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김동욱이란 이름 앞에 왜 JK가 붙는지가 처음부터 궁금했었다.
그러나 그 '미련한 사랑'이란 노래를 그렇게 좋아라 했어도 이번에서야 처음 찾아봤다. 네이버에서.
그건 안쓸란다. 각자 찾아보기를 권장하는 꼼수 좀 부리고 싶어서.
어쨌든 의령에 그 'JK김동욱'이가 왔다. 처음 포스터를 보고 9월의 마지막 날임을 알고
친구들과 조합을 꾸릴 결심을 하였다.
주위 사람들 몇몇에게 JK김동욱이 의령에 온다고 하니, 곧바로 '의령 대단하다'로 직결되었다. 괜히 뿌듯했다.
갑자기 내가 왜 연예인 온다는 자랑을 하고 있나 하며 깜짝 생각이 들었다.
이 나이에 연예인 온다는 것에 설레고 그에 관심이 있어 검색까지 하다니... 갑자기 옛날 생각이 났다.
중학교 땐 '헐리우드 키드'의 대표적인 존재였다.
영화배우는 물론이요, 중요한 영화사나 영화감독 등 모조리 알아야 했다. 특히 알프레드 히치콕 광신도처럼 굴었다.
그 시대 친구들 사이에서 나는 '스크린'으로 통했고, 초기 무성영화에서부터 그 시대의 나스타샤 킨스키까지..
웬만한 배우들의 출연작 외우느라 공부는 항상 뒷전이었다. 그게 도대체 뭐라고..... ^^
어른이 되어가면서 특히 아이 낳아 키울 때엔 갑자기 그 모든 것들이 빠르게 식어갔다.
타오르던 게 너무 강했는지 식는 속도도 무지하게 빨랐다.
서서히 TV 보는 횟수도 줄어드는 것을 느꼈다. 1년에 드라마 한 두 편 보는 정도?
그러나 유독 한 가지 찾아보는 게 있었다. '불후의 명곡'이란 프로그램이다.
솔직히 그 프로 보게 된 건 '알리'란 가수를 우연히 본 뒤였다.
그런 가수가 있는 줄도 몰랐는데, 양인자 김희갑을 초대해놓고 그가 '킬리만자로의 표범'을 부른 것이었다.
그때 양인자가 한 평, '숨이 멎는 줄 알았다. 아니 숨이 멎었네.'였다. 나도 그랬다.
정말이지 숨 한번 제대로 못쉴 만큼 몰입하고 보았던 거의 유일한 노래였다.
조용필을 잊게 할 정도라면 말 다하지 않았을까. 우리나라에 저런 가수가 있었구나.
솔직히 외모도 국적불명처럼 생긴 듯하고, 목소리 톤이나 모든 것에서 '센' 한 방이 있었다.
일반 가수처럼 부르는 게 아니라 시작부터 나는 프로야, 라고 하듯 발성부터가 달랐다.
그래서 '알리' 보는 재미로 '불후의 명곡'을 즐겨 보게 되었다. 깨알 같은 재미도 있었다.
그러다 어느 날, JK김동욱이 나타났다.
미리 말하건데, 그날 그가 첫 등장하며 부른 노래는 내가 꼽은 베스트5에 들 정도로 대단한 무대였다.
알리 보다가, 너무 잘해서 오는 살짝 심드렁해짐 현상? 그럴 때에 그가 나타난 것이었다.
그의 색다른 등장, 색다른 편곡.
무엇보다 완전히 자기화해서 부른 '백만송이 장미'는 또 한번 전율을 안겼다.
그는 심수봉의 창법을 완전히 남자화해서 불러버렸다. 원곡의 존재감을 해치지 않으면서 그 존재를 잊게 만들었다고 해야 할까.
그날 이후 JK김동욱이 뭐 부르나 하면서 보게 되었다.
그 노래.. 백만송이 장미꽃잎이 흩뿌려질 때, 절규하듯 부르는 마지막 장면은 정말 압권이었다.
그리고 첫 소절, 그토록 굵고 낮은 음이 동굴 속에서 울려나듯이 쓰윽 기어나올 때 정말 오싹했다.
누군가 마음 어디가 아파 괴로워하고 있다면 그런 노래가 위로일 것 같았다.
오늘 그 가수를 만나기 위해 84통의 전화 시도라는 지구전 끝에 지푸라기 하나 겨우 잡았다. 내 친구가.
얼마나 행운이냐면, 그게 마지막 티켓이었단다. 아찔했다.
세상에 나처럼 그를 좋아하는 사람이 이렇게나 많은 거야? 하며 놀랐다.
오늘 가서 보고서야 그걸 짐작할 수 있었다.
어떤 이는 300통 했으나 구하지 못했다는 이도 있었다.
쓰러지지 않고 마지막 84번째 만에 기적적으로 건진 내 친구가 정말 대단했음을 비로소 실감했다.
그렇게 JK김동욱, 마성의 노래를 듣고 왔다.
그가 의령에 와서 제대로 알고 가지 못하는 게 왠지 찜찜했고, 망개떡도 주최측에서(?) 안먹였구나 싶어 괜히 걸렸다.
그 무엇보다 간신히 구한 티켓답게 구석진 자리 앉은 덕분에 그가 오만 아줌마들 일일이 손 잡아주는 걸,
그 축에도 끼이지 못하고 만 것이 아쉬워 죽을 것만 같았다.
잽싸게 나도 좀 잡아주라 하고 싶었으나, 또 막상 잡으면 부끄러워서 어쩌려고? 미리 염려씩이나 하면서, 에유~ 접었다.
그래도 스스로 티켓파워도 별로라 말하고, 잘생겼다는 멘트에도 거짓말하지 말란듯이 반응을 보이는 그는 충분히 매력있었다.
난생 처음 의령에 온, 좀 널리 알려진 가수 JK김동욱. 구경 한번 잘했다.
첫댓글 김동욱의 '백만송이 장미'는 모든 여자들의 가슴을 후볐을 것이다. '미련한 사랑'이란 노래는 황신혜가 주인공으로 열연했던 드라마 주제곡 아니었던가? 그 노래 듣고 나도 사랑을 하고 있는 여자 주인공인 줄 착각?까지 했던 노래... 그런 김동욱이 의령에 왔단 말이지? 인선이가 보았단 말이지? 좋아 죽을 뻔 했겠구나. 손을 잡아 주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에도 정신차리고 돌아와서 다행이다.^^
좋아 죽었겠구나~~ 하여튼 여자들이란 쯧쯧~~~~
'위기의 주부'가 그때 참 인기였어요.
황신혜 상대가 신성우였는데, 저는 신성우가 부르는 줄 알았어요.
또 '조폭마누라' ost였던 '편지'란 노래도 있었는데, 어젠 그걸 안부르데요.
하여간 김동욱에겐 좀 다른 매력이 있었네요.
백만송이 장미 함 들어봐야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