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팔백쉰일곱 번째
신을 향해 가는 길은 어디에 있는가
톨스토이라고 하면 ‘대문호’라는 칭호가 붙어 다니지만, 어떤 이들은 ‘의미를 탐색하는 살아있는 상징’이라고 부른답니다. 그는 50대에 들어서 기독교 사상에 몰두해 여러 편의 글을 남겼습니다. 그의 단편 가운데 <두 노인>은 ‘신을 향해 가는 길은 어디에 있는가’를 묻는 작품이라는 평을 받습니다. 러시아의 작은 마을에 서로 친하게 지내는 두 노인이 있었습니다. 한 사람은 옐리세이라는 농부였고, 또 한 사람은 예핌이라는 부유한 농장주였습니다. 두 사람은 오래전부터 성지 예루살렘을 순례하고 싶다는 소망을 품고 있었기에 결심합니다. 집을 떠나 며칠 동안 길을 걷던 어느 날, 농부 엘리사는 물을 마시기 위해 들른 한 집에서 절망적인 상황을 보게 됩니다. 가뭄과 가난으로 가족 모두가 굶어 죽을 지경에 처한 것을 본 것입니다. 옐리세이는 “나는 지금 성지로 가고 있지만, 이 사람들을 두고 떠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 생각해 보고는 순례길에 쓰려고 가져온 돈으로 밀을 사고, 소를 사고, 밭을 다시 일구어 그 가족이 다시 살아갈 수 있도록 돕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가진 돈을 거의 다 써버렸습니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집으로 되돌아갑니다. 가족들에게는 돈을 잃어버렸다고 둘러대고는 일상으로 돌아갔습니다. 한편, 농장주 예핌은 혼자서 먼 길을 계속 걸어 마침내 예루살렘 성지에 도착합니다. 성전에서 기도를 드리다가 맨 앞의 순례자 사이에 서 있는 옐리세이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어떻게 저 사람이 나보다 먼저 와 있을 수 있지?” 하지만 아무리 찾아도 엘리사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순례를 마치고 돌아온 예핌은 엘리사가 길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모두 듣고 깨닫습니다. “하나님은 멀리 예루살렘에만 계신 것이 아니라 고통받는 사람들 속에도 계셨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