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에 한 두번씩 한국에 다녀 온다.
그럴 때 마다 이용하는 건 역시 베트남에어라인.
명절 때 마다 갔다오니 비행기 삯이 장난이 아니다.
이번에 다녀오면서 좀 고민을 해 보았다.
이제부터는 명절을 피해서 갔다오면 안되는걸까 하고 말이다.
사실 한국에 가면 명절이라고 해도 만나는 친척은 거의 없다.
아버님 형제라곤 작은 아버지 밖에 안계시기 때문이다.
이리저리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이 그냥 조용할 때 갔다오면 오히려 다른 사람 만나기도 좋고
비행기 값도 싸니깐 일석이조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다음 설날 즈음부터 실행에 옮겨볼까 싶다.
이곳에 온 지 이제 겨우 2년인데도 불구하고 공항에만 가면 이상하게 아는 사람을 꼭 한 명은 만난다.
그렇게 싸돌아 다니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그런 걸 보면 확실히 세상이 좁다는 느낌이다.
비행기 이야기는 안하고 엉뚱한 소리만 하고 있네 -_-
자, 본론으로 들어가자.
자주 왔다갔다 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몇 번 타고 보니 내가 타는 비행기가 매번 똑같은 비행기라는 걸 이번에 확실히 느꼈다.
VN 971, 에어버스 A321기종. 호찌민 - 김해
게다가 서비스하는 베트남스튜어디스들은 물론 한국직원까지도 매번 같은 사람이었다. 몇 몇 베트남 직원은 좀 헷갈리기는 한다.
근데 나는 그들을 기억하는데 그들은 나를 기억할까?
분명한 건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그다지 친절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물론 이건 서구 국가 소속사 비행기 스튜어디스들에게서도 약간은 느꼈던 것이지만 (그들은 할매들도 많으니깐 뭐 -_-) 그것과는 또 다른 싸가지가
약간씩 느껴지는 건 나만의 감각일까?
뭐 그래도 해달라는 건 다 해주니깐 큰 불만은 엄따. 다만 외로운 아자씨 마음을 달래주는 듯한 약간의 비음 섞인 소리라든지 입술 양 끝이 살짝 올라가며 이야기하는 센스 정도는 있어주면 몹시 감사하지 않겠냐 하는 말도 안되는 소원수리를 해 보는 정도이다. 이곳이 어떤 동네인데....-_-
그리고, 그래도 명색이 국제선 스튜어디스인데 영어 좀 제대로 쓰면 안되겠니? 베트남 스튜어디스들아~~
일부러 그러는건지 몰라서 그러는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착륙한다고 창문 열어달라는 부탁을 손님들에게 하는데
" Open the window!" 라고 하는 게 아닌가?
이런 뇬의 가쓰나를 봤나? Please는 어디다 빼먹고 지롤이야!
난 속으로 분개하며 불러서 뭐라고 한 소리 하려다가 장황하게 영어로 충고를 해 줄 자신이 없어서 그냥 꼬리를 내렸다. -_-
가끔씩 우리 사무실 여직원도 이런 명령조로 이야기하는데 걔는 영어가 좀 딸려서 그렇다고 이해를 하고 있다.
물론 새로 입사 한 영어 전공 베트남 직원 하나가 말 끝에 꼬박꼬박 Sir를 붙이고 please를 남발해서 역시 배운 뇬이 뭔가 다르다 라며 속으로 좋아하며 모두 따라하겠지 라고 기대했지만 결과는 정 반대. 하던 넘도 안하게 되더구먼. 빌어먹을 것들.....-_-
그런 베트남 스튜어디스들의 귀여운 싸가지보다 가끔씩 더 나를 짜증나게 만드는 것은 우리의 용감한 한국아줌마들, 특히 40대 말 부터 50대 가량의 반 노땅 아줌마들의 반문명적 행태들이 그것이다.
약간은 긴 비행시간이니깐 신발을 벗는 것 까지는 그렇다치더라도 앞좌석의 팔걸이에까지 족발을 과감하게 올려대는 그 여자 원시인들을 보면 정말 뱅기 문 열고 밀어 주고 싶은 심정이 든다. 게다가 이번에 올 때는 바로 내 뒤에 있는 단체관광객 노땅아줌마 (50대 초반으로 보이는)가 내 팔걸이에 그러는 게 아닌가?
고개를 돌려 인상을 함 퐉 쏘아주니 내리긴 했다만 열라 짜증이 느껴졌던 순간이었다.
아줌마들 제발 그러지들 마시요.
이 VN 971의 특징 중 하나는 유달리 아기업은 색시들이 많다는 것.
그래서인지 밤낮을 가리지 않고 빽빽거리며 우는 애들과 항상 비행을 하게 된다.
비행 중에 곤히 주무시려고 탑승 전에 미리 장모집(꽁화에 있는 보신탕집)에서 영양탕이랑 막걸리 (이 집 막걸리 쥑인다) 마시고 탔는데
애들 울어제끼면 거의 환장한다. 그것도 꼭 내 옆 아니면 바로 앞, 뒤 좌석....-_-
내가 원래 애기들을 무지 좋아하는데 그럴 땐 살짝 삐지기도 한다.-_-
하지만 어설픈 한국어로 아기들을 달래는 베트남 처자들을 보면 늘 마음 한 켠엔 아스라한 마음이 전해 온다.
나도 이제 나이가 들어가는건지 그런 처자들을 볼 때마다 마치 내 딸, 동생같은 생각이 들어 애틋한 마음이 든다.
그게 아니라면 젊은 시절 2 달밖에 안된 아이와 함께 서울로 이사가서는 일 핑계로 도와주지 못했던 아내에 대한 미안한 감정 때문일 것이다.
어찌되었든 나는 이 VN 971 비행기가 마치 70년 대 명절 때 시골로 내려가는 고속버스라는 생각이 가끔 든다.
그래서 이제는 그다지 싸가지없는 베트남스튜어디스, 발 올리는 노땅네들, 빽빽거리며 우는 애기들 모두가 정겨운 우리네 삶의 모습이라는 느낌이 들어
생각하면 은근히 미소가 느껴지기도 한다.
베트남은 원래 그 베트남인데 이방인들이 그 베트남에 대해 매일 이러쿵 저러쿵 하고 있다.
싸가지 베트남, 내가 싸가지가 되어 보면 그들을 이해하겠지.
정 있는 싸가지와 고급 기술로 등 처 먹는 매너,
둘 중 하나를 고르라면 무엇을 고를까요?
첫댓글 저도 저번에 갈때 보니까 아기들 울음소리가 장난이 아니더군요...비행기 엄청 많이 탄 편인데 그렇게 아기들 많은 비행기는 처음이었습니다...비행기 탈때부터 내릴때까지 돌아가면서 계속 울더군요...신경질을 낼 수도 없고....이궁....
전 추석때 다녀 왔는데....아기들도 아기지만.....영감님들....할매들....안하무인식의 발언들....야...자...물도....베트남 처자들이 알아 듣겠습니까??? 그리고 40대~50대 정도 되신 분들은 물도가 아니고 water please 정도는 할 수 있는 것 아닌가요...우리나라 사람들은 동남아 국가에 대한 우월감이 좀 많은 것 같더군요....필요한게 있으면 필요한거 뒤에 please만 붙이면....다 되는데....어렵지도 않은데 한국말 쓰시면 곤란하죠.....미국 비행기 타서도 물달라고 하시는지 참 궁금해 지더군요...
예의만 제대로 지키면 문제가 없겠지만 안하무인식으로 무시당하면 유쾌하지 않지요.글 잘 보앗습니다
좋은 글 재밌게 읽었습니다. 살짝, 장모님 식당 광고도 해주시는 센스~ ^^*
ㅋㅋ 뭐 받은 것도 없는데...... 근데 정말 맛있어요. 영양탕도 그렇고 막걸리도 그렇고.....막걸리는 직접 담그신건데 맛있더라고요.
알겠슴다. 한번 들러보겠슴다.^.^
아이폰으로보긴스크롤의압박 가스충전하셧음막걸리나한사발하시게요
오시면 연락 좀 주세요. 그러지 않아도 막걸리 마시고 싶어 죽겄으니까요^^
언제 시간이 되시면 갈메기 편으로 연락한번주시죠...얼굴도함보고, 막걸리 한사발 나눠봅시다..070-4218-3838 호치민번호입니다...
승무원 친해지면 비즈니석줍니다
울집사람은 이코노미로 탔는데 승무원이 비즈니스로 옮기네여
몇번을 빗도가져오고,안대도가져오고 가방도 주던데여
저도 안대는 항상 챙깁니다.^^ 달라고 하는 건 두 말 안하고 잘 해줘요. 저는 사실 큰 불만없습니다. 그냥 보기에 다른 항공사 승무원들과 비교를 하자면 그렇다는거죠^^
'창문가리개를 열어두세요' 이걸 'open the window!' 이라고 한단말이죠. 영어권 비행기 탓을 땐 그렇게 말 하지않은 것 같은 기억이.....
당연히 Would you~ 나 please를 사용해야하죠....
베트남아줌마, 아저씨들 매너 없는 것도 대단한데요..
제 뒷자석 아줌마 발올려놓은 것 구경하면서 호치민-하노이 오간적도 있습니다.
베트남에어라인 마약 실어 나르다가 걸려서 뉴스에 나온게 생각나네여.....ㅋㅋ
동감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유니폼이 어찌그리 촌시러운지 가스나들 디자인좀 이쁜걸로 입지 색깔도 칙칙하고 ...
베트남 에어라인 전 그럭저럭 만족하며 탔어요. 칼이나 아시아나 타도 불친절한건 매 한가지 입니다. 개인적으로 케세이가 좀 친절합니다, 맨뒷자리 있으면 먹거리두 더 주구요 ㅎㅎㅎ
더럽게 비싸서 짜증. 필리핀 결혼을 왜 선호하는지 알거같음 ㅋ
저는 오히려 유럽 항공이나 미주쪽 호주쪽 항공사 타면 스튜어디스들도 다 뚱뚱한 아줌마들이 많구...솔직히 스튜어디스가 이뻐야 가는내내 눈요기하면서 즐겁잖아요^^그쪽 아줌마 스투어디스들 그다지 친절하지 않습니다 ^^(서구권항공사10번이상비행횟수) 근데 오히려 벳남항공을 타면 약간 칙칙하면서 촌스런 유니폼을보면 이상하게도 괜시리 마음이 편안해져요 ...그리고 전 식탐이 좀 있어서 기내식 먹고 또 달라고도 하는데 매너지켜가면서 깔끔하게 얘기하면 보통 웃으면서 다 같다줌...맥주도 계속 달라고 하고...근데 유럽호주 항공사는 눈치보여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