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떠나고 보는 것이다.
이것저것 따지고 재다보며 생각만으로 뱅글뱅글 맴돌다가 주저앉아
한참 후에야 大聲痛哭(?)을 하며 늦은 후회를 하곤 한다.
장마전선이 애물단지로 등장하면서 오락가락 일정을 맞추다가
애라 모르겠다. 그냥 떠나고 보자.
그런 심정으로 아주 느긋하게 경부고속도로를 들어서며 만사를 하늘에 맡긴다.
유럽을 떠돌며 이거는 아닌데 하는 느낌을 그대로 받아들여
느림의 미학을 더불어 즐기고자 훌쩍 떠나보는 것이다.
아무리 일정을 빈틈없이 짰다고 하여도 현실과 맞닥뜨리며
어느 순간 만사가 헝클어지다가 뒤죽박죽 엉망이 되는 순간
어디서부터 꼬인 실타래를 풀어야 할지 난감하기가 일쑤다.
하여, 시작부터 꼬여들지 않기 위해 현지사정에 밝으리라는 기대로
아직도 군산대에서 건재를 과시하고 있는(?) 임재근 친구에게
군산 부근의 맛집을 부탁하여 찾은 곳이 바로 日松일식(063-468-8904 / 010-8432-6363)이다.
이른바, 님도 보고 뽕도 따보자는 얄팍한(?) 계산이 빚어낸 어설픈(?) 결과지만
아무런 거리낌 없이 선뜻 나서 고군산군도의 정보를 준 친구에게 고마움을 전하지 않을 수 없다.
어쨌든 대학시절 3년을 함께 하며 멋모르고 뒹굴던 추억이 약이 되어
40년을 훨씬 뛰어넘는 세월도 어쩌지 못하고 달려 나온 것을 새삼 떠올려보며
그때는 대수롭지 않던 일이 차곡차곡 쌓여서 만들어낸 결실이라는 생각에 가슴이 뭉클해진다.
<日松일식집의 흐뭇한 분위기>
<준공탑에서 바라본 새만금방조제 배수갑문>
2년 전 이맘 때 차도선편으로 1시간 30분을 헛돌며 고군산군도의 선유도를 찾았던 기억을
고군산군도가 육지와 연결됐다는 반가운(?) 소식에 다시금 가까이 되살리려한 시도가
고군산군도를 자동차로 찾아보려한 손쉽고 조급한 판단이 너무 앞섰다는 반성으로
훗날 때가 되며 다시(?) 들리기로 다짐하고, 이미 육지가 된 신시도 입구에서
아직은 준비가 덜 되어 7월 중순에나 자동차로 들어갈 수 있다는 안내를 믿으며
새만금방조제를 따라 가는 부안변산 마실길로 방향을 틀고 만다.
그래도 좋지 않은가?
비록 장맛비를 밀어젖히며(?) 목포로 내려가는 길이기는 하여도
바람 따라 흘러가는 멋대로 나들이가 근사하다는 생각에 다들 순한 양이 되고 만다.
아직은 설익은 변산해수욕장은 손님맞이 준비로 어설프게 가로수를 심고 있다.
저 나무들이 그늘막 역할을 제대로 하려며 아마 제법 시간이 흘러야 하리라.
그래도 잠시 부안변산 마실길에 눈길을 주고
곰소항에서 저녁 찬거리로 낙지젓갈을 마련한 뒤
내소사를 들리려던 계획마저 접고 갈팡질팡하는 장마전선의 향방을 관망하려
하루를 묵기로 한 고창 선운산 우체국 수련원 301호에 늦은 여장을 푼다.
그리고는 여장을 풀기 바쁘게 부랴부랴
곰소항에서 소개받은 심원면의 금단양만(063-563-5125 / 010-3679-5125)으로
풍천장어 맛을 그냥 둘 수 없다는 듯이 달려가기는 했어도
글쎄~ 제한된 시간에 입맛은 각각이라 소문만큼 약발이 있었는지는~~~
장맛비를 대비하여 꼼꼼한(?) 준비를 한 보람도 모르고 장마전선은 오락가락이다.
하여, 고창에서 더 머무르며 육지가 된 섬들을 찾아보려던 시도를 접고
애초의 복안대로 밀어붙이기로 하고 느긋하게 주섬주섬 짐들을 다시 챙긴다.
그렇다. 알면 제대로 보인다고 했던가?
유럽을 돌면서 너무나 강하게 밀어붙이던 종교라는 이름 하의 성전들이
한반도라 하여 가만두고 있겠는가?
면면히 이어온 골짜기엔 믿음이라는 미명 하의 상징물이 너무 넘쳐나는 것도 사실이 아닌가?
외형으로 짓눌러보자는 얄팍한(?) 속셈이 바로 보이는 듯 하여 씁쓸한 것은 왜 일까?
生死의 갈림길로 느껴지는 도솔천을 따라 가는 아침 산책에
무거운 상념을 억지로라도 지우자고 하면서도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잡생각이 쉽게 떨쳐지지 않아
펑펑 울고 싶은 마음으로 선운사 동백의 아픔을 멍하니 바라만 본다.
<선운사 동백숲>
<도솔천 산책로>
<도솔천의 아침 물안개>
동물적인 본능을 막아놓으며 그냥 쉽게 결론이 날 것이라는 성급한 판단이
일을 그르치고 있다는 것을 깨닫기에는 일이 터지고 한참 후에야 앗차 하고 다들 한숨을 쉰다.
그래도 늦지만 않으면 좋을 터인데 十中八九 안심하고 있다가
덜커덩 수갑이라도 채우려 하면 세상에서 그런 일이 왜 하필 자기에게만 일어나는지
원망 아닌 서글프고 불쌍한 눈초리로 고개를 처량하게 떨구고는
언제 甲질을 했냐는 무표정으로 귀 막고 입 가리며 엄한 눈초리를 피해가자고 연극을 한다.
미아리를 없애고 대단한 일을 해결한 듯 후유 하고 가슴을 쓰려 내리는 처방전이
한참이 지난 뒤에야 이것이 아니었구나 하는 늦은 판단으로 후회를 하는 모습이 너무도 안타깝다.
태어난 것은 언젠가 반드시 죽게 된다는 아주 단순한 진리 하나
바로 깨닫지 못하고 바동거리는 인간의 모습이 애처로워 눈길을 아주 멀리로 돌리고 만다.
전후 사정이야 어떻게 되었던
어설픈 처방전이 눈물겹도록 역겹게 다가오는 것을 엄청 잔잔해진 바다를 바라보며 곰곰이 따져본다.
왜 그랬을까?
당사자들이야 눈 가리고 아웅 하는지는 모르지만
다들 나름대로 얘기하는 처방전이라는 진실(?)을 과연 덮을 수가 있을까?
여유를 부려본다.
정해진 시간에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시간과 어울리며 느긋함을 즐긴다.
서두를 것도 없어 고창 고인돌을 둘러보기로 하고 어슬렁거린다.
땡볕은 적당히 가려져 걷기에도 안성맞춤이다.
보기 좋은 모습이 저절로 펼쳐진다.
이 얼마나 자연스런 모습인가?
늦게나마 애들이 챙겨준 색안경(?)을 끼고 세상을 바라보며 혼자서 속으로 낄낄거린다.
날씨는 누가 시샘이나 하듯이 이렇게 좋을 수가~~
소위 바다전문가(?)가 고향으로 돌아보니 포세이돈 해신이 돌보는지도 모르지 않은가?
섬생활은 바로 性생활의 시작이요 끝이라는데~~~
현실을 제대로 짚어보지도 않고
너무 쉽게 판단하고 어설프게 답안을 마련한 것이 탈이 나지 않았나? 새롭게 돌아볼 일이다.
사진 한 장 제대로 챙기지 못한 증도를 그냥 두고 갈 수는 없다.
2004년 지도대교 개통으로 한 몸이 된 지도와 사옥도는 그렇다 하더라도
2010년에야 증도대교 개통으로
신안의 보물섬이 된 그야말로 입소문이 자자한 증도를 지나칠 수는 없지 않은가?
더구나, 갯벌체험과 짱뚱어다리로 더 유명세를 탄다는데~~~
하지만, 점심도 챙길 겸 목포로 가는 길목에서 잠시 들린 증도는
짱뚱어탕으로 인해 실망만 안고 그냥 되돌아 선 섬 아닌 육지로 사라져 간 섬이기도 하다.
하긴, 증도라는 지명을 따져보면 증도의 어제와 오늘을 보는 듯해 재미가 있을지도 모른다.
증도는 물이 밑 빠진 시루처럼 스르르 새어 나가 버린다는 의미의 시루섬이다.
하여, 시루 증(甑) 자를 써서 증도(甑島)라 부르면
앞시루섬과 뒷시루섬 그리고 우전도라는 3개의 섬으로 이어오다
앞시루섬과 우전도가 간척으로 합해져서 전증도가 되고, 뒷시루섬이 후증도가 되어 2개의 섬이다가
이 두 섬마저 간척으로 하나의 섬으로 합쳐지면서
지금은 더한 섬/늘어난 섬이라는 뜻의 증도(曾島)로 불리고 있다는 거짓말 같은 얘기다.
<동양골드호에서 바라본 비금도 원경>
<비금도와 도초도를 이어주는 서남문대교>
<흑산항에 입항한 동양골드호>
<흑산도에 왔으니까 그냥 갈 수는 없지>
그 증도(曾島)를 뒤로 하고
일파고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5판 승부를 쉽게(?) 받아들였다가
공평하지 않은 규칙에 혼쭐이 난 이세돌이 태어난
바로 비금도를 먼빛으로 바라보며 그림처럼 잔잔한 바다를 가로질러 흑산도로 향하니.
우여곡절이야 어찌 되었건 국제공항도 아닌데 이름 쓰인 팻말을 들고 손님을 맞이하는
흑산도 가족민박(010-5203-9405) 아저씨의 모습이 정겹게 다가온다.
첫댓글 잘 감상하고, 그 때 그 때의 감성을 다시한번 살려 아름다운 느낌 그대로 가져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