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 조기 사망 위험 35% 높아… 핵심 요인은 ‘소득·고립’
혼자 사는 생활이 건강과 수명에 미치는 영향을 수치로 확인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과 영국 인구 약 300만 명을 장기간 추적한 분석에서 1인 가구는 다인 가구보다 조기 사망 위험이 분명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생활습관 관리 여부에 따라 그 격차가 달라진다는 점도 함께 확인됐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한국과 영국의 보건·바이오 데이터를 활용해 가구 형태와 사망 위험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를 국제 학술지 ‘메이요 클리닉 프로시딩(Mayo Clinic Proceedings)’에 게재했다고 1일 밝혔다.
윤재승·이준엽·이승환·한경도 공동연구팀은 2006년부터 2021년까지 약 15년 동안 한국인 244만 명과 영국인 50만 명의 건강 정보를 추적 관찰했다.
분석 결과, 1인 가구의 사망 위험은 두 나라 모두에서 높게 나타났다. 전체 사망 위험은 한국 1인 가구가 다인 가구보다 25%, 영국은 23% 높았다. 65세 이전 사망을 의미하는 조기 사망 위험은 한국에서 35%, 영국에서는 43%까지 증가했다. 연구진은 1인 가구 상태가 5년 이상 지속될 경우 이러한 위험이 더 커지는 경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사망 위험에 영향을 미친 요인은 경제·사회적 여건과 생활습관 전반에 걸쳐 있었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요소는 소득 수준으로, 전체 사망 위험 요인의 42.3%를 설명했다. 이어 사회적 박탈 지수 25.9%, 흡연 14.8%, 고독감 10.9%, 우울 6.3% 순으로 나타났다. 질병 요인 가운데서는 심혈관질환이 사망과 가장 밀접한 관련을 보였다.
이러한 경향은 집단별로 차이를 보였다. 남성, 65세 미만 연령층, 저소득층에서 1인 가구의 사망 위험이 상대적으로 더 높았다. 특히 흡연하는 1인 가구의 경우 비흡연 다인 가구와 비교해 전체 사망 위험은 2.3배, 조기 사망 위험은 2.6배까지 증가했다. 생활 여건과 생활습관이 겹칠수록 위험이 누적되는 양상이다.
다만 같은 조건에서도 결과는 달라졌다. 비흡연과 절주, 규칙적인 운동 등 세 가지 건강 수칙을 모두 지킨 1인 가구는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전체 사망 위험이 57% 낮았고, 조기 사망 위험도 44% 감소했다. 건강한 생활습관의 효과는 다인 가구보다 1인 가구에서 더 크게 나타났다.
남재환 국립보건연구원장은 “1인 가구 증가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독거에 따른 사회적 고립과 생활습관 변화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수치로 확인한 연구”라고 설명했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이번 결과를 토대로 1인 가구, 특히 저소득층과 사회적 고립 계층을 대상으로 한 만성질환 예방과 사회적 지지 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관계 부처와 협력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