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람은 가장 가까웠던 사람을 가장 잔인하게 파괴하려 할까. 같은 스승 아래 함께 공부했던 친구,
밤을 지새우며 같은 꿈을 꾸던 동료, 심지어 피를 나눈 형제까지.
서로의 생각과 약점을 누구보다 잘 아는 그들이 갈라서는 순간, 보통 원수보다 훨씬 더 지독하고
치열하게 물어뜯는다.
“네가 빛나면 내가 어두워진다. 하늘 아래 두 개의 태양은 없다.”
이것이 권력의 속성이자 재능의 저주이며, 인간 심리의 가장 어두운 본능이다. 특히 같은 스승 아래
비슷한 수준까지 오른 두 사람이 부딪힐 때, 그 생존 본능은 배로 강렬해진다.
<방연 vs 손빈>
전국시대, 귀곡자라는 스승 아래 두 젊은이가 함께 병법을 배웠다.
한 명은 야심 많고 출세욕 강한 위나라 출신의 방연이고 다른 한 명은 손자의 후손으로 천재적인
감각을 가진 제(齊)나라 출신의 손빈(孫臏)이다.
스승 귀곡자는 두 사람을 보며 예언했다. “너희 둘은 모두 대장군이 될 재목이다. 그러나 방연은
손빈 때문에 평생 편치 못할 것이고, 손빈은 방연 때문에 큰 고난을 겪을 것이다.”
처음엔 둘도 없는 친구였다. 같은 방에서 자고, 같은 책을 읽으며 밤을 지새웠다. 손빈의 재능이 조금
더 뛰어나다는 걸 방연도 인정했다. 하지만 그 인정 속에 시기와 질투가 스며들기 시작했다.
방연이 먼저 위나라로 출사해 대장군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마음 한구석이 불편했다. "손빈이 있으면
내가 언제까지 1인자일 수 있겠는가?"
방연은 손빈에게 사람을 보내 달콤한 제안을 했다. “함께 위나라에서 출세하자. 내가 대장군이니 네가
오면 좋은 자리를 마련해 주겠다.”
손빈은 순진하게도 그 말을 믿고 위나라로 갔다. 하지만 도착한 순간부터 방연의 태도가 미묘하게
달라졌다.
손빈의 전략을 들을 때마다 가슴이 서늘해졌다. 방연은 속으로 결심했다. ‘이자를 그냥 둘 수 없다.’
방연은 함정을 팠다.
손빈이 제나라와 내통해 위나라를 배신하려 한다는 가짜 편지를 조작해 위왕에게 올렸다. 위왕은
대노했다. 손빈은 순식간에 체포되어 극형에 처해졌다.
양쪽 무릎 뼈를 도려내는 ‘빈형(臏刑)’과 얼굴에 ‘반역자’라는 낙인을 새기는 형벌을 받았다. 방연은
손빈을 돼지우리에 가두고 사람들에게 “저 반역자를 구경하라”고까지 했다.
방연은 손빈을 찾아와 말했다. “네가 이렇게 된 게 안타깝다. 대신 네가 아는 병법을 책으로 써서
남기면, 목숨만은 살려주마.”
손빈은 방연의 진짜 속셈을 꿰뚫었다. ‘책을 다 쓰면 나를 죽일 작정이구나.’ 그날부터 손빈은 완전히
미친 척하며 탈출의 기회를 노렸다.
감시의 눈이 느슨해진 가운데 얼마 후 제나라 사신이 위나라를 방문하자, 사신에게 구조를 요청했다.
제나라 사신은 그를 몰래 빼내어 수레 바닥에 숨겨 제나라로 데려갔다.
제나라에 도착한 손빈은 장군 전기(田忌)의 식객이 되었고, 곧 군사 고문으로 발탁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두 번의 대승으로 방연에게 복수를 완성한다.
첫 번째는 계릉전투(桂陵之戰)였다. 위나라가 조나라 수도 한단을 포위하자, 대부분의 장수들은
“조나라로 바로 달려가 함께 싸우자”고 했지만, 손빈은 역발상의 계책을 내놓았다.
조나라를 직접 구하는 것이 아니라, 위나라 수도 대량을 공격하는 것이었다. 그러면 방연은 조나라
포위를 풀고 급히 본국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때 계릉에서 매복해 기다리다 철수하는 위군을 치는게 그 유명한 '위위구조(圍魏救趙)' 위나라를
포위하여 조나라를 구하는 계책이다.
제나라 군이 위나라 수도를 향해 진격하자, 방연은 당황해 조나라 포위를 풀고 급히 회군했다.
손빈은 이미 완벽한 매복을 끝낸 상태. 위군이 지나가는 순간 들이쳐 대승을 거두었다.
그러나 손빈은 아직 만족하지 않았다. 두 번째이자 결정적인 마릉 전투(馬陵之戰)에서
그는 방연의 성격을 완벽하게 읽고 치명적인 함정을 팠다.
손빈은 제나라 군의 행군 속도를 일부러 느리게 조절했다. 매일 밤 진지를 세울 때 솥을 거는
아궁이의 개수를 점점 줄였다.
첫째 날 10만 개 → 둘째 날 5만 개 → 셋째 날 3만 개… 방연의 정찰병이 이 상황을 보고했다.
이는 실제 병력 규모를 가늠하는 지표였기에, 방연은 이를 병사들의 탈영으로 오해했다.
방연은 기뻐하며 손빈을 끝장내겠다는 각오로 무리하게 추격했다. 전군을 독려하며 밤낮없이 추격했다.
손빈은 정확히 계산한 대로 마릉(馬陵)이라는 좁은 협곡에 도착했다. 그곳에 큰 나무 하나를 골라
껍질을 벗기고, 하얀 속살에 “龐涓死於此樹之下(방연은 이 나무 아래서 죽는다)”라고 크게 새겼다.
밤이 깊어지자 방연의 선봉대가 그 나무 앞에 도착했다. 글씨가 희미하게 보이자 방연은 직접
횃불을 밝히며 가까이 다가갔다. “이게… 손빈의 필체인가?”
그 순간, 협곡 양쪽 절벽에서 수만 발의 화살이 비처럼 쏟아졌다. 횃불 때문에 완전히 노출된
위나라 대군은 그 자리에서 거의 전멸했고 방연은 자결했다.
방연과 손빈. 한때 같은 스승 아래 웃고 울던 동문은 결국 서로를 파괴했다. 한 사람은 죽고, 한 사람은 불구가
되었지만, 그 싸움은 병법사의 전설이 되었다.
권력과 재능의 저주는 인간을 원수로 만든다.
그러나 손빈은 불구의 몸이 되었으나 지략으로 승리하며, “신체는 구속되었으나 정신은 자유롭다”는 진리를
증명했다. 하늘 아래 두 개의 태양은, 결국 피비린내를 풍기며 하나만 남을 수밖에 없었다.
첫댓글 이내용은 춘추전국시대
대표적인 실화입니다.
이사가 한비자를
죽이는거와 비슷
하지요.그러나
이사도 조고한테
개죽음을 당합니다.
사필귀정.
특히 카페에 남
잘나가는것
체를 한다니커니
척을 한다면서
남 잘난 꼴
두눈 뜨고 못보는
인간들 좀 있습니다.
공자왈 맹자왈 하면서
제꼴 못챙기는 인간들
느끼합니다.
쥐뿔도 모르고
얄팍한 상식으로
디지게 아는척을
이중화법으로
돌리면서 하는사람들이
삼체라고 하는겁니다.
아는척을 하는데
머리에 든건 한정되어
있고 있는척은 하는데
돈은 없고 잘난척은
하는데 빈껍데기
라는겁니다.
공감합니다.
역사 속 시기와 질투는 결국 부메랑처럼 돌아와
파국으로 끝나곤 합니다.
이를 피하려면 남의 장점을 인정하고 부족함은 포용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고견 감사합니다. 역삼남님.
하하하 우와 두사람의
흥미진진
인간관계 시원 통쾌 하게
잘 경청했습니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사람 인간관계
적이 되거나 배신자는
나를 잘 아는 사람이지
모르는 사람은
적이 될수 없고
배신자도 될수 없습니다
시기질투도
나를 아는 사람이지
나를 모르는사람은
시기질투할수
없지요
예로
사촌이 땅사면 배아프다
껄껄껄
어찌되든
사람 인간이 죽어서
저승까지
가져가는것은 딱하나
돈도 금도 명예도 아니고
시기질투입니다
남 잘 되는것 못 보고
시기질투 모함 음해 이간질 유언비어
이하등등
속좁고 생각짧은 어리석은
열등 인간 소인배들 많어요
껄껄껄
사람 인간 관계 너무 믿고
가까이 하면
나중에 뒤통수 맞고
이용 당하고
배신 당한다
왜이유
사람속 본성 본색은 깊숙이
숨겨있고 어떤 급한 위기상황 이나
경제적 금전 이해관계 에서는
본색이 드러난다
그래서 관계는 불가근 불가원
중용 중도를 지키며 원만한 관계가
좋습니다
추가로
뛰어난 빼어난 탁월한
글솜씨 하고
인성 인격 품성 품격
큰대인 자질은
전혀 별개 입니다
사람 인간관계
역사 인물 2사람
훌륭한 글 수고하셨습니다
마음에 듬니다 감사함니다
하하하ㅡ
맞습니다. 가까운 관계일수록
시기·질투와 배신이 생기기 쉽지요.
그래서 불가근 불가원, 중용의 태도가 결국 지혜로운
인간관계의 길이라 생각됩니다.
겉치레보다 인성·품격이 진짜 사람됨을 가늠하는 기준이란
말씀에 공감합니다. 감사합니다. 기만 용용님.
인간의 최상급 속성입니다.
잘날 수록 속성이 강하지요.
잘나지 아니함으로 편인히 천수를 다 하는 편이 나을듯합니다.
그리 잘난 두 친구
결국은 고생만하고 하나는 죽고 하나는 병신이 됩니다.
후대까지 흥미유발사건이 되지요.
중용
평범속에 비범이 있지요.
인간은 편안하게 천수를 다 하는 것이
젤 아닐까요?
그렇습니다.
남의 시기, 질투를 덜 받을려면
자신의 실력을 전부 드러내지 말고
3할은 감추라는 말이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시니방장님.
재능이 저주가 되고 우정이 증오가 되는 역사의 한 장면을
덕분에 아주 세밀하게 들여다보았습니다.
결국 승자는 한 명 뿐이었지만,
그 과정에서 잃어버린 것들을 생각하면
전쟁과 권력의 허망함도 느껴지네요.
긴박감 넘치는 역사 이야기 공유해주셔서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공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같은 시공간인에 두명의 천재가 있을때 일어날 수 밖에
없는 숙명같은 것이기도 합니다.
감사합니다. 도빈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