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극복·귀농정착 대책 마련 촉구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는 13일 전체회의를 열고 가뭄 극복 등을 위한 특단의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을 촉구했다.
●국회 농식품위 추가경정예산안 심의 주요 내용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위원장 이낙연)는 13일 전체회의를 열고 가뭄 극복, 농가 부채 경감, 귀농 정착 지원 방안 마련 등을 위한 특단의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을 촉구했다.
◆가뭄=여상규 한나라당 의원은 “지금 남부지방은 가뭄이 극심해 먹는 물을 비상급수하고 있고, 일부 도서지역에선 소나무가 말라 죽고 있다”면서 “이번 추경예산은 가뭄 대책 등 당장 급한 곳부터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우남 민주당 의원은 “당장 가뭄 대책을 세우는 것이 시급한데, (가뭄과 큰 상관없는) 저수지 둑을 높이는 사업 예산으로 700억원이나 반영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도 “20개 저수지의 둑을 쌓는 데 700억원이나 배정한 것은 4대강 정비 사업의 일환 아니냐”며 “이 예산을 당장 발등의 불인 가뭄을 극복하는 데 사용해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류근찬 자유선진당 의원은 “중규모 용수개발 사업을 새로 추진하기 위한 예산이 반영돼 있지 않다”며 “이 사업을 신규 추진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농어가 부채=황영철 한나라당 의원은 “‘농어업인 부채 경감을 위한 특별조치법 개정법률안’시행에 대비, 상호금융저리대체자금의 상환 연기에 따른 신규소요보증액 466억원을 추경예산에 반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앞서 황의원은 부채경감특별법안을 대표발의, 현재 이 법안은 농식품위 전체회의 의결을 앞두고 있다.
김영록 민주당 의원은 “2004~2008년 말까지 지원된 상호금융 잔액도 40조원 정도나 된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정부 대책이 나오지 않아 농업인들의 부담이 크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김성수 한나라당 의원은 “몇몇 신용보증의 경우 수출 기업 등에 대해 일정 금액 범위 내에서 100%의 보증을 제공하고, 부분보증비율도 그 대상자에 따라 95~100%로 운용하고 있다”며 “부분보증비율을 70~85%로 운용하는 농신보보증비율을 상향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귀농 정착 지원=이계진 한나라당 의원은 “절박한 심정으로 귀농하는 사람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현재 191억원만 반영된 귀농정착지원금을 대폭 늘려야 한다”고 밝혔다. 같은당 김학용 의원은 “귀농정착지원금 중 집수리비를 500만원씩 일괄적으로 지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빈집을 수리할 때 훼손 정도에 따라 수리비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상황에 맞게 적용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조배숙 민주당 의원은 “외환위기(IMF) 당시 귀농한 사람들 중 농촌에 남아 있는 사람들은 20%에 불과하다”면서 “귀농자들에 대한 예산 지원이 결국 낭비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사료구매자금 지원 및 경관보전직불제=최규성 민주당 의원은 “사료구매자금의 집행 실적이 저조한 것은 축산농가의 담보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면서 “움직이는 동산이기는 하지만 소를 담보로 잡고 사료구매자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강구하라”고 요망했다. 또 “총체보리(청보리) 재배농가에게 경관보전직불금을 지원하고 있으나 절차가 복잡해 집행 실적이 크게 저조하다”며 “경관보전직불금이 효율적으로 집행될 수 있도록 대책을 세우라”고 덧붙였다. 조진래 한나라당 의원도 “경관보전직불금이 농업인들에게 ‘그림의 떡’이 되지 않도록 정부는 지도·감독을 철저히 해야 할 것”이라고 가세했다.
◆추경예산 확보 위한 정부 의지=김성수 의원은 “농림수산식품 분야의 추경예산은 정부 전체 세출액의 2.8%에 불과하다”면서 “이처럼 추경예산 확보율이 저조한 것은 농식품부의 전략이 잘못됐기 때문이 아니냐”고 캐물었다.
조배숙 의원은 “현 정부는 대대적인 감세 정책을 통해 부유층에 혜택을 주면서 농업 분야는 생색내기만 하고 있다”며 “농가경영회생자금을 3,500억원 요구했는데 기존 예산 조정을 통해 250억원만 편성한 것 등은 농업 분야를 무시한 처사”라고 꼬집었다.
◆기타=정해걸 한나라당 의원은 “농기계순회수리에 필요한 추경예산 확보가 절실하다”며 “고용창출 효과가 큰 농기계순회수리 지원을 위한 예산을 추경에 반영하지 않은 이유가 뭐냐”고 반문했다. 강기갑 의원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없는 예산 531억원이 사용되지 못하고 있다”며 “한·미 FTA와 무관한 예산은 당장 사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계진 의원도 “FTA 비준과 상관없는 감자 방역 예산 등은 시급히 사용해야 할 것”이라고 거들었다.
신성범 한나라당 의원은 “전국에서 산불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며 “산불전문예방진화대를 확대 운영하는 데 필요한 추경을 대폭 늘릴 의향은 없느냐”고 추궁했다. 유성엽 무소속 의원은 “산불이 발생하면 헬기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산불 예방을 위해 사용 가능한 헬기는 충분히 보유하고 있느냐”고 반문했다.
◇장태평 농식품부 장관 답변
가뭄 극복을 위해 수리시설 개보수 등에 필요한 예산은 기존 예산에서 쓰고, 부족하면 재해대책 예비비에서 사용토록 하겠다. 사료구매자금이 농업인들에게 최대한 집행되도록 노력하겠다. 귀농 정착 지원업무는 한국농어촌공사보다 농협중앙회에서 담당하는 게 바람직할 수 있다. 귀농자들의 편의성을 감안할 때 농협이 강점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