없는 백수신세가 되니 별로 생색도 못내고 집이나 보는 처지입니다
딸아이가 전화가 옵니다
"아빠? 잘도착 했어요 아빠혼자 심심하지?헤헤"
아무래도 안되겠다
서울에서 내려오면 생일선물로
오랫만에 그 뭣이냐! 입 쭉내밀고 하는거
젊은 애들이 잘하는거 그거 뽀---------!
한번더
쪽----!
이라도 해줘야 할까부다 ㅎㅎ
첫댓글 돈안들고 좋은 선물 뽀뽀나 할까 이건가요
행복하시겠습니다 아들딸 며느리 사위 손자까지 ~~ 난 언제나 사위 며느리 손자 볼는가??
언제나 다복하셔고 행복에 푹 쩔여 사시는 맹선달 친구 입이 귀가에 걸렸네요 건강하시지요
마눌님한테 뽀뽀는 하셨나요
맹선달 친구님 오늘도 너무 재미있게 읽고 갑니다.. 그림 그려 보면서...
ㅎㅎㅎ쪽!!! 많이 하시고 사랑한다고 꼭 말해주세요. 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