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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RxnnRXDc-Jc?si=29yn8AKS6ydYmQiO
Brahms - Cello sonata n°2 - Rostropovich 첼로 / Richter 피아노1959
브람스는 첼로와 피아노용의 2중주곡을 적어도 3개 이상 만든 것으로 알려진다. 그 중에는 18세 전후의 작품도 있다. 그러나 오늘날 첼로 소나타로서는 작품 38번과 작품 99번 2곡밖에 남아 있지 않다. 그 중 ‘1번’은 유명한 ‘독일 레퀴엠’이 거의 완성되었을 무렵, 브람스의 특유의 우수에 찬 서정성이 강하게 나오기 시작한 제2기의 작품이고, ‘제2번’은 원숙한 수법을 보여주는 만년의 작품이다. 베토벤의 첼로 소나타와 함께 자주 연주되고 있는 브람스의 첼로 소나타는 명실공히 낭만파 시대의 첼로 소나타의 대표적 걸작이다.
브람스 첼로 소나타 2번 F장조 작품99. 수많은 첼로 소나타 중에서 단연 백미라 할 수 있는 이 곡은 브람스가 그의 첫번째 첼로 소나타 e 단조를 작곡한지 21년만인 53세때의 작품이다. 이 곡은 브람스가 창작열이 가장 원숙기에 접어든 1886년 여름, 스위스 알프스 신록이 병풍처럼 둘러선 툰 호수에서 친구들과 휴가를 보내던 중 작곡되었다. 브람스의 소나타 2번은 1번에 비해 규모가 클 뿐 아니라 남성적인 정열을 강하게 그려내는 그야말로 가장 첼로다운, 그리고 첼로의 장점을 가장 잘 나타낸 곡이라 할 수 있다.
제1악장의 격렬한 생동감과 폭넓은 동기를 노래하는 분위기와는 상반되게 제2악장의 선율에서는 조용한 서정을 간직한 채 브람스가 슈만 클라라와의 이루지 못한 그 애틋하고 절제된 사랑의 애잔함을 한마디로 표현하고자 하면 곧 터질 것 같은 풍선에 비유하고 싶다. 소리 하나하나에도 연주자의 영혼과 감성이 담긴 섬세하고도 깊이있는 소리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브람스의 음악은 표현하기가 더욱더 어려운 것 같다. 이 곡을 녹음할 무렵의 로스트로포비치는 인간적으로나 예술적으로나 원숙의 경지에 접어들고 있엇던 만큼 예전에 있었던 지나치게 크로 넓은 장대한 감정표현에서 벗어나 극히 절제되고 안정된 톤으로 보다 밀도높고 내성이 꽉찬 음악을 이루어놓고 있다. 내면의 깊이와 아름다움이 더욱 성숙해지길 기다린 후에야 비로소 브람스에 도전한 것이다.
1886년 여름 브람스는 스위스의 툰(Thun) 호수 근방에서 휴가를 보내며「바이올린 소나타 2번, Op.100」,「피아노 3중주 Op.101」, 그리고 세 세트의 가곡들을 썼는데, 「첼로 소나타 2번」은 바로 이 시기에 바이올린 소나타 2번과 거의 동시에 작곡되었다.
「첼로 소나타 2번」은 1번 소나타보다는 음역이 넓고 표현하는 요소들도 많으며, 전체적으로 세련되어 있고 섬세하다. 첫 번째 소나타, Op.38이 심각하면서도 슬프며, 위대한 선율적 매혹으로 상상 속의 풍경을 주의 깊게 구성했다면, 두 번째 소나타 Op.99는 밝고 정열적이며 자연의 떨리는 에너지 모두를 생생하게 잡아낸 진짜 풍경이었다. 브람스의 작품에는 실제로 슈만의 교향곡 3번 <라인>을 연상시키는 음형들도 적지 않은데, 아마 스위스의 아름다운 호수 에서 오가는 자연의 밀어를 훔쳐 이 소나타에 담았기 때문일 것이다.
1악장 Allegro Vivace
첼로가 마치 트럼펫이 소리를 내뿜듯이 시작한다. 첼로의 이 흥분 섞인 노래가 제 1주제이다. F장조, 소나타 형식 격렬한 정열을 발산하는 듯한 피아노의 트레몰로 위에 첼로가 폭 넓게 힘찬 동기를 노래한다 스위스 알프스의 웅장한 풍경을 여기서 느낄 수 있다 이 악장에서는 피아노에 또는 첼로에 트레몰로의 움직임이 격렬한 음향과 긴박감 그리고 역동감을 이끌어 내고 있는 점이 인상적이다 아마 트레몰로가 이처럼 많이 쓰이는 예는 드물것이다.
앞에서도 잠깐 언급했듯이 원래「첼로 소나타 1번」을 위해 작곡한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하지만 이 사실은 브람스 전기 작가로 유명한 막스 칼베크의 추측일뿐 확실한 증거는 없다. 이 악장에는 브람스가 이중주에서는 잘 쓰지 않던 피치카토(pizzicato)주법을 사용하고 있는데 그 효과는 매우 인상적이다. F샤프 장조, 3부 형식 첼로의 피치카토로 시작되며 피아노의 풍요한 울림 위로 첼로가 흐르듯 아름다운선율을 노래한다 하이 포지션으로 노래하는 가락은 달콤하며 열기가 있다 곡은 조용한 서정을 간직한 채 이따금 정열적인 가락을 드높이는 것이다 브람스의 작품 중에서 낭만적인 정서가 이처럼 직접적으로 묘출된 일은 드물다
3악장 Allegro passionato
'빠르고 열정적으로 연주하라'는 악상기호처럼 숨을 가쁘게 몰아쉬며 폭풍처럼 몰아치는데, 군데군데에는 돌발적인 휴지가 있고 레가토와 스타카토가 교묘하게 대비되어 있으며 다소 우스꽝스럽기도 한 패시지도 들어 있다. 이 악장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스케르초'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F단조, 3부 형식 스케르쪼풍의 정열적인 움직임이 돋보인다 독특한 리듬을 타고 첼로와 피아노가 눈부시게 움직인다 중간부에서는 첼로의 표정 어린 풍성한 선율을 들을 수 있다
4악장 Allegro Molto
첼로와 피아노의 다정한 주제로 시작된다. 1,2,3악장이 모두 상당히 긴 곡인데 반해 이 마지막 악장은 좀 짧은 편이다. 하지만 음악적으로는 완벽한 구성을 보이고 있다. F장조, 론도 형식 밝고 따뜻한 선율로 론도를 이룬다 첼로의 힘찬 음향에 의해 밝은 선율은 확고한 모습을 돋보이며 피아노가 화려하게 그것을 돕는다 간결하지만 세부는 치밀하게 만들어졌으며 코다는 힘찬 울림 속에 끝난다.
https://youtu.be/7jHUDgI0ggs?si=lGwvjt4iP-gxEQ9Y
Daniil Shafran - Dvorak Cello Concerto, Moscow 1980
Mariss Jansons, conductor. Symphony Orchestra of the Moscow Philharmonic
다닐 샤프란의 불후의 명연주 브람스 첼로 소나타 최초로 CD 발매!
브람스 첼로 소나타는 샤프란의 명반들 중에서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과 함께 애호가들이 가장 애타게 기다리던 레퍼토리다. 스산한 바람옷깃에 스치는 초겨울, 브람스의 이야기를 들춰내는 샤프란의 선율이 가슴을 아프게 한다. 샤프란은 강렬하고 섬세하기 이를 데 없는 비브라토를 구사하며, 독특한 악센트로 개성이 뚜렷한 해석을 들려주는 연주가로 알려져 있다. 그의 보윙은 화려하고 거침이 없지만, 그것이 항상 완벽한 통제 하에 이뤄진다.
기술적인 솜씨가 실제로 대단하지만, 샤프란은 늘 음악적 표현을 먼저 생각하지 기교를 앞세워 과장된 연주를 하려고 덤비지 않는다. 음악적인 표현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희생하면서까지 기교 그 자체를 과시하려 들지 않는다는 말이다. 이는 참으로 중요한 연주태도이고 당연한 가치관이며 분명히 브람스의 가치관과 일치하는 것이다. 사실 진지한 예술가들은 대개 그런 식으로 얘기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그 원칙을 샤프란처럼 제대로 실천하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샤프란은 브람스의 작품을 맞아 연주에 대한 평소의 소신을 그대로 보여준다. 즉 기교를 과시하려고 하지 않고 내면으로 깊숙이 파고든 해석을 펼쳐 보임으로써 브람스 음악의 본질을 선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비교적 여유로운 템포로 악곡의 특징을 명확하게 파악하여 가지런히 정리해서 들려주기 때문에 샤프란의 음반에서 브람스 음악의 묘미는 그 어떤 연주에서보다도 진하게 느껴진다. 샤프란의 브람스 연주를 생각하면 우리의 관심은 그가 사용하고 있는 악기가 브람스의 중후한 음악에서는 어떤 소리를 낼까 하는 점에 먼저 모아지기도 한다.
많이 알려져 있듯이 샤프란의 악기는 1937년에 소련 국가 첼로 경연대회에서 우승함으로써 부상으로 받았던 1630년 산 아마티 첼로이다. 이 자리에서 아마티의 아름다운 소리에 대해 지레 흥분하며 긴 설명을 보탤 필요는 없겠지만, 그 명기가 샤프란의 연주미학을 온전하게 지탱하고 있다는 사실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다른 첼리스트의 음반과 비교해보면 금방 알 수 있지만, 브람스 음원에서 샤프란이 끌어내는 아마티의 음색은 아주 독특하다. 저음역에서는 묵직하고 풍성한 육성을 내고, 중 고음에서는 단정하고 고운 소리를 낸다. 소리의 결은 매끄럽고 견고하며 높은 음은 때때로 비올라 소리처럼 들리기도 하지만 그리 어둡지 않아 전아한 느낌을 준다.
https://youtu.be/ERKV2PF3Bs4?si=BuE0Epu3drk0-AiO
Brahms: Cello Sonata No. 2 - Shafran, Gottlieb
오랜 세월 샤프란의 인생과 함께 했던 아마티는 그의 수족과 다를 것이 없는 것 같은데, 샤프란은 자신이 달통해있는 악기에서 예민하게 갈고 다듬어진 감미로운 톤을 끌어내어 매혹적인 브람스 음악을 선사한다.
브람스의 첼로 소나타는 브람스가 젊은 시절에 갖고 있던 음악가로서의 포부나 열정, 이루지 못할 사랑 때문에 마음속에 키우던 비련의 정서, 그리고 삶과 죽음에 대한 고뇌 등을 냉철한 이성으로 걸러서 쓴 감성 비망록이다. 악곡에 표현된 약동하는 스케르초 풍의 음형이나 슬프지만 군더더기 없이 순수한 맛을 지닌 선율이 그런 느낌을 강하게 뒷받침한다.
나이 들다보면 인생살이에 찌들어 둔감해지거나 잊혀지기 쉬운 젊은 시절의 순수 열정이나 고통에 대한 정서를 맑은 이성으로 여과해서 나중에 되새길 요량으로 써놓은 것이 첼로 소나타 1번이다.
클라라에게 했던 ‘나는 음악 안에서 말합니다’라는 브람스의 말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인데, 브람스는 그렇게 음악 속에 자신의 내밀한 사연을 숨기는 것을 즐겼다.
20년이 지난 뒤 음악가로서 대성공을 거둔 브람스는 그 비망록을 들춰 보며 옛날에 써두었던 로맨틱 아다지오를 가져다가 오래 전의 그 감성을 다시 음미하며 또 하나의 비망록을 만들었는데, 그것이 바로 첼로 소나타 2번이다. 그러니까 첼로 소나타 1번과 2번 사이에는 20년이라는 세월이 가로놓여 있지만, 젊은 시절 감성으로의 회귀를 꿈꾸고 있다는 점에서는 서로 상통하는 점이 많다고 하겠다. 비록 만년에 씌어졌지만, 첼로 소나타 2번의 풍경 역시 상당히 젊게 느껴지는 것은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 아닌가 한다.
샤프란은 이런 브람스 음악의 성격과 이미지에 대해 세밀하게 파악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의 연주는 뜨겁지 않고 따스하다. 범람할 정도로 감정을 쏟아내지 않고 활활 연소시키는 대신 절제된 혹은 정제된 하나의 정서 이미지를 만든다. 그는 육중한 음량으로 우리의 가슴을 제압하지 않고, 고상하고 단아한 기품으로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의 첼로는 정말 고운 소리를 내지만 힘이 부족하거나 나약해보이지 않는다. 어느 곳이든 피아노와의 기세 싸움에서는 절대로 뒤지지 않는다.
빠른 악장에서는 기백이 넘치고, 끝없이 치닫는 악구에서는 당당함도 웬만큼 갖추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항상 분수에 맞는 당당함이다. 은빛 프레임 속에 들어 있는 청춘의 열정, 그것은 뜨거운 가슴과 냉철한 이성이 적절히 균형을 이뤄야 가능한 것인데, 샤프란은 예리한 거장의 직감으로 그것을 아주 적절히 성취해낸다.
소나타 1번에서 2악장 미뉴에트는, 앞의 음악해설에서도 언급했듯이, 야릇한 슬픔을 간직한 악곡이다. 음표들이 춤을 추지만, 그것은 절대로 즐겁고 명랑하게 추는 춤이 아닌 것이다. 많은 연주가들이 이 악곡을 춤곡이라고 해서 흥겨운 느낌으로 처리하는 것을 보면 아주 실망스러운데, 샤프란은 이 곡의 ‘눈물 글썽한 미소’를 정확히 포착해낸다.
두 곡의 첼로 소나타 전 7개 악장 중에서 우리를 가장 긴장시키는 것은 역시 소나타 2번의 ‘아다지오’ 악장이다. 이 악곡의 연주에 관한 한, 아무리 찾아봐도, 샤프란의 독특한 감성을 대신할 만한 것은 없다! 어디론가 멀리 멀리 풀어져 팽창하는 그리움, 팽팽한 긴장의 첼로 현이 펼치는 섬세한 칸틸레나, 고독감을 배가시키며 가늘게 떨리는 비브라토는 정말 압권이다! 중간에 구슬프게 선율을 노래하던 첼로가 푹 꺼져서 심연으로 가라앉는 부분이 있는데, 샤프란의 첼로는 여기서도 피아노의 기세에 전혀 밀리지 않고 먹이를 찾는 짐승처럼 어슬렁거리다가 크게 용틀임을 하고는 신음하며 가라앉는다. 이 부분에서 많은 연주들이 어물어물하거나 아주 설득력 없는 프레이징으로 순식간에 처리하고 빠져나오는 모습을 종종 흥미 없게 목격하곤 했다.
혹자는 단정하고 전아한 느낌으로 가득한 샤프란의 음악을 들으면서 브람스가 너무 곱지 않느냐고 반문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가 브람스에 대해서 오해하고 있는 부분 중의 하나는 브람스가 거칠고 투박한 사람일 거라는 생각이다. 수염 텁수룩한 만년의 근엄한 모습을 주로 봐 온 사람들은 특히 그렇게 느끼기 쉽다. 물론 브람스의 성격과 행동 그리고 그의 음악에 그런 면이 없지 않다. 하지만 북독일의 피를 이어받은 그가 외관상으로는 그렇게 보일 수 있어도, 본질적으로는 브람스란 인물이 무척 예민하고 섬세한 성격의 음악가였음도 알아야 한다. 또 브람스가 스케일이 큰, 웅대한 교향곡 작곡가인 것 같지만 근본적으로는 소규모 앙상블을 좋아하는 실내악곡 작곡가라는 점도 아울러 기억해야 한다. 말하자면 브람스의 얼굴에서는 노년의 근엄하고 부리부리한 거장의 눈과 그림처럼 섬세하고 아름다운 젊은 시절의 외모를 동시에 읽어내야 하는 것이다.
샤프란의 독특한 연주는 브람스의 두 얼굴 중에서 젊은 시절의 모습에 대한 주도면밀한 탐색과 이해의 결과인 것처럼 보인다. 한마디로 그의 해석은 무척 세밀하다. 우리 주위에는 공명통에서 붕붕거리는 소리만 요란할 뿐 브람스의 그 야릇한 정서를 세밀하게 읽어내지 못한 연주들이 즐비하다. 특히 젊은 연주자들한테서 그런 몰이해의 모습이 자주 보인다. 따라서 샤프란같은 음악가의 연주를 모른 채 그런 연주만 자꾸 듣고 있으면 감상자들은 브람스 음악이 어렵기만 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기 십상이다.
샤프란 연주처럼 제대로 된 음악을 맛보고 나서야 비로소 브람스 음악이 지극히 섬세한 감성으로 부조된 뛰어난 걸작이라는 확신을 얻을 수 있는 것 같다.
LP시대는 물론이고 SACD가 등장하는 지금까지도 필자는 브람스의 첼로 소나타는 샤프란의 연주를 가장 좋아한다. 그 이유는 아마티의 소리가 너무도 아름답다는 데에만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샤프란의 연주에는 특별한 정서적 깊이와 정신적 높이가 있다. 그곳에는 음악을 샅샅이 설명해주는 치밀한 해석이 있으며, 무엇보다도 설득력 강한 브람스의 언어가 있다. 그래서 샤프란의 연주를 듣고 있으면 비망록에 숨겨진 브람스의 내밀한 사연을 훤히 다 들여다보고 있는 것 같다.
자료출처: 웹사이트
https://youtu.be/LFRPpPs09xU?si=6yPA78DYxJH3RlvX
Brahms - Cello Sonata No.2 in F Major, Op.99 (C.rc.: Pierre Fournier, Wilhelm Backha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