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사티 : Gymnopedie No 1 Flute And Piano - 엠 컬렉션음악을 들으려면원본보기를 클릭해주세요.
이안 선생님 평론집 <다 같이 돌자 동시 한 바퀴/문학동네>를 읽었다.
천천히 아껴가며 꼭꼭 씹어가며 읽었다.
99%의 믿음에 1%의 확신을 더할 수 있었다.
책을 읽으며 든 생각이 많았으나 그것들을 옮기려니 도무지 마땅한 말이 없어 쓰고 지우고를 반복하다... 떠오르는 이미지를 그림으로 그렸다.
탐식하던 시를 이제 조금은 여유롭게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쉽고 다정한 말로 토닥토닥 격려하며 이안 선생님 자신이 사랑하는 시의 세계를 보여준 이 책 덕분이다.
<다 같이 돌자 동시 한 바퀴>에 대해 얘기한 듯한 책 속 몇 구절을 인용하고 글을 마쳐야겠다.
마음은 이미 시의 손을 잡고 멀리 멀리 날아가고 있으니 껍데기만 남아 더 이상 글을 쓸 수가 없다.
'... 시적 대상에 접근하는 시인의 시각과 세계관이 작품의 성패에 얼마만큼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지를 유감없이 보여준다. 좋은 시는 이렇듯 독자로 하여금 한 단계 높은 차원에서 세계를 재인식하게끔 이끌어준다.(157쪽)'
'...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상황을 그대로 제시해 보여주거나 두 가지 갈등 상황을 시인의 주관적 개입 없이 맞세워 보임으로써, 독자 스스로 작품 속 상황과 마주서게 한다.(161쪽)'
'"니만 좋"다고, "니 맘에"만 든다고 좋은 작품이 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이런 태도는 창작의 세계에서 경계해야 마땅한 것이다. 그렇긴 하지만, "니가 쓰고 싶은 걸/ 니 맘대로" "니 말로" "눈치" 보지 않고 끝까지 쓰는 건, 창작자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덕목이다.(179쪽)'
'즉 시인은 문제가 될 만한 사안의 경우에는 사태의 단면을 그래도 보여주지 않는다. 그 대신 하나의 사태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떠한 결말에 이르게 되는지를, 서사적 기법을 통해 보여준다. ... 한 가지 사태의 전말을 온전히 조망할 수 있는 안목을 길러줄 수 있다.(20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