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네 공원에서
저녁을 먹고
동네 공원으로 마실을 갔다
크기는 최홍만 손바닥 만한 별로 크지않은 공원이지만
각종 운동 기구에 어린이 놀이시설
걸을수있게 깔아놓은 우레탄길 등
아담한 정자에 각가지 형태의 벤치들 까지
제법 갖출건 다 갖주어져 있어
동네의 냠녀노소 어른아이 구별없이 늘 북적거린다
목련꽃나무는 한그루도 없는데
공원입구에 세워놓은
집채만한 바위에 달필로 휘날려 쓴 공원이름이
목련공원인걸 보면
초창기엔 목련꽃 나무가 있었던 모양 ... 아마도..
큰 나무가 많아 시원하고 철따라 피어있는 꽃들이
두눈을 즐겁게도 해주고
아이들이 뛰어노는 모습에서 옛시절 추억하며
몇십년 젊어지기도 해보고
멀지않은 미래에 하게 될 할부지 할머니노릇도 상상해가며
영감과 벤치에 앉아있는게 그리 지루하지 않을걸 보면
이제 나도 이렇게 동네 할머니가 되어가나보다 싶네
놀이터 앞에 자리잡고 앉아 애들 노는 모습을 보노라면
남의 손주인데도 이렇게 귀여운데...
내 손주면 어땠을까? ... 생각만 해도 짜릿하고 기분이 좋아진다
놀이기구 건너편에서 일곱 여덟살 되어보이는
사내애들 너댓명이 축구을 하고있다
제밥 잘 찬다 하며 보고 있는데
퍽~~~ 하고 차는 소리와 함께 공중에 올라간 공이
떨어지는 소리가 안들린다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 간 건너편
큰 나무속으로 들어간 공이 나무 가지에 걸린 모양.
애들 모두가 나무위만 올려다보고 발을 구르고 있는데
올라간 공은 무성한 나무잎에 싸여 잘 보이질 않는지
손가락질을 하며 공의 위치를 찿고있다
순간 갑자기 옆에 앉았던 울 영감이 벌떡 일어나서
얘들이 처다보고 있는 나무쪽으로 막~ 달려간다
내가 말릴새도 없이 쏜살같이~
청년도 장년도 아닌 칠십이 넘은 노인이 달려간들
그 큰나무 위에 얹혀 박힌 축구공을 어떡하겠단 말인지 참~
더군다나 자기 손주가 있는것도 아닌데...
소리쳐서 오라고 하고 싶었지만 그러기엔
너무 멀찍이 가버려서 거리가 멀어
들리지도 않을거 같아 그냥 멀리서 상황을 지켜 보기로하고
가서 나무만 처다보다가 그냥 오겠지 뭐,
워낙 큰 나무라 흔들수도 없고 긴 장대가 있는것도 아니고
나무에 오르기는
김병만이 아닌 다음에야 어림도 없는데
도대체 왜 그렇게 뛰어 간건지? 어이가 없데
애들과 나무를 올려다 보며 공의 위치를 확인하곤
분주하게 돌을 모아서 나무로 던지며
애를 ,쓰더니 어림도 없자
아예 이젠 큰 돌덩어리를 주워 와서
두손으로 들고 기를 쓰며 던진다
애들도 흩어져서 돌 줍기에 여념이 없고
그 무거운 돌을 몇번이나 던지며 포기할 생각을 않고
20 여분 동안을 계속 애를 써고 있기에
멀리서 보는 내가 안타깝고 애가 타오네
안돠겠다 내가 가서 말려야지.....
저러다가 다치기라도 하면....큰일 일거 같고
아무래도 몸살이 나던지 어깨 팔이 남아날거 같지않아
걱정이 되고 점점 마음이 불안해진다
그래, 가서 끌고 와야지... 마음먹고
갈려고 자리에서 일어나 몇발자국 가고있는데
갑자기 툭~ 하는 소리와 함게
아이들의 함성이 들리더니~ 축구공이 잔듸밭에 떨어졌다
브라질 월드컵 축구공 이더라구
아이들은 좋다고 박수를 치며 깡좋 깡총 뛰고
큰~일(?) 을 해낸 울영감은 그러는 애들을 처다보며 기분좋게 웃고 서 있다
ㅎㅎㅎ 기어코 해냈네, 전혀 기대도 안했는데....
의기양양 개선장군처럼 내쪽으로 걸어오는 영감의 뒷쪽에서
축구공 주인인듯한 아이가 소리를 친다
" 아저씨 최고! 아저씨 쨩!"
그것도 엄지손가락을 두개나 치켜들고....
아마도 그 애들도
그곳에 어른들이 많았지만 도와주기는 커녕 관심조차 가져주지 않았는데
어디선가 나타나서 그 뫂은곳의 공을 기를 쓰고 내려 주었으니
자기들 딴에는 무지 고맙고 감격을 했었나보다
에고고 고마와라~ 칠순이 넘은 나이에 저런 꼬마들 한테
아저씨 소리를 듣다니.!!!
" 오늘 저애들한테 도로 고맙다고 해야 겠네
어디가서 그 연세에 아저씨소리를 듣겠어? "
.
애들이 생각하기에 부탁도 안했는데
뛰어와서 나무위의 공을 내려줄 정도면
아마도 할아버지일리는 절대없고 아저씨일거란
생각이 들었던 모양,
그래서 동네가 떠나가라
아저씨 라고 소리치는거 보면 ㅎㅎㅎ
전혀 예상치 않은 호칭으로
최고의 감사멘트를 받은 울영감 , 싱글벙글 신이났어 ♪ ♬♪~
아이들이 안타까와
무작정 달려가긴 했는데
다행히
공을 나무위에서 내려주는데 성공을 한 것도 기뻤고
손주도 한참 손주뻘인 꼬마들에게 아저씨 소리를 들은것도
근년에 처음 듣는 소리라
집에 와서도 기세등등 무용담을 하고 또 하고
저녁내내 ,, 기분이 짱이었단다
새벽녘
무거운 돌을 던지며 용~을 쓴 후유증으로 파스까지 붙였지만도...
그날 이후~
공원 놀이터에 가면 울영감을 아저씨라 부르며 인사하는
꼬마팬들이 생겼으니~
요즘 열심으로 공원에 출근(?)하며
가기전에 옷차림에 쪼께 신경을 쓰는걸 보면
얼떨결에 아저씨라 불러준 꼬마들의 영원한 키다리 아저씨가 되기위해
애쓰는 모습이 웃기기도 하고 쪼께 귀엽기까지 할려고 하니 ㅋㅋ
이러면서 사는것도 가끔은 활력이 되기도 할거란 생각이 들데 ㅎㅎㅎ
카페도 넘 조용하고 글 올리는 친구들도 너무 없어.
별 일도 아닌 야~그를 길게 늘려서 올리면서
초복을 삼계탕 대신 수박으로 떼우며
요즘 통 모습을 안보이는 시인의 싯귀도 그립고
간간히들 나와 답글로 힘주던 여러친구들까지 도통 안보여 허전하고
아침편지만 계속 올라오는게 미안해하던중 연묵이가 올린 글이
어찌나 반갑던지..아마도 연묵이도 지금 내맘 같이
친구들 그리워 하고 있었던 걸거라 생각 들었다네~
이 글 보는 친구들!!
자주 모습좀 보여주시게나~
허전한 카페에서 친구들을 기다리며
>
첫댓글 기록을 보니 어제 오후에 올린글인데 내가 주일날은 컴앞에 앉을 짬이 없어서.........
70넘은 "아자씨"라.... 키다리 아저씨, 복땜으로 삼계탕 대신 수박, 향수기는 원래 좋아하느 湯이라고는 목욕탕 밖에 모르는 사람인지라
보신탕은 꿈도 안꿀끼고,
나도 사실 어제 "아저씨"소리를 들었는데...
성당 성가대석에 앉아있는데, 아들내외와 약속을 한후 마누라가 장소를 문자로 알려왔는데,
내가 잘 모르는 장소인지라 고민하고 있는데, 저희 "할매" 따라온 여섯살배기 꼬맹이가 "아저씨, 그게 어디있나하면..... 어쩌구 저쩌구.."
기분 째지더라
성가대석에 앉아있어서 아저씨ㅋㅋ라 그랬을껄 아마도 ㅋㅋ
요즈음은 진료실에서도 아이 엄마들이 할아버지 라 호칭해서 섭섭하다 말고 그러려니 하는데---칠십 넘어 아저씨 소리 들었으니 얼마나 좋을까 !!!
마음가는데 따라 몸도 간다니 게속 그런 기분으로 지내길 -----
아저씨라고 하니까 나도 듣기좋데
나이는 그대로 인데도 ㅎㅎㅎ
요즘은 동네 마다 작은 공원들이 많은 것 같아여. 재현 아빠 그 공원의 인기맨이 되셨으니 옷차림에 신경쓰는 건 당연하고 인기유지비가 좀 들겠네. ㅎ ㅎ ㅎ
너희부부가 벤치에 앉아 손주들 노는 모습을 보는 것 상상만 해도 즐겁지.
그 다음날 혼자 공원 갔는데
아이들 둘이 쪼르르 달려와서
"아저씨 안녕하세요 " 하며 인사하더래
이뻐서 아이스케키라도 사주고 싶었는데
지갑을 안가져나가서
못사줬다고 아쉬워하더라
그래서 이젠 공원갈때 지갑을 꼭 갖고나가여 ㅎㅎ
재미난 글입니다.
배경 음악도 탁월하구요.
우리 늙더라도 젊게 살아요.
마음 먹기따라 다르잖아요..
반가워요 늘 기다렸는데
이제야 카페가 꽉 찬 느낌이네 ㅎㅎ
그래요 젊게 삽시다요 우리
어제 못들어 왔더니 사연이 많이 올라와 있네.
재현 아빠 원래 좀 동안 아닌가?
젊은 팬이 많이 생긴 거 축하하고 너도 함께 팬 관리에 신경 좀 써 줘.
재현 아빠 아이들 사랑 대단하신데 얼른 손주 사랑으로 이어지기를!
아무리 동안이라도 칠십이 넘었는데
할아버지지 뭐, 주위에서 나랑 동갑인줄
아는 사람들이 많긴해 ,,ㅎ ㅎ
아직은 공원의 꼬마팬들이 눈치 못챈거 같어
인기관리 열심히 하고 있는거같어
아이스케키에 음료수에 ,,,얼마나 즐거워 하는지 청바지에 모자 매일 바꿔쓰고 ㅎㅎ
뒤늦게 올리는 댓글이네 키다리 아저씨와 사니 니는 아줌마고ㅎㅎㅎ 부부가 나란히 공원에서..풍경이 아름답다
재현이 아빤 전에부터 공원에 하루 한두번은
꼭 가지만 난 잘 안가고 어쩌다가 한번씩 따라가지 가면 시원하고 좋긴하더라
나도 칠십인데. 한숨만이...칠십까지만 택시하고 그만 했어면 했는데.
가족들이 "또 새차를 뽑아서 죽을때까지 하라고하니. 아~이구 내팔자야.
한평생을 일만 하라고하니.처자식복이 없어서 오늘도 거리를 혜메인다오>?
일할 수 있는 게 좋대.
늙지 않는 비결이라고 하던데 즐거운 맘으로 오늘도...
지금껏 일을 한다는건 복 받은 거여
헌차 위험할까바 새차 뽑아주는 가족들이
있으니 그것도 복이고 ,,,,
서울이면 시승식 핑계대며
니 차 타고 드라이브 시켜달라 했을텐데
아쉽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