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올해 2월 말에 친구 2명이랑 이름 좀 유명해졌던 ㅌㄹㅁㄴ에 사주보러 갔었어
복채는 2만원이었고 오전 11시쯤 도착했는데 우리가 두번째 손님이었어
난 매년 그냥 덕담 들으러간다고 생각하고 사주를 보러 가
항상 하는 말이 '무난한 어린 시기를 보냈다'라고 하기 때문에 절대 안 믿음 ㅋㅋㅋ
혹시나 하는 마음도 있긴 있지만 대부분 안 맞음 ㅎ
나 ' ', 봐주시는 분 ""
생년 월일을 먼저 물어보고 한문으로 8자를 쓰시는데
"언니, 가족이랑 같이 살아?"
'네, 같이 살아요'
"부모님은 같이 살아?"
'어... 일단 같이 살긴 해요'
(엄마는 다른 지역에서 일하시고 한번씩 내려오시는데 일단 이렇게 말함)
"이상하네
부모님이 같이 살 사주가 아냐"
사실 엄마랑 아빠랑 서류상으로 이혼하시고
같이 살았을 땐 아빠가 엄마한테 우리 있는데도 씨발년아 미친년아 이렇게 소리지름
다른 지방 가시고 자주 못 만나니까 오히려 사이 좋음
그리고 잠시 사주를 보시더니
"아휴, 어릴 때부터 무슨 고생을 이렇게 많이 했어 응?
어떻게 살아있니"
이 말 듣고 울컥함
당연히 여기서도 무난한 어린시절을 보냈을거라고 말할 줄 알았는데
갑자기 이렇게 말해주니까 울 뻔
내가 겪은 일 친구들한테 말하면 분위기 파토남
그리고 2년 전엔 너무 힘들어서 자살하려고 도로에 뛰어든 적도 있었어
"부모님이랑은 떨어져 지내"
'왜요?'
"같이 살고 싶니?"
'ㅋㅋㅋㅋㅋㅋㅋ'
"아빠랑은 붙어있지도 마. 도움이 안 돼
언니는 물이고 아빠도 물이야
근데 아빠는 바닷물이고 언니는 민물이라서
같이 있으면 아빠는 괜찮지만 언니만 힘들어"
지금 엄마가 다른 지역에 계시다보니까 내가 모든 집안일 다 하고 있어
아침 9시부터 밤 11시까지 난 일하고 공부하고 온다고 집에 없는데
아빠는 프리랜서라 딱히 나가지도 않지만 집안일은 다 내꺼임
나도 1주일 넘게 설거지도 안하고 빨래도 안하고 청소기도 안 돌려봤는데
내가 너무 빡쳐서 걍 함
집에 오면 음식물 쓰레기 냄새나고 발바닥에 뭐 밟히고 하는거 싫어서 ㅠㅠ
'동생은 어때요?'
"피해는 주지 않는데 도움도 안돼"
전역한 지 얼마 안된 동생 하나 있는데 얘도 집안일 안함
빨래는 지가 함
"사주에 게으름이 끼어있네
그래서 위장이 안 좋을거야
산부인과 쪽으로도 안 좋고"
'안 그래도 산부인과 수술해야한다고 하더라구요'
"난소?"
'앗 네'
"혹 있구나"
바선생 나올 것 같은 상황에서는 정말 열심히 청소하는데
내 방은 엉망진창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
바 선생만 안 나오면 되니까 ㅇㅅaㅇ
그리고 쉬는 날엔 웬만해선 밖에 안 나가
씻기 귀찮아서 ㅋㅋㅋㅋㅋㅋ
위장 안 좋은건 집안 내력이야
다들 잘 안 걸어다녀서 그런가
헛트름 진짜 많이 하고 가스 차있어서 빵구 몰래 불불 끼고 다님
혹 있다는 건 워낙 혹 있는 사람이 많아서 때려맞힌 듯
근데 더 큰 문제가 있다면 나 생리를 안 해
다낭성 난소 뭐시기 때문이라는데 간이 안 좋아서 치료도 못 하고 있어
비만 + 주 8회 음주로 인해서 지방간 ㅎ
난소에 가로세로 7cm, 6cm의 혹도 있는데 간이 안 좋아서 수술도 못 함
지금 열심히 운동중 ㅠㅠ
"결혼하지 마"
'결혼도 하면 안돼요?'
"응 언니는 결혼해서 잘 될 길이 없어"
'저도 별로 결혼 생각은 없어요'
지금 아빠, 동생이랑 같이 살면서 절대 결혼 안하겠다고 매일 다짐함
"잘 됐네
언니는 한 번 결혼하면 한 번 이혼하고
두 번 결혼하면 두 번 이혼해
남편이랑은 돈 문제로 싸우게 될 거야"
내가 8살때 부터 결혼 안할거라고 다짐했는데
그게 돈 때문에 싸우는 부모님과 이모들을 보면서 내가 냈던 결론이었어
결혼은 현실이니까
워낙 어릴때부터 이런걸 알아서 환상도 없어
"... 아니면 한 번 갔다올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애는 낳지 말고
애는 언니가 데려가는데 도와주는 사람 없어
그냥 연애만 해"
너무 하이퍼 리얼리즘 아닙니까
'제가 지금 공부를 하고 있는데 잘 될까요?'
"일단 하고 물어봐"
팩트폭행 ㅠ
리얼 아무것도 안하고 걱정만 하면서 물어본거야
쪼오끔 공부하긴 했는데 그게 4년전인가...
토익도 700 넘겨야하는데 공부 1도 안했었어
"시작도 안 했으면서 뭘 잘 되냐고 물어봐"
'일단 하면 잘 될까요?'
"내년, 내후년 시험합격 가능해
그 뒤로는 합격 못 해
사주에 게으름이 있다고 했지?
언니 성격이 어떤지 보이는데 그 성질머리 공부에 쏟아부으면 괜찮아"
아직 확인할 길은 없지만 사실이라면 좋아할 일
지금은 꼼지락 꼼지락 하구 있어
내 성질머리는 갱장히 드러움
외가, 친가에서 유명해
옆에서 친구들 끄덕끄덕함 ㅅㅂ
'올해는 귀인을 만나거나 하는 일은 없을까요?'
"언니가 지금 선택해서 받고 있잖아"
딱 하나 생각나는게
아는 오빠가 있는데 자기가 경찰공무원 준비하는데 같이 하자고 인강을 선뜻 내줌
이거 말고도 먹을거도 사주고 위로도 해줘
특히 나 자살충동 많이 받았을 때 제일 힘이 많이 됐어
그리고 나 좋다고 해주는데
이 상태로 2년
썸인듯 썸이 아닌 썸같은...
"도화살이 있네
역마살도 있고
많이 돌아다녀
그래야 장도 좀 편해진다"
장 편해지는 건 그냥 건강상식
도화살 있는거 인정
나 비만인데도 냄져들이 끊이질 않음
근데 다 쓰레기
한남이 쓰레기라는게 디폴트라 그런거일수도 있고 ㅋㅋㅋㅋ
여행하는 거 좋아해서 역마살 있는 것도 맞는 것 같아
올해만 해외여행 1번 갔다오고 앞으로 3번 더 갈 스케쥴 짜여있어
여기서부턴 별로 확인 안되는 이야기들이야
"언니는 간호사했으면 제일 적성에 잘 맞았을거야"
'예? 제가요? 환자들에게 친절하게 할 자신이 전혀 없어요'
"응급실 간호사있잖아
언니가 사람 대 사람으로하는 일이 안 맞는건 알아"
말 없이 일만 하는걸 좋아하지 않냐는 식으로 말하는데 이건 맞아
그렇다고 내가 간호사랑 잘 맞을지는 모를 일이지
"31살부터 일이 좀 잘 풀릴거야
돈도 들어오고
그 때까지 포기하지 말고 좀 더 버텨봐
말년 운이 좋아서 60대엔 건물주도 될만한 금전운이 있어
그러니까 결혼하지말고 애 낳지 말고"
5년 남았네
5년 뒤에 말해줄게
5년 뒤에 이 글 찾아주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친구가 키우던 강아지가 사주보기 얼마 전에 무지개다리를 건넜는데
친구는 자기한테 올 악운이 강아지에게 돌아가는 사주를 가졌대
그래서 키우고 싶으면 키워도 되는데 강아지를 생각하면 키우지 말라고 하셨어
'저는 어때요?'
"언닌 게을러서 안 돼"
힝입니다
또 갈 의사가 있냐고 물어보면 '있다'
그 동안 봐왔던 점집 중에 제일 잘 맞는 것 같아
과거에 대해 틀린 말은 없었어
문제 있음 부드럽게 알려주라
여시 5년 지났는데 요즘은 어때??
안녕 여시들. 5년이 지났는데 찾아주는 여시들이 있어서 놀랐어 ㅋㅋㅋㅋㅋ 알람이 안 울렸었는데 핸드폰 바꾸고 알람 와서 이제서야 후기 달아. 난 워킹 홀리데이로 캐나다에서 1년간 일했고, 비자연장 서류 준비해두고 잠시 한국 돌아왔다가 난소종양이 커져서 수술 받았어. 입원 중에 코로나가 심해져서 비자연장 못하고 한국에 남아있게 되었어. 캐나다에 이민하고 싶어서 캐나다에서 간호대학을 다니려고 했었는데 계획이 다 물거품되고 한국에서 간호대학 다니고 있어. 저 말 기억도 못하고 있었는데 2년 뒤에 국시 통과하면 간호사가 될 예정 ㅎㅎㅎ 지금은 미국 간호사 준비 동아리 만들어서 학교에 신청서 써둔 상태야. 놀랍게도 아직도 위장이 안 좋아서 얼마 전에 십이지장염, 위염 진단받았엌ㅋㅋㅋ
또, 저 때 나한테 잘해준 오빠랑은 잘 안됐어. 내가 결혼 생각이 없는데 저 오빠는 결혼 이야기를 꺼내더라고. 10월에 연하남 만났다가 헤어졌고 준비하던 시험은 공부 안해서 치지도 못했어.
올해부터 잘 풀린다는데 아직은 잘 모르겠어. 일단 기숙사 살면서 가족들이랑 떨어져 사는 건 좀 좋아 ㅋㅋㅋ 사실 올해보단 작년이 더 행복했어. 돈은 없어서 생활비대출 받아서 금전적으론 틀렸음 ㅎㅎ
와 대박 바로위에 댓 달았는데 후기남겨줘서 고마워 여시!! 그래도 말씀하신대로 얼추 흘러가서 다행이야 신기하다!!! 나도 얼마전에 저분한테 사주보고왔는데 후기가 궁금해서 서치하다가 찾았어ㅎㅎㅎ여시 아픈건 좀 나아졌으면 좋겠다ㅠ 난소종양 걱정되네....건강 잘 챙기고!! 혹시 다시 보러갈 예정이나 계획 있어??? 돈은 그래도 올해 31살이면 차차 흘러가면서 들어오지않을까 싶다. 31살부터 잘 풀린다 하셨으니 아직 얼마안됐잖아ㅎㅎㅎ
@주민트 내가 지금 부산에 안 살아서 보러 가고 싶어도 못 가 ㅠㅠ 근데 볼 수 있으면 취업운은 한 번 보러가고 싶기는 해!
@imagine dragon 아쉽다ㅠㅠㅠ언젠간 부산오게되면 보러가길 바래!!! 여시 간호사 꼭 되고 돈방석 앉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