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월 아버지 면회를 다녀온 이후 5개월 만에 아버지를 만났다.
"어르신 재정이 왔네."
요양보호사 선생님께서 먼저 알아봐 주시고는 아버지에게 알려주었다.
"어르신, 재정이가 누구예요?"
"아들."
"형, 아버지한테 인사도 안 해요?"
"아버지, 저 왔어요."
형님은 공용 거실에 다른 어르신들과 계시던 아버지를 방으로 모시고 와서 함께 시간을 보냈다.
점심시간에는 아버지와 함께 식사하며 그동안 못 나눴던 이야기를 나눴다.
"지금도 자취는 하고 계세요?"
"네 흐흐흐"
"형님이 올해는 직장을 옮겼어요. 시청에서 하는 계약직 일자리를 다니고 있어요."
"그래요? 잘하셨네. 일은 꾸준하게 다녀야지. 지난번보다 살도 빠진 거 같아요?"
"네. 형님 매일 운동 다니고 있어요. 건강해야 직장도 다니고, 자취도 하고, 이렇게 아버지도 보러 올 수 있다고 했더니 운동 꾸준히 잘 다니고 있어요."
수녀님은 재정이 형님에게 아버지 근황과 누님이 다녀갔던 일 등 설명해 주셨다.
"형, 날도 좋은데 식사하고 아버지 산책 시켜드리면 어때요?"
날이 따뜻해 산책하기 좋은 날씨여서 수녀님 계신 곳에서 산책 제안했다.
"그러세요. 어르신 좋겠네. 아들이 산책도 시켜주고~"
"흐흐흐"
식사 마치고 마당으로 나갔다.
"형, 저는 여기서 쉴게요. 아버지 모시고 건물도 좀 돌면서 산책 시켜드리세요."
일부러 부자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했다.
"형, 이제 슬슬 가야 할 거 같아요."
"네…."
재정이 형은 아버지를 2층 거실에 모셔다드리고, 마지막 인사를 했다.
"갈게요. 또 올게요."
형님은 인사를 하며 아버지를 안아드렸다.
"다음에는…. 언제 오나?"
"추석쯤에 오게요. 그 사이에 지혜 누나 보러 한번 다녀오고."
"네…."
"그래도 아버지 건강해 보이셔서 다행이네요."
"흐흐흐"
"다음에 보러 오기 전에 한 번씩 간식도 보내드리고 합시다. 아까 수녀님, 요양보호사 선생님들이 우리 다 알아봤잖아요? 형이 그만큼 아들 노릇 잘하고 있다는 거예요."
"네. 흐흐"
재정이 형이 아버지를 자주 찾아뵙게 돕지는 못하더라도 간식 등 챙기며 아들 노릇 꾸준히 할 수 있도록 거들어야겠다.
[2024. 03. 16 생활일지]
첫댓글 바다 건너 멀리 살아도 아들 노릇하게 꾸준히 도우니 '아들 대접'을 받습니다. 덕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