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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면 산 (牛 眠 山 ; 293m) 서울 강남의 허파 역활을 하는 산
다가오는 7월27일(토)은 서울 서초구 우면산 산사태가 일어난 지 만 2년이다. 우면산 산사태는 2011년7월 서울 지역에 내린 집중호우로 인해 우면산 주위 마을에서 16명의 목숨을 앗아간 사고이다. 사고 발생 2년이 다가오지만 아직까지 서울 시와 유가족들 간에 사고원인과 보상문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서울시는 천재(天災)라는 1차보고 서를 발표하고 사고를 마무리하려고 서둘지만, 유족들은 인재(人災)원인이 더 크다고 강력하게 항의해 아직까지 최종결론 이 나지 않았다고 한다.
당시 얼마나 많은 비가 퍼부었는지 아직도 필자의 기억이 생생하다. 아침 출근길.. 안양 인덕원에서 양재동과 서초동, 사당동으로 향하는 버스와 자가용들이 꼼짝달짝 못하고 몇시간이고 서 있었던 기억이다. 이유는 우면산 산사태가 나 토사가 인근 도로까지 덮혀 차량 이동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 서울이 바다가 됐다... 폭우 피해 속출.. 교통대란 "" 2011년 7월27일 경향신문 기사제목이다. 신문은 기사에서 " 27일 새벽부터 아침까지 서울지역에 시간당 최고 30mm가 넘는 기습 폭우가 쏟아지면서 출근길 시내 도로 곳곳에서 극심한 혼잡이 빚어지고 있다. 전날 오후부터 300mm가 넘는 집중호우가 쏟아지고 있는 중이다. 26일 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는 평년 전체 장마 기간동안 내리는 비의 절반 가량을 하루 만에 쏟아 부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고 쓰고 있다.
당시 서울에만 하루에 300mm 이상의 비가 퍼부었다. 백 년만에 폭우가 쏟아졌다는 기상청의 발표는 둘째치더라도, 시간당 100mm가 넘는 집중호우는 강남 일대 물난리를 겪으면서 우면산 일대 아파트와 주택 등을 토사에 침수시켰다. 비가 그친 후 우면산은 폭탄에 두들겨 맞은 양 모든 것이 초토화 되고 산의 형태는 온데간데 없이 뻘건 흙더미만 산을 덮고 있었다.
우면산 산사태 2주기를 맞아 수마에 긁힌 상처가 얼마나 치유 되었는지 궁금해 우면산을 찾는다. 모처럼 장마전선도 남쪽 멀리 내려가 날씨가 화창하다. 내리쬐는 햇볕이 이렇게 반가운 날이 여름철에 몇번이나 될까?? 빙그레 미소를 지어본다.
우면산(293m)는 낮고 보잘 것 없는 그저 평범한 흙산이다. 서울의 허파 역활을 하는 북한산, 관악산, 청계산에 비하면 초라한 뒷동산에 불과하다. 그러나 산이 많지 않은 강남 시민에게는 사랑을 흠뻑 받는 산이다. 강남 시민들이 가벼운 옷차림 으로 올라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산이 우면산이다. 우면산(牛眠山)이라는 한자어에서 느낄 수 있듯이 "소가 쉴 수 있는 산" 처럼 낮고 편안한 산이다.
도시 근교 다른 산들과 마찬가지로 우면산도 여러 군데에 들머리를 열어 두고 있다. 필자는 남태령 기슭에 자리잡은 아담한 마을인 전원마을 쪽에서 시작하는 남북 주릉코스를 선택한다. 전철을 이용 할 경우 남태령 역 1번 출구로 나오며 되고, 시내 버스를 이용 할 경우 전원마을에서 하차하면 된다. 남태령(嶺)은 조선시대 하삼도(三南;충청도.전라도.경상도)에서 한양 으로 통하던 유일한 길이었고, 정조대왕이 지극한 효성으로 화산에 있는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인 현륭원을 참배하러 다니던 고갯길이었다.
전원마을에 들어서 오른쪽으로 골목길을 5여 분 이으면 끝에 비닐하우스 몇동이 나타난다. 길은 조그만한 계곡을 따라 농 로로 이어져 있다. 농로을 따라 조금만 더 이으면 꼳 작은 나무다리가 나타나며, 다리를 건너니 아담한 약수터에 닿는다. 약수터 옆으로는 산사태 이후 최근에 공사한 계곡의 배수로가 낯설게 서있다. 우면산은 등산로 초입에 약수터가 유달리 많다.
약수터에서 시원한 약수를 들이키고 좌측 오르막 산길을 오른다. 낮은 오르막이지만 10여 분 주능선에 닿을 때까지 오르니 이마에 땀줄기가 배여나온다. 주능선은 넓고 많은 사람들이 다녔을 발길의 흔적이 뚜렸하다. 어깨에 힘을 빼고 유유자적 10여 분 걸으니 왼쪽으로 넓은 헬리포터가 나타난다. 헬리포터에 올라 바라보니 관악산 정상이 바로 눈앞에 쫙 펼쳐진다. 헬리포터를 뒤로 하고 다시 길을 이으니 전철 4호선인 사당역과 선바위역으로 갈라지는 삼거리가 나온다. 곧장 길을 이은다. 숲이 점점 울창해진다. 잣나무와 상수리나무, 단풍나무들이 어우러져 짙은 숲을 이루고 있다. 숲사이로 길은 아름다운 오솔길 마냥 순박하게 이어져 있다. 숲에서 뿜어나오는 냄새를 폐 깊이 들여마신다. 나무 냄새가 흙 냄새, 풀 냄새, 꽃 냄새 등 온갓 냄새가 섞여 진한 냄새가 난다. 더위와 장마에 지친 필자를 치유하는 피톤치드이다. 울창한 숲속 능선길을 계속 따른다. 오른쪽 숲 사이로 과천 경마장과 과천 대공원이 보이고, 그 뒤로 청계산 봉우리들이 마루금을 그리고 있다.
길을 계속 따르니 군부대와 성산약수터 방면의 갈림길에 닿는다. 군부대 방향으로 길을 이은다. 나무계단이 낮은 오르막에 설치되여 있다. 그것도 오르막이라고 땀이 송송 이마에 맺는다. 계단을 다 오르면 오른쪽으로 아담한 테크가 마중을 한다. 테크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정면을 바라본다. 하늘금을 이룬 관악산 봉우리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멋진 전망이다.
테크에서 커피 한잔을 마시며 여유를 부리다가 다시 길을 이으니 곧 군부대가 나타난다. 길은 군부대 옆으로 이어져 있다. 군부대 출입을 통제하는 철조망에는 "과거 지뢰 지대" 라고 표시한 빨강 역삼각형 표시판이 걸려있다. 철조망은 군부대 테두리를 삥 둘러쳐 있다. 길은 군부대 밑으로 길게 원을 그리며 이어져 있다.
이정표를 보고 계속 길을 이으니 대성사로 내려가는길과 소망탑으로 오르는 삼거리에 닿는다. 소망탑으로 오른다. 길게 이어져 있는 목재 계단을 오른다. 5여 분 오르니 우면산의 정상인 소망탑에 이른다. 실질적인 우면산의 정상은 군부대가 위치한 레이더 기지이다. 그곳에 정상석을 세우지 못하고 이곳에 세울 수 밖에 없는 분단의 현실을 여기서도 느낀다.
소망탑이 있는 정상은 전망이 좋은 곳이다. 강남에서도 전망 좋은 곳으로 손 꼽을 정도로 앞이 탁 트인 멋진 전망은 명품 중에 명품이다. 북한산과 도봉산이 마루금을 이룬 것은 물런이고 남산의 랜드마크인 N타워와 강남일대 시내 모습이 멋지게 보인다. 야간산행을 하면서 시내의 조명을 바라보면 황홀할 수 밖에 없을 성 싶다.
소망탑에서 한참이나 멋진 전망에 눈을 섞은 후 다시 길을 이은다. 5여 분 후 노루고개 삼거리에 닿는다. 이곳부터는 각자 편안한 길을 택하면 된다. 어느쪽 길을 택하든 남부순환도로에 다다를 수 있다. 필자는 왼쪽으로 꺽어진 길로 들어선 후 대성사~예술의 전당으로 내려서 산행을 마무리 하였다. 대성사는 예술의 전당 바로 위에 위치해 있는데, 절 앞의 포대화상 이 눈길을 끈다. 포대화상은 중국 후량 사람으로 지팡이 끝에 커다란 자루를 매고 다녔다 한다. 자루 안에는 온갓 것들이 있었는데 중생들이 원하는데로 나눠줘서 포대스님이라고 불리게 되었다 한다.
2011년7월... 기습적인 폭우로 우면산을 초토화 시켰지만 지금은 완전 복원하여 예전의 우면산으로 복구 하였다. 그러나 토사가 깍여나간 곳은 아직도 흉물스럽게 남아 있으며, 곳곳에 설치한 계곡의 배수로 옆으로는 수해의 생채기가 아직도 남아 있다.
2011년7월27일 우면산 산사태로 운명을 달리하신 16명의 주민들에게 명복을 빌면서 우면산 산행을 조용히 마무리 한다..
산행코스 우면산 전원마을~약수터~군부대~부대 사면 약수터~소망탑~대성사~예술의 전당 시간은 넉넉잡고 3시간 소요...
^^^ 우면산 소망탑에 세워져 있는 방향 이정표...
^^^ 본격적인 등산로로 들어서기 전 만나는 아담한 다리..
^^ 본격적인 산행 전에 만난 약수터.. 우면산에는 등산로 초입에 이런 약수터가 많다.
^^^ 참나무와 버섯..
^^ 우면산은 비록 낮은 산이지만 숲은 울창하다.. 짙은 숲사이로 등산로가 아담하게 이어져 있다..
등산로 곳곳에 이런 참호가 있다.. 유사시에 군인들이 사용할 수 있게 보존이 잘 되여있다.. 이끼낀 참호가 퍽이나 이채롭다...
용틀임하면서 하늘로 비상할 것 같은 상수리나무.. 기상이 힘차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관악산.. 비록 옅은 안개가 끼여 시원한 조망은 없지만 관악산 정상인 연주대 위용이 대단하다..
^^ 군부대 출입을 통제하는 철조망에 " 과거 지뢰 지대 "라는 역삼각형 표시판이 걸려있다.
군부대 아래녘 사면에 샘터가 몇 곳 있다. 샘터 근처에는 운동시설이 있어 주민들이 즐겨 찾는다..
2011년7월 우면산 산사태가 이곳으로 수많은 토사가 아래로 흘러내렸다. 지금은 계곡에 배수로가 단정하게 설치되여 있지만 배수로 주변에는 2년 전 생긴 수해의 생채기가 아직도 남아있다.
^^ 우면산 소망탑으로 오르는 목제 계단..
소망탑에서 바라본 서울 강남일대.. 서울시에서 전망 좋은 곳으로 지정할 만큼 앞이 탁 트인 멋진 전망대이다. 북한산 능선까지 선명하게 보이고, 남산과 강남일대의 모습이 멋지게 보인다..
아담한 정상석과 돌탑이 어우러져 시민들의 휴식공간을 제공하는 소망탑이다...
^^ 우면산의 대성사이다..
^^^^ 대성사에서 바라본 강남의 빌딩들..
^^ 포대스님과 대성사. 포대스님은 중국 후량 사람으로 지팡이 끝에 커다란 자루를 매고 다녔다. 포대안에 있는 것들을 중생들이 원하는데로 나눠줘서 포대스님이라고 불리게 되었다.
^^^ 대성사 절내에 있는 약수터..
예술의 전당 위에 있는 아담하고 소박한 호수이다. 우면산에서 흐르는 물을 담아 아름다운 호수를 탄생시켰다..
^^^^ 우면산 산사태 이 후 설치한 사방댐이다.. 사방댐은 황폐한 계류(계곡)의 계상 및 계간 침식을 방지해 산각을 고정하고 집중호우 및 산사태 발생으로 계류에 유입되는 토사, 돌, 자갈, 유목 등이 하류로 이동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설치하는 횡단 공작물이다. 또한 물의 유속을 줄여 하류의 주택 및 농경지 피해를 막는 등 주민 의 인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생활불편을 줄이는데 막대한 효과 를 발휘한다......
^^ 대성사 대웅전에는 목조 좌불로 유명하다. 매일 복을 구하는 중생들이 부처님 앞에서 연신 몸을 낮춘다..
작은 산이지만 숲이 우거져 강남의 허파 역활을 충실히 하는 우면산 산행을 조용히 내려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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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수고많이하셨고 덕분에 산행잘했어요 박대장님 감사
산에 가고 싶을 때 종종 연락 주셔여..
먼산은 못가더라도 가까운 산은 같이 동행이 가능하답니다..
서울 근교에 멋진 산이 많읍니다. 그런 산 산행하면서 예쁘게 늙으면 어떨런지요???
행복하시고 건강하셔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