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또 대형 사고가 발생해서 큰 인명피해가 났다는 뉴스를 보았습니다.
불이 난 현장을 본 사람이 없다고는 하지만 보나마나 사람들의 실수일 것입니다.
제가 며칠 공사현장에서 일을 해보니 정말 사고가 나지 않는 것이 하루하루 다행인 곳이 많습니다.
우리나라 공사현장에서 가장 엄격하게 안전을 지키는 곳이 삼성이라고 합니다. 저는 삼성 현장에는 가보지 못해서 직접 경험하진 못했지만 거긴 나이 제한도 엄격하고 안전수칙을 어기면 바로 현장에서 퇴출이라고 합니다.
그 다음에 엘지, 롯데 등이라고 하는데 제가 롯데에서 일을 해보니까 현장마다 달랐습니다. 롯데가 직접 공사를 하는 경우는 엄격하지만 그렇지 않고 하청을 준 곳은 형편 없었습니다. 롯데 물류센터를 짓는 곳에서 지난 여름에 일을 해봤는데 안전모, 안전화 등을 착용하지 않아도 문제 삼지 않았는데 이번에 영등포 롯데마트 짓는 곳은 아주 엄격한 것을 보니 현장마다 다른 것 같습니다.
제가 지난 1월에 발안에서 현장 일을 했는데 거기서 보니 페인트칠을 하는 곳에서 담배를 피워도 제제하지 않습니다. 페인트가 다 위험한 것은 아니지만 유성 페인트를 쓰는 곳은 신나가 필수 용품이고 페인트통이 쌓여 있는 곳은 대부분 신나통도 같이 있습니다.
불이 직접 닿지 않으면 불이 나지 않는다고 하는데 문제는 신나가 묻은 장갑을 낀 채 담배를 피우다가 장갑에 불이 붙는 경우라고 합니다. 대형사고로 이어지는 게 그런 사소한 일에서 시작되는데도 현장에서 담배를 피워도 제제하지 않습니다.
용접 말고도 철근이나 파이프를 자를 적에 불꽃이 많이 납니다. 불꽃 방지 커버라는 것을 주변에 놓고 하지만 그건 눈 가리고 아옹입니다. 용접 불꽃이 앞으로만 튄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넓이가 1m도 안 되는 커버를 앞에 놓고 용접을 합니다.
거기다가 용접을 하는 사람들은 조심을 할지도 모르지만 다른 일을 하는 사람들, 페인트, 배관, 배선, 전기, 경량 등 여러 공정이 동시에 시행이 되기 때문에 사고가 나도 왜 났는지조차 모를 겁니다. 제가 보기엔 이게 가장 큰 문제였습니다.
현장에서 일의 공정을 순서에 맞게 하나씩 시행하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인데 동시다발로 하니 서로 자기가 맡은 공정만 신경을 쓰고 남의 공정은 관심이 없습니다. 그러니까 순서가 뒤죽박죽이 되어 먼저 해야할 일을 뒤에 하고 뒤에 해야할 일을 앞에서 하니 그런 난리도 없습니다.
저는 이게 가장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말로만 안전, 안전을 외칠 것이 아니라 근본 구조를 바꾸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겨우 며칠 일하고서 이런 말을 하면 다들 웃겠지만 이런 현상이 계속 되는한 사고는 끊이지 않을 것입니다.
時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