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병교(洗兵橋)
세병교와 온천천
옛날에는 '서천' 또는 '동래천'으로 불렸던 온천천(溫泉川)은
부산의 진산인 금정산 고당봉과 계명봉 사이 골짜기에서 발원하여 범어사 계곡을 지나 남서쪽으로 흘러
동쪽의 금정산맥과 서쪽의 윤산 사이를 흐르면서 하천은 북에서 남으로 흐르다가
동래에서 동쪽으로 흘러 수영강에 합류하는 수영강의 제1지류이다
하천 양안에는 측방 침식으로 형성된 좁고 긴 평야가 나타나는데
이 평야는 과거 논과 미나리꽝으로 이용되었다
실제로 내가 고등학교 1학년이던 1960년대 말에 전차를 타고 세병교를 지날때 보면
세병교 양 옆은 온통 미나리꽝이었던 기억이 선명하다
세병교는 1781년(정조 5년)에 나무다리에서 돌다리로 교체되었다는 옛 기록이 있는 다리로
1977년 지금과 같은 형태의 교량으로 바뀌었다
처음에는 광제교(廣濟橋)로 불리었으나 후에 병기를 물로 씻었다는 의미의 세병교(洗兵橋)로 바뀌었다
임진왜란 같은 큰 전쟁을 치를 때 창칼을 물로 씻은 곳이어서 이런 이름이 붙은 것으로 짐작된다
1910년의 온천천 모습
동래부지(東萊府誌)에는 지금의 거제1동 일대가 대조리(大鳥里)로 표기되어 있는데
여기에서 대조(大鳥)란 황새를 말하는 것이고
거제천과 온천천이 연결되는 저습지였던 거제1동 주변은 황새가 살기에 적합한 장소였을 것으로 추측된다
현재는 생태가 변화하며 황새를 찾아볼 수 없지만
전해져오는 여러 지명에서 그 시절의 풍경을 짐작해볼 수 있는데
오늘은 지금까지도 남아있는 대조(大鳥)의 흔적을 찾아 나선다
1910년의 세병교(洗兵橋) 모습
옛 동래읍성의 남문이 지금의 동래경찰서 자리에 있었는데
동래읍성의 남문은 익성(翼城) 형태로 이중문이었고 그 앞문이 세병문(洗兵門)이었다
1930년경의 세병교
지하철 1호선 교대역 3번 출구를 나와 부산교육대학교 쪽으로 간다
교대를 향해 가는 도중 중간치 쯤의 오른쪽 보도블럭 옆에 세워져 있는 안내판이 있다
황새알 그린등교길 팻말이다
거제1동인 이 일대는 옛날에 '황새알마을'로 불리었고
거제1동은 한새벌, 황새알, 학란 등 황새와 관련된 지명이 많은 동네였다고 한다
이 모든 지명은 '큰 새'라는 뜻의 '한새'라고도 불리는 '황새'에서 유래된 것이다
1975년경의 십자산마을 전경
황새알 그린등교길 팻말에서 언급되어있는 '십자산'은
지금의 이사벨 중·고등학교 뒷산으로
해발 46m로 꼭대기에 돌로 만든 거대한 십자가가 세워져 있어 십자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십자가는 한국전쟁이 끝난 뒤 1955년에 미국 화와이의 이민자 후손인 어느 목사 부부가
사재를 털어 설립한 한국복음선교회(현 이사벨중고, 지구촌고등학교 복음학원의 전신)가
산자락에 전쟁고아들을 돌보는 고아원을 운영하면서 당시 상징적인 의미로 세웠을 것으로 추정된다
산업화시기에는 산동네가 형성되어 있었으나
현재는 아파트가 들어서 예전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어졌다
십자산의 정상은 지금의 거학초등학교가 있는 있는 곳 쯤 되겠다
십자산 동북쪽 일대는 황새가 알을 낳아 서식한 곳이라 하여 학란(鶴卵), 황새알, 한새벌이라 불렀다
보도블록 갓쪽에 설치되어 있는 황새알 조형물
부산교육대학교 정문
1946년 부산사범학교로 개교한 이래 사범대학으로, 부산대학교 병설 교육대학으로, 부산교육대학으로,
1980년 7월 4년제 부산교육대학교로 지금까지 오다가
2024년 4월 23일 부산대학교로 다시 통합이 확정되면서
오는 2027년 3월 1일부터로 부산대학교 연제캠퍼스로 바뀐다
64년만에 다시 부산대학교로 흡수되는 것이다
정문을 들어서면 바로 오른쪽 인문사회관 앞에 설치되어 있는 '한새탑' 조형물이 보인다
부산교대 한새탑
부산교대의 상징인 한새탑은 2009년 설치된 조형물로서 작품명은 "한새-비상(飛上)"인데
여기에서도 대조(大鳥) 즉 큰새인 황새의 흔적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부산교대의 교지(校誌) 이름 또한 '한새벌'이다
교대 정문을 나와 왼쪽으로 가면 거학초등학교가 나오는데
이 거학초등학교가 옛 십자산의 정상부위가 되겠고
주변에는 소나무가 울창하였을 뿐만아니라
덕석을 깔아 놓은 것처럼 금잔디가 무성하게 자라 아이들이 즐겨 놀았다고 해서 덕석언덕이라 불렸다고 한다
거학(巨鶴)초등학교의 이름에서도 황새의 흔적을 찾을 수가 있다
대조(大鳥) - 큰새 - 한새 - 황새 - 거학(巨鶴)으로 연결이 되는 것이다
교대 정문으로 돌아와 지하철역 3번출구쪽으로 가다가 왼쪽으로 꺾으면
저기 보이는 삼거리 왼쪽에 드디어 황새알 우물이 나온다
교대지하철역 5번 출구에서 나와 국제신문빌딩 옆으로 오면 바로 이곳으로 연결이 된다
우물터 옆에 있는 건물의 이름도 샘터다
황새알 우물터
한때 도로에 편입되는 위기를 맞기도 하였지만
당시 주민들이 우물살리기 운동을 벌여 보존되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하였고
지금은 인근 주민들의 쉼터 겸 만남의 장소로 이용되는 오래된 옛 우물터이다
황새알 우물은 황새알 마을의 역사를 눈으로 볼 수 있는 장소다
처음에는 암반 틈새에서 솟아나는 수원(水源)을 가두어두는 정도의 원형 샘으로 조성하였는데
돌로 쌓았으며 바닥은 자연암반이었고, 규모는 직경 1.3m, 높이 1m 정도였다
그러다가 일제강점기나 광복을 전후한 시기에 시멘트관을 덧씌우면서 현재와 같은 우물로 조성이 되었다
2015년에 와서는, 마을 주민들의 쉼터였고 만남의 장소였던 우물이 영구히 보존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모아
시멘트관 대신 현재와 같이 돌로 우물을 둘러 쌓았고 뚜껑을 만들어 덮었으며
석간수의 맑은 물을 유지하기 위하여 물이 흐르도록 하면서 누구나 쉽게 물을 떠먹을 수 있도록
우물 앞쪽에 물이 고이는 원형 샘을 만드는 등 새로이 정비하였다
300년이 넘는 우물로 그동안 귀한 식수 공급원의 역할을 하였으며
지금도 계속해서 물이 솟아나고 있고 물맛이 좋고 깨끗하기로 유명하여
1947년, 부산지역 우물을 대상으로 한 수질대회에서 2위를 차지하기도 하였다고 한다
여름이면 긴 줄을 서는, 예전에 자주 이용하였던 밀면 맛이 뛰어난 맛집이다
셧터가 내려져 있기에 살펴보니 3일동안 내부수리 중이란다~
첫댓글 딜라일라 님 안녕하세요^^^
지난번 모임에 참석 못해 미안 합니다
황새 알 우물터 와 세병교의 유래 잘 보았습니다 가까이 있어도 모르고 지냈는데,,,,,
건강 하시구요 새로운 소식 전달해 주어서 항상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고맙습니다
오늘은 해파랑길 걷고 지금 삼척 임원항에 와서야 댓글을 봅니다... 그날 모임에는 회장님이 안계시는 바람에 2차 노래방은 생략하고 4월 총회 때 가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