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동 측백나무 숲
도 정 기
도동 향산 깎아지른 북벽 바위틈에
삶의 터전 마련한 측백나무 숲
한 줌 흙으로 허기진 배 달래고
찬 이슬 한 방울로 타는 목 축이며
생명의 남방 한계선 지키온 공로로
대한민국 천연기념물 1호란
명예로운 이름표를 달았구나
동거하는
제비집 같은 관음사 관음불의 가피인가
이끼 낀 세월 고행의 득도인가
사시사철 싱그러운 비단 향기
달구벌에 넘실거리네
혼자서는 모진 세파 견디기 버거워
서로 어깨 걸고 다독이며 견디어 온
지난한 세월의 약으로
천년만년 그리하리라
*향산 : 대구시 동구 도동에 있는 자그마한 산
첫댓글 측백나무 숲에 시인님의 마음이 녹아 들었습니다^^
천년 만년 오래하기를 같이 빕니다.
한 이십여 년전 두타산 오르는 길목에서 본 큰바위 위 소나무처럼 기구한 운명의 나무로군요.
부디 잘 보살펴 오래 오래도록 살 수 있도록 해야겠습니다.
서로 의지하고 도우며 살아가야 하는 세상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