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절대주의와 문화 상대주의
○질문
조선시대의 개가 금지나 인도에서 남편이 죽으면 부인이 따라 죽는 사티와 같은 풍습도 문화상대주의적 입장에서 옹호되어야 하는가?
○대답
조선시대의 개가 금지나 인도에서 남편이 죽으면 부인이 따라 죽는 사티와 같은 문화는 문화 상대주의적 입장에서 옹호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문화 절대주의란, 모든 문화는 동일한 과정을 거쳐서 발전하게 된다고 생각하고 개개의 문화의 차이는 단순히 발달 정도의 차이로 간주하는 태도입니다. 이런 관점은 하나의 잣대로 모든 문화를 잼으로써 개개의 문화가 가지고 있는 독특한 가치, 거기에 반영된 사람들의 창조성 등을 무시하는 오류를 범하기 쉽습니다. 반면에 현대에 들어와 주목받고 있는 문화 상대주의 관점은 개개의 문화가 형성된 배경을 존중하여 모든 문화가 그 나름대로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이해하여 과거 절대주의 관점에 비해 사실을 좀 더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기 때문에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문화 상대주의 관점을 모든 문화에 적용할 수는 없습니다. 문화 상대주의 관점으로 평가할 수 있는 문화는 인간으로서 가지는 기본적 가치, 즉 인간의 존엄성에 바탕을 둔 문화이어야 합니다. 질문의 조선시대의 개가 금지나 인도에서 남편이 죽으면 부인이 따라 죽는 사티와 같은 풍습은 인간의 존엄성을 바탕으로 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문화 상대주의의 관점으로 보는 것은 부당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조선시대의 개가 금지는 과거 유교적 남성 위주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만들어 낸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여성이 죽었을 때 남성의 재혼은 엄연히 인정받는 것에 반해 여성에게만 일방적으로 개가를 금지한다는 것은 평등이라는 보편적 가치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혼인의 자유를 박탈하는 부당한 처사입니다. 인도의 사티도 동일한 관점에서 이해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문화 상대주의 관점이라는 것은 인류가 지향하는 보편적인 가치들, 위에서 말씀드린 인간의 존엄성이나 평등, 자유 외에도 사람이라면 누구나 옳게 생각하는 가치들에 위배됨이 없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개가 금지나 사티와 같은 문화는 문화 상대주의적 입장에서 옹호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