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애니메이션 - 소이연[ Soeyoun_The substance of Earth ]
영원한 인간사랑 ・ 2023. 11. 16.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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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애니메이션 백과
소이연
[ Soeyoun_The substance of Earth ]
요약 먹이사슬이 역순환된 지구. 돼지가 인간을 잡아먹고 쥐는 고양이를 잡아먹으며, 곤충은 쥐를, 나무는 곤충을 잡아먹는다. 그리고 땅이 나무를 삼키기 시작한다.
소이연 타이틀 화면
감독 | 김진만 |
제작연도 | 2007년 |
제작사 | B01 스튜디오 |
음악 | 장영규 |
배급사 | B01 스튜디오 |
모든 생명은 존재의 이유를 가지고 있다
뱀 한 마리가 마른 땅 위의 개구리를 노린다. 개구리는 물로 도망간다. 물속에서는 큰 물고기가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고, 작은 물고기들은 물속의 미생물들을 먹는다.
숲이 사라지고 땅 위에는 빌딩과 공장이, 하늘에는 매연이 가득해진다. 수많은 사람들이 땅 위에 가득하다. 돼지는 사람을 먹는다. 개미는 돼지를 먹는다. 나무가 개미를 잡아먹는다.
외눈박이 잠자리 두 마리가 우거진 숲 속을 날아다닌다. 검은 잠자리는 빨간 잠자리에게 끊임없이 구애한다. 그들은 마른 나무 사이를 유영하듯 난다.
곧 펼쳐진 황량한 사막. 마른 나무들은 잠자리를 노린다. 빨간 잠자리가 보이지 않는다. 사나운 짐승 한 마리가 먹이를 먹는 듯하더니 곧 쓰러진다. 쓰러진 짐승은 오히려 작은 짐승에게 공격당한 것, 작은 동물들은 쓰러진 짐승의 입으로 들어간다.
나무에 붙어 있던 벌레들이 박쥐를 잡아먹는다. 나뭇잎들은 끊임없이 잠자리를 노린다. 곧 땅 위의 많은 곤충이 나무덩굴과 잎에게 잡히고 사라진다. 검은 잠자리도 끊임없이 이들에게 위협당한다.
나무덩굴은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빨아들인다. 그때 땅이 갈라지고 나무덩굴은 땅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놀란 검은 잠자리는 도망친다. 뒤돌아본 검은 잠자리의 시선이 있는 곳엔 땅으로 점점 끌어당겨지는 나무들의 모습. 그 한가운데에 빨려 들어간 잠자리의 모습이 보인다.
빨간 잠자리가 나무덩굴 사이에서 옴짝달싹하지 못하는 모습을 본 검은 잠자리는 그곳을 향해 날아간다. 이미 나무덩굴에 잡힌 빨간 잠자리는 땅에 끌려들어 가버린다. 검은 잠자리도 따라 들어간다.
우주에서 보이는 지구. 그들은 숨을 헐떡이는 듯 마른 숨소리를 낸다.
자연 파괴에 대한 경종을 울리다
김진만 감독은 자연 파괴에 대한 한 신문 기사를 읽고 이야기를 만들어냈다고 한다. 환경 파괴로 인해 나무들이 산소를 먹고 이산화탄소를 내뱉는다는 것이 그 내용이다. 이러한 환경 파괴가 계속된다면 언젠가 먹이사슬 피라미드 또한 거꾸로 변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낙엽이 날아와 동물을 먹어치우는 장면을 상상해냈다.
감독이 상상해낸 작품 속 자연의 모습은, 실제로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기이한 자연재해와 이상기후, 돌연변이의 탄생 등의 현상을 봤을 때 결코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까닭이 있는 결과’라는 의미인 ‘소이연’이라는 제목은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이 모든 기괴한 현상들에도 모두 이유가 있다고 이야기한다. 물속의 미생물부터 길가 나뭇잎, 초식동물부터 육식동물, 인간들까지 모든 자연의 존재는 저마다 존재의 이유를 가지고 있다. 감독은, 태생적인 자연의 순환이 거슬러지면 자연의 이치가 깨지고 그 결과는 작품 속 풍경처럼 처참할 것이라고 섬뜩한 이미지를 통해 이야기한다.
작은 곤충들에 의해 큰 육식동물이 먹히고, 작은 곤충들은 나무줄기에 감겨 죽는다. 뒤집힌 먹이사슬 속에 인간은 단 한 명도 남아 있지 않다. 곤충 한 마리만이 지구상의 유일한 생명체가 되어 식물로부터 목숨을 위협당하며 살아남는 이야기. 감독은 자연에 관한 이야기가 보통 아름다운 풍경 또는 오염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과 달리 특유의 상상력을 발휘하여 자연에 대한 더 강력한 경고를 준다.
30프레임의 스톱모션
스톱모션(stop motion) 애니메이션은 촬영 대상의 움직임을 한 프레임(frame)씩 변화를 주면서 촬영한 후 이 이미지들을 연속적으로 영사하여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애니메이션 기법이다. 클레이(clay), 일상적인 사물[오브제(objet)] 등의 재료로 모델을 만들어 조금씩 모양을 변형시키거나 위치를 이동하며 한 장씩 사진을 찍어 영상으로 제작한다.
정지된 화면을 연결하여 움직임을 만드는 애니메이션은 보통 초당 24장의 이미지가 필요하다. 김진만 감독은 <소이연>을 촬영할 때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움직임을 위해 30프레임으로 촬영했다. 잠자리, 나무덩굴 등의 모델들을 조금씩 변형하여 1초에 30장의 사진을 촬영해 움직임을 표현한 것이다.
■ 명장면 명대사
갈라진 땅속으로 점점 먹히고 있는 나무들의 모습
역순환되는 먹이사슬의 마지막 포식자로 보였던 나무들이 갈라진 땅속으로 먹히는 모습. <소이연>의 세계에서 최강 포식자는 늘 굳건히 그 자리에서 모든 것을 포용하여 가만히 있을 것만 같았던 대지였다.
[네이버 지식백과] 소이연 [Soeyoun_The substance of Earth] (세계 애니메이션 백과, 류유희, 한창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