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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나의 도시] 08
S#1. 은수 원룸 / 아침 (제주도로 떠나는 날)
은수, 소반에 앉아, 아침 대신 두부를 먹다가, 상위 코앞에 놓은 핸드폰에 시선을 준다.. 물끄러미....
은수 대답 없는 핸드폰은..... 너무 커...
S#2. 애니메이션 전환..
소반에 놓인 핸드폰 점점 커진다.
커진 핸드폰 무게를 못이겨 소반, 무서지고, 바닥에 떨어진 핸드폰 계속 커져서, 은수의 앉은키 보다 커지고..., 집채만 해진다. /
은수 집채만 한 핸드폰을 등에 지고 낑낑 쫑쫑쫑 오른쪽으로.
은수 .... 무거워...
끙, 옆에다 세워두고 (수도꼭지)레버를 올리면, 머리 위에서 나오는 물.
은수 (머리 박박 감으며) 혹시라두 놓칠까봐, 씻을 때두 들구 갔다...
샴프 헹구다 돌연 뿔난 듯, 머리로 들이받아 전원버튼 꺼버린다.
은수 ... 화를 내며 꺼뻐렸다... /
잠든 은수 눈을 뜨고, 바닥에 전원 버튼(핸드폰 위에서 자고 있었다) 누른다. 이불 들추면 보이는 로딩 중인 액정
은수 .... 참고, 참고 또 참다가 켜보아도...
액정 안으로 머리를 디밀고, 검은 암흑 속에 눈을 깜빡깜빡....
액정 안에 아예 팔을 넣고 휘휘 젓는다.
은수 텅~ 비었다...
S#3. 은수 원룸 / 같은 날 아침.
출근 준비를 마친 은수, 트렁크 끌고 현관으로...
가다가 뒤를 한번 돌아본다... 침대에 놓여있는 핸드폰..
S#4. 영수의 아파트 / 낮. (햇살이 쨍~)
날씬한 고양이 빠오가 밥(사료)을 먹고 있다.
영수, 빠오의 머리를 쓸어주다가, 고개를 들면,
베란다에 펴놓은 빨간 우산이 보인다.
볕에 잘 마른 우산.. 보던 영수의 얼굴에 미소가 뜬다.
S#5. 영수 차안 , 김포공항 가는 길. / 오후.
김포공항으로 가는 도로 안내판 아래를 달리는 영수의 차.
기분 좋은 얼굴의 영수, 전화를 받는다.
영수 (활기찬 목소리) 어. 형. 다 와가. 어~. 어.
전화 끊고, 보조석에 둔 빨간 우산에 시선을 준다.
다시 영수 얼굴에 피는 환한 미소.. 그러다 돌연 멈칫.. 미소 사라진다.
영수, 길가에 차를 세운다. 그리고 생각한다. 전화 거는 영수.
영수 (아까와 다르게 가라앉은 목소리) 어. 형.. 난데.
S#6. 김포공항 / 오후.
은수, 대기석에 앉아있는데,
순영off 오대린님!
은수 (돌아보면) 오셨어요.
홍이사 일찍 오셨네요. 많이 기다리셨어요?
은수 아녜요. (영수가 안 보인다.) 저두 금방 왔어요.
홍이사 가세요. (하다가 뒤를 슬쩍 돌아보는 은수를 보고) 사장님은 못 오신다네요. 일이 좀 있나봐요.
은수 네에~. (밝게 웃는데, 실은 좀 서운하다)
S#7. 편의점 - 편의점 앞 도로 / 오후.
점원, 소주와 종이컵 등을 바코드로 찍고
점원 4700원입니다. 봉투 필요하세요?
영수 (돈 내고 물건들 손에 들며) 아뇨, 들구 갈게요. /
영수, 편의점에서 나와 대로에 세워둔 차로... 그러다 돌아본다.
캐주얼 매장. 디스플레이 되어있는 푸른색 반팔 셔츠에 눈길을 준다.
S#8. 국도 - 공원묘지 (혹은 납골당)
한적한 국도를 달리고 있는 영수의 차... /
공원묘지 주차장. 쇼핑백을 열고 티셔츠를 꺼내 보는 영수. /
어느 묘 앞.
두 개의 종이컵에 소주를 따르는 영수, 티셔츠를 입었다.
두 개의 잔을 앞에 두고 가만히... 그러다 한잔을 정성스레 묘에 뿌린다.
그리고 다시 자리에 앉아 자기 잔의 소주를 보다가 마신다.
영수 (누군가와 대화하듯) 맛있다.. /
S#9. 제주도 설렁탕집 / 해질녘
홍이사, 순영과 함께 이른 저녁을 먹는 은수.
은수, 설렁탕에 파를 조금 넣는데,
홍이사 (농담) 파 많이 드세요. 파~.
은수 파..
순영 (피식 웃으며) 사장님이 파요, 반에, 반에, 반은 안되녜요.
은수 (쑥스럽게 웃는다)
순영 (아쉽다는 듯) 사장님두 오셨음 좋았는데~. (홍에게) 갑자기 무슨 일이시래요?
S#10. 공원묘지 / 해질녘
묘를 등지고 앉아 있는 영수. 한참 그렇게 있었던 듯.
그러다 돌아보고, 곁에 앉은 사람에게 말하듯
영수 옷 샀다. (맨팔을 손으로 쓸어보며).. 이상하냐?
영수, 다시 앞을 보며 생각에 잠긴다..
<인서트> / 7부.
명동 찻집 오설록. (36씬)
(창밖 영수 시점으로) 창밖을 물끄러미 보고 있는 은수... /
비오는 길/ (40씬 끄트머리나 42씬)
영수 쪽으로 우산을 조금 기울여 주는 은수...
영수 얼굴에 다시 조용한 미소가 번진다.
영수 봤냐... (뜸) 나, 말이다.... 자꾸 웃는다..
S#11. 제주도 숙소 / 저녁
창밖으로 바다를 내다보는 은수..
은수 (혼잣말) ... 바다를 못 봤구나.... 태오랑..
S#12. 제주도 바닷가 / 이른 아침.
바닷가를 걷고 있는 은수 /
바닷가에 서 있는 은수 /
은수 ..... 바다를 본적이 없다... 낙엽 쌓인 길도.. 눈 내리는 거리도..... 같이 찍은 사진도 없다..... (뜸) 알고 있었다.. 내 맘 한구석에 깜빡이가 언제나 깜빡이며, 말하고 있었다는 걸....
일렁이는 파도.. /
은수 ...... ‘이것은 아름답지만... 언젠가는 멈춰야 할 사랑이다.....’
그치만... 왜...... (뜸) 왜...... (뜸) 태오야... 어딨니... 너.....
S#13. 수유 초등학교 / 아침. 같은 시각.
전속력으로 운동장을 달리고 있는 태오.
그러다 뚝 멈춰 숨을 내쉰다.
태오 눈에 보이는 건 은수와 함께 앉았던 정글짐...
S#14. 제주도 숙소 앞 / 아침.
은수, 타박타박 걸어온다.
무심코 앞을 봤다가 뚝.
저 앞에서 영수가 성큼성큼 걸어오고 있다.
은수 어.
푸른색 반소매 셔츠에 면바지를 입고 환하게 웃으며 다가오는 영수.
(영수가 매장에서 보았던 고대로 통째로 옮겨입어도 좋다)
은수 어. 못 오시는 줄 알았는데..
영수 (우산을 내밀며) 우산 드릴려구요.
은수 (웃기다. 받고는) 이거 주실려구요?
영수 네. (탓하듯) 전환 왜 안 받으세요?
은수 아.. 두고 왔어요. 까먹구. (홍이사와 순영 밖으로 나오다 영수를 본다) 근데,... 반 팔.
홍이사/순영 (은수의 ‘반 팔’과 겹치게. 크게) 어~!! / 사장님!
영수 돌아보면, 홍이사와 순영, 영수의 변신을 두고,
홍/순영 오~ 반 팔! / 어~ 반 팔이다..! (은수, 쿡쿡 웃음 난다)
홍이사 (영수의 팔을 들고) 얼마 만에 바깥구경이고. 하마 십년도 더 됐지?
은수 십.년이요?
영수 (쑥스럽게 웃으며 좌중에게) 그렇게 이상해요?
홍/순영 (팔 훽 놓으며) 당연하지. / 아니요!
은수, 웃겨서 우산 든 손을 입으로 가져가며 크게 웃는데,
홍이사 은수의 우산을 본다.
홍이사 (작게 혼잣말).... 빨간 우사안~? (영수 슥, 보는데)
영수 (모른 척 얼른 앞서며) 아침들 안 드셨죠?
(즐거운 음악 시작되며)
S#15. 제주도 오설록 페스티발 / 오전.
<페스티발>
풍차가 돌아가는 아담한 녹차밭 정경.
그 한켠에 너댓명이 모여, 강사로부터 녹차잎 따는 법을 듣고 있다. /
찻잎 따는 사람들 뜨문뜨문 보이는 가운데,
녹차 밭 사이로 행사 담당자와 얘길 나누며 걷는 은수.
은수 제주에 녹차밭이 있는 진 몰랐어요.
담당자 예, 많이들 그러세요. 여기가 원래, 돌밭이어서 작물이 안 되는데, 이게 30년 넘게 일군 거예요.
은수 (끄덕끄덕) 와.. (하다가 멀리 영수와 눈 마주치면, 미소로 화답.)
담당자 (계속)... 근데, 제주가 세계 3대 녹차 산지 중에 하나예요. 중국 황산, 일본 후지산, 그리고 여기, 제주요..... /
은수, 포토에게 한쪽을 가리키며, 뭔가를 주문한다.
포토 사진을 찍고,
은수 걸어 나오며, 녹차 여린 새순을 하나 따서 먹는데, 다가오는 영수. 은수, 영수를 보고 (녹차잎 따먹은 것 때문에) 수줍은 미소.
은수 ... 먹어두 된대요.. (맛 음미하며 나란히 걷기 시작)
영수 ..... (미소.. 근데 아마 쓸 걸요? 하는 표정)
은수 ..... 아.. 써... (영수 보고 미소) 쓴데요?
영수 저녁에 올라가신다구..
은수 네..
영수 낼 같이 가시면 좋은데..
은수 ... 네.. (주변 보며) 아까워요..
멀리서 홍이사, 두 사람의 모습을 보고 빙그레./
S#16. 제주도 녹차원 / 오전.
마당에 걸어둔 둥근 쇠에 녹차잎을 볶는 모습.
은수, 유심히 보다, 강사에게 질문./
녹차잎을 손으로 골라 비비는 모습. 은수와 영수 둘 다 참여/
다도 강의 모습. 사람들, 각자 녹차를 우려내 마신다.
영수, 은수, 홍이사, 순영... 모두 대화를 나누며 차를 마신다./
S#17. 재인의 신혼집 / 오전.
재인, 거실에 걸린 웨딩 사진을 닦고 의자에서 내려오는데,
닥터배 거실로 나온다.
재인 일어났어요?
닥터배 네. (소파에 앉아 오디오 리모컨 든다)
재인 커피할래요?
닥터배 (리모컨 누르고) 좋죠.
재인, 주방으로 가는데, 터져 나오는 레게음악.
닥터배, 얼굴 찌그러진다. 일어나 씨디 데끄로 가서 음반 꺼내고,
데끄 위에 아무렇게나 널부러 져 있는 클래식 씨디 케이스를 들었다가, 뚝.
닥터배 커버 어디 갔어요?
재인 커버요? 원래 없었는데.. 무슨 커버요?
닥터배 비닐 커버요.
재인 아~ 비닐~, 버렸는데?
닥터배 (빽! 훽 돌아보며) 버려!! (재인, 흠칫하는데 닥터배 꾹 누르고 참는 음성으로) 물어보지두 않구우.. 왜 버려요..
재인 귀찮게 비닐은 왜... (변명) 그거 원래 다 버리는 건데...
닥터배 (발끈! 빽!) 원래 버리긴!! 흠집 나는데!! (다시 꾹 참고.. 최선을 다한 인내).. 어쨌드은.. 모르구 그런 거니까.. 앞으론 내 물건에 함부로 손대지 마요,.. 알아요?
재인 알아요....
닥터배, 진정하고 씨디 케이스를 열었는데, 다른 씨디(가요)가 들어있다.
도저히 더는 참을 수 없다! 사나운 얼굴로 돌아보는 닥터배!
재인, 냉큼 다가와서,
재인 아. 그게 (레게 씨디 케이스 열고) 어디 뒀는데에... (없다. 이거 저거 다른 씨디를 열어본다. 다 껍데기 따로 알맹이 따로다. 그러다) 아.. 여깄네.
닥터배, 못마땅한 얼굴로 채듯이 받아 씨디를 조심스럽게 케이스에 넣고 CD장에 잘 넣어둔다. 다른 씨디를 고른 닥터배, 조심조심 비닐커버에서 꺼내 데끄에 걸고는 그 옆에다 신주 모시듯이 비닐을 놓아둔다. 그 꼴을 보고 있는 재인.
S#18. 제주 ** 도로 / 오후
은수 보조석에 앉아있고,
영수, 밖에서 주민에게 뭔가를 묻고 있다. /
차에 타는 영수.
영수 (차 돌리며) 아까, 삼거리에서 좌회전했어야 되나봐요. (걱정)배고프죠.
은수 아니, 괜찮아요... /
영수 (부끄) 제가 길치여서.. 쫌만 참으세요. 맛있긴 진짜 맛있는 집이거요?
은수 괜찮은(배에서 꼬로록)데.. (민망. 냉큼 배 잡고) 괜찮아요. 진짜 괜찮아요.. /
삼거리에서 좌회전하는 영수의 차/
운전하며 다시, 갸웃하는 영수
영수 (혼잣말) 맞는데에... /
갈림길에 깜빡이 켜고 서 있는 영수의 차.
영수 (난감. 땀이 삐질삐질 나는 느낌) 잠시만요 (얼른 차에서 내린다)
내린 영수, 그러나 길을 물을 사람이 없다. 두리번. /
지나가는 차에 손을 흔든다. 그냥 지나치는 차. 영수 난감한 표정.
은수 보조석에 앉아 그걸 보다, 웃음이 피식./
은수 같이 서서 손을 흔든다.
차 하나가 바로 멈춰 서서 창을 내리는데,
노파off 색시~
영수 (못 듣고, 차 안에 대고) 저기, 구곡리 갈려면...(하는데)
노파 색시이~.
은수와 영수, 돌아보면 파파할머니 하나가 숨이 넘어가겠는 모습으로 손짓하며 다가오고 있다.
우물쭈물 하는 사이, 멈춰 섰던 차 그냥 가버리고
노파 (숨 넘어가게 생겼다. 허기진 목소리. 오천원짜리 내밀고) 할머니가 배가 고파.... 짜장면 줌 시켜주..
영수 짜..장면..이요?
S#19. 오래된 집 (해안 마을이면 더 좋고) / 오후.
마루. (지금은 사람이 살지 않는 집이다)
할머니 맛있게 짜장면을 먹고 있고,
그 곁에서 은수와 영수도 짜장면을 먹고 있다.
영수 미안해요.. 맛있는 걸 사드려야 되는데..
은수 (진심이다) 맛있어요!
노파 색시가 재주가 좋네~, 어서 시켰어~?
은수 (웃음. 조금 크게 말한다) 제가 아니구요~, 요기 동네 아저씨가 시켜 주셨어요~.
노파 응~ (영수에게) 색시가 재주가 좋아~.
영수 (웃음) 네~ 할머니.
노파 어서 왔어~
영수 서울이요, 할머니~.
노파 이~ 잘했네~. 결혼은 했구우?
영수 네? (은수와 눈 맞추고는) 아니예요. 아니예요, 할머니~.
노파 (흐뭇) 애는~?
영수 하. (은수와 눈 맞추고는 쑥스럽기도 하고 웃기기도 해서 웃다가)아~니예요, 할머니이~. 아니예요~
노파 (못 듣고 자기말만 한다) 아들이여~, 딸이여~
영수 풋!.... 할머니이~
은수 (동시에) 풋!
은수와 영수, 큰 소리로 웃고 만다.
(경과)
할머니, 은수의 무릎을 베고 누워서 낮잠을 자고 있다.
은수도 같이 졸고 있다.
중년 남자 하나가 영수에게 연신 고맙다고 인사를 하며, 마루로 온다.
남자 엄니~, 일어나요오~ (하다가) 안 되겠네. (그냥 업는다)
은수, 남자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린다. /
차에 노파 싣고 다시 인사 꾸벅하고 떠나는 중년 남자/
S#20. 기와집 근처 초등학교 (해안마을이며 더 좋고) / 오후.
나무 그늘에 앉아있는 은수와 영수.
은수 눈에 정글짐이 보인다...
S#21. 영화사 사무실 입구 / 오후.
태오, 영화사 건물 안으로 들어간다.
입구에 심플한 디자인의 **필름이라는 현판이 보인다.
S#22. 기와집 근처 초등학교 / 오후
영수 ... 옛집을 못 잊으시나봐요..... 그렇게 말려두 날마다 오신대요. 시내에서 걸어서 두 시간인데.. 동네 사람들, 누가 보면 중간에 태워다 드리기두 하구.. 아님, 꼬박 두 시간을 걸어서 오신대요..
은수 ... 행복하셨나봐요... 여기서...
영수 네..
은수 그런 거 있어요.. (뜸) 못 잊게 그리운 거..
영수 ..... (생각하다 그냥 미소) 행복한 분이죠...?
은수 .... (긍정하는 미소, 정글짐 다시 보는..)
S#23. 영화사 사무실/ 오후
회의실. 벽에 붙여진 헌팅사진(바닷가나 해안마을 풍경이면 더 좋고)을 보고 있는 태오.
감독off 잘 지냈냐?
태오 (돌아보고 꾸벅 인사) 감독님. /
테이블에 둘러앉은 감독과 연출부 셋.
태오와 주연 외에 조감독으로 보이는 남자가 하나.
감독 출근은,
조감독 일단 월요일 날 모여서 필요한 비품들 좀 사고, 화요일부터는 정식으로 하려구요...
S#24. 기와집 근처 초등학교/오후.
운동장 한켠, 미끄럼틀을 끼고, 아이들, 얼음땡 놀이를 하고 있다.
영수, 그늘에 앉아 물끄러미 노는 아이들을 보고 있고,
은수, 조금 떨어진 곳에서 핸드폰으로 음성메시지를 듣고 있다.
안내E 한 개의 새로운 음성메시지가 있습니다. (은수 조바심치는 얼굴...) 메시지 청취는.(뚝) 첫 번째 새로운 메시집니다.. (오빠 목소리) 난데, 전환 왜 또 꺼놨어. 엄만테 전화 줌 하라니까... (오빠 목소리 확인하자마자 확연히 실망하는 은수 얼굴..)
S#25. 은수 분당집 / 오후.
아버지 거실로 나오며, 두리번 두리번.
아버지 이 봐. (뜸) 이 봐아~.
대답이 없자, 잔뜩 못마땅해지는 얼굴. /
S#26. 김치공장 내부 / 오후.
김포아저씨, 고개를 들면, 입구에 선 은수 엄마가 보인다.
S#27. 초등학교 근처 길 / 오후.
은수 다가오면, 영수 일어서 은수가 건네는 핸드폰 받는다.
둘이 자연스럽게 초등학교 벗어나 학교 낮은 담장 따라 걷는다...
은수, 태오 생각에 마음이 울적한데,
영수 은수씨두 저런 거 해봤어요?
은수 (딴생각하다) 네? (영수 시선 따라 보곤) 아~. 얼음땡. 그럼요, 다방구두 하구, 고무줄두 하구. (풋!) 디게 못했어요. 애들이 편먹음, 맨날 젤 끝에 뽑히구... (미소) 데덴찌함 쫌 낫지만요.
영수 데덴찌요?
은수 (손바닥 엎었다 펴며) 데데~엔찌.
영수 그게 데덴찌예요? 엎어치나 매치난데.
은수 엎.어치나 메치나요?
영수 (손바닥 엎었다 펴며) 엎어치나 메치나!
은수 하. 어느 동네가 그래요? 넘 웃기잖아, 엎어치나 메치나. 하하.
(하다가) 영수씬요? 저런 거(얼음땡) 해봤어요?
영수 그럼요. 많이 했죠. 얼음땡두 하구, 망까기두 하구.. 또... 고무줄 끊기? (웃음) 뭐 그런 거?
은수 하. 진짜요? (영수가 그렇다는 표정이자..) 오... (다시) 진짜요?/
S#28. 공원 / 오후.
앉아있는 김포아저씨와 은수 엄마.
아저씨 이쪽으로 앉아. 왜 볕에 앉아 그래.
엄마 좋은 데 뭐... 규철이 결혼은 잘했지?
아저씨 잘하구 못하구가 뭐 있어. 그냥 하는 거지....
엄마 (불쑥) 오빠,
아저씨 (보면)
엄마 나 그때 불쌍해 보였수? (아저씨 보면) 왜, 그때 종로서.. 나 봤을 때...
<인서트> 종로 / 은수 서너살 경. (F.B.)
김포아저씨, 걷다가 본다.
어린 은수는 등에 업고 은석이 손을 잡고 걸어오는 젊은 엄마를. 그렇게 마주치는 두 사람.
김포 글쎄... (피식 웃고) 왜. 뜬금없이..
엄마 생각함.. 그때 난, 내가 참 불쌍했든 거 같애.. (밝게 웃는데 쓸쓸하다) 근데, 이상해~, 다시 살람 죽음 죽었지 다시는 못산다, 싶음서두... 또 한 번씩.. 그때 생각이 나는 거 봄... (뜸) 애들 말이야... 것들이 벌써.. 다 컸네, 글쎄에...
김포 .....
엄마 그것들 참새 새끼들 모냥 주둥이 벌리구, 내가 입에다 너줘야 먹구, 입구, 크구... 그땐, 엇다 갖다 내 버릴 수두 없구.., 저것들만 없음 새처럼 바람처럼 훨훨 날아갈건데~ (싶어서) 원망두 많이 했는데....
김포 어릴 때가 좋지..
엄마 (웃고) 메칠 전엔, 목욕탕서, 그 생각이 나대~. 옛날에 은석이, 은수 달구 목욕감, 애녀석들 씻기는 게 어찌나 되든지, 내 몸뚱인 씻기두 전에 진이 다 빠지구, (손가락 펴며 웃음) 이 손가락이 다 쭈글쭈글 불어터지구 말이야..... 그랬는데... (뜸) 아고... 그것들이 지 몸뚱이 씻을 지두 몰르던 때가 다 있었구나... 새삼스럽대~.
김포 옛날 생각 나?
엄마 늙나봐....
김포 .... 늙는 게 싫어?
엄마 ..... 무서워... (희미한 웃음 그러다 그치고 뜸) 오빠,
김포 (보면)
엄마 .... 나 있잖우...
김포 (말하라고)
엄마 내가 잘 못 생각하는 건지두 모르지만, (그러나 막상 말하려니 결심이 서지 않는지... 그러다).. 우리 인제 고만 봐요..
S#29. 제주도 바닷가 / 늦은 오후.
원을 그려놓고 돈까스 놀이를 하는 은수와 영수.
완전 애들같이 신났다. 서로 반칙했다고 우기고 웃고 찟고 까불고.. 완전 무아지경. 숨이 헉헉 찬다.
은수 돈..까쓰까쓰까쓰까쓰! (영수 두 발 다 들어 피하면) 와~ 반칙! 그렇게 도망가는 게 어딨어요!
영수 와~ ‘까쓰까쓰까쓰..’ 그런 게 어딨어요~. 그게 더 반칙이지.
은수 와! 원래 그런 건데! 와~ 우기기 대장! 와~ (하다가 바로) 돈 까스! (성공하고, 신나서!) 하하하하!
영수 (황당하다는 듯) 와~! 하하하하! /
놀다가 치쳤는지, 손 털며 바닷가에 앉아 숨을 헉헉 쉬는 두 사람.
은수 와~ (숨이 차서 말 간헐적으로) 이렇게, 논 건, (헉헉) 진짜, 오랜만이다.... 아구 숨차다..
영수 (발 흔들며) 멍들었어요.
은수 아유~ 무슨 멍~. (웃으며 구박) 사람 한번 보구 모른다더니.. 와~ 진짜 첨 봐요, 첨봐. 진짜 서른 여덟 맞아요?
영수 (잠깐 흠짓)
은수 서른 여덟이 뭐 그래~.
영수 (긴장 푼다..) 서른 여덟이니까..
은수 하하. (바다 보며 그냥 혼자 나오는 소리) 아구.... 아구... (하다가 점점 조용해진다)
둘이 그렇게 가만히 앉아있다.. 은수 얼굴 차분해지며 다시 우울이 스민다. 그걸 느끼는 영수....
S#30. 공원 / 오후.
은수 엄마 일어선다.
엄마 나 가우. (미소 짓고 걷기 시작)
김포 (그대로 앉아 있다가)... 지숙아.
엄마 서면, 아저씨 뭔가를 말하려는데, 말이 잘 안되는지.. 눈으로만..
엄마 (미소) 알어요.. 다... (뜸. 밝게) 갈 게?
엄마가고, 김포 아저씨 엄말 본다.
S#31. 녹차밭/ 늦은 오후.
바닷가 끄트머리 기분 이어져,
말없이 녹차밭 사이를 걷는 은수와 영수... 그러다,
영수 은수씨,
은수 (보면)
영수 ... 우울했죠? (은수가 보면, 뜸) 비온 날.
은수 ...... (보다가 천천히 끄덕끄덕. 마지막 끄덕이곤 고개를 못든다..)
영수 (불쑥 밝게) 우리, 이제 얼음땡할까요?
은수 얼음..땡이요? 둘이.. 어떻게...
영수, 개구쟁이 같은 얼굴로 보다가,
영수 얼음. 해봐요,
은수 네?
영수 해봐요.
은수 (해야 되나 말아야 되나 보다가) 얼음. (꼼짝 않고 서있다)
영수 (손으로 팔 톡 치고) 땡. 우울 끝.
은수 (이게 뭐야 보다가 피식 웃음난다. 장난기. 살았다는 듯 몸 움직이며) 휴~ 겨우.. 살았다..
영수 (웃다가 불쑥) 얼음. (움직이지 않는다)
은수 (웃기기도 하고 해서) 어~어? 무슨 얼음인질 알아야지 풀어주죠.
영수 (입 꾹 다물고, 얼음이라서 말할 수 없다는 시늉)...
은수 (웃음난다. 웃으며 보다가) 땡.
영수 (살았다는 듯이) 휴~
영수, 세상에 태어나 처음 움직여보는 것처럼 팔, 다리 관절을 접었다 편다....
은수 무슨 얼음인데요?
영수 다요. 다 해준 거 아니예요?
은수 (피식 웃음.) 맞아요. 다예요. 다, 땡!
영수 은수씨가 좋아요. (은수, 뚝.) 은수씨, 좋아하는 거 같아요, 저.
은수, 놀란 채로 영수를 본다....
S#32. 은수 원룸 / 밤.
트렁크 끌고 원룸으로 들어서는 은수.
그대로 침대에 철퍼덕 (엎드려) 눕는다..
코 앞에, 두고 갔던 핸드폰 보인다. /
핸드폰을 들여다 보고 있는 은수.
은수 (가만히 핸드폰에 대고) 땡.
전원 버튼 누르면, 딩동딩동 쌓인, 문자들이 들어온다.
장미경 1통, 재인 3통, 오빠 3통.....
은수, 물끄러미 보며,
은수 태오의 마음은... 아직도... 얼음인가보다....
핸드폰을 보는 은수.. 만지작 만지작 뭔가, 고민하는 은수의 얼굴에서,
S#33. 제주도 녹차 밭 F. B. / 늦은 오후.
영수 은수씨가 좋아요. (은수, 뚝.) 은수씨, 좋아하는 거 같아요, 저.
은수, 놀란 채로 영수를 본다....
영수 .... 도착함.. 문자 주시겠어요?
은수, 답을 기다리는 영수를 본다..
S#34. 은수 원룸 / 현재, 밤.
뭔가 문자 창에 쓰는 은수. 망설이다 전송한다.
누르자마자, 베개에 머리를 묻고 끙끙 댄다...
은수 (혼잣말) 으으으으......
S#35. 제주 바닷가 / 밤
바닷가에 앉아있는 영수.. 천천히, 핸드폰을 연다.
도착한 문자메시지 한 개.
‘저, 잘 들어왔어요....’
은수E 저, 잘 들어왔어요.....
영수, 문자창을 오래오래 바라본다..
오래 기다린 소식을 이제야 들은 듯... 오래오래..
S#36. 은수 분당 집 / 밤.
은수 아빠, 잔뜩 짜증 난 몸짓으로, 서랍들을 뒤지고 있다.
점점 더 성이 나서 손길 거칠어진다.
아빠 이놈에 집구석이 이게 이게..
문 열리고, 엄마가 들어선다.
아빠 (버럭!) 어딜 싸돌아 다녀! (더 버럭!) 모자가 어디갔어?!
엄마, 보다가.. 말없이, 서랍을 열어, 모자를 내 준다.
아빠 내가 언제 거 쓰는 거 봤어? 밤색이 어디갔냐구.
엄마, 다시 장롱을 열고 밤색 모자를 내준다. /
아버지, 안방 거울 앞에서 모자를 써 보고 있다. (밤색 모자)
엄마는 거실 소파에 앉아있다.
엄마 (앞을 본채) 은석 아빠.
방안에서 못들은 척 하던 일만 계속하는 아빠.
엄마 우리 관둡시다.
아버지, 잠깐 뚝. 그러다 곧 모자 벗고 티비를 켠다.
엄마 관둬요, 우리.
티비 소리 커진다.
엄마, 일어나서 안방으로 가서, 티비 끄고 아버지를 향해 서서,
엄마 (아버지 보면) 우리 고만, 이혼합시다.
아버지, 엄마 흘끗 보고는, 대수롭지 않게 티비 다시 켠다.
엄마 고만 살고 싶어, 이혼해줘요.
아버지 (귀찮다. 대충) 맘대루 해, 맘대루.. (티비 앞에서 비키라고) 안 보여.
엄마 (빽!!) 사람이 말하잖아!!!! 사람,이 안보여!!!? 사람, 안 보이냐구우!!!!
아버지, 입 벌어져서 멍하게 엄마를 본다.
S#37. 은수 원룸 / 아침.
은수, 자다가 벨소리에 부스스 눈뜬다.
은수 (잠결에) 응... 여보세요...
(재인) (다짜고짜) 전화는 쌂아먹었냐? 나쁜년!
은수 어,.... 재인이야? ... 글케 됐어.. 출장 가는데, 놓구 갔어...
(재인) 놓구 가긴 왜 놓구가아~. 이따 약속 없지? 저녁때 놀러와~. 집들이.
은수 집들이?
(재인) 응! (신났다) 그 인간 당직이다?
은수 그래.. 좋겠다...
(재인) (끊으려다) 아, 참. 꼬맹이두 달구와~
S#38. 재인이 집들이 / 저녁.
유희가 문을 연다.
은수, 쭈뼛쭈뼛 들어서면, 유희 흘겨본다.
은수, 배시시 웃는다.
유희도 그냥 피식 웃는다.
재인, 주방에서 얼굴 쏙 내밀고
재인 (엥?) 혼자야? /
(경과)
은수는 둘레둘레 집구경 중.
유희는 거실 테이블 앞에 앉아 있고, 재인은 전자렌지 앞에 서서 음식을 데우고 있다.
은수 와.. (집) 좋다아.. (안방문 열고) 완전 황실이네.. (들어가려하면)
유희 야, 슬리퍼슬리퍼. 슬리퍼 신어야 입장 된다.
은수 (부엌 쪽 재인을 보면)
재인 (전자렌지에서 음식 꺼내며 쿡쿡 웃는다)
유희 이집 쥔 냥반 까탈이~..
재인 (은수에게) 맨발을 무슨 빨개 벗은 거 같이 생각해~. 워나~악에 쫌 남다르셔~ (꺼낸 음식 유희에게 가져가라고) 이거. (은수에게) 포도 주까?
은수 응. 근데, 힘들겠다..
재인 (냉장고에서 포도 꺼내고) 괜찮아~, 너두 재수 없는 상사있대며. 성질 드럽구 재수 없는 상사 밑에 취직했다구 생각할거야!
유희 남편이 상사냐?
재인 (냉큼) 응. 사장님. (크흐!) 우리 회사 어때?.... (주변을 둘러보며) 사장님 없을 땐 조오찮아?
은수 (그 사이, 오디오 쪽으로 가서 씨디 하나 뽑아서 비닐을 아무렇게나 뽑는다) 여행은 괜찮았어?
재인 (은수 보고 허걱. 포도 접시 도로 내려놓고 달려오며) 악! 안돼!! (허겁지겁 가서 보면 찢어진 비닐.) 흐엉... 으아.. 또 지랄하겠다...
유희 온수 사고쳤네.
은수 (어리버리) 왜~. 나 무슨 사고쳤어?
재인 흐엉. 괜찮아... (장식장으로 가서 꼭대기로 팔 뻗어 넣고 휘휘 저으며)... 있다, 사다 끼지 모......(담배갑 찾아 꺼낸다)
유희 (담배갑 보고) 야~. 너.
재인 끊을 거야.
S#39. 김포공항 - 공항에서 빠져 나오는 도로/ 저녁.
공항을 빠져나오는 영수 일행. /
홍이사가 운전하고 있고 영수, 보조석에 앉아 있다.
영수, 핸드폰을 만지작거린다.
홍이사, 그런 영수를 보다가,
홍이사 (속터진다고 구박. 웃음기 있다) 아~, 고만 쫌 주물르고 그냥 쫌 (전화)하지이?
영수 (보다가 웃음) 형, 아는구나?
홍이사 알지 그럼, 티를 좀 많이 냈어야지.
영수 형.. (뭐라 말하려는데)
홍이사 (말 끊으며) 형,형, 하지말고 전화나 걸어~!
영수 (핸드폰을 내려다 본다)
S#40. 재인의 신혼집 / 저녁.
재인, 재떨이에 꽁초 끄고 바로 다시 다음 담배 문다.
유희, 재인 입에서 담배 빼고
유희 (재인 입에 담배 뺏고) 줄 담배를..
재인 (순순히 내려놓고) 우씨, 누구땜에 배운 건데..
유희 하아~ 언제적 말씀을. 금연의 노하우 줌 전수해줘?
재인 너나 그 죽구 못사는 니코친 끊으시구...
은수 (니코친이란 말에 유희 눈치를 흘끗. 쑥 들어간 소리로) 니코친이라구 불르지 말자.. 이제..
유희 (은수 보고 피식 웃는다)
재인 왜애? (유희 두고) 좋~다구, 지가 붙인 건데~? (유희에게) 옛날에 뭐랬어, 니가. ‘선배한테선, 항상 꼬소~한 담배냄새가 나~, 니코친두 향기로워~’
은수 (슬쩍) 끊었대.. 허찬석두... 담배.. (하다가 쿡 웃음)
재인 뭐어? 니코친이 니코친을 끊어?
유희 (뻐기듯) 그래! 변했다.. 선배두! (은수, 웃는데, 문자가 온다.)
재인 (얼굴을 유희 코 앞에 디밀며) 그래서, 좋다구?
유희 (손바닥으로 얼굴 밀어내며) 낭중에.. 하자, 낭중에에? 결론만 말하면, 꽃 같은 연앤 아니다.
그 사이, 은수, 핸드폰 열어 보면,
영수E (다정한 목소리) 저두... 잘 도착했어요..
은수, 가슴이 쿵.. 내려앉는 듯.
재인 (유희 손바닥에 밀린 얼굴 고대로 은수에게로 돌리며) 맞어. 온수.
은수 (멍하다) 어?
재인 꼬맹인 왜 안 달구왔어?
S#41. 영수의 차 안
홍이사가 보면, 영수, 머쓱하게 웃으며, 들고 있던 핸드폰 살짝 흔든다.
영수 (‘나’) 잘 했어?
홍이사 (바로) 잘했다! 이제야 속이 다 시원하네.
영수 (홍이사 반응 때문에 살짝 웃으면)
홍이사 (영수의 반팔을 툭치고) 팔뚝만 광합성 시킬기 아이고, 맘두, 팍팍 내놓고 말리라 이말이다.
영수 (미소짓다.. 천천히 창밖으로 고개 돌리며 생각에 잠긴다)...
홍이사 하마, 벌써, 15년도 넘었다. 은제까지 그 일에 매이 살라 캤더노.
영수 (여전히 창밖을 본다)....
홍이사 잊어~. 잊어도 돼. 니만 니, 용서하모 돼.
영수 (창밖 본 채).....
S#42. 재인의 신혼집 / 늦저녁.
유희 니가 잘못했네~. 왤케 함부로 하냐, 걔한텐.
은수 알어~.
재인 그래서, 헤어지재?
은수 ....몰라...
재인 전화해~
은수 안 받는다니까아..
재인 한 번빼기 안했다메. 계속함 받지이~.
은수 ... 무서워..
유희 냅둬~.
재인 뭘 냅둬~.
유희 (재인에게) 할 거면 벌써 했지. 행. 무서워? 죽을 만큼 보고 싶은데, 무서운 게 어딨어. 냅둬, 참을만 하니깐 저러는 거지.
은수 (귀 막는다) 아.... 듣기 싫어.. 듣기 싫어...
재인 (유희에게) 그래. 넌 글케 좀 찔르지 좀 마라. (은수에게) 근데에.. 온수우.. 어차피 뭐 일케 될 꺼 아냐..?
은수 (고개 숙인 채 괴로워하다 멈추면)
재인 이뿌긴 한데에~, 그런 꼬맹이랑... 모 먹구 살어..
유희 (재인 보다 웃음) 하. 하하... 하재인, 오늘 왤케 정직하셔어?
재인 (유희 무시하고 은수에게) 야, 관둬관둬. 관두구 딴놈 찾아~. (담배 물고 라이터 켜는데, 안 켜진다. 연달아 켜면서) 얜 또 왜 안 되구 난리야.
유희 (‘라이터 안 되는 거 보면’) 피지 말라잖아~.
재인 (아랑곳없이 입에 물고 일어서 가스렌지 쪽으로 가며 은수에게) 꼬맹인 이쯤에서 접구.. 비오는 날, 한번 씩 응? (멜랑꼴리해지는 시늉) 희미한 옛사랑의 추억으루우 응? 크흐~
하는데, 현관문 열쇠 돌아가는 소리.
셋 다 정지!
재인 엇! (돌아보며) 올 사람 없.
들이닥치듯 들어서는 시어머니.
입에 담배 문채 시어머니와 맞닥뜨리는 재인.
재인 (얼른 담배 손에 쥐고) 어.머님.
시엄마, 뜨악한 표정으로 재인을 본다.
그리고 천천히 시선을 유희, 은수에게로..
그리고 벌려놓은 거실의 술상으로...
멍하게 정지한 나머지 두 친구 /
(경과)
(은수와 유희는 가고) 시어머니와 마주 앉아있는 재인.
시엄마 닥터배는 아니?
재인 ....
시엄마 (재떨이에 시선 쫙~, 기가 차다).....
재인 (쫄아서) 잘못했어요.. 어머니.. 담배는 끊을 거예요.
시엄마 허. (무섭게 노려본다)
재인 (쑥 들어간 소리로) 안 그래두 끊을려그랬어요..
시엄마 (일어선다) 이 문젠 (강조) ‘내가’ 생각해보마.
재인 (따라나서며 빌 듯..) 어머니..
시엄마 (돌아보며) 니 엄만, 너 이런 거 아니?
재인 네?
시엄마 (다시 문으로 가며) 어디서 굴러먹든 게, 내 집에서 감히.
재인 .... (놀랐다.. )
시엄마 (씹어먹을 뜻) 막돼먹은 거 같으니라구.
재인 (부들부들 떨린다) 어머니..
시엄마 (돌아 보면)
재인 열쇠 주세요.
시엄마 (눈 세운다)
재인 주세요, 열쇠.
시엄마 허. 허허. (노려보고 그냥 돌아서 간다. 꽝 닫히는 문)
S#43. 은수 원룸 / 밤.
은수, 통화중이다.
은수 ... 어떡해.... (들으며, 유희와 ‘어떡해~’하듯 눈 마주치고) 응. 그래, 재인아, 아무 생각말구, 일단 자아.. (듣고)응. 응. (듣고) 잘했어, 잘했어. 응. 그래. 자아~. 응. (전화 끊고 유희에게) 대단하다...
유희 뭐라는데.
은수 니 엄마는 아시냐는 둥, 막 돼먹었다는 둥.
유희 그래서. 옴팡 당하기만 했대?
은수 응. 줄창 당하다, 열쇠 놓구 가세요, 그랬대.
유희 그랬더니.
은수 잡아먹을 거 같이 보더니 그냥 가드래. 문 ‘꽝’닫구..
유희 (절래절래) ... 어떻게 이 시간에.. 벨두 안 누르구. 이해가 가냐?
은수 안가지이~
S#44. 재인의 신혼 집 / 밤.
온 집안 창문을 활짝 열어놓고, 소파, 커튼에 미친 듯이 페브릿쯔류를 뿌리는 재인. 커튼 냄새 한 번 맡고 또 뿌린다.
한참을 그러다 뚝 멈춘다.
눈물이 주르륵.
그러다 다시 또 뿌리기 시작.
S#45. 은수 원룸 / 밤.
유희, 찬석과의 통화를 막 끝내고 돌아와 앉는다.
(은수와 유희는 맥주를 마시는 중)
은수 뭐한대?
유희 인제 잔대.
은수 주말인데.. 안 만나?
유희 주말엔 못 만나... (뜸. 밝게) 애 땜에..
은수 (보다가) 미안했다. (유희가 보면 진심으로) 그날... 내가 미안했어.
유희 (보다가 피식 웃고) 나두 잘 한 건 없다.
은수 (냉큼) 맞어, 나뿐 년.
유희 허. 함 따져봐?
은수 (배시시 웃고) 아니~. 항복. 난, 진짜 왜 이러니.
유희 그래. 넌 진짜 왜 그러니? (웃고) 나 말구.. 태오씨한테..
은수 모질라서 그래..
유희 맞어. 모질라서 그래...
은수 죽어~.
유희 마음이 말이야. 니 마음이, 나쁜 게 아니라 모질라서 그렇다구.. 태오씨한테.. (뜸) 근데, 저절루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드라.
은수 ..... 맞아?
유희 ... 맞아.
은수 기분 나뻐. 꼭 다 아는 거 같이 말하구.
유희 다 알긴. 나두 그 모양이라 그런다... (은수가 보면) 온수.. 나두 그래애.. 말했잖아. 꽃 같은 연앤 아니라구.. 사람.. 참.. 이상해~? 사랑하면, 좋아야지. 좋아서, 이쁘다~이쁘다, 쓰다듬기에두 시간이 모잘라야지.
은수 ....
유희 근데, ... 미워.. 너무.... 미워서, 나 혼자 속으로 막 구박한다? ‘니가 옛날에 나한테 그랬지? 날 그렇게 아프게 했지?’
은수 (보면)
유희 선배가 눈치 본다? 내 눈치 봐.. (쓸쓸한 미소) 믿어지냐? 천하에 니코친이! 뭐만 한 개만 거슬려두, 그 자리서 대놓구 말 안 하군 못배기는 성미가. 근데, 있지, 그게 또 미워.. (으)아아아아아..... 쓸쓸해... (쓸쓸하다) 무슨 사랑이 꽃은 없구 까시만 남았냐?
은수 ..... 남유... 나, 사고쳤다.
유희 사고? 뭐?
<인서트> / 제주도 녹차밭.
영수, 세상에 태어나 처음 움직여보는 것처럼 팔, 다리 관절을 접었다 펴는데,
유희E (끼어든다) 잠깐, 잠깐잠깐잠깐! (인서트 화면 뚝 멈춤)
유희 야, 너. 김영수? (은수, 쭈뼛쭈뼛) 그, 옛날에 선본 김영수?
은수 (죄진 사람처럼 눈치 보며 작게 끄덕)
유희 와~! 야! 너! (쥐어 박을 듯) 이! 어유~.. 너! 너, 여태 김영수를 만나구 있었단 말이야?!!
은수 만나구있긴! 일 때문이었다니까아.. (점점 옹색해지며)일..
유희 일이구 자시구, 어떻게 그런 얘길! (숨 폭폭 쉬다) 암튼! 그래서.
은수 (쫄아서) 그래서어,... 진짜 일 때문이었는데에, 근데에..
<인서트> / 제주도. 녹차밭.
영수 - 은수씨가 좋아요. (은수, 뚝.) 은수씨, 좋아하는 거 같아요, 저.
유희E (다시 끼어든다) 야~, 이! 이일?
기어들어간 은수 얼굴 위로,
유희 이일? 내 그럴 줄 알았다, 그럴 줄 알았어.
은수 ... 그럴 줄 알긴.. 갑자기 그런 거라니깐.. 갑자기이..
유희 갑자기이? 하. 야, 일하는 애들이 바닷가에서 돈까쓰까쓰!는 왜 하냐? 그런게 바루 연애질이야~.
은수 아~씨... 소리 좀 질르지 마아..
유희 암튼. 그래서.. 빨 말해! 빨빨!
<인서트> / 제주도 녹차밭.
은수, 놀라서 보고 있는데..
영수 - ... 도착함... 문자 주시겠어요..
영수, 은수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다...
은수, 영수를 본다....
은수E 이상해.... 아주 오래전부터.. 이렇게 될 줄 알구 있었던 거 같은 기분이 드는 거야..
유희E 그래서...
은수E 그래서어...,
<인서트> 제주 녹차밭
영수, 여전히 은수를 보고 있다....
은수, 고개를 작게 끄덕인다..
다시 방안. 조용히 앉아있는 은수와 유희.
은수 ..... 잘못한.. 거지?
유희 (보다가) 그 사람이 마음에 들긴 하는 거야? 스테레오라며. 완전 스테레오.
은수 (작게) 스테레오는 아니드라구...
유희 그래서, 좋다구?
은수 (반사적으로 강하게) 아~니이! 그런 건 아닌데... 쪼끔은...
유희 .... 잘됐네. 차라리 헤어져..
은수 .... (뚝. 유희를 돌아보며) 누구랑..?
유희 태오.
은수 (말두 안 된단 듯이 눈 똥그렇게 뜨고, ‘그렇겐’) 못해.
유희 (보면)
은수 솔직히, 있잖아, 나, 그 사람한테.. 안 끌리는 건 아니야.. 근데, 있지, 그 사람이 ‘은수씨가 좋아요~’ 하는데, 태오 생각이 나드라구.... 미안해서가 아니라... 정말, 정말 나, 태오가 미치게 보구싶드라구...
유희 .....
은수 근데, 왜 그랬을까.... 근데두 왜 그랬을까.. (뜸) 정리할 거야..
유희 어느 쪽을?
은수 (유희를 본다)
(경과) 다음날 오전.
유희 (유희 통화 중. 너무 반갑고 다정하게) 어! 진짜? 알았어, 알았어! (끊자마자) 가야겠다!
은수 (아침 대용으로 두부 먹다가) 찜질방 간대며!
유희 (훌렁훌렁 옷 갈아입으며) 헤~ 담에!
은수 챠! 밉다며! 참두 밉다!
유희 (순식간에 옷 갈아입고) 에헤헤~ 미워! 아주, 미워 죽껬어! (가방 들며) 야, 밥 먹어, 그게 밥이 돼?
은수 돼! 돼! 잘 돼! (두부 한 숟갈 크게 떠먹고) 얼마나 맛있는데!
유희 헤헤. 간다!
유희 나가고, 먹던 두부를 내려다 보다, 숟가락 놓듯 탁 꽂는 은수.
순간, 딩동! 문자 도착./
<인서트> / 영수의 아파트 베란다/ 현재.
평화로운 얼굴로 베란다 화분, 작은 풀들에 물을 주는 영수 위로,
영수E 잘 잤어요? 날씨.. 참.. 좋아요. /
은수, 핸드폰을 닫고 심란.
태오의 종을 본다.
멈춰 있는 종 위로, ‘디리링~’ 기타소리.
돌아보면, 은수 곁에 앉은 태오가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른다.
태오 이백오호 처자에겐 비밀이 하나 있지~... / (환상)
옆에 있던 태오, 사라지고 은수 눈에 벽에 기대놓은 기타가 보인다.
S#46. 롯데월드 / 낮.
유희, 설레는 얼굴로 기다리고 있으면 멀리 찬석이 보인다.
5살 여자아이가 찬석 손을 잡고 있다. /
유희 앞에 서 있는 찬석과 여자애..
유희 (몸을 낮춰 아이 눈을 보며) 봄이..구나..
봄이 (찬석에게 몸 딱 붙이며, 유희를 흘끔. 경계한다)
유희 아줌마.. 무서워?
봄이 (대답 없이 계속 경계,)
찬석 (웃으며 머리 쓰다듬으며) 무서워?
유희 봄이, 어떻게 알았어어? 아줌마 무서운데. (돌연 호랑이처럼 장난) 어흥~! 무섭지?
봄이, 어흥! 소리에 놀라 움찔 아빠에게 딱 붙었다가
유희, ‘이게 아닌가?’ 할 즈음, 돌연 배시시~ 웃는다.
유희 어~어? 아줌마 무서운데에~? (봄이의 두 팔을 잡고 다정하게) 봄이.. 아줌마가 함 안아보까?
봄이, 순순히 안긴다. 유희, 봄이를 꼭 안았다 놓고는,
유희 (머리 쓰다듬으며) 예쁘네, 봄이.
S#47. 길 - 버스 정류장 / 오후.
은수. 걷고 있다. 정처 없이 그냥 걷는 느낌. /
버스 정류장.
멈춰 서서 뭔가를 보고 있는 은수.
정류장에 씌어 진 시를 보고 있다. 정호승의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은수, 쨍한 하늘을 올려다본다.
은수 .... 그대...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S#48. 시 몽타쥬. / 오후.
(은수의 목소리로 흘러나오는 시를 노래삼아...)
<지하철 / 현재>
흘러가는 지하철 창밖 풍경.
지하철에 앉아있는 은수.
은수 손에 꼭 쥐어진 핸드폰.. /
은수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 견디는 일..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롯데월드 / 현재>
유희, 찬석부녀와 함께 놀이기구를 타고 있다.
다정한 여느 가족 같아 보인다.
은수 눈이 내리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속을 걸어라..
갈대숲 속에 가슴 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 .
<수유역 플랫홈 & 수유역 밖>
지하철 문이 열리고, 은수, 내린다.
플랫폼 연결 계단을 올라가는 은수/
은수 사라지고 나자마자, 반대편 계단으로 태오 내려온다. /
<수유역 밖 / 과거 F.B./ 5부>
은수와 태오 설레는 얼굴로 각자 뛰어와
드디어 마주하고는 쑥쓰러움과 반가움에 머뭇대다 배시시 웃는다../
<수유역 밖 & 수유역 플랫폼/ 현재>
수유역 밖, 쨍한 햇볕아래 서 있는 은수. /
플랫폼. 들어오는 지하철에 태오의 머리칼이 날린다...
은수 그대,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가끔씩 하느님도 눈물을 흘리신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
<수유초등학교/ 현재>
병아리 문구사가 보인다.
정글짐에 앉아있는 은수.
바람에 은수의 머리칼이 날린다../
은수 산 그림자도 외로움에 겨워 한 번씩은 마을로 향하며,
새들이 나무 가지에 앉아서 우는 것도,
그대가 물가에 앉아있는 것도...
<미디어 액트, 편집실/ 현재>
태오, 편집실로 들어서면, 단편영화(6부에 나왔던)를 편집하고 있던 선배 태오를 돌아본다. 선배 곁에 앉는 태오.
마침, 화면은 은수와 태오가 엑스트라로 손잡고 출연한 부분.
화면 속 은수를 보는 태오의 얼굴에서,
<단편영화 촬영장 / 과거 F.B. / 6부>
은수, 로봇처럼 어색하게 걷는데,
연출 컷! (바로 은수에게) 아니예요, 은수씨 땜에 아니예요. (얼굴 보면 은수 때문이다. 괜히 배우한테 디렉션하고) 자~ 다시 갑시다. 사운드!
스피드, 카메라, 롤링 소리 이어지는데.. 내내 초긴장 상태의 은수..
태오의 슬레이트 소리!
그리고 싸인의 타이밍! 은수, 태오 쪽을 돌아보는데, 아무도 없다.
더 당황해서 어쩔 줄 모르겠는 순간, 은수의 손을 시원하게 잡아채는 태오. 태오를 함께 자연스럽게 걷기 시작하는 은수.
연출 (흡족하게 보다가) 컷! 오케입니다!
컷 싸인에, 액션을 멈추고 쑥스럽게 연출과 태오를 번갈아 보고 웃는 은수.
<미디어 액트 편집실 / 현재>
미디어 액트 편집실 앞. 태오 선배가 문 밖에서 전화를 받고 있다./
편집실 안. 혼자 남은 태오, NG폴더를 열고, 클립하나를 불러온다.
은수가 잔뜩 얼어, 로봇처럼 걸어가는 NG클립.
태오, 그 클립을 하염없이 반복해서 돌려본다.. /
은수 그대, 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 견디는 일..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
(은수 떠나고) 비어있는 정글짐 위로,
은수 ...... 그대여... 울지 마라...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음악 그치고)
S#49. 수유리 병아리 문구사. / 오후.
조심스럽게 문구사 안으로 들어서는 은수.
아무도 없다.. 슬쩍 주변 살피는데 은수 눈에 들어온 건,
태오가 선물했던 그 샤파.. 은수 샤파를 보는데,
태오부off 뭐 찾으세요.
은수 아. (어색하게 돌아서서) 안녕하세요?
태오부 네에~ 안녕하세요. (보면)
은수 아. 연필.. 주세요.
태오부 아~ 연필~. (돌아서 연필을 찾는다)
은수, 그제야 태오의 아버지를 본다.
언뜻언뜻 보이는 옆모습이 태오와 꼭 닮았다..
태오부 (네 종류의 연필을 내놓으며) 허허. 아직두 연필을 쓰시는 분이.... 반갑네...
은수 네.. (하나를 고르면)
태오부 .., 연필이 좋죠~?
은수 네. (연필 들고 꾸벅 인사) 안녕히 계세요!
태오부 허. 허허. (웃다가) 아가씨. (은수 돌아보면) 계산을..
은수 어! (허겁지겁 돌아와 지갑 열고) 아, 죄송해요. 죄송합니다!
태오부 (시원하게 웃으며) 아니예요, 아니예요.
S#50. 롯데월드, 까페테리아. / 늦은 오후.
까페테리아, 2층 높이 시선으로 길가에 선 차 한 대가 보인다.
(보이진 않지만, 운전석에 봄이 엄마가 타고 있을 것이다)
찬석, 봄이를 덥썩 안아, 뽀뽀하고 보조석에 태운다.
안전벨트를 매주는지, 보조석 안으로 몸을 깊숙이 넣었다, 빼고는
손을 흔드는 찬석.
봄이도 차창으로 얼굴 내밀고 “빠이빠이~.”
창밖으로 그 모습을 보고 있는 유희..
S#51. 은수 원룸 골목 / 해질녘.
은수 타박타박 걸어온다.
S#52. 은수 원룸 / 해질녘.
비밀번호 누르는 소리에 이어, 은수 문을 열고 들어서다. 뚝.
현관에 놓인 태오의 운동화.
은수, 천천히 방안으로 들어온다..
(현관을 등지고) 소파에 앉아있는 태오가 보인다.
은수, 멈춰 서서 아무 말도 못하고 서 있는데..
드디어, 돌아보는 태오....
태오 .... (담담하고 작은 미소).... 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