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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황토대추 - 아리숲농원
 
 
 
카페 게시글
아리숲과 이야기 나눠요 스크랩 힐링캠프
활목재 추천 0 조회 27 12.10.08 13:04 댓글 2
게시글 본문내용

추석 명절을

서울에서 지냈습니다.

 

작년엔 보은에서 지냈는데

친정어머니께서 가까운 거리도 가실 수 없을 정도로 건강이 안 좋으시고

시어머님도 서울에 계시니

우리가 움직이기로 했지요.

 

 

 

설날엔 큰집 식구들과 에배를 드린 후 아침을 같이 먹지만

추석에는 어머님과 남편,아들 그리고 저, 이렇게 아침을 먹고

시누이네와 친척들이 오면 같이 놀다가,

늦어지는 가족 친지들은 어머님과 먼저 온 시누이들에게 상차리는 일을 부탁하고

오후 3, 4시 쯤이면 친정을 가기 위해 일어납니다.

 

이번 추석도 그랬습니다.

 

차린 음식도 그리 많지 않았지만

사진을 찍을 땐 항상

이미 다 먹고 난 후....

 

 

 

 

 

 

 

 

친정입니다.

 

이번 추석에 서울에 온 이유가 있습니다.

이런 날은 형제와 조카, 손자들을 한꺼번에 볼 수가 있고

가장 중요한 건 엄마 때문입니다.

 

엄마가

예전 우리 엄마가 아닙니다.

나쁜 엄마로 변하신 게 아니고

가엽고 마음 아픈 엄마로 변하셨습니다.

 

항상 남을 먼저 배려하시고 남에게 상처될 말씀하시는 것을 본 적이 없는, 그런 울엄마,

우리에게 "계집애"라는 말도 욕 같아서 쓰지 않으시던 엄마,

그렇지만 바르게 키우려고 얼마나 엄하게 하셨는지....

자라면서는 물론 결혼을 해서 이 나이가 되어서도 존경스럽고 자랑스러운 엄마.

자존심이 강하셔서 남에게 싫은 소리를 안 하시는만큼

누구에게도 흉거리 없이 사시려고 노력하신 엄마.

"나는 참는 거 하나는 잘 해." 하시던 울엄마.

 

너무 참으셨나봅니다.

너무 많이 참으셨나봅니다.

 

딸, 사위, 아들, 며느리....모두에게 서운함....

우리가 화목하게 지내고...다 그만하면 좋다라고 여기시는 줄 알았는데....

어느 것에선가 서운함이 한번 터지시니...봇물 터지듯...그러다보니 지나간 사소한 것 부터, 가슴에 묻어 두셨던 일들이....

변명도 소용 없고...말대답을 하면 더 화를 내시고....

 

다른 자식들은 돌아가며 혼이 났는데

우리만 시골에 살아서 말씀하실 기회가...

이번엔 우리 차례라고 생각...단단히 각오를....

그런데

엄마가 많이 누그러지신 상태이셨습니다.

우리는 "땡" 잡은 겁니다~

 

*

 

친정에서도

상다리 부러지게 차려진 음식은 못 찍고 다 치운 후

디카를 들고 여기저기...

 

군대에 간 아이들 빼고

4대가 모여 있으니...

 

 

 

 

 

 

 

 

 

 

 

 

 

 

 

갈 사람은 가고....

원래는 이렇게 많이 남지 않았었는데...

전에는 둘째언니만 자고 모두 각자의 집으로.

그런데

이번엔 남편만 내려가고 제가 남는 바람에...여러가지 이야기 좀 하자구....그러다보니 막내네까지...

오빠네 딸과 사위, 손자 손녀...대가족이 잠을 자게......

 

거실에서는  

"개그콘서트"를 보느라 ~ ^^

 

 

 

 

 

 

엄마 방에서는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같이 보는 드라마가 있나봅니다.

 

 

 

 

*

 

엄마와 큰 언니를 뺀 딸 넷이

밤을 꼬박 새워

아침 7시까지 이야기를 나누었고...

 

*

 

다음 날

낮 풍경입니다.

 

올케 언니는 없습니다. 딸의 집에 가서...

딸이 자기 엄마를 모시고 간 거지요.

왜 그랬을까요..? 

 

올케 언니는 저와 동갑입니다.

위의 사진을 보시면 알겠지만...빨간 앞치마를 두른 미모의 여인...

 

 

어느 집이나 그렇듯이

일년 동안 큰 행사는 설날, 추석, 어르신들 생신입니다.

올케가 너무 힘들 것 같아서

20년 전부터 부모님 생신은 딸들이 돌아가면서 했습니다.

2년 전부터는 엄마가 "내가 쏜다!" 하셔서 자식들은 즐겁게 먹고만 온지요.

 

그런데

울올케 말입니다....30여년을...

그 세월을 명절마다 친정을 안 갔습니다.

안 갔을까요....못 갔을까요.....?

친정을 꼭 명절에 가야 되냐고 하는 분이 계시다면..........................ㅠㅠ..

 

저는 여자입니다.

딸이자 며느리, 장차 시어머니도.....그리고 사람, 그냥 "나".....이기도....

각자 현명하게 알아서 살아야겠지요만.....

딸 다섯에 아들 하나인 집의 며느리인 우리 올케 언니...부모님과 따로 산 때도 있었지만 그 부담감은....

부모 형제간에 불화가 끊이지 않는 집안의 며느리, 힘듭니다.

하지만

엄청나게 화목한 집안의 며느리도 쉽지가 않습니다.

 

"음식만 준비해 놓고 친정에 가라."고 하지만....ㅉ...

 

몇 년 전, 추석에 모이지 말자는 말이 나왔었는데

이번에도 그 말이....물론 올케 언니가 없을 때였지요.

내년부터는

설날에만 모이고

추석날은 각자의 집에서.

추석이 지나고 두 주 후쯤

엄마도 뵈러 와야 되니까 밖에서 모여 식사하고 오빠집에서는 차나 과일 정도로........거의 확정!

 

*

 

오빠가 살고있는 아파트에서 보이는

북한산, 도봉산...

 

 

 

 

 

 

명절 후에

이혼이 두 배로 늘고

부모 형제간에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는군요.

 

우리도 모여서 이야기를 하다보면

속마음이나 서운했던 일...자랄 때 있었던 일 등....여러가지, 생각하지 않았던 이야기들이 나오곤 하지요. 

그런데 정말 다행이랍니다.

다툼이 되지 않고

서로 어떻게든 더 잘 지내려고, 개선을 하려고 노력을 하니....

 

저는

이번에도

어김없이

형제들과 모였을 때

가장 많이 울어서  "눈물의 여왕"  자리를 굳혔고,

 

잠시

"힐링캠프"에 다녀온 기분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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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2.10.08 22:53

    첫댓글 의미있는 명절을 보내셨습니다. 글이 참 재미있습니다. ㅎㅎ

  • 작성자 12.10.10 15:46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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