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 명문 골프장 그린피는 어떨까 ? *
한국에서 골프장 그린피에 대한 인식은 획일적이다. 특히 퍼블릭 골프장에
대해서는 세제 혜택을 받는만큼 무조건 싸야 한다는 주장이 앞선다. 하지만
가격은 코스 품질과 라운드의 가치가 결정하는 것 아닐까? 해외 명문
골프장의 그린피는 어떻게 결정될까?
세계에서 그린피가 가장 비싼 골프장은 어디일까?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섀도우크리크 (Shadow Creek CC)이다. 1인 당 500달러(약 53만6300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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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블비치링크스 Pebble Beach Links 보다 5달러(495달러, 50만원)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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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파지오가 사막 한 가운데에 조성한 이 코스는 MGM미라지 투숙객만
부킹 가능한 곳으로 유명하다. 밤새 도박으로 지친 갬블러를 위한 낮의 휴식
공간으로 만든 럭셔리한 코스다. 페블비치와 마찬가지로 라운드를 하기 위해서
는 호텔에 투숙해야 하는 만큼 실질적인 그린피는 그보다 더 비싸다고 봐야한다.
페블비치는 ‘미국 퍼블릭 100대 코스’ 순위에서 1위이고 섀도우크리크도 5위인만큼
가격이 비싼 건 인정하겠다. 그런데 1936년 개장해 ‘퍼블릭 100대 코스’ 7위에
오른 데다 US오픈을 두 번 개최한 베스페이지CC의 블랙 코스는 주중 130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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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만9438원), 주말 150달러(16만890원)에 불과하다. 심지어는 그 옆의
베스페이지 레드 코스는 주중에 86달러(9만2243원)까지 내려간다. 똑같이
‘미국 100대 코스’에 드는 명문치고는 너무나 저렴하지 않은가? 혹은
반대로 페블비치가 너무 비싼 것인가?
시계 브랜드 롤렉스에서 2년에 한 번씩 내는 단행본인 <세계 1000대 코스>의
2013년판의 세계 명문 코스로 대상을 넓혀 비교하니 재미난 결과가 나왔다.
외국인과 비 회원도 부킹 가능한 각국의 골프장(퍼블릭에서 세미 프라이빗까지)
그린피를 비교했더니 같은 나라에서도 6~8배의 가격 차이가 났다. 명문
코스끼리의 가격 차도 이렇게 큰데, 하물며 동네 주민이 즐기는 허름한
퍼블릭 코스와 비교하자면 대부분의 나라에서 그린피 가격 차는 10배를 상회한다.
롤렉스에서 펴낸 <세계 1000대 코스>의 전 세계 주요 10개국을 비교해 보면
그린피 가격 차이는 선진국일수록 더 컸다. 가장 격차가 큰 나라는 호주로
9.37배, 가장 작은 태국은 2.54배였다. 물론 이들은 각 나라를 대표하는
명문 퍼블릭 코스끼리의 가격을 비교했을 때다. 이름난 골프장이지만
시설과 코스 상태, 서비스 등에 따라 가격 차이가 적어도 2.5배 이상은
벌어지는 것이 세계 골프장의 일반 추세였다. 골프 선진국일수록 가격
차이가 크게 나는 것은 그만큼 선택의 폭이 넓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국내 골프장은 그린피가 마치 정가처럼 여겨진다. 퍼블릭 골프장의
1인 당 평균 그린피(18홀 기준)는 주중 약 11만8000원, 주말 16만8000원선이다.
이는 회원제(비 회원 기준, 주중 약 16만3000원, 주말 21만원선)보다는 3~4만원
저렴한 정도다. 어떤 지역은 서로 연대해 가격대의 상하한선을 정해놓고
서로가 견제한다. 코스의 품질과 제공하는 서비스와 고객 만족도는 제각각
다른데, 그린피는 비슷한 선에 머물러 있어야만 할까? 어찌 보면 가격을
묶어두는 건 일종의 가격 담합일 수도 있다.
그린피 차이는 선진국일수록 크다
퍼블릭의 외형을 띄지만 비싸게 운영되는 코스가 해외에는 엄청나게 많다.
미국만 해도 가장 비싼 섀도우크릭을 포함해, 페블비치, 휘슬링스트레이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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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histling Straits CC) 밴든듄스 (Bandon DunesCC), US오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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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른 파인허스트 (Pinehurst CC) 리조트가 모두 회원제보다 그린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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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퍼블릭이다. 돈만 내면 해외 어디에서 왔건, 누구건, 피부색이 어떻건
라운드할 수 있다.
뉴질랜드의 네이피어라는 소읍에는 해안 절벽을 따라 홀이 흐르는
골프 코스 케이프키드내퍼스(Cape Kidnappers CC)가 2004년 개장한 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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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골프 관광객이 찾는다. 이 골프장이 아니었으면 와이너리를
이용하는 관광객만 아주 드물게 오갔을 터이지만, 개장 10년이 지난
오늘날엔 전 세계 골프 여행자가 찾아야 하는 명소로 여겨진다.
골프장 설립자인 미국인 억만장자 줄리앙 로버트슨은 뉴질랜드 북섬 끝의
케리케리 해안 절벽을 따라 역시 퍼블릭 코스 카우리클리프스 (Kauri Cliffs CC)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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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었다. 이곳 역시 비행기를 타고 가야 할 정도로 교통은 불편하지만
골프광이라면 꼭 찾아야 할 명소로 자리잡았다.
뉴질랜드는 골프를 통한 관광 수요 창출에 성공한 케이스로 이 두 골프장
을 꼽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회원제가 아니라 퍼블릭 골프장이기 때문에
외국 골퍼들의 이용이 더욱 편리했다. 물론 그렇다고 이런 퍼블릭 골프장이
페블비치처럼 해외 관광객으로 북적이지는 않는다. 케이프키드내퍼스는
일년 내장객이 6000명을 넘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내장객을 늘리기
위해 그린피를 내리지도 않는다. 내린다고 해서 내장객이 급격히 더 늘어날
보장도 없다. 단지 좋은 품질의 코스를 만들어두고 외국의 골퍼가 좋은
라운드 경험을 안고 돌아갈 정도의 가격대를 한결같이 유지한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최고가 그린피 분야에서 선두를 다투는 레오파드크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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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opard Creek CC) 와 팬코트 링크스 (Fancourt Links CC)는 빌라 회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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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지만, 골프 코스는 퍼블릭으로 운영한다. 레오파드크리크는 크루거국립공원
근교에 있어 각종 야생 동물이 오가는 사파리 코스이며, 팬코트는 링크스
스타일의 자연 휴양지다. 두 코스 모두 세계 100대 코스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지구 반대편에서도 찾아오는 골프 여행자가 쉽게 부킹할 수 있도록
퍼블릭으로 운영한다.
톰 왓슨이 59세의 나이에 브리티시오픈 우승을 놓친 코스인 스코틀랜드의
트럼프 턴베리 (구, Turnberry CC)역시 퍼블릭이다. 세계적인 골프장 체인인 트룬골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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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과 함께 운영하는데, 그린피는 210파운드(37만5000원)다. 굳이 숙박하지
않더라도 부킹 가능하다. 하지만 올드 톰 모리스가 조성한 역사성 깊은
테인 (Tain CC)골프장 그린피 48파운드(8만5650원) 보다는 5배나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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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특이한 점은 회원제 코스라 해도 외국에서 찾아오는 골퍼나 비
회원에게는 문호를 열어준다는 사실이다. 영국 런던 인근의 스윈리포레스트
(Swinley Forest CC)는 ‘잉글랜드의 오거스타내셔널’로 알려진 은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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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빗 코스지만 주중에는 비 회원 부킹이 가능하다.
호주의 로열멜버른 (Royal Melbourne CC)는 엄격한 회원제 코스 전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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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킨다. 하지만 주중에 한해 해외에서 찾아오는 골퍼에게는 375호주달러
(36만2808원)의 높은 가격으로 코스를 개방한다. 이를 통해 ‘세계적인 코스’라
는 유명세를 그대로 누리고 있다. 이름값이 있는 만큼 비 회원에게 비싼
그린피를 받는다. 이 코스에 부킹한 골퍼는 여느 퍼블릭 골프장의 그린피와
비교하지 않는다. 부킹 자체가 고마울 뿐이다. 퍼블릭 골프장은 누구나
부킹할 수 있는만큼 불특정 다수의 소비자에게 평가가 위임된 것이다. 따라서
퍼블릭 골프장의 그린피야말로 자연스러운 시장 논리에 맡겨두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