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하에 가을빛이 물들어 가는 이 시점에 난 어제 칭구와 함께 충주호 일대 탑방지 사전 답사차 다녀왔다.
어제 기후는 정말로 끝내주는 그런 하루의 모법답안이라 해도 누구 하나 아니라고 시비 걸 사람이 없다고 본다.
그만큼 좋았다는 거 강조하는 거로 보아 주어!
아침 일찍이 일어나 버스 타고 모처에 내려 다른 버스로 갈아 타야 그 칭구가 만나기로 한 곳에서 함께 충주호반을 가야
한다.나야 늘 6시이면 일어난다. 이는 일 년내내 변하지 않는 나의 기상시간이다.
이런 습관도 누가 테레비에 나와 말하길,잠은 언제 자도 상관이 없지만 일어나는 시간은 늘 일정해야 건강 유지에 좋다는
말을 듣고는 나름 이제껏 시행하고 있는 나의 기상시간이다.
근데,어제는 어디로 간다는 설레임에 평소보다 약1시간 일찍이 눈이 뜨여 침대에서 엎치락뒤치락하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겨우 일어나 출발 준비하고는 집을 나서니 아직도 밖은 아침을 열려고 하는 여명이 보인다.
이 시각대에 대중버스 타는 거 모처람만의 일이라서 타고 보니 버스안에는 사람들이 앉아 있다. 각기 하루 삶을 위해 이런 시간에 버스에 몸을 싣고 있다.
버스 갈아탈 곳에서 다음 버스를 기다렸다. 안내판에는 그 버스의 번호가 보이지 않는다.
혹시나 그 버스가 결행인가? 하는 조바심에 그 칭구에게 콜했다. 사정을 말하니 잠시후에 그 버스가 모역서 대기하고 있다고
전한다. 그리고 1/2분여 지나 다시 버스 안내판을 보니 그 버스가 운행하고 있음을 알린다.
한참 기다린 후에 타고 약속 장소서 하차 후에 그 칭구와 만나 충주호반으로 출발했다.
차는 중부내륙쪽으로 깊게 들어간다. 차창가서 밖을 보니 아침 안무가 짙게 보인다. 이도 바닷가 쪽이 아닌 육지의 내지라서
이런 현상이 나타나나 하는 생각에 차는 속도을 줄이면서 국도 따라 간다.
조식을 먹어야 하는데,모처로 들어가 식당을 찾았다. 차를 서행하면서 길 양쪽의 식당 간판 응시할 수밖에.
낯선 곳에서의 아침밥 먹기란 생각보다 어렵다.
요새 장사가 잘 되지 않는 탓인지는 몰라도 길가에 있는 식당들의 모습이 참으로 을씨년스럽게 보인다.
한참 달린 후에 가까스로 아침밥 한다는 표지가 붙은 식당이눈에 확 보인다. 들어가 조반을 먹었다.
이제 국도 변에서 아침밥 먹는다는 거 이처럼 어려운 상황인지 실감했다. 이런 현상은 아마도 고속도 확충에 따라 국도쪽으로 운행하는 차와 사람의 감소로 인해 생기는 현상이라고 해야 하남?
차를 타고 거기로 가는 도중에 또 다른 게 눈에 들어온다. 바로 텅 빈 주유소 건물이다. 하기야 운행하는 차량 감소로 인해 주유 수요가 축소가 되는 거 당연. 이로 인해 생기는 기존의 주유소 폐업 잔해가 간간이 눈에 확인된다.
어째 마음이 좀 무겁다. 호반에 가까울수록 하늘과 산은 그야말로 쥑일 정도로 좋었는에 길가에 흉물처럼 방치된 그 건물 잔해가 영 마음에서 떠나지 않는다. 빛이 있으면 필히 그림자가 있다는 자연의 철리를 다시 생각케 한다.
차는 호반을 끼고 돌면서 제천과 단양의 경계점에 있는 옥순봉 등산로 입구에 도착했다. 차문을 열고 나가니 일시에 느끼는
청량함을 말로는 설명할 수가 없다.
그냥 좋아!이를 어찌 말로 설명할 수가 있단 말인가? 느끼는 산하의 공기와 햇살이 이리도 좋다는 말인가?
주차장에는 이미 몇대의 차들이 주차하고 있다. 나는 산행은 하지 않고 그 칭구는 사전 탑사차 옥순봉과 구담봉 등산한다.
나 홀로 남겨졌다. 그래도 이 좋은 일기에 저절로 기분이 좋아지는 자연의 현상에 알 수 없는 상쾌함이 전신을 휘감고 있다는 거 느낀다. 주차장 일대를 노닐다. 마치 한 사람의 신선인 양. 현실에서는 범부에 지나지 않는 내가 이런 곳에서 하늘을 날듯한 신선처럼 그런 느낌을 강하게 받으면서 아침 공기와 햇살과 더불어 나는 신선이 된 듯하 쾌감에 녹아든다.
이 기분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지상의 도원경이 존재한다면 바로 이 순간에, 이 장소가 아닐까 할 정도로 좋은 감정이 품게 된다. 이는 나만의 착각이라도 좋다. 어쨌든 이 순간에 내가 느끼는 자연스러운 감흥은 숨길 수가 없는 것이기에. 햇살도 여름처럼 매우 따갑지도 않고 그냥 맞고 싶을 정도로 햇살이 좋다고.게다가 간간이 부는 바람에 더움을 동시에 식어주는 역할도 하니 햇살이 내리는 곳에 가만히 햇살 마시지를 원껏 할 수 있었다.
그러는 차에,나도 봉우리에 가는 길이라도 좀 걷고 싶다.비록 봉우리 정상은 못가도 그 초입부는 걸어야 하겠다는 발상에 나도 사뿐히 걸었다. 지금 내가 걷는 속도는 참으로 느리다. 이도 어쩔 수 없는 자연이 내에게 준 허락의 범위라고 자위할 수밖에. 여러 문제로 신체적인 단련을 하고 있지만 이게 생각만큼 진전이 되지 않아 꾸준히 신체적인 능력 배양에 땀을 흘리는 있지만 마음 먹은 대로 되지 않는다.
그래서 천천히 걸어서 간다. 어느 정도 걸으니 몸에서 분비물이 나오려 한다. 다시 내려온다. 땀을 식혀려고 응달진 곳에 가 있으니 시원한 바람이 잊지 않게 부니 이 또한 생각지 못한 자연의 배려에 마울 뿐이다.
예상 시각 보다 늦게 내려온 칭구와 함께 근처에 있는 장회 나루터 식당서 늦은 점심먹었다. 그 식당의 창가에서 그 칭구는 조금전에 자신의 족적을 새긴 구담봉우리가 보인다고 나에게 보라고 권한다.
차는 다시 충주호반을 끼고서 꾸불꾸불한 호반길을 따라 단양 시내로 진입한다.
차창서 보이는 호반의 물이 거의 가득 차 있다. 몇십년 전에도 난 이 호반에 왔다. 그 때는 물이 마이 없어서 섭섭했었는데,어제 보니 가의 만수로 차 있는 느낌이다. 그리고 언제 보아도 물색은 푸르다. 이 푸름은 무얼 의미할꼬? 처다보면 마음은 하얗게 된다. 인간 만사의 걱정을 백지로 만드는 위대한 자연의 물이 아닌가 한다.
차는 단양 명물이라는 만천하 스카이 워크 건물에 왔다. 그 입구에 내려서 걸어서 맨 꼭대기로 걸었다.거기서 바라보는 단양일대의 경관도 너무 좋다. 진정 좋은 일기가 받쳐주니 하늘과 산 그리고 건물,강물도 다 좋게만 다가온다!
내려와서는 강변길을 걷고는 시간이 촉박하여 서둘어 다음에 일행들과 함께 묵게 될 숙박업소 확인차 들렸다.
가을 밤은 빨리도 찾아온다. 석양이 지면 이내 어둠이 천지를 지배한다. 둘이서 차를 몰고는 아침에 출발했었던 원점으로 회귀한다.
아마도 이는 인간이라면 어쩔 수 없이 수없이 반복해야 하는 원점회귀가 아닌가 한다.
밤은 위대하다. 잘 보였던 산하의 모습이 하나로 통일하게 한다. 하늘에는 만월에 가까운 달이 보인다. 달리는 차량 소리가 지금 내가 고속도에 있음을 직감하게 한다.
가을이 깊어지는 이 시기에 간만에 나들이 하니 내 심사가 한결 고와지고 세상 보는 시야도 달라지라 믿는다.
첫댓글 가을이란 계절은 누구에게나
감성이 흘러 넘치는 계절입니다.
게다가 요 며칠간은 창공과
향기품은 듯한 바람과
맑은 물은 우리의 심신을
시인의 경지로 넘나들게 해 주지요.
나역시, 물맑고 산좋고 풍경좋은 곳,
고즈넉한 시골마을 양반가들의 고택이 있는
곳을 다녀와 마음이 넉넉해 져 있습니다.
에나가님, 친구와의 사전답사
글 잘 읽었습니다.
가을이 가을답다는 것은 그만큼 가을이
깊어가는 좋은 자연의 순환적인 현상이라
사료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