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해변을 눈으로만 보기 아쉬워
아침 먹기 전, 산책을 나갔어요.
숙소 뒤로 가면 해변으로 가는 작은 쪽문이 있어요.
쪽문을 나가자마자 눈에 띄는 솔방울들.
모양이 흐트러짐 없고 색깔도 예뻐 탐이 났어요.
혹시 나중에 새로운 아크릴 그림 그릴 때 필요할 것 같아 주워모았어요.
저를 가르쳐주시는 그림 선생님이 해변에 가서 주워온 조개껍데기로 멋진 아크릴화를 완성하신 걸 보았는데
정말 새롭고 독특했거든요.
오른쪽으로 눈을 돌리면 멀리 빨간 등대가 보여요.
왼쪽으로는 거진항이 보이고요.
오늘의 산책 코스는 숙소 정문을 나가 오른쪽으로 쭉 가보기로 했어요.
자동차를 타고 지나갈 때 예쁜 시설물이 많은 걸 보았거든요.
도로마다 '지진해일 대피로' 표시가 있어요.
요즘 일본에서 나는 지진을 생각해 보면 그 영향이 이곳까지 미칠 거라고 생각돼요.
멋진 소나무들.
거미줄처럼 끈으로 얼기설기 연결된 걸 보면서 궁금?
수형을 잡으려고 이렇게 끈으로 연결해 놓았을까요?
거진교를 건너
차를 타며 가면서 보았던 예쁜 시설물들.
지금은 겨울이고, 평일이라 사람이 없지만
성수기, 주말이면 사람들이 많겠지요?
이곳은 거진11리 해변입니다!
거진11리에서는 명태축제를 크게 하나 봐요.
파랑 명태와 빨강 명태가 만나 사랑을 꽃피우는 곳.ㅋ
쉬어갈 수 있게 만든 쉼터도 아주 세련됐더라구요.
혼자 산책을 나왔으니 사진을 찍어줄 사람은 없지만,
그렇다고 그냥 지나칠 순 없지요!
신나는 셀카놀이.
일단 카메라를 설치해 10초에 맞춰놓고
다다다다 달려가 올라앉으면 찰칵!
처음엔 5초로 맞춰놓았더니 가기도 전에 찰칵 찍혀버리더군요.ㅋ
여기서도 찰칵!
저 혼자 이러고 있으니까 지나가던 행인 한 분이 제 모습이 웃긴지 실실 웃더라구요.
아니, 웃지만 말고 센스 있게 "제가 찍어드릴까요?" 했다면 참 좋을 텐데 말이죠.
멀리 숙소가 보이는 걸 보니 제법 꽤 멀리 왔나 봐요.
제법 가까이 보이는 거진항.
그곳까지 가고는 싶지만 그러면 시간이 너무 걸릴 것 같아서 포기!
빨간 등대와 하얀 등대를 보고 다시 오던 길로 되돌아가기로 했어요.
이번에는 길을 건너 반대편에서 걸어갔어요.
명태축제를 위한 담에 만들어 놓은 작품.
가까이 가서 보니 그림이 아니고 타일로 붙인 작품이더라구요.
공이 많이 들어간 작품.
요건 명태를 소개하는 벽화.
그닥 세련되지 않았는데 정감 가는 글씨체.
북어대가리 말리는 공장 구경도 하고.
맑은 하늘 보며 이 나무는 무슨 나무일까 궁금해 하기도 하고.
모래톱에 앉아 있는 새들 구경도 하고.
하얗고 흰 색은 갈매기이고, 까만 아이들은 물오리 비슷하게 생겼네요.
아무리 봐도 멋진 산 구경도 하고.
까만 새들이 헤엄쳐 어디론가 갈 준비를 합니다.
다리 아래 까마득히 먼 곳에 있어서 자세히 보지 못하는 게 아쉽네요.(이럴 때 망원카메라가 있으면 참 좋겠어요.)
한 시간 정도 산책을 하고 집에 돌아오니,
두 분 작가님이 아침 준비를 하고 계시네요.
저도 부리나케 합류.
오늘도 역시 맛있는 빵과 커피.
두 분 작가님 컨디션이 안 좋으시다고 하여 조금 걱정됩니다.
너무 무리하지 마시고, 쉬셨으면 좋겠어요.
2시간 정도....각자의 시간을 갖고.
집보다는 훨씬 불편한 집필 환경에서 꿋꿋이 작품을 쓰는 우리들.
오늘도 역시 한숨소리가 흘러 나옵니다.ㅋㅋㅋ
오후1시.
자, 바람도 쐴 겸 맛있는 거 먹으러 갑시다.
다른 지방에서는 눈이 많이 내렸다고 하고 지금은 비가 내리고 있다고 하는데
이곳은 눈은 구경도 못했습니다.
대신 비가 쪼금 내려 도로가 살짝 젖었더라구요.
엄청나게 유명한 맛집으로 고고!
들어가 보니 역시 유명한 맛집이 맞네요.
TV에도 출연하고, 김영철의 동네 한바퀴에도 나오고...
먼저 나온 수육.
돼지고기 위에 명태무침이 나왔어요.
돼지고기는 어찌나 야들야들한지, 그 위에 명태무침을 올려먹으니 환상의 궁합입니다!
입에서 살살 녹아요.
작지만 고소한 배추도 아주 맛있었고요.
메밀막국수가 나왔어요.
동치미국물을 얼마나 넣느냐에 따라 물 막국수가 되고, 비빔 막국수가 되는 거예요.
우리는 비빔으로 먹기로 했지요.
위에서 말한 설명서대로 동치미국물을 자작하게 넣고 겨자 넣고
들기름 쪼끔, 양념 쪼끔, 식초 쪼끔 넣어서 먹었답니다.
동해안에 왔으면 필수적으로 먹어야 할 것, 바로 막국수지요!
맛집 인정! 땅땅땅.
점심을 먹고 나서
4대 사찰 중의 하나인 건봉사를 갈까 했는데 날도 너무 흐리고, 컨디션들도 최상이 아니어서 그냥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집에 돌아온 후, 건봉사를 검색해 보니, 이곳까지 왔으니 꼭 가봐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만약 내일 날이 좀 괜찮으면 시간 내어 가보는 것도 좋을 듯해요.
그후, 우리는 각자의 방에서 신음소리를 내며 작품과 씨름을 했습니다.
아주 오랫동안....
저는,
쓰레기 분류하러 나간 김에 산책을 또 해 보기로 했어요.
이번에는 숙소에서 왼쪽으로....아침과는 반대 방향이죠.
아, 그런데 파도가 너무 세네요.
우르릉쾅쾅. 소리도 요란하구요.
좀 무서운 생각은 들었지만 조금 걸어보기로 했어요.
아침과는 사뭇 다른 바다.
바다의 두 얼굴을 보는 듯했어요.
뜻하지 않게 하루에 두 번 산책한 날...
저녁엔 바람이 세차게 불고 파도가 세었지만 기분은 무척 상쾌했어요.
그래봤자, 오늘 걸음 - 7022보.
저녁은 어제 횟집에서 싸갖고 온 매운탕을 끓이고
경옥쌤이 갖고온 고등어를 튀겨 맛있게 냠냠!
하루 세 끼 이렇게 맛있게 먹으니 살쪄서 돌아갈 것 같아요.
글쓰기는?
물론 여러모로 서로 자극 주고, 자극 받고 좋겠지요!
아무튼...
오늘도 화이팅했습니다!
첫댓글 위에도 맛집 아래도 맛집.
먹는 것만 올릴 수밖에 없네요.ㅋ
현지 맛집이 👍
주말 눈이 많이 온다니 해안설경 구경 잘하고 기운받아 잘 놀다와요^^
잔뜩 흐린 날씨입니다.
오늘도 평화~ 작업과 여행 둘 다 만족할 수 있어 좋아요
압박감은 당연히 있지만 여행과 맛집으로 위안을 받고 갑니다^^
부지런한 안샘 덕분에 숙소 주변 풍경을 이렇게 보네요.
눈 뜨면 침대에서 바라보이던 바다가 그립고,
책상이 마땅치 않아 화장대에 노트북 놓고 머리 싸매며 앉아 쓰던 모습도 그립고.
저는 더 못 돌아다닌 게 한이에요.ㅋㅋ 건봉사 못 가본 것도 후회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