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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땜방산행 첫째날...'...백두대간 제3구간(여원재~사치재) 산행기
◈ 산행구간 : 여원재~ 고남산(846m) ~ 618봉(618m) ~ 사치재
◈ 산행거리 : 12.9km (도상거리) - 지도보기, 전체사진보기
◈ 산행일자 : 2003년 6월 5 ~ 6일 (2박 4일 산행중 첫날)
◈ 산 행 팀 : 달아네, 참좋은님(박처자)
◈ 산행날씨 : 맑은 날씨....그러나 개스가 짙게 끼어 조망이 좋치 못했음.
◈ 총소요시간 : 7시간 32분 - 식사시간 및 휴식시간 포함
◈ 구간대별 소요시간
여원재(07:13) - 46분 - 561.8봉(07:59) - 1시간 8분 - 고남산 직전 안부(09:07)/휴식(09:27)
- 36분 - 고남산(10:03)/휴식(10:10) - 10분 - 중계소 아래 시멘트길(10:20)/아침식사(11:20) - 13분 - 통안재(11:33)
- 26분 - 유치재(11:59) - 21분 - 삼각점(12:20) - 40분 - 매요리휴게소(13:00)/휴식(13:15) - 11분 - 유치삼거리(13:26)
- 13분 - 남원양공묘소(13:39) - 19분 - 618봉(13:58)/휴식(14:23) - 7분 - 김해허공묘소(14:30) - 15분 - 사치재(14:45)/휴식(15:00)
- 15분 - 지리산휴게소(15:15)/휴식(16:00) - 50분 - 내인풍삼거리(16:50) - 백운산장(18:00)
◈ 산행기
달아네입니다
드뎌....땜방산행을 했습니다. 그동안 대간을 진행하면서 뒷쪽으로 아직 가지 못한 구간을 남겨두고 앞으로 계속 진행하는게
왠지 꺼림직했는데....이번 산행으로 그런 마음을 한방에 날려버릴수 있었습니다. 이번에 땜방산행을 한곳은 '산과사람들'에서
대간산행을 하다 '제일산악회'로 대간산행팀을 옮기면서 중간에 빠지게된 제3구간(여원재~사치재), 사촌형 결혼식 관계로
가지 못한 5구간(중재~육십령), 누나결혼식 땜시 가지 못한 6구간(육십령~삿갓재)을 연휴기간에 다녀온 것이지요...원래는
2박 4일간 고치령~선달산~고래기재~태백산~화방재~함백산~피재의 긴 구간을 다녀오려 했는데 같이 가기로 한 학교 후배넘이
펑크를 내는 바람에...그리고 같이 가기로 한 참좋은님의 산행실력을 고려해 급하게 여원재~삿갓재 구간을 가게 된 것이지요...
자...그럼...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3일간의 대간 산행...그 첫날 산행으로 들어갑니다.....이번 산행기는 홀대모의 '구름나그네'님
문체로 써보려 합니다...
1. 남원으로....(2003년 6월 5일 23시 10분)
자....드뎌 땜방산행하는 날이 밝았어....내가 이날을 월매나 기다렸는지 모를꺼야....아 그동안 대간산행한답시고 계속 북쪽으로
치고 올라가기만 했는데....대간산행 초창기에 이런 저런 일로 빼먹은 세구간때문에 계속 뒤통수가 근질근질했는데 말이여...
이제사 그 고통에서 나 스스로 벗어나게 된것이란 말이여...원래는 고치령~피재의 긴 구간을 땜방떼우려는 원대한 계획을
세웠단 말이지....그런데...아니 같이 가기로 철썩같이 믿었던 후배넘이....글씨 배신을 땡기지 뭐야....그래도 후배넘 제대한
기념으로 산행 데려갈려구...랜턴도 하나 사주고 그랬는데 말이지.....믿는 도끼에 발등찍혔다고나 할까? 자...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나 혼자라도 갔을꺼라구? 나 그렇게 미친넘 아냐....나 사실...약한 남자거든...혼자서 그 첩첩산중 백두대간을 어째 가라는
거야? 머....내가 자주 가는 카페인 홀대모(홀로대간꾼모임)에선 혼자 가는 분들이 많더만....그것도 낮이 아닌 한밤중에 그 산속을
혼자 가는 분들이 있단 말이야.....나? 때려죽여도 못가~ 나...덩말덩말 겁많거든.....지난번에 문복대 구간을 혼자 갔었는데....
그것도 대낮에 말이야...근디....나 무서워 죽는줄 알았어....문복대 정상에서 바람소리는 왜 그리 거센지...글구...내 발자국 소리..
정말 크게 들리더라구....계속 뒤돌아보며...혹시나 처녀귀신 나타나지는 않을까 줄행랑을 놓았지...어쨌든....이렇게 겁많은 내가
어떻게 3일간....비박하며 갈수 있겠어? 다행히 떠나기 몇일전에 만난 루트맨형과 좋은이(이후 박처자)가 함께 가준다고 했는디..
사실...술먹다가 건성으로 나온 얘기라...믿거나 말거나였는데....다행히 박처자는 술을 좀 덜 먹었던지....같이 가겠다는 거야...
루트맨형은....역시나 못가겠다더군...자...그렇게 해서....박처자와 둘이서 신혼여행같은 대간산행을 하게 된것이지... 근디 말이야..
문제는...고치령~피재 구간이 무지하게 길다는거야....박처자랑 많이 산행을 해보진 못했지만...그래도 몇번 같이한 경험으로는..
글쎄...그렇게 잘 걷는것 같지는 않았는데...그래서 어차피 땜방 떼울거...좀더 쉬운 구간을 가야겠단 결론을 내렸던 거야...
그래서 땜방산행구간이 여원재~사치재, 중재~육십령, 육십령~삿갓재 구간을 바뀌게 된것이지....글구....비박을 하려던 계획도
그냥 포기하고 말았어....사실 나도...3일연속 대간산행은 첨이고...비박경험도 없는데다 갸날픈(?) 처자를 데리고 산속에서 잔다는게
좀 꺼림직하더라구....글구....비박하려면...고상보따리만 무거워질거구...그래서 그냥 돈 좀 들더라도...하산해서 민박집에 묵기로
하고 민박정보를 알아봤지.....첫날은 중재 아래 있는 백운산장에서...둘째날은 육십령 어딘가에서 민박을 해야겠는데....어디선가
얼핏 육십령휴게소가 민박을 겸한다는 걸 본것 같아서 홀대모에 문의했더니.....민박가능하다고 여러분께서 친절히 답해주시더라구..
역시....홀대모분들...멋쟁이....그래서 둘째날은 육십령휴게소에서 민박을 하기로 결정했쥐...그리고 마지막 남은 과제....갑작스레
일정이 바뀌는 바람에 차편을 구하지 못했던거야....연휴라....인간들이 어딜 그렇게 빨빨거리며 돌아댕기는지 열차고 야간고속버스고
모두 매진이 된거야.....우띠....내려가는 차편 못구해서 산행 못갔다는거 알려지면....월매나 쪽팔리겠어....통빡을 굴려봤지...
아...그러고 보니 여산회 팀에서 지리산 종주를 간다고 했지....나...지금은 대간하느라 여산회에 뜸하지만....그래도 초창기부터 줄곧
운영자 자리를 지켜오고 있잖어....설마 좀 태워달라는데 '타지마~' 하시겠어? 대장님께 전화를 걸었지...괜히 친한척 콧소리 섞어가며
말했지....'안녕하세요? 대장님.....어쩌구...저쩌구.... 저....혹시 빈자리 있나요?' 최근 여산회 산행신청이 저조해....당연히 빈자리가
있을거라 생각하고 전화했는데.......돌아오는 대답에...나 미쳐버리는줄 알았어....'어? 자리 꽉찼는데..' 허걱.....마지막 남은 보루가..
그래도 대장님이 혹시나 캔슬하는 사람 있을지 모르니 일단은 한번 와보라하시는데.....뭐...어쩔수 있겠어? 제발 캔슬하는 사람 있길..
간절히 바랄뿐이지...(물론...그래선 안되지만서두...) 그래도 혹시나 해서 알아보니 남원가는 열차 입석표는 있더라구....정 안되면...
그거라도 타고 가야지 뭐....근데...4시간 반동안 서서 가고...담날 산행할수 있을지 그게 걱정되네...또 박처자에게 미안하기도 하구..
그래서...열차 입석은 최후의 보루로 남겨두기로 하고.....짐을 챙기고는 박처자와 교대에서 만나기로 했어....지하철을 타고 교대로
가는길에....혹시나 하고 고속버스터미널에 내렸어.....글구 한참을 줄을 서서 기다리는데...여기저기서 무허가 관광버스 아자씨들이
사람을 잡아끄네....'남원, 순천, 여수 가실분~~~'....'남원, 순천, 여수 가실분~~~' 흠냐...혹시나 하고....물어봤어....
'남원까지 얼마에요?' '네에...3만원이에요...13번으로 나가서 기다리세요...' 허걱...3만원? 이런...일반이 13000냥인데...30000냥이라..
내가 뭐 재벌 2세도 아니고..... 그 아자씨가 꼬시는데...꿋꿋이 줄을 기다리며.....남원표가 있길 간절히 바랬어....그런데 이 아자씨...
실실 쪼개며 말하더라구.....'남원 표 없어~~~ 그냥 이 차 타라니까..' 아니 근데 언제 봤다고 반말이야....스팀받지만...아쉬운건
나니까.....'좀만 기달려보구요...' 매표소 줄을 한참을 기다려 드뎌 내 차례가 되었어....난 자랑스럽게 외쳤지....'남원 있어요?'
'매진입니다....' 허걱....허걱....허걱..... 자...이제 남원으로 내려가는 네가지 길이 남았어...
첫째....여산회 지리산 종주팀에 캔슬하시는분이 생겨....우리가 꼽사리 껴서 가다 인월에서 하차하는 방법...
둘째...서울역으로 눈썹이 휘날리도록 가서 남원행 열차 입석을 타고 가서 내다리 무다리 만드는 방법...
셋째...아직 고속버스 표가 남아있는 광주행 표를 사서 광주로 간뒤...아침 첫자로 남원으로 가서...남원에서 다시 운봉행을 타고
여원재로 가는 방법.........
넷째....정말 이 방법은 가장 쓰기 싫은 방법인데....3만냥...둘이 합쳐 6만냥을 주고 무허가 관광버스를 타고 가는 방법....
좋은 소식이 있기를 바라며 교대에서 캔슬자가 생기기만을 눈빠지게 기다리고 있을 박처자에게 전화를 걸었지....
'있냐?' '없을것 같아~~~~' 허걱.....대장님께 미안하게시리 캔슬자가 나오기만을 기다리는 박처자의 모습도 그리 좋은 모습이
아닌지라....가장 편안한 방법인 첫번째 방법을 포기하기로 했어....박처자를 교대역에서 철수시키고....두번째 방법인 기차 입석을
타기로 하고...박처자와 고속터미널 지하철역에서 만나기로 하고 내려가면서 생각해봤는데....아무리 생각해도 서서는 못가겠더라구..
글쎄....나는 괜찮다 치더라도...힘든산행 같이 가기로 한 박처자에게 그건 너무나 미안하더라구.....그래서 세번째 방법으로 가기로
하고 박처자에게 고속버스터미널로 오라고 했지....자...그리고 광주행 표를 사려고 하는데....근데 다시 곰곰히 생각해보니까...
광주로 갔다 남원으로 가서...다시 여원재로 가는건 시간낭비에 돈낭비에....하산후 백운산장으로 가야만 하는 우리의 일정에
심각한 차질이 생길것 같더라구....뭐...그럼 어떻게 해? 어쩔수 없지....마지막....가장 쓰기 싫었던 방법만이 떠억 하니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거야.....에라 모르겠다...초반부터 예산 초과네....쩝....이윽고 박처자를 만나 관광버스를 타려고 하는데....이놈의
관광버스가 무슨 출발시간이 있는것도 아니고....손님이 꽉 차면 출발하는 거라 언제 출발할지 모른다는 거야....금방 출발한다고는
하는데...쩝....13번 승차장에서 기다리다 화장실좀 다녀오려 하니까....아니 그때 또 갑자기 출발한다는 거야....화장실 급한데...
어쩔수 없지...수도꼭지 꼬~옥 잠그는수밖에....^^ 그런데...이놈의 버스는 도대체 어디있는건지....그 넓은 터미널 주차장을 가로질러
도로를 건너고 무단횡단을 하는데....앞에 가던 어떤 아지매가 무쟈게 짜증내더라구....그래도 어떡혀? 아쉬운건 우린데....
버스는 건너편 고가도로 밑에 무단주차하고 있더라구....우리가 버스에 오르니...이미 한시간째 버스안에서 기다리고 있던 승객도
있구....다행히 우리가 타고....경찰의 무단주차 단속을 피해 동네한바퀴 비~ㅇ 돌고 나서 다시 몇사람 더 태우니...드뎌 만차가
되더라구.....그제서야....우리의 무허가에, 불법에, 고물 관광버스는 남원으로 출발하게 된것이지(23:15).자..아제 앉아서 가게 되었으니
눈좀 붙여야 내일 산행에 졸면서 통빡을 나무에 부딛히는 일이 없지 않겠어? 눈좀 붙이려는데... 도무지 잠이 오지 않는거야...그저
눈만 감고 있다가 휴게소 한곳 들린뒤에도 말똥말똥한 내 눈은 도무지 감기지가 않네....항상 새벽 2~3시에 자는 버릇이 있어서
그런가봐....2시 반쯤 되었나....이제 내 생체시계도 잠잘 시간이 되었으니 자거라...명령을 내리기에....슬슬 단잠에 빠져들고 있는데..
갑자기 버스가 멈추더니....'남원 내리세요~' 우띠....잠좀 자려 했더니만....어쩔수 없지 머...이것도 다 내 팔자려니 하고....내리는데
아니...남원에서 내리는 사람은 박처자와 나...단 둘밖에 없더라구......다들 여수까지 가는 사람이더라구....좀 억울하데...여수까지도
3만원....남원까지도 3만원....우띠...뭐...이런 계산법이 다 있냐구? 버스는 우리를 황량한 남원 어느 변두리에 내려놓고 부리나케
내빼더만..... 아...진짜 황당하더라구....내가 예전에 딱 한번 남원에 잠시 와본적이 있지만...그때도...차를 놓쳐서 잠시 터미널에서
머물렀던거라......어디가 어딘지 전혀 모르겠더라구......우린...무인도에 떨어진 외로운 대간꾼 신세가 된거야...
# 1. 산행 첫출발부터 꼬이기 시작합니다. 밤기차는
입석뿐이고 야간고속버스는 매진....여산회 지리산 종주팀에 꼽사리(?) 끼려 했으나
취소하신분이 없는 관계로 자리는 없다하고(나중에
알고보니 2자리 남았었다는..연락좀 주시지..) 하는 수 없이 불법(?)관광버스를
둘이 합쳐 6만냥을 주고 타려니..얼마나 속이 쓰린지..강남고속버스
터미널에서 버스를 기다리며..저 옆 처자는 모르는 사람입니다.^^
2. 남원에서....
역시나....내 고향 문경도 비록 'city'지만 12시 이후엔 인적이 끊기는데....이곳이라고 별수 있겠어....개미새끼 한마리 보이지 않더라구..
무슨...도로는 무지하게 넓은데 차 한대 안 지나가고.....잠시 혼미했던 정신을 차리고 주위를 살펴보니....건너편에 고속버스터미널이
있더라구......그래서 여기 떨어뜨렸군... 자...이제 우리가 가야할곳은 아침 첫차를 타기 위핸 시내버스터미널로 가야하겠지? 그런데.
그게 어디 있는지 내가 우째 알겠어? 지나가는 사람도 없고....그저 시내쪽으로 생각되는 방향으로 걸어가니 다행히 편의점 한곳이
문을 열었더라구....편의점이라지만 familymart나 LG25시 같은게 아니라....기냥 24시간 하는 슈퍼더라구....안으로 들어가니 아자씨
한분이 졸린눈을 비비며 갑자기 찾아든 불청객을 반기는데....'시내버스 터미널로 가려면 어떻게 해야하죠? 걸어갈수 있을만한 거린가요?'
'아...네...이 길따라 쭈욱 가셔서 4거리에서 우회전해서...세번째 사거리에 있답니다....둘이서 걸어가면...금방 갈거에요...'
그 금방이 40분이란건 터미널에 도착해서야 알았어....원래 시골의 시간관념이 그렇잖아...서울에선...버스를 기다릴때 3분안에 기다리던
버스가 오지 않아도...'우이쒸....왜 이렇게 안오는거야...1818...' 하지만 시골...하루에 버스 서너대 다니는 곳에선 할머니들에게 차시간을
물어보면 이렇게 대답하시지...'조금만 기다리면 버스 온다우....' 그 조금이 한시간이야.....편의점 아자씨의 개념도 거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것 같더라구...편의점에서 나와 아자씨가 말해준 방향으로 터덜터덜 걸어가는데....옆에서 택시 한대가 알짱알짱 대더라구...우리와
똑같은 속도로 가면서 계속 우리쪽을 쳐다보며 빵빵대더라구....저 아자씨...우리를 지리산 들어가는 산꾼으로 알겠지? 그리고 봉잡았다고
생각했겠지...지리산까정....3~4만냥은 받을수 있으니까....계속 알짱대는데....우리는 편의점 아자씨 말만 믿고 택시엔 눈길도 주지 않았어.
제풀에 지쳤는지 택시는 기냥 가더라구.....그 이후로도 계속 택시 몇대가 알짱대는데....우린 계속 무시했지...아니....그런데....사거리에서
우회전해서 가는데....사거리는 계속 나오는데 가도가도 터미널은 나오지 않는거야...우띠...그렇게 한참을 걸어가니....드뎌...눈에 익은
곳이 나오니....4년전에 거창사는 후배랑 밥먹다가 막차 놓쳤던 그 곳이더라구....편의점을 출발한지 40분만에 도착한거야.....에구...
산행하기전에 힘 다 빠지네...쩝....자....버스터미널에 도착했지만...아직 첫차시간까진 3시간 이상 남았고....다행히 터미널 맞은편에
PC방이 있더라구...그래서 우린 배낭을 메고 겜방으로 들어갔지....겜방은 무척 큰데 손님은 별루 없더라구.....각각 한자리씩 차지하고...
카페에 들어가서 글 좀 남기고...이곳 저곳 돌아다니며 시간을 떼우는데도...시간은 왜 그리 안가는지....박처자한테는 눈좀 붙이라고 하고
두눈 시뻘겋게 하면서 컴터만 들여다보고 있으려니...죽을맛이네....혹시나 같이 잠들면 안되잖아...한넘이라도 깨어있어야지....그렇게
그렇게 버티고 또 버티니...영원히 오지 않을것 같은 아침이 오더라구....점차 날이 밝아오고...05:40...겜방을 나와 터미널에 가니...
다행이 문이 열렸고 몇몇 사람들이 첫차를 기다리고 있더라구...우리도 벤치에 앉아 버스를 기다리는데 첫차가 06시 50분에 있다네...
이런....또다시 한시간을 기다리는데....마침 터미널 직원분이 있길래 여원재 가는 버스 이곳에서 타냐고 하니...잘 모르겠다네...
아...이곳에선 여원재를 '연재'라 부른다는걸 기억해내고는 다시 물어봐도 여기서 그쪽으로 가는 버스가 없다네....뭔소리야...틀림없이
운봉행 버스가 있는데....그 와중에 옆에 있던 한 아저씨가 묻더라구...'연재'는 뭐하러 가냐구? 거기 무슨 산이 있냐구...네에..고남산에
오르려 한다구 하니....잘 모르시는 눈치야....하긴...지역주민이라도...지리산이란 큰 산이 있는 지역에서 고남산이란 작은 산은 대간꾼이
아니면 잘 모를꺼야.....어쨌든.....이번엔 매점 아주머니와 신문배달하는 아주머니께 물어보니....여원재가는 버스는 이곳에서 타는게
아니라 터미널에서 동쪽으로 200여미터 떨어진 곳에서 타는 거라네....쩝....배낭을 메고 도로를 따라 가다 보니 간이 정류소가 있는데..
거기서 타는 모양이야.....또다시 기다림이 시작된거지...몇대의 버스가 지나가는데....한눈에 버스가 무지하게 낡았더라구....서울의
시내버스와는 비교조차 할수 없을 정도야....80년대 굴러다니던 버스같더라구......그렇게 십여대의 버스를 보낸 후에야...비로소
'운봉'행 버스가 오기에...기사양반에게 '연재'가는 걸 확인하곤 버스에 올랐지....버스요금이....인터넷으로 알아본바에 의하면 1100원
인데...1200원이라 하네...올해 인상되었나봐.....버스는 남원시내를 벗어나 평지를 좀 내달리더니 이내 꼬불꼬불한 오름길을 달려
07시 05분....눈에 익은 여원재에 도착....우리를 휑하니 내려놓고는 마을 좁은 시멘트길로 내빼더만....
# 2. 인터넷으로 미리 알아본대로 버스는 6시 40분에 왔습니다...무척 오래된(80년대...) 시골 버스에서....여원재로 향하며...
# 3. 이곳이 우리의 산행 출발지점인 여원재입니다. 산행들머리는 여원재이정표 뒤 전봇대 뒷쪽에 있습니다...
3. 여원재 ~ 561.8봉(07시 13분 ~ 07시 59분 : 46분 소요)
1년 3개월만에 다시 찾은 여원재...변한게 하나두 없더라구.....디카를 들고 지난 구간 날머리를 찍으러 가니....새삼 1년전이 떠오르네..
멋도 모르게 시작한 대간.....이제 남녘대간의 60%정도를 마치고 땜방산행하러 다시 찾았으니....감회가 새롭지 않겠어? 날머리와
여원재의 모습을 디카에 담고...여원재 간이버스정류소 앞에 있는 '상동마을'표지석에서 도장찍고 3일간의 대간산행의 첫발을 내딛었지..
아니...근데 첨부터 들머리를 못찾겠는거야....박처자에게 큰소리 뻥뻥 쳤는디....첨부터....입구도 못찾고 있으니...박처자에게 내가
월매나 한심하게 보였겠어....다행히 눈이 큼직한 박처자가 정류소 뒷편 숲에 있는 표지기를 발견하게 된거지....입구로 들어서니
잘 만들어진 이정표가 있어 박처자를 세워놓고 사진 한장 박은뒤...본격적인 대간길로 들어섰지....처음엔....운치있는 소나무숲길이
계속되는데....아니 이 좋은 곳에 언놈이 쓰레기를 잔뜩 버려놓았네....설마....대간꾼은 아니겠지?...군데군데 나있는 취나물을 뜯으며
쉬엄쉬엄 20여분 진행하니 밭지역이 나오는데 우측 멀리 오늘 오를 최고봉인 고남산과 KT중계소가 보이더라구....조금 더 나아가니..
아니...이게 뭐여? '오디'가 아닌가벼?......실로 오랜만에 보는 뽕나무와 '오디'에 가는 길도 멈추고 입주위가 시커멓게 될정도로
오디 따먹기에 열중했는데....갑자기 건너편에서 '어험~'하는 소리에 깜딱 놀랐는데....다행히 밭주인은 아니고....마주오는 두분의
대간꾼인데...이분들은 어제 비박을 하고 아침에 온다는 거야....이분들도 우리들처럼 오디따먹기를 열중하는데...우리의 갈길이
멀기에 자리를 양보하고 서로 좋은 산행하라는 인사를 하고 출발했지....조금더 지나니 아니....빠알간 이놈이 무엇인고? 주변이
온통 산딸기 밭인거야...허겁지겁 몇개 따 먹으니...그 맛이...꿀맛이었어...그래서 몇개를 따서 좀전에 오디를 따넣었던 봉지에
담으니...캬...그 색깔의 조화가 기가 막히더라구......먹음직..하지만..이따가 먹어야쥐...밭지역을 지나다 보니...대간이 건너편 숲으로
이어지는 듯한 시멘트길을 만나는데....그곳에서 만난 시골할머니 曰...시멘트길을 따라 가다가 좌측으로 올라가야 한다 하시네....이제
이곳 마을분들도 하도 많은 대간꾼들이 다녀서 길을 훤하게 아나봐....맞은편 숲이 대간길인듯하여 약간 의구심을 가지며 할머니의
말씀에 따라 시멘트 도로를 따라 나오니 다행히 중간 중간 감나무, 전봇대 등에 걸린 대간리본이 우리가 대간에서 벗어나지
않았다는걸 알려주더라구....잠깐 마을길을 지나 마을을 빠져나가는 길에서 우측 숲으로 오르며 다시 숲길이 이어지는거야...
자...이제부터 본격적인 오름길이 시작되는데....어제 거의 한숨도 자지 못한 탓인지 별것 아닌 오르막도 무쟈게 힘이 드는데...
그래도 대간꾼이라고 자부하는 내가 박처자에게 약한 모습 보일순 없잖아....앞서 가는데 힘 안드는척 하려니...그것도 고역이데..
그런데...박처자도 힘든가봐....좀만 속도를 올려도 쫓아오지 못하네...뭐...내심 쾌재를 불렀다고나 할까....이후론 쉬엄쉬엄
가니까....별로 힘들지 않더라구....그렇게 초반 어느 무명봉(561.8봉) 정상에 이르니 갑자기 대간길이 우측 아래로 급하게 꺾여
내려가는거야.....이거 대간길 맞어?
# 4. 취나물과 오디.....널린게 취나물이더군요....혹시나 점심때 먹을까 해서 보드라운것 몇개 채취해봅니다...
# 5. 조금 더 가니 산딸기 밭이더군요....색깔이 잘 어울리네요....산딸기와 오디....같이 먹는 맛이란.....
# 6. 장치 마을과 고남산...저곳으로 바로 가면 좋으련만 마을을 빙 돌아 저곳으로 오르게 됩니다...
4. 561.8봉 ~ 고남산 (07시 59분 ~ 10시 03분 : 2시간 4분 소요)
561.8봉에서 우측 아래로 꺾어지는 대간길은 무지하게 가팔랐어...뒤따라오던 박처자는 '쿵~'하는 소리와 함께 넘어지는것
같아 뒤돌아보니 금새 벌떡 일어나더만....괜찮냐고 하니 그냥 살짝 미끄러졌다네.....엥...바지에 흙묻은거 보니 그게 아닌데...
가파른 내리막길이 끝나자 갑자기 나무를 모두 베어버리고 개간한 듯한 밭지역이 나오는데 배나무 몇그루가 심겨져 있더라구..
배나무 몇그루 심으려고 소나무 수백그루는 잘라낸것 같아....이곳에 나뭇가지에 매달린 이정표 하나가 우리를 반기는데...
목원대 국어교육과 교수라는 표언복님의 '물...이곳에서..어쩌구 저쩌구..'하는 표지판이야....이분은 백두대간 4차종주중인데
곳곳에 이렇게 유용한 표지판을 손수 만들어 매달아 놓아 대간꾼들에게 많은 정보를 제공해 주시는 고마운 분이지.....
개간지 우측으로 난 임도를 따라 내려오는데...엥? 산속에 왠 냉장고 두개가 길 좌측에 떠억 하니 서있더라구...설마 지나가는
대간꾼을 위해 션한 얼음물이라도 넣어놓았나?.....라는 생각은 물론 전혀 들지 않았어....역시나 저건....쓰레기지 뭐야....
신기하게도 대간 하면서 낮은 산 중턱에 버려진 생활쓰레기.. 특히나 덩치가 큰 가전제품이나 가구들을 종종 보았는데....
계획적으로 투기했다고밖에 볼수 없는것이지...양심에 털난 ***... 임도를 따라 조금 더 내려가니 고갯마루에 도착하는데
우측으로는 마을로 이어지는 길이 있고 비닐하우스도 몇동 보이네...길이 조금 애매한데 이내 맞은편 산으로 오르는 임도에
매달린 낡은 표지기를 보곤 임도를 따라가다 곧 산길로 접어드는데 오른쪽엔 거대한 마징가(송전탑)이 '어여 오너라~~'하고
서 있는데....뒤를 돌아보니 좀전 개간한 지역이 예전 시골 얼라들 머리에 부스럼땜시 빵구난것 맨치로...뻥 뚫려 있네....
오르막이 시작되니 역시 박처자가 좀 힘든가봐...또 뒤쳐지네...좀 쉬면서 박처자를 기다리는데 우측으로 빠~알간
단풍이 눈에 띄네....이넘이 철도 모르고 말이지....그래서 디카를 꺼내 얼른 한방 박아주고는....박처자가 왔기에 다시 출발했지..
근데 송전탑 부근부터 주변의 소나무들이 아랫부분이 새카맣게 그을려 있는거야....20여분을 어느 무명봉을 향해 오르는 동안
산불지역은 계속해서 따라오더라구....그래도 불행중 다행인지...큰 산불은 아니었나봐...무명봉정상에 이르렀을때즘...더이상의
산불의 흔적은 없더라구....정상부에서 잠깐 길이 헷갈려 좀 헤매다 동쪽으로 이어진 대간길로 내려오며...휴식을 취했어...
잠깐의 휴식후 다시 출발....작은 언덕을 계속 오르락 내리락 하다가 텐트치기 딱 좋은 어느 무명봉(08:41)을 지나고
묘지와 참호가 있는 곳을 지나(08:54) 계속된 잡목숲을 헤치고 나아가다....더이상은 배고파서 못가겠는 거야.....
시간은 벌써 9시를 넘어가고 있는데 아직 아침도 안 먹었고....보통 대간산행하면...아침은 6~7시 정도엔 먹어줘야 하는데...
내 산행 경험상으로 식사는 산 정상에서 해야 한다는게 내 철칙이야...이유는 간단하지....아침식사후의 오름길은 그야말로
쥐약이거든....그리고 산정상에서 멋진 풍경을 바라보며 식사를 하며 반주 한잔 하는 재미가 꽤나 쏠솔하기 때문이지....
그래서 밥 달라고 난리치는 뱃속을 잠시 진정시키려 휴식을 취하며 행동식을 먹으려는데....별로 먹을것도 없고 해서..
아침나절에 딴 오디랑 산딸기로 빈속을 달래고....집에서 열려온 션한 둥글레차를 들이키니까...뭐...나름대로 심이 되더라구...
한 20분간 사진도 찍으며 푸욱 쉰 다음에 본격적인 고남산 오름길로 접어 들었지...한참을 가다보니...앞쪽에 사람소리가 들리네.
이런 지명도가 높지 않은 산을 지나는 대간산행에서 만나는 사람들 십중팔구 대간꾼이 확실한데....남자 둘, 여자한분으로
구성된 대간팀인가봐....쪼매 부러운게....아무래도 둘보단 셋이 가는게 낫지 않을까 싶어서....그런데 그쪽에선 우릴 더 부러워
했는지도 몰라....둘이 데이트한다고 말이지....ㅋㅋㅋ...물론 나 혼자 생각일지도 모르지만 말이야... 오름길이 계속되며
후손들에 의해 꽤나 잘 보존된 '김해김공지묘'를 지나 20여분 가파른 오름길을 오른 뒤에야 비로소 정상부 능선에 접어들었어..
자...드뎌 지도상에 위험지역이라는 암릉지역에 이르렀는데....이거야...원 대간꾼을 뭘로 보고...이런곳을 위험지역이라
한거야? 별로 위험하지 않는 암릉(물론 겨울엔 조금 위험할수도 있지만 말야..)에 로프까지 있으니 그야말로 식은죽먹기지...
로프가 매어진 곳 두곳을 연이어 지나니...드뎌 전망이 탁 트인게 주변 조망이 눈에 보이는데.....쩝....왠 박무가 그리 심한건지..
멀리 지리산 자락은 커녕...아침에 출발했던 여원대조차 희미하게 보이는거야...쩝...좌측 아래로 88고속도로가 지나는걸
확인하고는 정상으로 향하다 좌측으로 우뚝솟은 부처바위(지도상에 나와있지 않아 그냥 내가 이름붙였어...부처바위라고...
어떻게 보면...망부석 바위처럼 생기기도 했는데....)를 지나 고남산 정상에 도착했어...(10:03)
# 7. 송전탑 아래에서.... 때이른 빨간 단풍....아직 가을이 아니란다...
# 8. 본격적인 고남산 오름길에 앞서....산딸기, 오디, 얼음물로 허기를 달래며.....사진은 셀프타이머샷...
# 9. 고남산 정상 직전에 만나게 되는 첫번째 암릉....별로 위험하지는 않고.....
5. 고남산에서.....아침식사...(10시 20분 ~ 11시 20분)
고남산 정상엔 왠 통신시설물이 떡 하니 자리잡고 있고 전북산사랑회에서 세운 스테인레스로 만든 정상이정표(?)는 한쪽 귀퉁이에
있더라구...정상이정표에서 사진을 찍고 주변을 한바퀴 둘러보며 역시 사진을 찍고는 통신시설물을 자세히 살펴보았어..날카로운
철조망으로 감싼 통신시설은 아래쪽 KT중계소에서 선로가 이어진걸로 보아...역시나 무슨 통신시설 같은데 위에 감시카메라 같은게
달렸더라구....뭐야 이거....것참...산정상에서도 누군가에 의해 감시당해야 하나...쩝....기분 찝찝하더라구....정상에서 출발..아래쪽
산불감시초소와 헬기장을 지나 중계소 건물에 이르러 건물 좌측을 따라 내려가 시멘트 도로에 내려섰어....원래 고남산 정상에서
식사를 하려 했는데 그늘이 없어서...그냥 좋은 자리 찾을때까지 가보기로 했던거지...시멘트길에 내려서니...이거 또 길이 난감하네.
시멘트길을 따라 내려가야 하나? 다른 길이 있을것 같은데...이런 시멘트길로 가도록 그냥 놔둘 대간꾼들이 아닌데...어딘가 있을
대간길을 찾으니...역시나 KT 중계소로 올라가는 쪽으로 약 5~60여미터쯤 떨어진 곳의 모래보관함 옆에 노란 대간 리본 하나가
펄럭이며 우릴 반기네....마침 그곳의 나무 아래 그늘이 좋아 그곳에서 아침식사를 하기로 했지....꽤나 늦은 아침식사야...나 대간
하면서 가장 늦게 먹는 아침인가봐....박처자에게 무척 미안하더라구...아까부터 배고프다고 불평(?)을 했는데...내가 여기까지
끌고 온거거든....나무그늘 아래에서 우리들의 조촐한 아침 겸 점심식사를 준비했지...뭐...아무리 배고파 봤자 먹을건 별로 없었어.
3일간의 대간산행이지만...고상보따리를 줄이기 위해 될수 있는한 매식을 하기로 했거든...그래서 아침은 간단하게 김밥이랑
즉석북어국으로 하기로 했지....등산화를 벗고서 최대한 편한 자세를 취하며 식사를 했지...캬....역시...산에선 밥심으로 간다고
하더니...역시니 심이 불끈불끈 나더라구....식사후에 참외하나로 후식까지 먹으며 느긋하게 쉬었어...난중에 결혼하면...마눌과도
꼭 대간산행을 해야겠어....잼있을것 같잖아?
# 10. 저도 한컷...
# 11. 고남산 정상에서 바라본 KT 중계소...대간길은
중계소 좌측으로 끼고 돌아 시멘트길로 내려섰다가 다시 시멘트길을 30여미터
올라 모래보관함 직전에 좌측 숲길로 이어진답니다.....시멘트길
그늘에서 식사를 했답니다....
# 12. 넓은 분지 지형인 운봉읍 일대입니다.....
# 13. KT중계소로 오르는 시멘트길 나무그늘 아래에서 아침 겸 점심을 먹었습니다....
# 14. 잠시 숲길을 걷다 다시 만난 시멘트 길에서.....지도를 확인해봅니다...이길이 맞나?
6. 고남산 중계소 ~ 매요리 휴게소(11시 20분 ~ 13시 정각 : 1시간 40분 소요)
식사를 마치고 밥심을 풀가동해 다시 대간길에 나섰지...모래보관함 옆으로 나있는 대간길로 접어들어 내리막길을 조금 내려가니
묘소 세기가 나란히 있는 곳을 지나고 이내 다시 시멘트 길로 내려섰어..(11:28) 시멘트 길이 빙 돌아 이곳으로 오는건거봐..
이번에도 주위를 살펴보니....어라....아무리 봐도 건너편으로 대간리본이 보이지 않고...대간리본이 시멘트길을 따라 붙어 있는거야..
그렇게 시멘트 길을 따라 100여미쯤 내려가니...대간길이 좌측 숲으로 이어지는데 입구에 역시나 표언복님의 안내판이 붙어 있는데..
이곳에 통안재이며 이곳부터 운치있는 소나무숲길이 계속된다는거야.... 통안재에 있는 하얀 나무 세그루가 신기하게 생겨 박처자를
먼저 보내고 사진을 찍은후에 뒤쫓아갔지....참호 하나를 지나 이내 박처자와 합류하고....표언복님의 말씀대로 운치좋은 소나무
숲길이 계속되는데....이거야 말로 누워서 떡먹기야...룰루랄라 산행이 계속되는것이지...11시 44분 대간은 갑자기 우측아래로
꺾어 내려가고 조금 더 나아가니 저 멀~리 오늘의 최종 목적지인 사치재가 어렴풋이 보이더라구....목적지가 보이니...좀더 힘을
내야하겠지...11시 59분...역시나 표언복님의 안내판이 붙어 있는...좌우로 제법 넓은 길이 뚜렷하게 나있는 유치재를 지나고
계속되는 운치있는 소나무 숲길을 지나다 대간길은 아~주 큰 각으로 남으로 꺾이고...곧 삼각점 하나를 만나게 되는데(12:20)
뭐...지도를 봐도 표시도 없고...어딘지는 모르겠더라구...이후로 약 15분간 더욱 더 운치좋은 소나무숲길이 계속되니....대간산행
하면서 가장 걷기 편한길이 아니었나 싶어....데굴데굴 굴러서라도 가겠더라구....박처자는...'이런길만 계속되면 하루종일 걷겠다'
라고 할정도로 편한 길이었어...한참을 가다보니 고도가 낮아졌는지 우측 아래로 마을이 가깝게 보이기에 잠깐 휴식을 취하고
다시 완만한 내림길을 내려가니 드뎌....고추밭이 나오며 고추밭을 따라 이어진 넓은 밭길을 따라 언덕 하나를 넘으니 마을
하나가 떠억 하니 모습을 드러내는데...이곳이 매요마을인가봐....매요마을에서 길찾기가 어렵다고들 해서 긴장했는데...
앞서 가신분들이 리본이 마을 곳곳에 걸려 있어서 마을회관까지 큰 어려움은 없었어...그런데 마을회관까지 와서는...더이상
리본이 보이지 않더라구....그래서 동네주민들에게 물어보니 마을회관 앞 30여미터쯤에서 좌회전해서 교회있는쪽으로
가라는 거야....마침 박처자가 그 갈림길에 있는 전봇대에 붙어있는 낡은 노란색 표지기 하나를 발견한거야...역쉬 눈 큰사람이
눈도 밝은가봐...전봇대가 있는 곳에서 좌회전해서 20여미터쯤 가니...좌측으로 그 유명한 매요리 휴게소가 나오는거야...
그 휴게소 할매가 그리 인심이 좋다고 하는데...나도 그 따뜻한 느껴보고자 빠르게 걸어가는데...아니 글쎄....아침에 발랐던
선크림이 땀과 함께 흘러내려 눈으로 들어가버렸는지 갑자기 눈이 엄청시리 따갑더라구....매요리휴게소 마당으로 들어갈땐
거의 엉엉 울면서 들어갔지...누가 보면 박처자가 나 때린줄 알거야...
# 15. 어김없이 걸려있는 표언복님의 안내판......막걸리가 갑자기 생각난다는.....
# 16. 마을회관에 이르러 더이상 대간리본이 보이지
않아 조금 당황했는데 마을주민들의 도움을 받아 대간길을 찾았습니다.
대간길은
마을회관에서 20여 미터를 지나 좌회전하는 이 길로 이어집니다. 교회 보이시죠?
박처자가 서 있는 곳 좌측의 하늘색
지붕(뒷쪽
하늘색 지붕)이 인심좋은 할머니가 대간꾼들을 상대로 이것저것 먹을것을 판매하고
계신 휴게소입니다...
# 17. 이곳에 매요휴게실입니다. 잠깐 쉬려는데
마침 대간종주하시는 서울에서 오셨다는 부부께서 식사를 하고 계시더군요...
서로 대간에 대한 정보를 주고 받는데
마침 이분들도 우리가 오늘 묵으려는 백운산장에서 묵고 오는 길이라며 여원재까지
가서
다시 백운산장으로 가야 한다기에....우리는
사치재에서 산행종료후 백운산장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해 돌아가야만 한다고 하자
이분들이 사치재로 오셔서 우리를
태워 주시겠다는 호의를 베푸시니....월매나 고맙던지..서로 연락처를 주고
받으며 반대방향으로
각자의 갈길로
출발했습니다. 파라솔 밑 할머니 보이시죠? 인심이 무척이나 좋으신 이곳
주인이십니다...
7. 매요리 휴게소 ~ 사치재 (13시 15분 ~ 14시 45분 : 1시간 30분 소요)
매요리 휴게소엔 두분의 부부대간꾼께서 식사를 하고 계시더라구...대간산행을 하며 대간산행하는 분을 만나니 더욱
반갑더라구... 휴게소 할매가 식사 안했으면 하라고 하는데...식사는 방금했기에....션한 음료수...하나를 샀는데...
월매나 얼렸던지...거의 슬러시 수준이었어...한모금 들이키니 머리가 띵할정도로 차갑더라구....매요리 휴게소는
모든 물건가격이 정찰제가 아니야....그럼 공짜로 주냐고? 그건 아니고....그저 주고싶은만큼 주고 받고 싶은 만큼
받는게 할머니의 장사원칙이야....예전에 어느 여자대간꾼 한분을 밥주고, 술주고, 재워주고 했는데 돈이 별로 없다면서
딸랑 만원 주고 가더래....그래도 할매는 그냥 돈받고 말았다는데.....그분 심하긴 굉장히 심했어....아무리 인심좋은 할매라도
땅파먹고 살수는 없는거잖아...쉬면서 부부대간꾼분들과 얘기를 나누다 보니...그분들은 전날에 백운산장에서 주무시고
새벽에 중재에서 출발해서 이곳까지 오셨다는거야...중간에 멧돼지떼들도 만났다는데...그런 얘기보다 백운산장 얘기가
나오니 귀가 번쩍 뜨이더라구....오늘 우리가 자야할 곳이잖아.....그래서 사실 오늘 우리가 그곳에서 묵으려 하는데
그곳 시설은 어떻고 가격은 어떻고, 그곳으로 가려면 어떻게 해야하는가 여쭈니....마침 그분들은 여원재까지 산행을
마친뒤 다시 백운산장 아저씨가 그분들 자가용을 몰고 여원재로 와서 그분들을 태우고 백운산장까지 간뒤 산장아자씨를
내려주고 서울로 가신다는 거야......오홋.......잘하면...얻어탈수 있을것 같은 생각이 드는거야...사실 사치재에서
백운산장으로 갈 차편이 마땅치 않았거든...원래는 사치재에서 지리산 휴게소로 나와 그곳에서 인월까지 택시를 불러 타고
가던가...아님 걸어가든지 해서 인월에서 함양행 버스를 타고 함양에서 물건을 좀 산 뒤에 백운산장으로 가기로 했었거든...
한참 돌아가는 길이지...그런데 이분들이 자가용으로 백운산장으로 바로 가신다는데....그래서 매달렸지...저희도 백운산장
가야하는데 좀 태워주십사 하고...말이야...그랬더니 아저씨께서...앞으로 여원재까지 얼마나 남았냐고 물으시기에...저희는
6시간 걸렸는데 놀면서 와서...4시간정도면 충분할거라고 하니....여기서 사치재까진 한시간 반정도면 도착하니...한참 기다
려야 할것 같다고 하시면서...또 그분들 차가 짚차인데 뒷쪽이 화물칸이라 좀 불편할거라 하시는데.......그래도 백운산장까지
논스톱으로 갈수 있는데 마다하게 생겼어? 무조건 기다린다고 했지...그래서 서로 전화번호를 주고 받으며 연락하기로 하고
매요리 휴게소를 출발 각자 갈길로 떠난거야..휴...백운산장으로 가는 차편이 해결되니...발걸음이 더욱더 가벼워지더라구..
휴게소를 출발, 교회방면으로 난 시멘트길을 따라 가니...이 좁은 길에도 버스가 다니더라구...갑자기 나타난 버스에 놀란
박처자....한쪽으로 비켜나 버스가 지나가길 기다린 후에 나아가니 삼거리가 나타나는데...그곳에서 승용차 한대가 지나가다
멈추더니...'혹시 대간 산행하는 남자들 못보았습니까?' 하기에....못본것 같다고 ...하니...그분은 다시 출발하는데...
삼거리에서 좌측 숲으로 대간길이 이어지더라구(13:21)...역시 산꾼은 산길을 걸어야 하나봐...산길을 걸으니...엄청 편하더라구.
그러나 5분여 이어지는 숲길이 다시 밭으로 나오고 아스팔트포장된 삼거리로 나오더라구...지도를 보니 이곳에서 좌측으로 도로를
따라 우회하는 길이 있고 산으로 부터 가는 정통대간길의 갈림길인거야....땜방 떼우러 왔는데 우회로로 갈수는 없지 않겠어?
과감하게 우회로를 버리고 정통 대간길로 들어서려 하는데....엥....대간길이 안보이는거야...좌측 건물에선 자그마한 강아지가
아까부터 짖어대니 짜증나는데...길도 안보이고...그렇게 잠시 헤매다 이내 목공소 뒷편 절개지에 나있는 대간길을 발견하고는
그곳으로 올랐지....절개지 위엔 제법 잘 만들어진 이정표가 있는데....절개지로 오르는 길은 꽤나 아슬아슬하더라구....조심해서
절개지를 오른뒤 오늘의 마지막 봉우리인 618봉을 향해 올랐어....박처자도 마지막 봉우리라니까...힘을 내서 오르는것 같은데..
여전히 오르막만 만나면 힘들어하더라구...그래서...뭐...어차피...사치재에 일찍 가도 그분들을 한참 기다려야 하니까....천천히
올랐지... 13시 39분 남원 양공 묘소를 지나 13시 50분...땅이 파헤쳐진 곳으 지나는데.....이곳에 뭔가 싶어 쳐다보니 박처자가
'파묘해서 이장한것 같은데요...'....역쉬 박처자도 시골출신이기에...잘 아는것 같아...10분쯤 더 올라...드뎌 오늘의 마지막
봉우리인 618봉 정상에 이르렀어..(13:58) 자...급할게 없으니...이곳에서 세월아 내월아 하면서 30여분을 이런저런 얘기하며
까먹는데...갑자기 우리가 오던방향에서 시커먼 것이 불쑥 모습을 드러내니...박처자 깜짝 놀라고.....역시나 대간꾼이었어..
우리에게 이곳이 618봉이 맞냐고 확인한뒤에 부리나케 아래쪽으로 내빼더라구....우리도 그만쉬고 그분 뒤를 쫓아가는데...
상당한 준족이더라구...박처자가 따라오건 말건 꽤나 속도를 올렸는데도 따라잡히지 않더라구....대간길을 가로막고 있는
돌탑을 지나 한참을 내리막을 내려가니 앞서 가던 분이 계시는데...소나무에서 뭔가를 따고 있더라구.....어릴적에 소나무의
순부분을 따먹어본적이 있는데...그분도 그걸 따고 있나봐...우리가 다가가니 그분은 또 출발을 하는거야....좌측 아래 성묘(?)
하러 온 가족 일행이 보이니....사치재에 가까워졌음을 느끼며 앞분을 쫓아가는데....와...정말 빠른 걸음이야...도무지 따라
잡히지가 않네....사치재에 이르러서야 사치재 이정표에서 시간을 체크하고 있던 그분을 다시 만날수 있었지...
사치재 이정표아래쪽 절개지를 내려가니....쌩쌩 차가 달리는 88고속도로인거야....작년에 4구간을 갈땐 이곳을 무단횡단했는데..
낮엔 무척 위험할것 같아...88고속도로가 2차선이고 밤엔 차량 통행이 뜸해서 무단횡단이 가능하지만...낮에는 보험 하나
들어놓고 목심걸고 횡단해야 할것 같아.....아니면...좀 돌더라도 지하차도를 이용해야지 머...자..어쨌든...우리는...오늘의
목적지인 사치재에 도착한거야.(14:45)....박처자와 하이파이브 한번 하고는 기념사진을 찍으며 오늘 구간을 마무리 했지..
# 18. 매요마을을 벗어나는 길...좁은 길이지만 이곳에도 버스가 다닌답니다...
# 19. 매요마을을 벗어난 대간길은 잠시 숲길로
이어지다 곧 삼거리로 나오는데 이곳에서 길을 찾지 못해 조금 헤맸습니다. 대간길은
삼거리에서 직진하여 20여미터쯤 가서
목공소 뒷쪽 절개지로 이어집니다. 물론 삼거리에서 좌회전해서 도로를 따라 사치재로
가는 우회길이 있긴하지만...그건 대간길에서
너무나 많이 벗어나기에....정통대간길로 오릅니다...
# 20. 길을 가로막고 서 있는 돌탑...
# 21. 사치재의 모습....88올림픽 고속도로는 저녁에
지나가는 차량이 드물어 다음구간으로 오를때 지하통로가 있음에도 그냥 건너기도
한답니다.....고속도로를 따라 지리산
휴게소로 가는 길에...
8. 사치재 ~ 지리산 휴게소 ~ 내인풍 삼거리 ~ 백운산장
자...오늘의 산행이 끝나지만 우리에겐 백운산장으로 가야하는 또다른 길이 기다리고 있던거야....매요리 휴게소에서 만난
분들과 만나려면...그분들한테 지리산 휴게소로 와달라고 하는건 예의가 아니잖아? 얻어타는 주제에 그럴수야 없고....
지도를 보니까...여원재에서 백운산장으로 가는 길은 내인풍 삼거리를 지나더라구...아무래도 우리가 그곳까지 나가야 할것
같아...그렇게 생각하니 또 힘이 빠지네...한 4km 정도의 아스팔트길을 걸어가야 하기 때문이지....우선은 지리산 휴게소로
가야겠지...차들이 쌩쌩 달리는 고속도로 갓길을 따라 지리산 휴게소로 가는길 또한 위험천만이야....교통사고가 났을때
보행자가 전혀 보상을 받을수 없는 몇안되는 경우 중에 하나가 고속도로에서 경우거든.....한마디로 차에 받혀 다치면...
나만 손해라는 얘기지....그렇게 갓길을 따라 20여분을 진행해 드뎌 안전(?)한 지리산 휴게소에 도착했어....휴게소 앞에 있는
탁자에 배낭을 올려놓고 앉으니 좀전 사치재에서 만난 그 준족의 아저씨가 옆자리에서 한마디 하는거야...아니 왜 그쪽으로 빙
돌아오냐구...바로 질러오는 길이 있는데.....허거걱.....휴게소 햄버거 하나로 허기를 달래니....졸음이 쏟아지더라구....그냥
엎어지니...깜빡 잠이 드는데....지나가는 차소리에 눈을 뜨니 30분이나 잤더라구....입옆으로 흐르는 침을 스윽 닦고 게슴츠레
주변을 살펴보았어....그런데 휴게소 여자직원분이 오시더니 그러더라구...' 하두 곤히 자는것 같아 숙박료 받으려했어요...'
잠깐의 잠이지만...나름대로 기운을 차리고...이제 내인풍으로 가는 방법을 연구해야했어...작년에 왔을때 휴게소 뒷쪽으로
어떻게 들어온것 같은데 그땐 밤이라 앞서가는 분들만 쫓아갔기에 전혀 몰랐는데 대낮에 보니까.. 휴게소 뒷쪽으로 전혀 나갈
길이 보이지 않는거야....아니...그럼 그땐 도대체 어디로 들어온거야? 귀신 곡할 노릇이야...환장하겠더라구...그래서 휴게소
직원분한테 여줘봤지...여기서 내인풍으로 걸어가려는데 어떻게 해야 하냐구......직원분이 아줌마였는데 아주 친절하게 가르쳐
주시더라구....휴게소를 나가는 길을 따라 가다 보면 휴게소 직원들이 많이 사는 동네(아곡마을)가 나오는데 직원들이 다니는
길이 있을거라구....그쪽을 통해 마을로 내려가서 도로를 따라가면 된다는거야....그분 말대로 고속도로를 따라가니 마을로
내려가는 길이 있는 거야....그길로 내려서서 마을로 내려서니 길이 또 여러갈래가 있네....갈림길에서 트럭 한대가 좌측으로
나가는데...저 트럭을 잡을까 말까 고민하다 그냥 놔두고 동네분들께 내인풍으로 가는 길을 물어보니 방금 지나간 트럭이 가는
방향으로 가야한다는거야....워찌 이런일이....트럭 잡을걸....얼마나 걸리냐고 하니...3km밖에 되지 않는데....휴~ 하고 한숨을
내쉬니....아자씨 말하길...'둘이 데이트 하면서 슬슬 걸어가면 금방이야...젊은 사람들이 뭘 힘들다고 그래?'
휴...그래도 한숨밖에 나오지 않는다. 혹여나 지나가는 차가있으면 도중에 히치하기로 하고 도로공사가 한창이라 먼지가 풀풀
날리는 도로를 따라 한참을 내려와도 도무지 이길엔 지나가는 차가 없는거야....그냥 걷고 또 걷는거지...박처자가 힘든지
자꾸 뒤로 쳐지는데...무척 미안하더라구....괜히 따라와서 고생만하는거 아닌가 싶어서...무지 미안하더라구....그렇게
걷고 또 걷는데...전화가 걸려온거야....아까 매요리 휴게소에서 만난분들인데...고남산 지나 송전탑 아래 임도 근처에서 좌측으로
비닐하우스가 있는 쪽으로 내려가니 저수지가 나오고 마을로 이어지는데 이길이 맞냐고 그러시네? 곰곰히 생각해보니...
아까 예전 시골 얼라들 머리에 부스럼때문에 빵구난 자리처럼 벌목이 된지역...냉장고 두개가 서있었던 그지역을 말하는것
같더라구....즉 그분들은 길을 잘못든 셈이지....그래서...다시 임도가 있던 곳으로 올라와 맞은편 벌목이 된지역으로
올라가라구 말씀드렸지...나이가 한참이나 드신 분인데도 어린 나에게 꼬박꼬박 존대를 해주시니...몸둘바를 모르겠더라구..
전화를 끊고 나서도 한참을 더 걸어서야....아스팔트길이 지나는 내인풍 삼거리에 도착했어...40여분이나 걸린 셈이지....
아스팔트길을 내려오면서 발바닥에 물집이 생긴것 같더라구...역시...산꾼은 산길을 걸어야 해....삼거리 어느 집앞의
나무그늘아래에서 30분 정도 쉬고 있으니까...전화 한통이 걸려오는데....어디선가 많이 본 번혼데 이름이 뜨질 않더라구..
누굴까? 날 사모하는 어느 처자인가 싶어 얼른 받으니....엥 왠 사투리를 쓰는 아자씨 목소리야...약간 실망했지만...
금새 내 표정은 밝아졌어....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백운산장 아자씨였던거야....왠지 눈에 익은 번호라 했더니...산행 준비하며
적어둔 백운산장 주인 아저씨 전화번호였던거야....그런줄도 모르고 난 내 님을 기다렸으니....참나..(백운산장 016-815-7538)
지금 여원재에서 출발하려 하는데 어디 있느냐는 거야....흠....내인풍 삼거리라고 하니...거기가 어디냐고 하시네....허걱...
지도를 보며 인월에서 지리산 IC 가는 길에 백운산장으로 향하는 삼거리에 있다고 하니...그래도 잘 모르겠다며 우선은 출발
하신다네...자...이제 정말 차만 기다리면 되는거야....그런데 여원재가 그렇게 먼가? 한참을 기둘려도 오지 않는차...
밴형 RV차를 계속 기다리는데....또 전화가 온거야....지리산 IC에 있는데 도대체 어디있느냐구....다시 우리들의 위치를
가르쳐 드리고 이내 도착한 그분들의 차에 올라타게 되었지.(17:40)..그분들 차는 흰색 밴형 2인승 코란도 차량이라 우리는
부부대간꾼 아저씨와 함께 뒷쪽 화물칸에 박스를 깔고 앉아 갈수밖에 없었어...그래도 그게 어디야....산장주인아저씨의
운전히 굉장히 터프했기에 이리저리 쏠리며 백운산장으로 향했지....나도 혼자 운전할땐 꽤나 재미나게(?) 운전을 하는
편이지만 이 아자씨는 스피드광인가봐.....무척 터프해......그런데 생각했던것보다 백운산장까지는 꽤 오래 걸리더라구..
산장 주인아자씨는 원래 부산에서 살면서 산악회 활동을 하다 몇년전에 이곳에 정착하게 되었다더군.....또 이런 저런
얘기를 하시는데...귀에 솔깃한 얘기가.. 원래 대간길은 중재에서 사치재로 향하는게 아니라 중재에서 봉화산쪽으로 가다가
870봉에서 동남쪽으로 이어지는 줄기가 진짜 대간길인데...누군가 초창기에 길을 잘못잡아서 지금의 대간길이 대간길로
굳혀졌다는거야....지도를 보니...뭐...그럴것 같기도 해....이건...나중에 좀더 자세히 알아봐야겠어...어쨌든 이런 저런
얘기를 들으며 한참이나 계속되는 벛꽃나무길을 지나 우리가 묵을곳인 백운산장에 도착했어.(16:05)백운산장이 어느 계곡안에
자리하고 있는줄 알았더니...의외로 큰길가에 있더라구....우리는 산장 앞 평상에 배낭을 내려놓고 씻고 있는데 우리를
태워준 서울 부부대간꾼분들께서 떠나신다는거야....고마움에 보답하고자 음료수라도 하나 대접해야 하는데...갑자기
떠나시니 그러지 못했어...통성명도 못하고....그분들과의 마지막 인사를 하고 헤어지게 되었지....언젠가 살다보면
산에서 다시 만날수 있으리라 생각하며....(그런데 그분들을 okmountain 사이트에서 다시 만난거야...내가 그 사이트에서
대간 정보를 알아보며 다른분들의 대간산행기를 읽고는 하는데....어느분의 산행기를 보니 우리 얘기가 나오더라구....
바로 그분들이었지....월매나 반갑던지..고마웠다고 답글을 남겼지....okmountain의 필명 '조진대'님께 다시 한번 감사..)
# 22. 산길을 걷다 아스팔트길을 걸으려니 발바닥이
어찌나 아프던지....지리산 휴게소에 도착...매요리휴게소에서 만난 분들과
합류할
시간이 남았기에 지리산 휴게소 벤치에서 침을 흘리며 잤습니다....나중에 직원이
하는 말...'하두 곤히 자길래 숙박비
받으려
했어요...' 잠시의 휴식후 서울분들과 합류하기 위해 아곡마을을 거쳐 내인풍까지
3km의 아스팔트길을 걸어내려오는건
차라리
고문이었습니다....
# 23. 내인풍 삼거리에서 서울분들의 차를 가지고
여원재로 가서 서울분들을 태우고 내인풍 삼거리로 오신 백운산장 주인아저씨와
어렵게 만나 그분들의 차(서울 83 거 665*
코란도) 화물칸에 타고 백운산장 아저씨의 터프한 운전에 쫄면서 백운산장에
도착했습니다. 백운산장은 시설도 수준급이고
특히 주인아저씨, 아주머니의 인심이 좋았습니다...뒷쪽 멀리 보이는 산이
백운산
하봉....내일 오를 백운산의 하봉입니다...어찌나 높게 보이던지...벌써부터 다음날의
산행이 걱정됩니다....
9. 백운산장에서...
자...이제는 씻고 밥먹고 자는 일만 남았지...우리는 3호실을 배정받았어....산장은 현대식 건물로 무척이나 깨끗하더라구..
우리가 묵을 3호실은...뭐...그럭저럭 둘이 쓰기에 부족함이 없더라구...텔레비젼도 있고 말이지...그런데...다 좋은데...
샤워실이 조금 문제야...원래 욕실은 우리방 맞은편에 아주 잘 꾸며져있는데...그날은 일반손님들(요리시켜서 술한잔하는
근처 손님들)이 있어서 우리가 샤워하며 욕실을 쓰기에 무리가 있더라구...인심 좋으신 주인아주머니께선 주방 옆에 있는
샤워실을 사용하라 하시네...박처자가 먼저 샤워를 하러 간 사이 아지매가 방청소를 위해 들어오셔서 묻는거야...무슨 관계냐구..
부인이냐구? 아니에요.-_-; 그럼 여자친구? 허거...아니에요...-_-;; '내가 보니까 참 좋아보이는데 잘 해봐요...'
'아~~~ 네..-_-;' 박처자가 샤워를 끝내고 나서 내가 들어가니...엥...뭐야...출입문이 닫기지 않는거야...아주머니께
'아지매...이거 안 닫겨요?' '네에...안 닫겨요...제가 여기서 보고 있으니까...걱정말고 하세요...' -_-;;;
뭐...남자니까...누가 불쑥 들어오건 상관없지만...박처자는 꽤나 신경쓰였나봐....대충씻고 빨래를 한다음 빨래를 밖에 건조대에
널어놓고 방으로 왔지....자..이젠 먹는일이 남았어...돈만 많으면야...오리백숙이라도 시켜먹겠는데...우린 가난한 대간꾼이거든..
그냥 정식을 시켰지...5000냥짜리 정식...사실 별 기대는 안했어....그런데....허거...5000냥짜리 정식치곤 무척이나 잘 나오는거야.
조기구이, 야채부침을 포함한 11가지 맛깔스런 반찬에 감탄했는데...같이 나오는 육개장에 감동먹고, 미리 밥한공기 더 주시는
아주머니의 인심에 눈물이 나올뻔 했어....맛난 식사를 마치고는 이른 잠자리에 들었지...근디...아무리 편한 사이라도
동방예의지국인 울 나라에서 시집장가 안간 처녀총각이 좁은 잠자리에 같이 자는게 좀...그렇긴 하더만...21시 전에 잠자리에 든것
같은데 더워서 그런지 잠은 오지 않고(다음날 어제 잠을 설쳤다고 하니...박처자가 말하더군....내가 덮칠까봐 그렇게 겁났어? -_-;)
계속 뒤척이다...어느 순간...꿈나라로 향했어...내님을 만나러...
# 24. 산장에 짐을 풀고 깨끗하게 샤워를 한뒤
맛난 저녁식사를 먹었습니다. 5000냥짜리 정식 치고는 무척이나 푸짐하게 나오더군요.
아예 밥 한공기 덤으로 더 주시는 인정에다
음식도 깔끔하고 맛깔스러웠습니다. 100점 만점에 105점....^^
♣ 산행경비
ㅇ서울 ~ 남원 : 무허가 관광버스 30000 * 2 = 60000
ㅇ남원 PC방 : 2500원
ㅇ남원 ~ 여원재 : 1200 * 2 = 2400
ㅇ매요리 휴게소 게토레이 : 1000
ㅇ지리산휴게소 햄버거2, 우유 2 : 4800
ㅇ백운산장 숙박비 : 25000, 저녁식사 5000 * 2 = 10000, 이튿날 도시락 4000 * 2 = 8000
☞ 총계 113.700원
p.s 아래 카페에다 백두대산 산행기와 산행사진, 지도를 올려놓았습니다...심심할때 들어와보세요...^^
첫댓글 다만 부러울뿐~~~ 지난 주 21일 16구간부터 시작하려 했는데, 지리산 리바이벌 때문에 1달 뒤로 미룬 백두대간 잇기. 나도 차근 차근 준비해서 대간잇기를 사고없이 치러내야 할텐데.... 암튼 고생 많았고, 좋은 경험담 자주 들려 주세요.
우와!진짜 멋진부부당!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부부상이야!!어쩜조아~^___________^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뭐.. 분위기는 엽기적인 총각... 그런 글씨에 잼 나네요.. 그렇다고해서 박처자가 엽기적인 그녀는 아니겠지요.. 참.. 미모만 엽기적인 그녀인가....날마다 행복하세요...
우아..남원이다...제가 태어난 곳이지용..ㅋㅋ새롭네요..여기서 남원을 읽으니깐....ㅋㅋ 글 너무 재미있네염..근데..읽으면, 읽을수록 자꾸 개그맨 이정수 말투로 귀속에서 읊어지넹.^^;..
썰매야 내미모가 엽기적이니?? 그래 내가 모~ 엽기적으로 이뿌게 생기긴 했다만.. ^^; 그리구 쌀~^^님 부부아니에요~~ 애인두 아니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