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산 농도는 낮고 ‘이것’ 높으면 사망 위험 증가
질병관리청, 40세 이상 성인 12년 추적 조사 결과
푸른잎채소와 콩류 등에 풍부하게 들어있는 엽산의 농도와 사망 위험 사이의 연관성이 확인됐다. [사진=Lisovskaya/게티이미지뱅크]혈중 ‘엽산’ 농도가 낮고 ‘호모시스테인’ 농도가 높으면 사망 위험이 올라간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질병관리청과 국립보건연구원은 한국인유전체 역학조사사업 자료를 활용해 이런 상관성을 확인했다고 20일 밝혔다.
엽산은 산소를 운반하는 역할을 하는 헤모글로빈을 만드는 데 관여하는 수용성 비타민이다. 호모시스테인은 엽산을 포함한 비타민 B군 섭취가 부족할 때 증가하는 황 함유 아미노산이다. 이 아미노산의 농도가 높으면 동맥 손상과 혈전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는 농촌 기반 동일집단(코호트)의 임상 정보와 사망 원인 통계 자료를 이용해 만 40세 이상 2만 1000명의 12년 추적자료를 분석했다. 선행 연구를 통해 호모시스테인 농도와 사망 위험의 상관성은 확인됐지만, 엽산 농도와 사망 위험의 연관성은 근거가 부족했다.
이번 연구에서 엽산 농도가 낮은 남성은 전체 사망과 심혈관질환 사망 위험이 모두 높았다. 혈액 속에 호모시스테인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은 ‘고호모시스테인혈증’이 동반되면 정상군 대비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은 2.1배, 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은 1.4배 높았다.
여성은 엽산 농도가 낮으면서 호모시스테인 농도가 높을 때 암 사망 위험이 높아졌으나, 엽산 농도만 낮을 땐 유의한 결과를 보이지 않았다.
동일 열량 섭취 시 남자는 여자보다 엽산 섭취량이 낮았다. 엽산 결핍 비율은 남자 17%, 여자 5%였고 고호모시스테인혈증 비율은 남자 21%, 여자 6%였다.
엽산 농도가 높을수록 사망 위험이 계속 줄어드는 것은 아니었다. 약 20nml/L에서 가장 사망 위험이 낮은 것으로 관찰돼, 연구팀은 적정 엽산 섭취량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암, 심혈관질환 등 만성질환으로 인한 사망을 예방하려면 적절한 엽산과 호모시스테인 농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영양학저널(The Journal of Nutrition)》에 실렸고 국립보건연구원 국가보건의료연구인프라구축 사업 지원으로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