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잔뜩 흐린 날.
떠오르는 해도 못 보고, 수묵화 같은 산도 오늘은 영 흐릿합니다.
날 맑으면 우리나라 4대 사찰 중 하나라는 건봉사에 가보려고 했는데 ㅠㅠ
아침은 역시 커피와 빵 그리고 샐러드^^
아침 먹으면서 점심에 뭐 먹을까, 저녁엔 뭐 먹을까 정하는 우리들.
의견은 항상 만장일치.
"점심엔 배추국 끓여먹자."
"두부를 넣으면 좋을 것 같아요."
"두부 넣으면 좋지요."
"그럼, 두부는 제가 사올게요. 두부 사 올 때 상추 조금 사올까요? 샐러드 해먹게."
"그럼, 좋지요. 상추 샐러드 맛있었어요. 저, 상추 좋아해요."
"저도요."
각자의 방에서 글 쓰다가
저는 두부를 사기 위해 가까운 농협(차로 5분) 하나로 마트에 갔어요.
두부와 상추 사고, 나오는데
눈이 포슬포슬 내리는데 할머니 두 분이 좌판을 벌여놓고
한 분은 홍게를,
또 한 분은 냉이와 시금치를 팔고 계시네요.
"내가 직접 캔 냉이에요. 사 가세요."
그 말에 맘 약해져 냉이 한 봉지(5,000원) 샀어요.
집에 왔더니 냉이 보신 두 분, 잘 샀다며 된장국에도 넣고 냉이무침도 해 먹자고 하십니다.
냉이를 데치다가 한 번 먹어보시더니 너무 달고 맛있다며 사고 싶다시기에
"아까 한 봉지 남았던데 제가 다시 가서 사올게요. 시금치도 사가라고 사가라고 애원했는데 그냥 왔어요."
"시금치 맛있겠다. 시금치도 사와. 올 때 막걸리도 한 병 사 오고."
그리하여 다시 차 몰고 하나로마트로 가서 막걸리 한 병 사고
아까 그 할머니에게 냉이 두 봉지를 샀어요.
물론 시금치도 샀지요. 덤을 어찌나 많이 주시던지....
그렇게 하여 배추된장국에 두부 넣고, 냉이 넣고
냉이 무치고...
이 고장 할머니가 밭에서 캐신 냉이로 무친 냉이나물
두부와 냉이 넣은 배추된장국.
점심 먹으면서 또 저녁 얘기.
"저녁엔 김치부침개 하고, 시금치 무쳐 먹어요."
"그래, 그러자. 막걸리랑 먹으면 맛있겠다."
잠시 후, 각자의 방에서 글 쓰다가
저녁이 되니 누가 말하지 않아도 부엌으로 모여 음식 만들기 시작!
한 사람은 시금치 데치고
또 한 사람은 시금치 무치고
또또 한 사람은 김치 부침개 만들고
손발이 척척 맞네요.
역시 글도 잘 쓰고 음식도 잘 하는 쌤들^^
점심 때 먹다 남은 냉이무침도 꺼내고
이렇게 또 저녁 한 상이 완성됐네요.
아, 점심에 끓인 두부냉이배춧국도 먹었답니다!
저녁 먹고 나서 TV 보며 이 얘기 저 얘기하다가
내일이 마지막 날이라 맛집을 가자고 이야기가 되어 아침에 문어국밥을 먹기로 했어요.
일요일 11시가 체크아웃인데
길이 막힐 것 같아 그보다 훨씬 더 일찍(오전 8시경) 출발하려고 합니다.
저는, 하도 답답해 점심 먹고 나서
바닷가에 나가 파도도 구경하고 파도 소리도 듣고(경옥쌤이랑 같이)
동네 한 바퀴 돌았네요.(혼자서)
꼬박꼬박 하루 세끼 먹는 게 집에서는 참 부담스러웠는데
이곳에 와서는 하두 뇌를 써서 그런가, 하나도 부담스럽지 않네요.
저는....
드디어 1챕더 완벽하지는 않지만 얼기설기 스토리를 만들었어요.
오늘밤엔 신경 바짝 세워 2챕터 얼기설기 스토리 만들어 볼 참입니다^^
첫댓글 요즘은 계절이 뒤죽박죽이네요. 한겨울 냉이. 여기 시장에서도 파는데요, 맛이 싱거워요.
그래요? 달콤하니 맛있던데.... 아마도 들판에서 자란 것과 비닐하우스에서 자란 것- 그 차이 아닐까요?
세분이 의기투합하면 소도 잡겠어요 ㅎㅎ
그렇잖아도 우리도 그 얘기 하면서 깔깔 웃었어요.
ㅎㅎ 대박
우리도 상 차리면서 그말 했어요.
멋진 연대입니다~
멋진 해석^^
아, 할머니가 캔 냉이로 집에 와서 냉이국 끓였는데 어찌나 부드럽고 향긋하던지.
마트에서 파는 것관 완전 다른 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