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려수도 2박 3일,
모처럼 마누라와 국내여행을 했다.
서울-순천-여수-남해-통영-거제-서울로 돌아오는 코스다.
숱하게 외국여행(주로 업무출장이지만)을 했어도 국내여행을 모르는 사람들과 해보는 것은 아마도 처음일 것 같다.
잔뜩 쌓인 대한항공 마일리지도 쓸겸,이제부터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내야 할 마누라와 호흡도 맞춰볼겸.
첫날,
시청에서 출발,압구정을 거쳐온 버스를 우리는 죽전정류장에서 탔다.
세 좌석이 한 줄인 대형버스에 승객은 기사와 가이드를 빼고 13명,절반이 우리보다 연배이고,두 가족(3명 가족과 4명 가족).
원래 16명이 예약이었는데 갑자기 3명이 취소를 해서 13명이 됐다고.
9시가 다 돼서 출발한 버스는 11시가 되기 전에 전주에 도착했다.
전주제지(지금은 전주 페이퍼라 부른다고,어째 억지스런 회사명이라는 느낌이 들었지만) 관람.
공장 일부분에 한지박물관을 운영을 하고 있다.
종이의 역사,한지의 유래,한지 제조공법 등을 보여주는 곳인데 상당히 잘 꾸민 곳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우리는 이렇게 '안경박물관'을 만들 수 있을까 생각하다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어 잊버버리기로 했다.
직접 물에 불린 종이원료를 채로 걸러 한지를 만들어보는 체험관도 재미있었고, 지방,축문도 쓸겸 전지를 두장 샀고,마누라는
지 오빠들(일요일에 저녁약속이 있어서) 준다고 한지양말을 여나믄 켤레를 샀다.
점심식사는 전주비빔밥이 아니라 유기농 야채 부페라는 것을 먹었는데 원래 야채를 좋아하는데다 음식이 맛깔스러워 과식을
했다.게다가 패트병에 넣어간 화요소주를 홀짝거리면서.
다시 버스 출발,순천만으로.
지난 봄 한번 다녀간 곳이지만 이 갯벌의 갈대숲은 숨이 탁 트이는 느낌이 든다.
그때 먹었던 장뚱어들이 지금은 안보이고 숨구멍만 보이는 것으로 봐서 갯벌 속에 다 숨은 모양이다.
갈대숲 사이로 흐르는 강에 오리떼들이 한가롭게 헤엄치고 있다.
어느 책에서 읽은 내용이 생각이 난다.
두마리의 오리가 격렬하게 싸우면 금방 다른 곳으로 헤엄쳐가서 날개를 한번 푸득이고 다시 유유히 헤엄을 친다고.
날개짓 한번으로 모든 감정을 다 씻어낸다는 거다. 사람은 두고두고 이를 가는데.
여수산단(옛날에는 여천화학단지라고 불렀던 곳)을 거쳐 오동도로.
언젠가 왔을 때 엑스포장 공사가 한창이었는데 지금은 다 끝나고 시설들만 덩그렇게 남았다.
둥그런 O 자형의 'Big O'라는 조형물도 보이고.
우리 본사가 있는 강원도도 평창올림픽 관련 공사가 한창인데 벌써 대회 끝나면 강원도가 부도가 나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들을 하고 있다.
그런데 왜 세번씩이나 도전을 해서 올림픽 유치를 했을까.
국위선양?
지역에 맞지 않는 이름을 가진 '오죽헌'이라는 한식집에서 식사를 했다.
역시 전라도 음식이 최고다.
낮동안 움직이는데 예정시간을 지키지 않아 다른 사람을 좀 기다리게 만든 노인네 부부(70대 중반쯤?)가 술을 한잔 사겠다 해서 반주 곁들여 잘 먹었다.
점심 잘먹고, 저녁 잘먹고,호텔에 들어가니 숨쉬기가 힘들 정도로 배가 부르다.
내일 아침 마실 우유라도 사올겸 호텔을 나섰는데 이 호텔이 바닷가에서 바다쪽으로 한참 들어가 있는데다 큰길에 나와도 인가가 보이지 않아 그 흔한
편의점을 찾는데 30분을 걸어야 했다. 왕복 한시간 걸어서 속은 좀 편해졌지만.
다 좋은데 목욕탕이 샤워시설만 있다.
뜨끈한 물에 몸을 푹 담그는 맛이 있어야 제격인데.
내일 아침에는 호텔내 사우나를 가기로 하고 잠을 청했다.
순천만 갯벌
용산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순천만, 석양이 그렇게 아름답다는데...
이 강을 따라 배도 다닌다.
해변의 여인(?)
대명콘도가 운영하는 호텔(MVL?)
첫댓글 보람있는 여행하셨네요.
멋지고,행복하고,건강하게 사세요.
오늘쯤은 경상도로 넘어 왔겠네요. 남해나 통영쪽으로 조은 여행 되세요. 주남저수지에 철새들도 구경할만 할낀데...
지난 25일부터 27일까지 한 여행입니다. 오늘은 음성에 근무중.
국내여행도 여행사에서 움직이는 것도 한번쯤은 가 볼만 합니다. 가이드에 몸을 맏기고 ... 훨훨 ,, 기분전환도 하고, 부부간의 정도 새록새록 챙기시고요.
내년도 나의 계획도 남녁친구들 뒤돌아 한번 인사 겸해서 돌고 바다 건너 선교지로 일주를 할까 중인데요
먼저 선수를 치셨네요, 속 태우지 않으리라 마음 먹었습니다. 평온을 위한 안식을 찿을려 계획중입니다.감사요.
참으로 잘 생각하고 진행하셨습니다.잘했어요.
마눌님과 손잡고 나서는 여행길....좋은 힐링의 기회가 되셨겠네요. 그쪽 꼬막이 제철이라던데... 맛 좀 보셨는지요 ?
곁을 지키고 있는 사람이 소중함을 느껴 갑니다. 자주 여행 다니시길...