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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구는 고개를 흔들면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길을 가는 곳곳마다 자신을 반기는 사람이 있고 편안 잠자리와 맛있는 음식이 대기하고 있었다. 그래서 개봉에 있는 집을 떠난 지 한달이 지나서야 겨우 북해라 불리는 얼음과 눈만 있는 하얀 대지에 들어서게 된 방소구였다.
"그것 참, 또 게으름을 부렸다고 누나들이 난리를 피겠는걸? 누가 벌인 일인지 몰라도 내 약점을 너무나 잘 알고 있어. 내가 음식에 약하다는 것이 그렇게 잘 알려져 있었나?"
말을 하면서 소구는 뒤로 바라보았다.
울창한 나무들이 우거진 숲은 바로 등뒤에 보이는 저것이 마지막이었다. 앞에는 이제 눈과 얼음만 보일 뿐이었다.
"아무리 내가 굶고 지냈다고 하지만 내가 생각에도 요리라면 정신을 못 차리고 있으니---, 이럼 안돼는 데----. 소구야 소구야 정신차려라. 넌 이제 갇혀 있지 않아, 음식이라면 이제 언제든 먹을 수 있다고!"
스스로 머리를 쥐어박으면서 자책하는 소구였다. 다른 것에 대해서는 욕심이 일지 않았지만 잠과 요리에 관한 것만은 도대체가 소구의 의지로 조절이 안되고 있었다.
"이곳부터는 더 이상 나의 앞을 방해하는 인간은 없겠지?"
졸린 눈 위로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소구는 앞을 바라보았다.
인가(人家)라고는 단 하나도 보이지 않는 북해의 썰렁한 풍경이 소구의 눈에 들어왔다.
"북해에 오래 있으면 있을수록 잠도 못 자고 음식도 못 먹게 될 거야. 핫!"
어기충소(馭氣沖宵)의 신법으로 허공 높이 솟구친 소구의 입에서 우렁찬 기합이 터지면서 공기 터지는 소리와 함께 맑고 푸른 북해의 하늘 위에 하얀 백색의 선이 그어졌다.
"팡!"
그렇게 경공을 전개해 북으로 북으로 달려가는 소구의 몸이 멈춰 선 것은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면서부터였다.
"날이 벌써 어두워지다니--, 날이 밝을 때까지 기다렸다 가야 할 것 같은데---."
중얼거리면서 주변을 살펴보는 소구의 눈에 들어오는 것은 눈과 얼음뿐이었다. 이래서야 쉴 장소가 있을 리 만무했다.
소구는 한숨을 내수면서 하늘로 시선을 던졌다. 하나 둘씩 별이 떠오르고 있었다. 갑자기 부르르 얼굴을 흔들며 소구는 스스로 머리를 쥐어박았다.
"한심하게--, 거기를 찾아가려면 별을 봐야 한다는 것을 잊고 있었다니---. 밤이 되면 무조건 자야 한다는 생각에 그걸 까먹다니---. 내가 생각해도---, 나 왜 이러지?"
소구는 고개를 흔들며 졸음을 털어 내고 별자리를 바라보며 방향을 잡기 시작했다.
"거기 도착할 때까지는 쉴 생각하지 말아야겠다."
결론은 그렇게 났지만 소수의 시선은 이제 어두워지는 밤하늘에서 땅으로 내려않고 있는 검은 그림자들에게로 쏠리고 있었다.
소구의 몸은 가야하는 방향이 아닌 꿱꿱 하는 오리와 비슷한 울음소리가 요란하게 들리는 장소로 움직여졌다.
"북해의 오리는 저렇게 생겼나?"
잠시 뒤, 뒤뚱거리며 걷고 있는 커다란 새들이 무리 지어 있는 바닷가에 이르게 된 소구는 입맛을 다시며 중얼거렸다. 배는 하얗고 등은 까만 색에 두발로 서서 걷고 있는 새들이 바닷가를 뒤덮고 있는 모습을 보고 소구의 머리 속에는 잡아서 구워 먹을 생각이 가득했다. 눈과 얼음만 있어서 아무 것도 먹을 것이 없으리라 생각하고 있던 소구였다. 그래서 중원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계속 굶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던 참에 지천으로 먹을 것이 널려 있는 것을 보았으니 굳이 중원으로 서둘러 가야 할 이유가 없었다.
"저놈들 맛있을까?"
북해의 오리(?)를 바라보며 소구가 입맛을 다시고 있을 때 왕질악은 빙궁에 도착해 있었다.
절반쯤 무너진 빙궁이라 불리는 얼음으로 이루어진 건물을 바라보고 있는 왕질악의 얼굴은 우울했다.
"여기가 내가 죽을 장소인가?"
지금까지 믿어왔던 것이 자신의 오해에 불과했다는 것을 알게 된 상태였기에 더 이상 살고 싶은 생각이 없어진 왕질악이었다. 그의 삶은 사부가 원하던 삶과는 정반대의 길을 걷게 되면서 죽어야 할 아무런 이유도 없이 왕질악의 손에 죽어간 사람들 또한 많았다.
"난 죽어서 아마 지옥에 떨어지겠지?"
자신의 손에 죽어간 사람들을 떠올리며 왕질악은 다시 한번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무도 보이지 않는 폐허에 부러진 현판이 눈 위에 박혀 있는 광경만이 보일 뿐이었다.
"이곳으로 그자가 오겠지? 죽을 자리를 찾을 수 있어서 다행이다. 너무 허무하게는 죽고 싶지 않아---, 그래도 현재 무림에서 가장 무공이 높다고 알려진 자에게 죽는 것이니 허무하게 죽는 것은 아니로군."
말을 하면서 왕질악은 빙궁의 건물 안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자신을 죽여줄 방소구가 오기를 기다렸다.
죽기로 마음먹은 상태인 왕질악에게 이제 무서운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소구가 오기를 기다리며 빙궁 안을 둘러보던 그가 그 장면을 보기 전까지는 죽음에 대해 담담하게 생각하고 있었지만----.
빙하신전이라 불리는 장소로 가는 통로인 동굴 앞에 이르게 되면서 왕질악의 얼굴위로 두려움이라는 감정이 솟아올랐다. 얼음으로 이루어진 커다란 벽 아래 시커먼 동굴이 뚫려 있었고, 그 앞에 죽음을 당할 때의 모습 그대로 죽어 있는 시신들이 널려 있었다. 왕질악은 고통스런 표정을 하고 있는 시신들의 모습을 보면서 중얼거렸다.
"죽을 때 아플까? 저렇게 고통스럽게 죽고 싶지는 않은데---."
시간이 흐르면서 왕질악의 생각은 또 조금씩 바뀌어가고 있었다.
왕질악은 얼어붙은 시시들을 뒤로하고 동굴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동굴의 맨 끝에 이르러서 보게 된 것은 높이는 이장에 폭이 일장 정도 되어 보이는 하얀 문이었고, 그 커다란 문 전체에 봉황의 무늬가 그려져 있었다.
"저기가 빙하신전이로구나---."
담담하게 말을 하려고 했지만 왕질악의 목소리는 떨려나오고 있었다. 문만 보이는 것이 아니라 얼어서 얼음 동상이 되어 서 있는 수 많은 사람들의 모습 또한 보게 된 왕질악이었다.
"모두 얼어죽은 것일까?"
바짝 긴장한 얼굴로 조심스럽게 걸음을 옮기고 있는 왕질악의 등에 식은 땀이 흘러내렸다.
정적 속에 홀로 살아 있는 것처럼 보이는 시신 사이를 걷는 것은 끔찍한 경험이었다. 저들 중에 누군가가 갑자기 금방이라도 자신을 공격할 것 같은 기분을 느끼면서 왕질악도 다른 많은 사람들처럼 빙하신전의 문 앞에 이르렀지만 그는 문을 열 생각을 하지 않았다.
"밖에 보다 이 안이 훨씬 차갑기는 하지만 내 몸을 얼음 동상으로 만들지는 못하고 있어---. 그렇다면---?"
문 앞에 서 있는 왕질악은 뒤에 얼음 동상으로 변해 서 있는 사람들과 문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이 문을 열면 저렇게 된다는 말이로군."
왕질악은 빙하신전의 문을 열면 자신도 뒤에 서 있는 자들과 마찬가지로 얼음동상으로 변해 있을 것이라는 것을 깨닫고 뒤로 물러섰다. 뒷걸음쳐 물러나 다시 동굴 밖으로 나가려던 왕질악의 고개가 문득 옆으로 돌려졌다.
"정각 대사와 양평이 여기에 있었군."
얼음 동상으로 변해 있는 두 사람의 곁으로 가까이 다가간 왕질악은 그들 역시 이곳에 있는 다른 자들과 마찬가지로 얼어서 죽어 있다고 판단했다.
"수면천마(睡眠天魔)가 이곳에 아무 이유 없이 북해로 올리는 만무하고---. 이미 죽어 있는 이들을 만나려고?"
왕질악은 고개를 흔들었면서 정각 대사의 얼음으로 둘러 쌓인 몸을 손으로 만져보았다.
다음 순간 화들짝 놀라 손을 땐 왕질악은 홀린 듯이 다시 정각 대사의 몸으로 손을 가져갔다.
약하긴 했지만 분명히 맥이 가늘게 뛰고 있었다.
"이미 십여년 이상의 시간이 흘렀건만---, 아직도 살아있단 말인가?"
정각 대사의 몸에서 손을 때고 왕질악은 이번에는 양평의 몸으로 다가갔다. 차가운 얼음이 피부를 감싸고 있지만 양평 역시 가늘게 맥이 뛰고 있는 것을 감지하게 된 왕질악은 경악에 차서 정각과 양평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한참이 흘러서야 놀람에서 벗어난 왕질악은 동굴 밖으로 걸음을 옮기면서 앞으로의 일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얼어있기는 하지만 살아있다. 살아있다, 살아있어. 저들은 최후의 순간까지 포기하지 않고 죽음에서 벗어나기 위해 끝까지 저항하고 있다. 그런데 나는----."
끝에 가서는 말을 흐리고, 마침내 빙하신전으로 통하는 문이 있는 동굴에서 밖으로 나온 왕질악은 푸른 하늘을 바라보았다.
오해로 인해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을 죽이고 왕소팔 사부가 그토록이나 지키려하던 개방을 스스로 멸망시킨 왕질악이었다.
"죽기 싫다. 이곳이 내가 죽기에 더 없이 좋은 장소라는 것은 알지만---, 죽기 싫어."
중얼거리던 왕질악은 화들짝 놀라 다급하게 방금 나왔던 곳으로 뛰어들어갔다.
허공 높은 곳에 떠 있던 방소구는 절반쯤 무너져 있기는 하지만 얼음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건물을 발견하고 그곳으로 몸을 날렸다.
"제기랄, 사방이 비슷비슷하니 도대체 어디가 어딘지 알 수가 있어야지. 겨우 찾았네."
투덜거리면서 폐허로 변해 있는 북해빙궁의 건물들 사이를 오가는 방소구는 주위를 세심하게 살피는 것을 잊지 않았다.
"어디 보자. 이곳에서 다시 북쪽으로 쭈욱 가면 동굴이 나온다고 했겠다."
말을 하면서 발걸음을 옮기던 방소구는 걸음을 멈추고 바닥을 쳐다보았다. 그가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금방 찍힌 듯한 발자국이 나 있었다.
발자국을 바라보면서 방소구의 이마 위로 땀이 흘러내렸다.
'내가 늦은 건가? 겨우 정각 사부가 있는 곳을 알았는데---. 움직이지 못하는 사부를 누가 공격했다면----.'
머리 속에 불안한 생각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방소구였다. 사부를 살려야만 형도 살아날 수 있었다. 그러면서 음식과 잠자리의 유혹에 늦장을 부린 것을 후회하는 방소구였다.
'만약 그들이 내가 이곳에 오는 것을 지연시키고 먼저 와서 사부를 해쳤다면----.'
더 이상 생각하기도 싫은지 방소구는 고개를 흔들고 발자국을 따라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가봐야만 알 수 있는 일이었다.
발자국을 따라 천천히 걸음을 옮기고 있는 방소구가 초조하고 불안한 것처럼 빙하신전의 문 앞에 서 있는 왕질악도 초조하고 불안했다.
죽기로 마음먹고 이곳으로 온 것이지만 막상 죽음이 코앞에 닥쳐 온 일이 되자 왕질악은 살고싶어졌다. 그는 자신의 품에 남아있는 두 알의 화탄을 만지작거리면서 생각에 잠겼다. 얼떨결에 이 안으로 들어왔지만 숨을 장소를 잘못 찾은 셈이었다. 수면천마는 이곳으로 틀림없이 이곳으로 올 것이고 그럼 그와 싸워야 할 것이다. 그러나 자신의 무공으로도 수면천마를 대적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는 왕질악이었기에 그의 머리는 바쁘게 회전하기 시작했다.
빙하신전으로 통하는 얼음 동굴 안으로 걸음을 옮기고 있는 방소구는 바짝 긴장했다. 정각 사부가 살아있기를 기원하면서 걸음을 옮기고 있는 방소구의 손에는 이미 검이 들려 있는 상태였다.
'단 일초다. 단숨에 숨통을 끊어버리는 거야.'
안으로 조심스럽게 걸음을 옮기면서 방소구는 끊임없이 자신의 머리 속에 그 사실을 주지시켰다. 혈룡과의 싸움으로 얻은 교훈이 아직 살아있는 방소구였다. 그때는 혼자였지만 이 안에는 그가 구해야 하는 사람도 둘이나 있었다. 객기를 부릴 때가 아니었다.
둥그런 화탄을 양손에 쥐고 있는 한 사람의 모습을 발견하면서 방소구의 몸도 이 안에 얼어붙어 있는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얼어붙었다. 화탄을 쥐고 있는 자의 바로 옆에는 찾아 헤매고 있던 정각 사부와 양평 사형의 얼음 속에 갇혀 있는 모습이 보였기에 방소구는 섣불리 움직일 수가 없었다.
"거기서 움직이지마! 움직이면 모두 함께 죽는다!"
왕질악은 고함을 내질렀다. 그의 무공도 천하에 적수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높았지만 방소구의 실력에 한참 뒤진다는 것을 스스로 알고 있었다. 무공으로는 절대로 상대할 수 없는 자였다.
"넌 누구냐?!"
울컥 치밀어 오르는 뭔가를 느끼면서 소구 역시 상대를 노려보고 소리쳤다.
왕질악은 일단 약간의 시간을 벌기는 했지만 이대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스스로 잘 알고 있었기에 무언가 방법을 찾아야했다.
상대를 노려보던 소구의 두 눈은 왕질악의 왼손 중지에 끼워져 있는 검은 구슬이 박혀 있는 반지에 쏠렸다.
앞에 있는 자가 친구가 아니니 적은 분명했고, 적들 중에 저런 반지를 끼고 있는 자들이 있었다.
"반지---, 넌 운룡회의 흑룡이로구나!"
바로 판단을 내리게 된 소구의 입에서 고함이 터져 나올 때, 왕질악 역시 이곳에서 살아나갈 방법을 떠올릴 수 있었다.
"내 옆에 서 있는 자들이 누군지 알겠지?! 네가 저 문 안으로 들어가지 않으면 화탄을 터트리겠다!"
화탄을 쥔 왼손으로 빙하신전의 문을 가리키며 왕질악은 다시 고함을 내질렀다.
소구는 얼어 있는 사부와 사형 그리고 빙하신전의 문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자신이 저 안에 들어갈 때, 저자가 정각 사부와 사형을 해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었다. 사부와 사형의 몸으로 위협하는 왕질악을 바라보며 소구는 선택을 해야 했다.
입술을 피가 나도록 깨물면서 왕질악과 왕질악의 왼쪽에 있는 백색의 커다란 문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자신이 저 문 안에 들어가고 앞에 있는 자가 밖에서 화탄을 터트리면 사부와 사형이 그리고 자신이 모두 이 북해의 차가운 얼음 아래 죽게 될 것이 분명했다.
"죽이려면 죽여, 나마저 죽게 된다면 복수할 사람이 없어지잖아? 나도 널 천갈래 만갈래로 찢어 죽일 테니----."
소구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음산한 목소리를 들으면서 왕질악은 한순간 당황했다. 전혀 생각지도 못한 대답을 들은 것이다.
아주 잠시 동안 눈 한번 깜박이는 시간의 절반도 안돼는 시간 동안 왕질악의 정신은 흐트러졌고, 그것이면 충분한 방소구였다.
소구의 손에 들려 있던 검이 앞으로 뻗어나갔다.
왕질악은 검이 뻗는 모습을 보면서 옆으로 몸을 움직이려고 했지만 몸이 움직여지지 않았다.
'주르륵'
입가로 피를 흘리면서 왕질악은 소구를 의문에 찬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어---어떻게----?"
단지 검이 앞으로 뻗어 나오는 장면만을 보았을 뿐인 왕질악이었다. 검기가 뿜어져 나오는 것도 느끼지 못한 왕질악이었기에 의문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었다. 겉은 멀쩡해 보였어도 속은 소구가 펼친 혼천일검의 위력으로 심맥이 가닥가닥 끊어진 상태로 변한 왕질악이었다.
"혼천의 검은 공간을 건너 적을 벤다!"
소구의 입에서 날카로운 외침이 터지면서 왕질악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분수처럼 입에서 피를 토하면서 뒤로 쓰러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그의 두 손에 쥐고 있던 화탄 또한 바닥으로 떨어지기 시작하고 소구의 몸은 서 있던 자리에서 갑자기 사라졌다. 방금 전까지 소구가 서 있던 자리에는 한자루 검이 얼음 위로 떨어지고, 화탄이 떨어지는 장소에 몸을 드러난 방소구는 엎드려 누운 채 간신히 자신의 손바닥 위에 얌전히 올려진 두 알의 화탄을 바라보았다.
"휴우---, 다행이다. 터지기 전에 받을 수 있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시선을 돌려 쓰러져 누워 있는 왕질악을 바라보는 소구의 입가로도 주르륵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막대한 내공을 필요로 하는 혼천문의 여섯 가지 무공 중 혼천일검에 이어 혼천독보를 펼치면서 그 역시 엄중한 내상을 입은 상태였다.
비틀거리면서 일어선 소구는 암담한 얼굴로 동굴 밖을 바라보았다.
"여기서 또 누군가 나를 공격한다면 막을 힘이 없는데----."
더 이상 적이 없기를 바라며 소구는 동굴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지금 양손에 들고 있는 두 개의 물건은 너무 위험한 물건이었다. 이 안에 이것이 있으면 안되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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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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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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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소구~비상하라
감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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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힙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즐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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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감하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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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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