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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정] 13
#1. 병원정원 벤치 (12회 마지막씬)
찬석과 나란히 앉은 세진.
세 진 : .....차라리 죽는 게 낫겠어요.
찬 석 : (보는)
세 진 : 차라리 죽을래요. 강현기씨 찾지 마세요. 부탁이예요. 그 사람 찾지 말아요.
백프로 맞는 것도 아니라는데...나 때문에 그 사람 찾지 말아요.
찬 석 : .....세진씨.
세 진 : (일어선다) 치료 포기하겠어요...난 백프로 승산이 없는 게임은 안 해요. 그동안 고마웠습니다. (돌아서려는데)
찬 석 : (세진의 어깨를 확 돌려 세운다. 몹시 화가 나 있다. 눈에 물기마저 도는)
세 진 : (담담하게 포기한듯...눈물이 그렁해서 보다가 다시 손을 떼내고 가려는데)
찬 석 : (다시 세진의 어깨를 잡더니 그대로 키스해버린다)
#2. 병원앞 길
세진, 멍하게 넋이 나간 표정으로 털레털레 걸어간다. 당혹스럽고 혼란스럽다.
저 뒤 멀리로 벤치에 앉아 있는 찬석의 모습 아득하게 보인다.
#3. 병원 벤치
찬석, 역시 얼굴을 부비며 멍한 표정으로 앉아 있다. 세진에게 키스했던 자신의 행동이 스스로도 몹시 당혹스럽다.
이때, 선배, 찬석에게 다가온다.
선 배 : (찬석을 살피며) 한세진이 어디갔냐?
찬 석 : (멍한)
선 배 : 이 찬석!
찬 석 : (그제야 선배를 본다)
선 배 : 표정이 왜 그래? 뭔 일 있었냐?
찬 석 : (손바닥으로 얼굴을 쓴다)
선 배 : (의아하게 보는데)
찬 석 : ....(선배 보지 않고) ...내가... 정신 나간 놈 같애요?
선 배 : ?
찬 석 : (선배 담담하게 보며) 전문가 입장에서 보기에 어때요? 내가...미친 놈 같애요?
선 배 : (피식 웃으며 벤치에 앉으며) 미친 놈이지.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애인을 두구, 지가 쫓는 범죄자 여동생한테 돌아가지구...
너처럼 돈 녀석한텐 약도 없어야.
찬 석 : ......
선 배 : 그나저나 걱정이다. 한 세진이가 아주 완강하던데....환자가 포기한 싸움은 해보나 마난데..
찬 석 : (날카롭게 O.L.) 포기는 누가 포기했다 그래요?!! 의사라는 사람이 그 따위 말밖에 못해요?!
선 배 : (당혹스럽게 보는)
찬 석 : (벌떡 일어서며) 포기라는 말 한번만 더 입밖으로 내면 선배구 뭐구 없어요!
세진씬 내가 살려요! 무슨 짓을 해서든 내가 살려요!
선 배 : ......
찬 석 : (감정을 가라 앉히려 애쓰며) 세진씨 다시 잡아오께요. 할 수 있는 방법, 모조리 다 동원해보자구요.
혹시 내 거라도 줄 수 없는지 나도 검사 다시 해줘요. (발걸음 돌려간다)
선 배 : .....(보는...씁쓸한)
찬 석 : .......(가다가 선배를 다시 돌아보고, 무뚝뚝하게) 선배 은혜 안 잊어요.
세진씨만 살려준다면 선배 은혜 죽어서도 안 잊어요. (다시 돌아서서 간다)
#4. 세진집 대문앞
세진, 걸어올라와서 대문앞 담벼락에 등을 기대고 선다.
한동안 그렇게 서서 생각 정리하고 심호흡하고, 안으로 들어간다.
#5. 세진방
세진, 짐가방 꺼내서 옷가지들 챙겨 넣고 있다. 다 싼 짐가방 옆에다 두고 책상위에 올려져 있는 편지 봉투를 본다.
편지봉투 겉면에 “사랑하는 엄마에게” 라고 적혀 있다.
세진, 가족 사진을 액자에서 빼내어 수첩에다 소중하게 끼워 넣는다.
#6. 길
세진, 짐가방을 들고 걸어간다. 그 위로 들리는.
세 진(E) : 엄마...나 잠깐 여행 좀 다녀와요....세진이 잠깐 없더라두 식사 잘하구 건강하게 계세요. 사랑해, 엄마.
세진, 걸음을 재촉해서 간다.
세진, 골목을 돌아서 사라지고 나면, 반대편에서 나타나는 찬석의 차. 찬석, 차를 몰아 세진집쪽으로 간다.
#7. 세진집 근처
찬석의 차, 와서 멎고, 찬석, 차에서 내리는데.
이때, 세진집 대문 열리고, “세진아!” 부르며 창백한 표정으로 뛰어나오는 수미. 수미의 손엔 세진이 쓴 편지 봉투 들려 있다.
찬석, 당황한 표정으로 수미를 보고, 두 사람 시선이 마주친다.
수 미 : (거의 울듯한 표정으로, 찬석에게) 세진이 못 봤어요? 우리 세진이 못 보셨어요?
찬 석 : (수미가 든 편지 봉투를 채서 들어 본다. 기가 막히고, 허탈해지는 표정)
#8. 버스 정류장
세진, 정류장 의자에 앉아 있다. 저 앞으로 버스가 오는 것이 보인다.
세진, 잠깐 생각하다가 버스에 타기 위해 몸을 일으킨다.
#9. 암자 마당 (호숙 마을, 현기가 있는)
현기, 빗자루로 마당을 쓸고 있다. 이때, 저편에서 미자, 울먹이며 뛰어 올라온다.
미 자 : 오빠...오빠...
현 기 : (보는)
미 자 : (현기에게 오더니 현기를 와락 안으며 울음을 터뜨린다)
현 기 : 왜 그래? 무슨 일이야?
미 자 : 어떡해요, 오빠...우리 인제 어떡해요?
현 기 : (몸을 낮춰 앉아 눈높이 맞추며 미자 눈물을 닦아주며) 무슨 일인데?
미 자 : 우리...이사 갈지도 몰라요, 오빠.
현 기 : (당황하는)
미 자 : 아빠가...엄마랑 나 데리구 고향으로 다시 내려 갈거래요. 어떡해요?
현 기 : ......(표정)
#10. 호숙 가게앞
“가게 세놈”이라고 씌여진 종이를 가게 유리창에 붙이고 있는 정태. 호숙, 허탈하게 보고 있다.
정 태 : 당장 팔리긴 어렵대니까 여긴 일단 세를 놓고... (호숙 돌아보며) 넌 오늘 당장 미자 학교 가서 전학 수속부터 해라.
호 숙 : (허탈한)
정 태 : 대답 안해? 사람 말 안 들려?
호 숙 : (“가게 세놈”이라는 종이를 다시 떼어내며) 내는 죽어도 여게서 죽을낍니더. 당신 따라 안 가예.
정 태 : (기가 막혀 어흐,어흐 어쩔 줄 몰라하며) 너 뭐 잘못 먹었냐?
호 숙 : (순한 느낌으로) 당신 말대로 내는 개, 돼지가 아이고 사람입니더... 당신한테 얻어 맞는기 겁나서 지금꺼지
당신 하자카는대로 해달라 카는대로 끌리 살아왔지만...은자 그리 살기 싫어예. 내도 사람답게 인간답게 살고 싶어예.
정 태 : 이게에.. (호숙을 후려친다)
호 숙 : (짧게 비명 지르며 그대로 쓰러진다)
현기, 저편에서 오다가 호숙과 정태를 보고 표정이 굳는다.
정 태 : (호숙의 멱살을 잡으며) 사람답게? 인간답게?...내가 니 속셈 모를 줄 아냐? 너 그 놈한테 도망갈려구 그러지?
나 떼내구 그 놈한테 도망갈려구 그러는 거 내가 다 알어.
호 숙 : (고개 젓는) 그런 생각 안합니더. 내가 무슨 자격으로 그런 생각을 해예? 결혼까지 해서 자식꺼지 딸린 년이
무슨 면목으로 그런 마음을 묵어예? 그 아저씨는예, 내 겉은 거는 감히 바라볼 수도 없는 훌륭하고 좋은 사람입니더.
정 태 : 이게, 이게 아주 오늘 사람 염장에 폭탄을 터뜨리네... (호숙의 멱살 을 잡고 안으로 끌고 들어가려하며)
따라와. 너 오늘 나한테 죽었다. 따라와.
#11. 가게안
정태, 호숙을 가게안으로 끌고 들어온다.
현 기(E) : 그 손 놓으세요.
호숙, 흠칫하며 소리나는 쪽을 돌아본다. 정태도 돌아본다.
현기, 서늘한 표정으로 서 있다.
현 기 : (가게안으로 들어오며) 어서 그 손 놓으세요.
호 숙 : (기함을 하는)
정 태 : (이를 갈 듯 보며) 이게 누구야?
현 기 : (말없이 가서 호숙의 멱살을 잡고 있는 정태의 손을 떼어낸다)
정 태 : 이 자식이.. (하며 현기를 향해 주먹을 날리는데)
현 기 : (정태의 주먹을 피하며 정태를 향해 힘껏 주먹을 날려 버린다)
정 태 : (뒤로 벌렁 넘어진다. 입가가 터져 피가 흐른다)
호 숙 : (비명 지르는) 미자 아버지.
현 기 : (굳은 표정으로 노려 보고 있는)
정 태 : (자기 얼굴을 손바닥으로 만지다가 피가 나는 보고 울상이 되어) 이게 뭐야...피..피네...이 자식이...
(하며 현기에게 달려드는데)
현기, 정태를 다시 후려치고, 정태, 다시 뒤로 벌렁 넘어진다.
현기, 넘어진 정태를 인정사정없이 들고 차며 공격하다가 죽일 듯 목을 조르는데....
호숙, 현기를 말리며 잡는다.
호 숙 : 그만 하이소, 그만 해예....그 손 놓으이소, 제발.
현 기 : (그대로 손에 힘 주고 있고)
정 태 : (숨이 차서 헉헉거리고) 살려 주세요...살려...주세요. 형님.
현 기 : (더욱 세게 멱살 잡은 손에 힘을 준다)
호 숙 : (눈가 그렁해져) 아저씨예...그만 하이소, 제발...이 사람 우리 미자 아버집니더. 그만 하이소. 그만 하이소!!
현 기 : (그제야 멱살을 잡았던 손에 힘이 풀린다)
정 태 : (숨을 헐떡거리며 현기를 두렵게 본다. 보통 놈이 아니다 싶다..눈치 보는데)
호 숙 : (눈물이 툭 흐른다)
현 기 : (숨을 몰아쉬며 호숙을 본다)
호 숙 : (시선을 돌리며 손등으로 눈물을 훔치는데)
현 기 : (호숙의 손을 잡더니 끌고 나간다)
호 숙 : (당황하면서 끌려 나가고)
정 태 : 아니.....저...
#12. 호숙 가게앞
현기, 호숙의 손을 꼭 그러잡고 굳은 표정으로 걸어간다. 호숙, 당황하지만, 어쩔수 없이 끌려 가고.
정태, 가게에서 나와 분을 풀지 못하고 식식거리며 가는 두 사람을 노려 본다.
#13. 바닷가
호숙의 손을 잡고 끌고 오던 현기, 바닷가 근처에 다다르자 호숙의 손을 놓아준다.
호 숙 : 와 그랬어예? 와 쓸데없는 짓을 했어예? 사람들이 아저씨 얼굴 알아보모 우짤라꼬, 들키기라도 하모 우짤라꼬 그랬어예?
현 기 : (그대로 바다만 응시하고 있다)
호 숙 : (무너지듯 힘없이 주저 앉는다)
현기, 그런 호숙을 보다가 답답한 표정으로 다시 바다를 본다.
#14. 외포리 (강화도) 선착장앞
세진, 선착장 앞에서 배를 타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배에서 사람들 내리고, 세진, 배에 올라탄다.
#15. 외포리 근처 도로 / 찬석 차안
찬석, 차를 운전해서 가고 있다. 그 위로 들리는.
수 미(E) : 세진이 아버지가 살아 계실 때 세진일 데리구 자주 갔던 데가 있어요. 힘든 일만 생기면 그 섬에 가서 며칠씩
있다 오곤 했는데....우리 세진이한테 무슨 일이 생긴 거예요? 이런 일 한번도 없었는데, 대체 무슨 일이 생긴거예요?
찬석, 푸후 한숨 내뱉고, 속력을 더 밟는다.
#16. 외포리 선착장
세진이 탄 배, 떠나기 위해 닻줄을 올리고 있다. 배안에 탄 세진, 먼바다를 보고 있다.
이때, 선착장 앞으로 와서 멎는 찬석의 차. 찬석, 차에서 내려 급하게 배가 있는 쪽으로 간다.
찬 석 : 잠깐만요! 스톱! 스톱!! (세진이 탔다는 것은 모른다)
세 진 : (생각에 잠겨 있느라 찬석의 소리 듣지 못한다)
찬석의 소리에도 아랑곳 없이 뱃고동을 울리며 배, 떠나간다.
찬석, 젠장!하는 표정 지으며 신발로 바닥을 툭 찬다. 이때, 찬석의 핸드폰 울린다.
찬 석 : (핸드폰 받으며) 네, 이 찬석입니다...(표정 싸늘하게 굳어지며) 뭐라구요? (기가 막히는)
#17. 경찰서 마당
찬석, 차에서 내려 급하게 안으로 뛰어들어가는데, 하형사, 앞에 나와 서있다.
하형사 : 쯧쯧쯧....가지가지루 한다, 참. 가지 가지루 해.
찬 석 : (굳어서 보는데)
하형사 : 문선배가 널 상부에다 고발했대. 너 이번에 또 강현길 눈앞에서 놓쳤다매? 아니, 일부러 놓아줬다며?
죽구 싶어 빽을 써라 아주. 니가 무슨 자살 특공대냐?
찬 석 : (가볍게 한숨 뱉고 안으로 들어간다)
#18. 강력반 사무실
차반장, 골치 아픈 표정으로 머리를 감싸쥐고 앉아 있다.
문형사, 당당한 표정으로 앉아 있고, 백형사, 원망스럽게 문형사를 보고 있다.
찬석, 들어온다.
찬 석 : 반장님.
차반장 : (찬석을 보고 한숨 뱉고) 청문 감사관실에서 너한테 조사할 게 있단다.
찬 석 : (문형사를 본다)
문형사 : (눈도 꿈쩍 않고 당당한 표정 짓고 있는)
차반장 : 그 전에 내가 널 좀 취조해야겠어. (일어나며) 따라와. (앞서 나간다)
찬 석 : (문형사를 서늘하게 보다가 따라 나간다)
백형사 : (찬석 나가는 것 보고 심난한 표정 짓다가 문형사 보고) 꼭 이 방법밖에 없었냐?
문형사 : (사무적으로) 공은 공이고, 사는 삽니다.
백형사 : (표정)
#19. 취조실
찬석, 차반장앞에 앉아 있다.
차반장 : 강현길 이번에 또 놓아줬다는 게 사실이냐?
찬 석 : ......
차반장 : 사실이야?!
찬 석 : (대답 못하고)
차반장 : 니가 지금 얼마나 심각한 직무 유기를 범했는지 알고 있어? 왜 그랬어, 왜 그랬어, 자식아!!
찬 석 : .....저 지금 급하게 가볼데가 있습니다. 죄가 있다면 달게 받을테니까 잠깐만 좀 보내주십시오.
차반장 : 청문 감사관실에선 니가 강현기를 놔주는 조건으로 대가성 뇌물이라도 받은 게 아닌가 너, 그리고 느이아버지
은행 계좌까지 압수수색하겠다고 하더라.
찬 석 : (기가 막힌다)
차반장 : (알지만 괜히 긁는) 문형사 추측대루 느이들끼리 모종의 뒷거래라도 있었던 거 아냐?
찬 석 : ....마음대로 생각하십시오.
차반장 : (테이블을 탕 치며) 이 찬석!!
찬 석 : 제발 보내주세요. 반장님 생각하시고 싶은 대로 생각하시고, 저 좀 보내주십시오.
차반장 : (날카롭게 보며) 강현기 지금 어딨냐?
찬 석 : (미칠 것 같은) 나도 그 놈을 찾고 있습니다. 누구보다 절실하게 나두 강현길 찾고 있다구요!!
#20. 석모도 방갈로 (황토마을 정도)
세진, 방갈로 앞으로 걸어온다. 주변을 휘 둘러본다.
이때, 주인, 나오다가 세진을 발견하고.
주 인 : 아이구, 이게 누구신가?
세 진 : (환하게 웃으며) 안녕하세요, 아저씨! 그동안 잘 계셨어요?
#21. 방갈로 방
아담하게 꾸며진 온돌방...한쪽에 낚시 도구 놓여 있다.
세진, 방안으로 들어선다. 주인, 뒤따라 들어서며.
주 인 : 저 낚싯대 지난번에 아버님이 잊어버리고 두고 가셨던 거예요.
세 진 : ......
주 인 : 그럼 편히 쉬어요. (하고 나간다)
세 진 : 고맙습니다. (주인에게 인사하고 낚시 도구 있는 쪽으로 가서 낚시 도구를 가만히 품안에 안는다. 울컥하는 표정)
낚시대를 가만히 안고 있던 세진, 다시 온몸을 엄습하는 현기증과 통증을 느낀다.
얼굴에 식은 땀이 가득해서 인상 찌푸리며 방바닥에 쓰러지듯 눕는다.
#22. 바닷가 (호숙 마을)
노을녘. 현기와 호숙, 바다를 보며 나란히 앉아 있다.
호 숙 : 들어가 봐야 겠어예. 우리 미자가 내 찾아서 난리가 났을낀데. (현기보다가 발걸음 돌려서 간다)
현 기 : (호숙을 보지만 잡지도 못하는)
#23. 호숙집 앞
호숙, 털레털레 걸어온다. 차마 들어가지는 못하고 서성거리는데, 미자, 저 편에서 호숙을 발견하고 뛰어온다.
미 자 : 엄마..엄마..
호 숙 : (돌아보는)
미 자 : 어디 갔었어? 얼마나 찾아 다녔는데...
호 숙 : ..(걱정돼서) 느그 아부지 어데 갔노?
미 자 : 파출소.
호 숙 : (놀라는)
미 자 : 엄마랑 현기오빠랑 파출소에 신고해서 감방에다 가둬 버릴거라구 그랬어. 어떡해, 엄마?
호 숙 : (안색이 창백해지는)
#24. 파출소안
정태, 순경앞에 앉아 있다.
정 태 : 이것 봐요, 내 얼굴에 여기 멍든거 보이죠? 입술가 터진거 보이죠? 그 용필인가 하는 놈이 날 이렇게 개패듯이 팼다니까요.
그 놈이 내 마누라를 꼬셔가지구 나 없는새 룰루랄라 아주 만리장성을 쌓았나 본데...이 년놈들이 보니까 보통 관계가
아니예요... (순경앞 으로 몸을 쭈욱 빼며) 이것들 간통으로 잡아 넣을 수 있는 거죠, 순경님?
아, 용필이 그 놈은 폭력 혐의도 추갑니다.
#25. 파출소밖
정태, 툴툴거리며 나온다.
정 태 : 물증 같은 소리하고 있네...그러니까 나한테 간통 현장을 잡아 오라 이거지? ...어딜 가서 그걸 잡냐, 근데?
그 자식한테 또 걸리면 뼈 도 못추리겠던데.
정태, 문득 고개 돌리다가 갸웃하는 표정 짓는다. 의아한 표정으로 발걸음 옮겨서 게시판쪽으로 간다.
게시판에 다른 용의자들의 전단 사이에 현기의 수배 전단(살인미수) 붙어 있다.
정태의 눈빛, 매섭게 빛난다.
#26. 호숙방
호숙, 걸레로 방을 훔치고 있는데, 정태, 빙글거리고 웃으며 들어선다.
호숙, 시선도 못들고 바들바들 떨며 움츠려 들어서 어쩔 줄 몰라하는데.
정 태 : (빙글거리고 웃으며) 그 놈 이름이 용필이가 아니구 강현기냐?
호 숙 : (안색 창백해져서 보는)
정 태 : 너 아주 간뎅이가 부었더라? 죄인을 숨겨주는 게 그게 얼마나 큰 죈 줄 아냐?
호 숙 : (정태앞에 무릎 꿇고 앉으며) 살리주이소...당신 하라카는대로 뭐든 지 다할테이까네...
당신이 가자카모 오데든지 갈테이까네...아저씨... 아저씨는 살리주이소. 살리주이소.
#27. 암자 마당
현기, 마당으로 들어서다가 문득 법당쪽을 본다.
#28. 법당안
현기, 향에 라이타불을 붙여 향을 피우고, 뒤로 물러나와 합장한다. 착잡한 표정으로 부처상을 응시하는.
#29. 방갈로방
세진, 온몸이 땀으로 젖어 심하게 앓고 있다.
#30. 취조실
찬석, 깍지 낀 두손을 이마에 댄 채 괴로운 표정으로 앉아 있다.
이때, 차반장, 들어선다. 찬석을 심난한 표정으로 보다가 어깨를 툭 친다.
차반장 : 일어나.
찬 석 : (보는)
차반장 : 앞으로 너한테 생기는 모든 불상사에 대해선 내가 모든 책임을 지기로 했다.
니가 다시 또 허튼 짓하면 내 모가지까지 같이 잘리는 거야. 참고해.
찬 석 : .....
차반장 : 그리고 앞으로 넌 강현기 건에서 손 떼. 내가 잘못 판단했다. 아 주 큰 실술했어, 내가.
찬 석 : 반장님.
차반장 : 너 대체 어떡하다 이렇게 됐냐? 그깟 여자애가 뭐라구, 어쩌다가 이렇게 됐어, 자식아!!
이 찬석이라는 놈, 이기적이구 괴팍하구, 차갑고, 냉정하고, 저 손해볼 짓은 죽어두 안하고...너 그런 놈 아니었냐?
찬 석 : ......(표정)
차반장 : 문형사랑 다들 같이 저녁 하기로 했다. 어쨋든 같이 가야할 동룐데 가서 술이나 한잔 하면서 쌓인 감정이 있으면 풀고...
찬 석 : (O.L.) 저 가봐야 할 데가 있습니다.
차반장 : (못마땅해서) 어디? 어디?!!
찬 석 : (목례해 보이고 급하게 나가려는데)
차반장 : (찬석을 탁 잡으며) 여기까지만 하자, 찬석아.. 더 이상 가면 위험해. 니가 위험해, 자식아.
찬 석 : 죄송합니다. (차반장의 손을 떼내고 밖으로 나간다)
차반장 : (저 자식이...)
#31. 경찰서 마당 / 찬석 차안 (밤)
찬석, 나와서 급한 걸음으로 차에 오른다. 심호흡하고, 차 시동을 건다. 찬석의 차, 경찰서 마당을 벗어난다.
차반장, 현관입구에 서서 답답하게 보는데, 문형사, 옆으로 와서 서며.
문형사 : 저 자식, 미행해봐야 되는 거 아닙니까?
차반장 : (흘끗 노려 보는)
문형사 : 혹시 압니까? 몰래 강현기라도 만나러 가는건지..
차반장 : (주먹으로 문형사의 복부를 힘껏 쳐버린다)
문형사 : (짧은 신음소리내고)
차반장 : 아프냐? 미안하다. 난 니가 사람이 아니구 피도 눈물도 없는 고철덩인 줄 알았다. (그대로 들어가는)
문형사 : (이를 앙무는)
#32. 외포리 선착장
찬석, 매표소 앞에 서 있다.
찬 석 : 마지막 배가 떠났다구요? (난감한 표정 짓는)
#33. 방갈로 방
온몸이 땀으로 젖어 탈진해 있던 세진, 천천히 눈을 뜬다. 한쪽에 둔 낚싯 대가 보인다.
세 진 : (넋두리하듯 말하는).....죄송해요, 아빠...나, 아빠하고 약속 지킬수가 없을 거 같애요.
아빠 몫까지 엄말 돌보겠다는 약속...지킬수가 없 을 거 같애요.
세진, 힘겹게 몸을 일으켜 가방속에서 수첩을 꺼내 수첩속의 사진을 본다.
세 진 : 그러니까, 나 아빠한테 가두 너무 야단치지 마세요...엄마 혼자 두구 먼저 왔다구 나 너무 꾸중하지 마세요.
세진, 힘이 부치는지 다시 바닥에 드러누우며 천정을 응시한다. 멍한 동공.
세 진 : (넋두리하듯) 내가 살자구...우리 오빨 죽일 순 없었어요...나 때문에 평생을 불행하게 살아온 사람인데...
평생을 어둠속에서만 지내온 사람인데...나 그 사람한테 더 이상 폐 끼치고 싶지 않아요.
정말 이 젠 그러면 안 되는 거잖아요. 아빤...제 마음 아시죠? (눈물이 주르 르 흐른다)
#34. 방갈로앞
찬석, 두리번거리며 온다.
찬 석 : 실례합니다. 아무도 안 계십니까? 아무도 안 계세요?
#35. 방갈로방
세진, 혼자 덩그렇게 몸을 구부리고 누워 있다.
찬 석(E) : 계십니까? 아무도 안 계세요?
세 진 : (찬석의 목소리임을 알아챈다)
#36. 방갈로앞
찬석, 서성거리고 있다가 어딘가를 보고 흠칫 표정이 굳는다. 세진, 방에서 나와 걸어나오고 있다. 몹시 창백한 안색이다.
찬석, 세진을 향해 빙긋히 미소 짓지만, 세진, 표정없이 본다.
찬 석 : (짐짓 호기롭게) 재미가 좀 없었나? 좀 싱거웠죠? 내가 너무 빨리 찾아냈죠?
세 진 : ......
찬 석 : 형사랑 숨바꼭질 할 생각을 다하구 참 발칙하시군요. 다른 데 다시 한번 더 숨어 볼래요?
세 진 : ......
찬 석 : 배가 끊어져서 나룻배같은 고물보틀 타고 왔어요. 하마터면 세진씨도 못 보구 물귀신 될뻔 했는데.
세 진 : .....
찬 석 : (저 앞으로 주인 아저씨 나오는 것 보고) 여기 방 하나만 주세요. 이 아가씨 옆방으로 주세요.
세 진 : (어이없는 표정으로 보는)
#37. 바
다혜, 바에 앉아 위스키를 홀짝거리며 마시고 있다. 선배(찬석의), 문을 열고 들어와 다혜쪽으로 온다.
선 배 : 차다혜!
다 혜 : (선배보고 빙긋 웃으며) 저 먼저 시작했어요. 앉으세요.
선 배 : (앉으며) 너 술 잘 못마시지 않았어?
다 혜 : (약간 취했다) 이건 술이 아니라 맹물이네요. 이상하게 암만 마셔도 취하질 않아요.
선 배 : (안스럽게 보는)
다 혜 : 요즘 맨 정신으로 견디기가 좀 힘들어요. 괜찮다..괜찮다..괜찮다... 마음속으로 맨날 주문을 외는데...
그래도 견디기가 힘들어서요. (시익 웃으며) 이해해 주세요.
선 배 : (담배 꺼내며 바텐더에게) 여기 같은 걸로 스트레이트 한잔 주세요.
다 혜 : (선배 보며) 웬일로 절 보자셨어요?
선 배 : (담배 꺼내서 물고) 요즘 찬석이 때문에 힘들지?
다 혜 : (쓰게 웃고) 그게 언니한테까지 소문이 났어요?
선 배 : 나 그 여자 만났어. 한 세진.
다 혜 : (흠칫 보는)
선 배 : (앞에 놓인 위스키 홀짝 마시고) 그 여자...지금 많이 아퍼.
다 혜 : (창백해지는) 그게 무슨..말이예요?
선 배 : 찬석이가 그래서...그래서 그 여자한테 더 매달리는 거 같애. 연민 인지 사랑인지...하긴 연민두 사랑이지?
다 혜 : ...얼마나..아픈데요?
선 배 : 많이 아주 많이...생명을 위협할만큼 심각하게 많이.
다 혜 : 그래서...(떨리는 손으로 앞에 놓인 위스키잔을 들어서 마신다) 저 한테 무슨 얘기가 하구 싶은 거예요?
선 배 : .....
다 혜 : 그 여자 잘못하면 죽을 수도 있으니까...참구 기다려라. 찬석오빠 결국 나한테 돌아올거니까
그때까지만 힘들더라두 참구 기다려라.. 그 얘기가 하구 싶은거예요?
선 배 : 다혜야.
다 혜 : (눈물이 그렁해지며, 쓰게 웃으며) 희망이 생겼네요. 찬석 오빠한텐 반드시 후회하구 나한테 다시 돌아온다구 큰소리
쳤었는데...사실은....자신 없었거든요...이대루 끝이구나 생각했는데...잘됐네요. 희망이 생겼어요. (툭 눈물이 흐른다)
#38. 찬석 거실
명섭, 소파에 앉아 테이블위에 올려진 두 개의 똑 같은 잠바(남성용 잠바)를 본다.
하나는 정성스럽게 접어서 쇼핑 봉투에 넣으려는데. 이때, 초인종 소리 울린다.
명 섭 : 누구십니까?
#39. 찬석 현관
명섭, 문을 여는데, 다혜, 들어오며 명섭에게 휘청 쓰러진다.
명 섭 : (놀라며) 다혜야.
다 혜 : (시익 웃으며, 술에 취한) 우리 술 한잔 해요, 아버님....짜안... (하며 가방에서 양주병 꺼낸다)
명 섭 : (어이가 없는)
#40. 동 거실
다혜, 테이블에 얼굴을 대고 엎드려 있다.
다 혜 : (술에 취한) 똑같은 잠바가 두 개나 있네? 이게 뭐예요?....아아, 알았다. 하나는 찬석오빠 거구,
하나는 그 깡패 오빠 줄려구 사셨구나?
명 섭 : (주방에서 꿀물 만들어 나온다) 자 이거 좀 마셔라. 꿀물이야.
다 혜 : 에이, 술 한잔 하시자니까 웬 꿀물이예요? 아까 제가 들고 온 양주 어쩌셨어요?
명 섭 : 너 벌써 많이 취했어. 어디서 이렇게 퍼 마셨냐? 이기지도 못 하는 술을 어디서 이렇게 마셨어, 이눔아!
느이 삼촌이 봤으면 억장이 무너지겠다.
다 혜 : (쓰게 웃다가) 그 여자가 많이 아프대요, 아버님. 찬석오빠가 좋아 한다는 그 여자가 죽을병에 걸렸대요.
명 섭 : (놀라는)
다 혜 : (빙긋 웃으며) 그래서 기분이 좋아서 한잔 했어요. 잘했죠? (하는데 울컥 울음이 치밀며 명섭에게 안긴다)
명 섭 : (안스럽게 다혜를 다독여준다)
다 혜 : .....찬석오빠 아버님...안 돌아와요. 설사 그 여자가 잘못된대두 나한테 안 돌아올거예요...나 다 알아요.
명 섭 : (착잡한 표정으로 다혜의 등을 다독여준다. 마음이 아프다)
다 혜 : 태어나서 처음으루 정말루 사랑하는 여잘 만난 거 같은데...
그 여자 잘못되면 찬석오빠 앞으론 어떤 여자두 사랑하지 않을 거예요. ....나...찬석오빠 알아요.
#41. 방갈로 마당
찬석, 방에서 걸어나온다. 세진, 모닥불 앞에 쪼그리고 앉아 있다.
찬석, 세진에게 다가와 입고 있던 웃옷 벗어서 어깨에 덮어준다.
세 진 : (흠칫 보면)
찬 석 : 여긴 거의 초겨울 날씬데, 얇은 옷 입고 멋 부리다가 감기 들어요. (세진의 맞은 편으로 와서 앉는다)
가뜩이나 몸두 안 좋은 사람이 감기까지 걸리면 얼마나 치명적인지 알아요?
세 진 : (그대로 모닥불만 응시하고 있다)
찬 석 : .....내일 날 밝는대로 서울 갑시다. 이런데서 낭비하구 있을 시간 없어요. 애두 아니구 사춘기 소녀두 아니구....
감상에 젖어서 땡강 부릴 나이 지난 거 알죠?
세 진 : .....(모닥불만 바라보다가 조용히 읆조리듯 노래하는) 인생은 연기 속에 재를 남기고 말없이 사라지는 모닥불 같은거...
찬 석 : (의아하게 보는)
세 진 : (피식 쓰게 웃고) 그런 거 같애요. 인생이란 건 그런 거 같애요. 그 저 그냥 재만 남기고 사라지는 거예요.
사람들은 인생을 뭐 대단히 거창한 것처럼 떠들어대구 집착하지만,
알구보면 이 타고 남은 재 처럼 그냥 아무것도 아닌거예요.
찬 석 : (얼핏 표정이 굳어서 본다)
세 진 : (시선 떨구고 불쏘시게로 재를 툭툭 건드린다)
찬 석 : (얼른 침울한 표정 밝게 바꾸며) 노래 이야기가 나왔으니까 말인데, 왜 거 킬리만자로의 표범이라는 노래 있죠?
그거 순 뻥이래요. 킬리만자로엔 표범이 없다네요... 근데, 난 어딘가에 꼭 있을 거 같은 생각이 든단 말예요.
내기 할래요? 난 있다에 십만원건다!
세 진 : ......(보는)
찬 석 : 지금 말구 한 오년쯤 후에 세진씨 건강해지면 우리 확인하러 갑시다. 표범이 없으면 세진씬 십만원 거저 먹는 거예요.
세 진 : ......(시선 떨구는)
찬 석 : 이러구 있으니까 엠티라도 온 거 같다...나두 노래 하나 불러두 돼요?
세 진 : .....(보는)
찬 석 : 듣기 괴로워도 귀 막지 말아요.
세 진 : ......
찬 석 : (음성 가다듬다가 노래 부르는) 내가 만일 하늘이라면 그대 얼굴에 물들고 싶어 붉게 물든 저녁 저 노을 처럼
나 그대 뺨에 물들고 싶어.
세 진 : (표정)
찬 석 : 내가 만일 시인이라면 그댈 위해 노래하겠소. 엄마품에 안긴 어린 아이처럼 나 행복하게 노래하고 싶어.
세 진 : (시선을 돌린다)
찬 석 : 세상에 그 무엇이라도 그대 위해 되고 싶어. 오늘처럼 우리 함께 있음이 내겐 얼마나 큰 기쁨인지..사랑하는 나의 사람아.
너는 아니....이런 나의 마음을.
세 진 : (당혹스런 표정으로 일어난다) 난 그만 들어가 볼래요. 자야 겠어요.
(찬석에게 옷을 돌려 주고 방갈로 방이 있는 쪽으로 발걸음 돌려 간다)
찬 석 : (착잡하게 보는)
#42. 방갈로 세진방
세진, 방으로 들어와 이불을 깔고 눕는다.
찬 석(E) : 감기 안들게 이불 잘 덮고 자요.
세 진 : ......
#43. 방갈로 세진방 근처
찬 석 : ......(세진방쪽에다 대고 말하는) 잘자요. 내일 봅시다. (돌아서서 마당쪽을 본다)
모닥불, 재만 남아 있다.
#44. 호숙집 앞 (이른 새벽)
새벽의 푸른 안개에 싸여있는 바다. 이때, 호숙집 문 조용히 열리고, 호숙, 나온다.
호숙, 품안에 무언가를 꼭 감싸안은 채 주위를 살피며 걸음을 재촉해서 간다.
#45. 등대 방파제
호숙, 현기를 찾으며 두리번 거리며 온다. 현기, 방파제에 앉아 바다를 보고 있다.
호숙, 현기를 발견하고 현기쪽으로 온다.
호 숙 : 뭐 이래 꼭두새벽부터 나와 있어예? 잠도 안 잤어예?
현 기 : (돌아보는)
호 숙 : (현기옆으로 와서 앉으며 품안에서 작은 비닐봉지를 꺼내서 현기 손에 쥐어준다) 이거 갖고 지금 바로 떠나이소.
현 기 : (의아한 표정으로 비닐 봉지안에 든 내용물을 꺼낸다. 통장, 도장, 반지, 목걸이등이 들어있다. 호숙을 보는)
호 숙 : 미자 아부지가 눈치를 챘어예...아저씨가 쫓기는 사람이라는 거 알아삣어예. 그 사람 입에서 말 나오는 거 시간 문젭니더.
현 기 : (기가 막히고 어이가 없는)
호 숙 : 끝까지 몬 돌봐줘서 미안해예. 앞으로 돈 쓸 일이 많을낀데 일단 이 통장 돈 갖고 쓰고예
모지래모 반지랑 목걸이랑 팔아서 쓰이소.
현 기 : (보는)
호 숙 : 뭐합니꺼? 지금 바로 떠나이소. 어서예. 퍼뜩예.
현 기 : 같이 가요.
호 숙 : .....
현 기 : 같이 갑시다.
호 숙 : (고개 젓는) 아저씨한테 우리는 방해만 될낍니더. 혼자 가이소.
현 기 : 호숙씨.
호 숙 : (눈가가 그렁해지는) 내도 아저씨랑 살고 싶어예....화냥년이라꼬 돌을 맞아 죽어도 좋고,
이 자리서 벼락을 맞아도 좋으이까네 단 하루라도 아저씨랑 살아보고 싶어예.
현 기 : (마음이 무너지는 표정으로 보는)
호 숙 : 내가 그랬지예? 사람은 누구나 지 갈길이 따로 있는기라꼬...우리가 다시 만날 인연이모 언젠가 다시 만날낍니더.
현 기 : ......
호 숙 : 아프지 마이소, 아저씨. (눈물이 범벅이 된 얼굴로 현기를 뚫어지게 보는) 우리가 좀 더 일찍 만났으모 좋았을낀데..
그지예?
현 기 : (보다가 와락 호숙을 안는다)
호 숙 : (나오는 울음을 입술 깨물고 참는)
현 기 : .....같이 갑시다. 당신 혼자 두고는 안 가요. 같이 갑시다.
#46. 방갈로 앞
세진, 가방 챙겨서 나온다. 방갈로 방쪽을 조심스럽게 돌아보다가 모자 쓰고 걸음을 옮겨서 간다.
#47. 오솔길
세진, 털레털레 걸어오다가 뭔가 발견하고 흠칫 표정이 굳는다. 세진앞으로 찬석이 서 있다.
찬 석 : 어디 가요? 또 도망 가요?
세 진 : (당황하는)
찬 석 : 도망 가봐요, 그럼...지구 끝이라도 내가 못 찾아내나.
세 진 : 이러지 마세요. 상관하지 말아요. 내가 죽든 살든 당신이 뭔데 참견하는 거예요?
찬 석 : (쓴 웃음 픽 웃는)
세 진 : 비켜 주세요. 따라오지 말아요. (가는데)
찬 석 : (세진을 탁 잡으며) 내기했잖아요. 건강하게 살아서 오년후에 킬리 만자로에 가자구...가서 표범이 있나 없나 확인하자구.
십만원 걸었잖아요.
세 진 : (어이없는) 나 지금 농담할 기분 아녜요.
찬 석 : (웃음 머금고 유들유들하게) 누군 지금 농담할 기분인 줄 알아요?
(웃음기 가시고 싸늘하게 굳어지며) 내가 지금 농담하고 있는 거 같아요?!!
세 진 : ......
찬 석 : 머리가 나쁜 거예요? 나쁜 척 하는 거예요? 사람 맘을 그렇게 모르겠어요?
세 진 : ......
찬 석 : 내가 세진씨 사랑하는 거, 한세진이란 여자 때문에 눈이 뒤집어져 정신 못차리고 미쳐 있는 거...그거 모르겠어요?
세 진 : (눈빛이 흔들린다. 감정 감추려고 시선을 돌리는데)
찬 석 : (다가와서 세진의 어깨를 잡아서 자기 얼굴을 바로 보게 돌려 세운다)
세 진 : .....
찬 석 : 이 나쁜 여자야! 니 생각만 하지 말구, 한번쯤 내 생각도 좀 해 되냐? 너 잘못되면 내가 얼마나 미안할 거 같은지,
얼마나 괴로울 거 같은지, 그 괴로움 때문에 그 상처 때문에 앞으로 내 인생이 얼마나 엉망진창 개판이 될 거 같은지...
어떻게 넌 너밖에 모르냐?
세 진 : (눈물이 그렁해지는)
찬 석 : (보다가 세진 어깨를 잡은 손을 놓으며) ....좋아요. 약속 할께요. 강 현기, 세진씨 오빠...내 손으로 잡는 일 없을거예요.
스스로 자수해 올 때까지 무슨 수를 써서든 내가 보호할거예요. 세진씨한테 죄책감 느끼게 하고 상처주는 일
절대 없을 거예요...약속해요. 됐어요?
세 진 : .....(울컥하는)
찬 석 : (돌아서며 스스로에게 자조하듯) 미친놈.
#48. 배 안 (외포리로 가는)
세진, 배에 타고 먼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찬석, 세진옆으로 와 서며 세진 의 손을 꼭 잡는다.
세진, 잠깐 흠칫하다가 다시 바다를 본다. 찬석, 잠깐 생각하다가 자신의 목걸이를 풀어서 세진의 목에 걸어준다.
찬 석 : 친구 녀석이 여행 갔다 오면서 사다준거예요. 부적이래요.
세 진 : (보는)
찬 석 : 이 목걸일 걸고 있으면 몸두 안 아프고, 아픈 몸두 금방 낫구, 총알두 비켜 간대나 어쨋대나.
세 진 : 이런 걸 왜 절 주세요?
찬 석 : (피식 웃고) 실험 한번 해볼려구요. 아픈 사람이 걸면 정말루 낫나 안 낫나.
세 진 : .....이거 나 주구 이형사님께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어떡할려구요?
찬 석 : (푸훗 웃고 손바닥을 펴서 보여 주며) 여기 생명선 길게 나 있는 거 보이죠?
백살쯤은 가볍게 넘기구 벽에 똥칠할때까지 산대요. 걱정 말아요.
세 진 : ......(표정)
찬 석 : (시익 웃는다)
이때, 찬석의 핸드폰 울린다.
찬 석 : 잠깐만요. (핸드폰 받으며) 네, 이 찬석입니다.....네, 선배님...(사이) 서울은 아니구...지금 서울로 가고 있는 중입니다.
백형사(F) : 강현기가 자기 마을에 은신하고 있다고 신고가 들어왔어.
찬 석 : (표정이 굳어지며 세진을 보는)
#49. 경찰 봉고차안 (달리는)
차반장, 심각한 표정으로 앞에 타고 있다. 뒤쪽에 타고 있는 문형사, 하형사, 백형사.
백형사, 핸드폰으로 통화한다.
백형사 : 응...신진도라는 곳이야. 그 마을 주민이 신고를 했어...우린 지금 내려 가고 있는 중이니까 이형사도 빨리 따라와!
(핸드폰 닫는데)
문형사 : (잔뜩 못마땅한 표정으로 보며) 이찬석이한테 그런 얘길 하면 어떡 합니까?
강현길 다시 빼돌리기라도 하면 어떡할려구요?
백형사 : 이봐, 문형사.
차반장 : (팔짱 낀 채 표정 굳어 있는)
하형사 : 그리구 이 형산 왜 부르세요? 찬석이 이번 수사에서 제외시키기로 왕따시키기루 한 거 아녜요, 반장님?
백형사 : (하형사를 툭 친다) 으이그, 으이그 화상아.
하형사 : 아우, 왜 맨날 나만 갖구 그래요? 내가 뭐 없는 말 했어요?
차반장 : .......(굳어 있는)
#50. 배안
찬석, 끊어진 핸드폰을 그대로 귀에 댄채 멍해져서 있다.
세 진 : (의아하게 보며) 무슨...일이예요?
찬 석 : (퍼뜩 정신 차리며) 아니예요. 아무것도 아니예요.
세 진 : (찬석의 표정 수상하다 생각하는)
찬 석 : (다시 멍해지는)
#51. 호숙집앞
경찰 패트롤카 서 있고, 사람들 구경이라도 난 듯 문 앞을 에워싸고 있다.
경찰 봉고와서 멎고, 차반장과 형사들, 봉고에서 내린다.
#52. 호숙 가게
정태, 파출소 순경들과 앉아 있다.
정 태 : 그 놈 잡히면 어떻게 되는 거예요? 포상금은 얼마나 받을 수 있는 거예요?
이때, 차반장을 위시한 형사들, 안으로 들어선다.
차반장 : 수고하십니다. 서울에서 내려온 차동잽니다. (신분증 꺼내 보여준다)
순경들, 일어나서 인사한다. 차반장, 짧게 목례하고 정태를 본다.
차반장 : 신고하신 분이 이 분이신가?
정 태 : 안녕하십니까? 애국 시민 이 정탭니다.
차반장 : 신고해셔서 감사합니다. 강현기 지금 어딨습니까?
정 태 : 제가 그놈을 직접 잡아서 끌구 가려고 했는데요. 사람까지 찌른 흉악한 놈이 돼서 그런지 보통내기가 아니더라구요.
여기..여기 그놈이랑 싸우다 장렬하게 상처 입은 거 보이시죠?
차반장 : 강현기는 어딨습니까?
정 태 : 우리 동네 어디 숨어 있을텐데...우리 마누라가 알아요. 그 놈이 죽인다고 협박해서 그동안 신고를 못했대요...
근데요, 포상금은 얼마나 받을 수 있어요?
차반장 : (표정)
#53. 호숙 마당
호숙, 빨래하고 있다. 굳은 표정....사이렌 소리, 사람들 웅성대는 소리 들리고 있지만, 그 소란과는 아무 상관없다는 표정이다.
이때, 차반장, 백형사와 함께 호숙이 있는 곳으로 다가온다.
차반장 : 실례합니다. 장호숙씨죠?
호 숙 :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는 듯 빨래만 하고 있는)
백형사 : 장호숙씨!!
호 숙 : (그제야 멍한 눈으로 차반장을 본다)
차반장 : 장호구가 동생이죠?
호 숙 : .....
차반장 : ....강현기 어디 숨겼습니까?
호 숙 : (다시 시선 떨구고 빨래한다)
차반장 : (답답하게 보는)
백형사 : 이보세요!! 장호숙씨!!
호 숙 : (빨래 계속하며) 없어예. 벌써 떠났어예.
차반장과 백형사, 흠칫하는 표정 지으며 서로 시선 마주치고.
호 숙 : (계속 빨래만하며) 저게 절에 숨어 있었는데예...오늘 새벽에 떠났어예.
차반장 : (황당한)
#54. 현기 암자방
차반장, 백형사, 문형사, 하형사와 함께 문을 열고 들어선다. 이불만 정갈하게 개어진 방.
이불위에 까만 비닐 봉지(호숙이 현기에게 준)가 놓여 있다.
백형사 : (비닐 봉지 들어보며) 이게 뭐지?
차반장 : (고개 돌려 본다)
백형사 : (비닐 봉지 열어서 내용물 꺼내 본다. 통장과 도장, 반지, 목걸이등이 고스란히 들어 있다) 이게 뭐죠?
하형사 : 이게 웬거야? (통장을 열어 이름 확인하고) 장 호숙?...그 여자꺼 아니예요?
차반장 : (들어서 본다)
하형사 : 강현기 이 자식 정말 나쁜 놈이네. 그 여자 협박해서 통장이랑 패물까지 훔쳤었나 본데요?
차반장 : (어이가 없다는 듯 흘끗 보고 백형사에게 주며) 장호숙이한테 돌려줘. 강현기한테 쓰라구 줬던 건가 본데
도루 놓구 갔나봐.
#55. 바닷가
호숙, 먼바다를 응시하며 앉아 있다.
현 기(E) : 데리러 오께요. 곧 데리러 오께요.
호 숙 : (허허롭게 보는)
#56. 버스안
현기, 버스 차창에 머리를 기대고 허탈한 표정으로 가고 있다. 모자 앞창을 꾹 눌러쓰며 눈을 감는.
#57. 병원앞
택시 와서 멎는다. 찬석, 차에서 내려 세진이 내리는 것을 도와준다. 세진, 불안한 표정으로 병원을 본다.
찬 석 : (그런 세진의 손을 잡아준다)
세 진 : ....아까 그 전화...무슨 전화예요?
찬 석 : ....암것두 아니예요.
세 진 : ...혹시...강현기씨 검거됐대요?
찬 석 : (흠칫하다가 세진을 보며) 땡! 틀렸습니다.
세 진 : .....
찬 석 : 가요, 어서.
세 진 : (망설이다가) 약속 지키시는 거죠?...자수할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약속...지키시는 거죠?
찬 석 : (잠깐 난감한 표정 짓다가 고개 끄덕인다)
세 진 : (들어가려다 망설인다)
찬 석 : 겁나요?
세 진 : ....
찬 석 : 벌써부터 새파랗게 질렸구만, 이 아가씨. 그 주사 또 맞을 생각하니까 무서워서 그래요?
세 진 : 우리 엄마한테 얘기하셨어요?
찬 석 : 아뇨.
세 진 : 고마워요, 잘 하셨어요.
찬 석 : 들어갑시다. 의사 선생님 눈 빠지게 기다리고 있을텐데.
세 진 : (들어가려다 찬석을 보며)....옆에 있어 줄래요?
찬 석 : (빙긋 웃는다)
#58. 치료실
선배, 세진의 허리에 골수주사를 놓고 있다.
세진, 온몸이 땀으로 젖어 고통으로 비명을 지른다. 찬석, 세진의 손을 꼭 잡고 옆을 지키고 있다.
선배, 흘끗 찬석을 본다. 찬석, 누구의 시선도 의식하지 않겠다는 듯 오직 세진에게만 몰두해 있다.
세진이 표정을 찌푸리면 자신의 고통처럼 인상을 찌푸린다.
세진, 비명을 지르다 결국 다시 혼절한다. 찬석, 마음 아프게 보는 표정.
#59. 병원앞
찬석, 급하게 나와서 핸드폰을 건다.
찬 석 : .....여보세요. 접니다, 선배님..급한 일이 있어 아직 못 내려갔습니다. ...강현기...검거됐습니까?
백형사(F) : 아냐, 내려갔더니 벌써 도망쳤더라구. 우리도 철수하고 있는 중이야. 이 형사는 내려 올 거 없어.
찬 석 : (일단 안도한다...그러나, 다시 심난해진다. 세진이를 위해선 강현기가 있어야 하는데...마음이 복잡하다)
차반장(F) : 여보세요. 이 형사...찬석아.
찬 석 : (흠칫) 반장님.
차반장(F) : 한세진이랑 같이 있냐?
찬 석 : ......
차반장(F) : 박태민이가 의식을 회복했댄다.
찬 석 : (놀라는)
차반장(F) : 우린 지금 그쪽으로 가고 있는 중이니까 너도 그리로 와.
찬 석 : ......
#60. 세진병실
세진, 잠들어 있다. 찬석, 세진의 이불을 덮어주고 밖으로 나간다.
#61. 보스 병실앞
무장경찰들 두세명 서 있고, 하형사와 문형사, 심각한 표정으로 경찰들과 정황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찬석, 뛰어온다.
문형사 : (찬석을 못마땅한 표정으로 흘끗 보고)
하형사 : 박태민이가 없어졌어. 탈출했댄다.
찬 석 : (기가 막힌데)
#62. 보스 병실안
차반장, 백형사와 함께 빈 침대를 허탈하게 바라보고 있다.
찬 석 : 반장님.
차반장 : (이를 앙물더니 주먹으로 침대를 쾅 내려친다)
찬석 : ......
이때, 문형사와 하형사, 들어온다.
차반장 : 박태민이가 아직 성치 않은 몸이라 멀리로는 못 빠져 나갔을거야. 문형사하구 하형사는 박태민이가 숨을 만한 별장이나
여관, 조직원 들의 집 근처를 샅샅이 수색해보고...(초조한 듯 주먹을 쥐었다 폈다 하는) 강현기...강현기 이 놈부터
빨리 찾아야겠다....박태민이가 탈출했으니 분명히 강현길 그냥 내버려두지 않을거야.
찬 석 : (흠칫 표정 굳는)
#63. 호구 비디오 가게 일각 길
호구, 심난한 표정으로 털레털레 걸어가고 있다.
현 기(E) : 호구야.
호 구 : (그 소리에 고개를 돌려 본다)
현 기 : (모자 푹 눌러쓰고 한쪽 담벼락에 붙어서 신문 펼쳐 들고 있다)
호 구 : (재빠르게 주위를 곁눈질하며 살핀다)
#64. 근처 한적한 곳
현기와 호구, 나란히 서 있다.
호 구 : 누나한테 전화 받았어요....형 이제 어떡해요?
현 기 : .....
호 구 : 참, 사장님 의식 회복하셨대요. 저도 좀전에 들었는데, 다행이 깨나셨나봐요....이게 잘된거예요? 잘못된거예요?
현 기 : (얼핏 미간이 흔들리는)
호 구 : 근데 사장님 깨나셔도 바로 구속이라면서요? 형이 대신 죄 뒤집어쓰구 옥살이 한 거, 지난번에 사람 하나 죽인 거
죄다 밝혀졌다면서요?
현 기 : (입술을 깨문다)
이때, 호구의 핸드폰 울린다.
호 구 : (주춤거리다 전화를 받는다) 여보세요....(놀라고 당황하며) 저..저도 몰라요. 현기형 우리 누나 있는데서도 도망쳤대요.
정말 저도 몰라요. (현기보고 입만 벌려 ‘물개형님이예요’ 하고 말한다)
현 기 : (핸드폰을 뺏아 받는다) 여보세요....나 강현기다.
#65. 주택가 골목
현기, 걸어가고 있다. 저 앞으로 벙거지 모자를 쓴 사내1, 서성거리고 서 있다가 현기를 보고 걸어온다.
사내1, 현기에게 차갑게 눈인사 건넨다. 현기, 무표정하게 보는.
#66. 보스방
현기, 사내1의 안내를 받아 들어선다.
어깨에 붕대를 감고 침대에 누워 있던 보스, 서늘한 눈길로 현기를 본다.
현기, 역시 표정변화 없이 무표정하게 본다.
보 스 : 덕분에 잘 쉬었다.
현 기 : ......
#67. 커피숍
명섭, 호구앞으로 쇼핑 봉투를 내민다.
명 섭 : 이거 현기 만나면 전해줘라...눈 짐작으로 샀는데, 맞을지 모르겠다.
호 구 : (현기 걱정때문에 생각에 빠져 침울한)
명 섭 : 생일 카네이션 다발 고마웠다고 전해주고...쉐타도 나한테 잘 맞고 잘 어울린다고 고맙다고 전해주고.
호 구 : ......
명 섭 : ....(잠깐 망설이다가) 현기..지금 어디 있냐?
호 구 : ......
명 섭 : 현기...나 좀 만나게 해 줄 수 없겠냐?
호 구 : .....
명 섭 : 근석한테 할 이야기가 있어서 그래. 넌 현기 연락처 알고 있지?
호 구 : .....
명 섭 : ...말해주기 힘드냐?
호 구 : (애절한 표정으로 보며) 아저씨 정말 우리 형 아들같이 위하시죠?
같은 피를 나눈 자식은 아니지만, 아저씨 아들만큼 우리 형 사랑하시는 거 맞죠?
명 섭 : .....
호 구 : 형한테...핸드폰이 있어요.
#68. 거리
찬석, 걸어온다. 저 앞 커피숍 통유리에 혼자 앉아 있는 명섭의 모습이 보인다.
#69. 커피숍 (호구와 만났던)
찬석, 명섭의 맞은 편 의자로 와 앉는다. 자기 앞 테이블에 빈 커피잔이 놓여 있는 것을 본다.
찬 석 : 무슨 일로 절 보자셨어요?
명 섭 : 현기 동생이 많이 아프다면서? 그 병을 고치자면 현기의 도움이 필요하다구?
찬 석 : .......
명 섭 : (한쪽에 두었던 메모지를 찬석에게 내민다) 현기...연락처다.
찬 석 : (흠칫)
명 섭 : (찬석 보지 않고 식은 커피잔을 스푼으로 저으며) 훌륭한 포수는 상처 입고 자기 품으로 날아든 새는
쏘지 않는다고 하더라.
찬 석 : ......
#70. 보스방
보스, 링거꽂고 잠들어 있다. 현기, 멍한 표정으로 보스를 보고 있다. 그 옆으로 사내1도 서 있다.
현기, 보다가 방밖으로 나간다. 현기, 나가고 나면, 다시 눈을 뜨고 묘한 미소를 머금는 보스.
#71. 가정집 밖
현기, 담배를 꺼내 물려고 하는데, 핸드폰이 울린다.
현 기 : (잠깐 망설이다가 핸드폰을 받는다. 아무말 하지 않는)
찬 석(F) : 이 찬석입니다.
현 기 : (흠칫)
#72. 커피숍
혼자 앉아서 핸드폰 하고 있는 찬석.
찬 석 : 잠깐 만납시다. 할 얘기가 있어요.
#73. 별장밖 / 커피숍
두 사람의 모습, 한 화면에서 나뉘어 잡히며.
찬 석 : 한 세진씨가 많이 아파요. 당신 도움이 필요합니다.
현 기 : (피식 비웃는) 날 잡겠다는 미끼치고는 너무 유치하군요.
찬 석 : (입술 깨물다가 힘주어) ....세진씨가...당신 동생이...죽어가구 있다구.
현 기 : (비웃던 표정이 싸늘하게 굳어지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