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미라전…’ 예술의 전당서 열려
|영생 바란 神官의 木棺, 투탕카멘 좌상… 미라 관 15점-미라 5구 등 250점
|네덜란드 국립 고고학박물관 유물
|미라의 비밀 푼 CT자료도 선보여
고대 이집트인에게 죽음은 끝이 아닌 시작이었다.
기원전 7세기경 고대 이집트 신관 호르가 묻힌 ‘호르의 외관’. ⓒ Rijksmuseum van Oudheden
기원전 722년∼기원전 655년경 고대 이집트 테베의 신관(神官)이던 호르도 마찬가지다. 그는 영생을 바라며 생전 자신의 목관(木棺)을 직접 주문 제작했다. 길이 199cm, 폭 72cm, 높이 38cm인 목관에는 사자(死者)의 심장과 선행을 상징하는 깃털의 무게를 저울질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사후세계로 향하는 최후의 관문에서 깃털보다 무거운 악행을 저지른 이는 소멸한다고 한다. 과연 호르는 이 관문을 통과했을까.
고대 이집트 문명의 ‘종합선물세트’와 같은 특별전 ‘이집트 미라전: 부활을 위한 여정’이 15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 전당 서울서예박물관에서 개최됐다. 2만5000점이 넘는 이집트 컬렉션을 소장한 네덜란드 국립 고고학박물관의 유물 중에서 미라 관 15점과 사람 미라 5구 등 엄선된 유물 250여 점이 한국에 왔다. 컴퓨터단층촬영(CT)으로 미라의 내부 미스터리를 푼 연구 성과도 국내 최초로 공개한다.
람세스 2세(Ramses II), 기원전 약 1279-1213년 - 이집트의 가장 유명한 파라오(Pharaoh)였던 람세스 2세의 아비도스 신전에서 발견된 것이다. 이 부조는 팔을 들고 있는 람세스 2세를 표현한 것으로 그가 신들에게 예배드리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파라오는 이집트를 관장하는 많은 신과 관게를 잘 유지해야 할 책임이 있었다. 고대 이집트 사람들은 왕이 신에게 바치는 선물의 대가로 신이 이집트를 보호한다고 믿었다.
4부로 구성된 전시에서 1, 2부는 고대 이집트 무덤에서 출토된 다채로운 유물을 소개한다. ‘쿠와 그의 가족의 석비’는 놓치면 안 된다. 기원전 1878년∼기원전 1843년경 만들어진 이 석비에는 3줄의 상형문자가 새겨져 있다. 첫 번째 줄은 ‘현세의 왕이 저승의 왕에게 공물을 바친다’라고 적혀 있으며, 두 번째 줄에는 ‘사자 쿠는 지역 감독관’이라는 문자가 새겨져 있다. 곽민수 한국이집트학연구소장은 “석비의 주인과 그의 직업을 유추할 수 있는 중요한 글귀”라며 “고대 이집트에선 왕이나 신관 같은 고위 계급만 제사를 지내는 권한을 가졌다”라고 했다.
‘소년 파라오’ 투탕카멘(Tutankhamen)을 형상화한 ‘투탕카멘의 좌상’. ⓒ Rijksmuseum van Oudheden
베일에 싸인 소년 파라오(Pharaoh) 투탕카멘(Tutankhamen)을 형상화한 ‘투탕카멘의 좌상’은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투탕카멘은 대중적으로는 유명하지만, 18세에 숨져 사료가 많지 않고 후대 왕들이 관련 유물을 훼손해 여전히 많은 부분이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이번 전시에 선보인 ‘투탕카멘의 좌상’ 역시 목이 잘려 있어 후대에서 훼손한 것으로 추정된다.
기원전 10세기 무렵 이집트의 신관이었던 파디콘수의 무덤에 함께 묻힌 ‘사자의 서’. ⓒ Rijksmuseum van Oudheden
전시 3부는 고대 이집트의 사후세계관에 초점을 맞췄다. ‘아멘호테프의 관’을 포함해 고대 이집트 고위층의 목관 10점이 둥근 원을 그리며 세워진 모습이 인상적이다. 사후세계로 가는 관문에서 망자가 난관을 극복하는 주술을 적은 파피루스 ‘사자의 서’ 6점과 시신이 훼손되지 않길 바라며 만든 ‘제드 기둥 부적’은 고대 이집트인이 사후세계를 위해 얼마나 열심히 준비했는지 보여준다. 곽 소장은 “함께 묻힌 일꾼 조각상 샤브티도 눈여겨봐야 한다”며 “사후세계에 입성한 이가 편히 쉬도록 400점이 넘는 샤브티를 묻는 관습이 있었다”고 했다.
치유를 상징하는 ‘와제트의 눈 부적’은 시신을 붕대로 감싸기 전 위에 올려둬 미라가 오랜 시간 동안 보존되기를 기원했다. ⓒ Rijksmuseum van Oudheden
4부에선 이집트 유물과 현대 기술이 만난다. 네덜란드 국립 고고학박물관은 1850년대부터 과학기술의 발전을 기다리며 미라를 보존해 왔다. 헬베르테인 크뤼도프 학예연구사는 “유물을 훼손하지 않고 보존한 과거의 결단 덕에 미라의 붕대를 풀지 않고도 오늘날 CT로 여러 비밀을 풀 수 있었다”며 “이번 전시에서 사람 미라 5구를 2018년 촬영한 자료를 공개했다”고 밝혔다.
사후세계에서 영생을 갈망했던 고대 이집트인들. 수천 년의 시간이 흘러 이제는 사후세계에 대한 믿음도 바뀌었다. 크뤼도프 학예연구사는 “하지만 여전히 변하지 않는 가치도 있다”고 강조했다.
“가슴 한구석에 선악의 무게를 재는 저울을 둔 사람이 좋은 삶을 살 수 있다는 사실만은 변함이 없지 않을까요. 이번 전시를 통해 우리가 지금 좋은 삶을 살고 있는지 되돌아보길 바랍니다.”
샵티 조각상 (기원전 1292년∼기원전 1191년경·신왕국 시대)
고대 이집트인은 생전 열심히 살았던 사자(死者)가 사후세계에서는 편히 쉬기를 바랐습니다. 고대 이집트 유물 중에서 가장 흔하게 발견되는 작은 ‘샵티 조각상’은 저승에서 사자를 대신해 농사를 지어줄 일꾼을 상징합니다. 중왕국 시대부터 장례용품으로 사용한 이 조각은 유약을 바른 도기와 돌, 나무, 흙, 석회암 등 다채로운 재료로 만들었습니다. 무덤에는 365일 동안 사자를 대신할 일꾼뿐 아니라 이들을 감시할 중간관리자까지 한 번에 400점이 넘는 샵티 조각을 함께 묻곤 했습니다.
내년 3월 26일까지. 관람료: 유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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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동아일보 2022년 12월 16일(금) 이소연 기자/ 기사 중 이영일 사인이 들어간 사진은 2020년 국립중앙박물관 이집트전 전시 당시 이영일이 촬영하였음.
첫댓글 감사합니다
이집트 문화가 한국에 왔군요~
이슬람 문화가 세계 문명에 크고 중요한 영향을 주긴 했습니다. 요즘 기독교 문화권과 배타적 대립이 있어서 그렇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