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톨로메 에스테반 무리요(Bartolome Esteban Murillo, 1617~1682), 〈작은 새와 함께 있는 성가족〉, 1650년경. 캔버스에 유채, 144×188cm, , 프라도 미술관 1층 17실
아기 예수가 요셉에게 기대어 개와 놀고 있다. 개의 시선을 끌기 위해선지, 작은 새를 움켜쥔 오른손을 위로 번쩍 들어 올렸다. 개는 앞발을 들어 이에 반응하고 있다. 실타래를 감던 마리아가 그 모습을 사랑스럽게 바라보고 있다. 비록 누추한 살림살이지만 세상 부러울 것 없이 행복해 보이는 성가족의 모습이다.
바르톨로메 에스테반 무리요(Bartolome Esteban Murillo, 1617~1682), 〈자화상(Self_Portrait 1668-70)〉, 1660년대, 유화, 122x127cm, 내셔널갤러리 런던 바로크
바르톨로메 에스테반 무리요 (Bartolomé Esteban Murillo): https://youtu.be/tHPjQiyvLYU
바르톨로메 에스테반 무리요(Bartolome Esteban Murillo, 1617~1682)는 17세기 스페인 세비야에서 가장 성공한 화가였다. 성경 이야기를 독창적으로 해석해 표현한 종교화로 큰 명성을 얻었는데, 이 그림이 대표작이다. 무리요는 성가족을 미화하지 않고 평범한 노동자 가정의 모습으로 묘사했다. 아기 예수의 머리에 후광도 없고, 목수 요셉의 이마엔 주름이 선명하다. 성모도 생계를 위해 노동하는 중이다. 두 동물을 그려 넣은 것도 특이하다. 아기 예수가 손에 쥔 새는 참새로 보인다. 참새는 자유의 상징으로, 선과 악 사이에서 선택할 수 있는 영혼의 자유를 의미한다. 작고 가벼워 나무 꼭대기로 쉽게 날아오르는 특성 때문에 선행을 통해 천국에 오르는 영혼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개는 신의와 충직함의 상징이다. 집과 양떼를 지키는, 인간이 가장 신뢰하는 동물이다. 그러니까 화가는 선한 이들이 가난 속에서도 신뢰와 믿음으로 화목한 가정을 이룬 모습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무리요가 이 그림을 그린 건 33세 무렵, 결혼한 지 5년이 지나서다. 자녀들이 태어나면서 누구보다 행복한 가정을 일구고 싶었던 때다. 세비야의 이발사 아들로 태어난 그는 열 살 무렵 부모를 여의고 결혼한 누이 집에서 살았는데, 누이도 그리 오래 살지는 못했다. 아내가 열 명의 자녀를 낳았지만 절반은 요절했다. 무리요에게 가족은 특별했을 터. 죽은 가족은 새처럼 날아가 천국에서 편히 쉬길 바랐을 테고, 남은 가족은 충견처럼 신의와 믿음으로 지키고 싶었을 것이다. 평생 붓을 놓지 않았던 그에게 가족은 사랑하고 부양해야 할 대상이자 화가로 성공해야 할 진짜 이유였을지도 모른다.
✺ 바르톨로메 에스테반 무리요(Bartolome Esteban Murillo)의 작품 세계
바르톨로메 에스테반 무리요(Bartolome Esteban Murillo, 1617~1682), 〈무염시태(無染始胎:Immaculate Conception)〉, 캔버스에 유채, 274×190cm, 1678년경, 프라도 미술관 1층 16실.
바르톨로메 에스테반 무리요의 <'무염시태> 예수와 마찬가지로 마리아 역시 원죄 없이 태어났다고 믿는 가톨릭 교회의 교리이다. 마리아는 흔히 그 순결함을 강조하는 백합과 더불어 장미, 초승달 등과 함께 그려지곤 했다. 백합이나 장미가 주로 ‘수태고지’ 장면에 그려진다면, 초승달은 특히 ‘무염시태’의 그림에 자주 등장한다. 이는 《요한의 계시록》 12장에 기록된 “하늘에 큰 이적이 보이니 해를 입은 한 여자가 있는데, 아래에는 달이 있고 머리에는 열두 별의 면류관을 썼더라”라는 구절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달의 여신 아르테미스는 처녀의 신으로 초승달이 상징인데, 마리아의 순결함을 강조하기 위해 그를 차용한 것으로도 본다.
✵ 무염시태(無染始胎)는 동정녀 마리아는 그 어머니에게 잉태된 순간부터 아담의 죄(원죄)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가톨릭 교회 교리. '무염시태(無染始胎: 성모聖母의 원죄原罪 없으신 잉태孕胎: Immaculate Conception)'라고도 한다. 성모 마리아에게 원죄가 적용되는지 여부는 초기 교회 이후 오랜 논란의 대상이었으나 하느님이 그리스도의 공로를 예견하여 마리아를 원죄에서 면제하였다는 요한 둔스 스코투스의 선행구속 개념으로 정리되었고, 이 개념은 19세기에 이르러 가톨릭 교회의 정식 교의로 선포되었다.
바르톨로메 에스테반 무리요(Bartolome Esteban Murillo, 1617~1682), <목자들의 경배(Adoration of The Shepherds)>, 17세기.
바르톨로메 에스테반 무리요(Bartolome Esteban Murillo, 1617~1682), <세례요한의 머리(The Head of Saint John the Baptist)> 17세기.
'세례요한의 머리(The Head of Saint John the Baptist)'는 바로 예수의 친척 형인 세례 요한이다. 하나님의 특별한 은총을 받은 엘리자베스가 늙은 나이에 낳은 요한은 예수에게까지 세례를 할 정도로 흠 없는 자였건만 이토록 처참한 몰골로 죽음을 맞이했다.
세례 요한이 형제의 아내를 취하고 왕위를 찬탈한 유대의 왕 헤로데에게 그 잘못을 지적하자 헤로데는 근심에 빠지게 된다. 왕비는 이미 죽은 남편에 대한 그리움은 둘째 치고 현재의 남편인 헤로데의 번뇌가 결국 자신의 안위마저 위협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휩싸여 계략을 하나 꾸민다. 전남편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딸이자 헤로데의 조카인 살로메를 이 계략에 끌어들인 그녀는 살로메를 헤로데 앞에서 춤추게 하여 그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살로메의 매력에 넋이 나간 헤로데는 살로메의 청이라면 무엇이든 다 들어주겠다고 약속하는데, 그때 살로메가 요구한 것이 바로 ‘의로운 자’ 요한의 목이었다.
바르톨로메 에스테반 무리요(Bartolome Esteban Murillo, 1617~1682), <마리아에게 제복을 받는 성 알데폰소>. 1660년.
아래의 <성 베르나르도에게 나타난 마리아>와 쌍을 이루는 작품이다. 톨레도 지반과 관련된 주제지만 두 작품 모두 세비야의 수도원이나 교회에서 그려진 것이다. 성 일데폰소는 7세기경 비지고티 왕족이 통치했던 톨레도지방의 추기경으로 마리아 신앙이 두텁고 마리아에 대한 책을 쓰기도 했다. 아름다움을 찬양하는 천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일데폰소가 성모에게서 귀중한 옷을 하사받고 있다. 이들의 의식은 하늘에서 두터운 구름을 뚫고 내려오는 성령의 빛에 의해 성스러움을 부여 받는다. 연극적인 장면으로 화려하게 표현되어 무리요의 종교화의 걸작으로 꼽힌다. 천사들의 얼굴과 날개, 옷감에서 섬세하고 가벼운 붓놀림이 느껴지고 잔잔한 움직임이 많고 화려하고 다양한 색상을 사용해 밝은 분위기로 표현해 카라바조적인 심각하고 엄숙한 특징과 구별된다.
바르톨로메 에스테반 무리요(Bartolome Esteban Murillo, 1617~1682), <성 베르나르도에게 나타난 마리아>.
바르톨로메 에스테반 무리요(Bartolome Esteban Murillo, 1617~1682), <요리사>. 17세기 중후반. 정물화적인 요소가 많이 보임.
참고문헌 및 자료출처: 동아일보 2022년 12월 22일(목) [이은화의 미술시간(이은화 미술평론가)]Daum·Naver 지식백과
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